여자에게 첫사랑이란...

bada05132005.12.15
조회553

6년동안 사랑한 남자가 있습니다..

열아홉... 철모를때 우연히 만난 사람...

비오던... 95년 5월 13일날 처음 만났어요...

처음 나를 좋아해 준 사람... 나도 처음 사랑이란걸 느낀 사람...

열아홉... 참 어리죠...

그땐 풋사랑이였던거 같아요...

두어달 좋아한단 말도 못 꺼내고 가슴앓이 했죠...

다른 지역이라 간혹 만나면 그저 좋은...

그사람은 그때 막 방황을 시작할때였어요...

대학교 가고 싶은데 집안 형편이 안돼 못가게 돼서 방황을 했던...

그냥 감싸주고 싶은 사람이였어요...

그러다 짧은 만남을 끝으로 두어달만에 그사람에게선 연락이 끊기고...

그러다 나는 대학교 들어가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 갈 무렵...

여름쯤... 그사람과 연락이 되고, 다시 만나게 됐죠...

그때 나는 친구 소개팅 따라 나갔다 만난 오빠랑 사귀고 있으면서도 결국 첫사랑을 택했어요...

근데.. 다시 만난 첫사랑도 몇달 가지 않았어요...

나는 정말 사랑했는데...

그사람은 오랫동안 누굴 만날 스타일이 아닌가봐요...

내가 그토록 누군가를 사랑할수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그사람 떠나고 많이 힘들었어요...

그땐 삐삐가 있던 시절이라.., 간혹 한숨 섞인... 말 없이 한참 있다 끊기는 음성 메세지에 잠을 못 이뤘죠...(그사람 숨소리에도 익숙해져 있던 때였어요..)

잊어갈 무렵이면 또 어김없이 술마시고 음성메세지 남기곤 했던 그사람...

결국 잊지 못하고 세번째 또 찾게 만들었네요...

세번째는... 안좋은 소식을 들었어요..

교도소에 있다는... (폭력으로...--;;)

정말 믿기지 않았어요...

그사람 여동생을 통해 그사람과 연락이 닿고, 만났어요...

난생처음 교도소란 곳을 가봤어요...

나하고는 전혀 상관 없은 곳이라고 여겼던.. 그곳...

면회란거... 처음 해봤습니다...

그사람... 내얼굴 보더니 바로 돌아 들어가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다시 의자에 앉아서는 고개만 숙이고 있더라구요...

나는.. 암말 없이.. 그저 눈물만 흘리며 그사람을 노려 볼뿐이였어요...

짧은 5분여간의 면회시간 동안 그사람과 나눈 대화라고는...

그... "방학중이라면서?" (내가 편지를 먼저 보냈거든요...)

나... "응"

그... "머리 잘랐네" (그사람 만날땐 긴 생머리였는데 그땐 짧게 잘랐거든요...)

나... "응..."

그... "...."

나... "**(그사람 여동생) 잘 지내나?"

그... "응.. 얼마전에 면회 왔었다"

나... "...."

그... "..."

그게 다였어요....

그러다 시간이 지나 면회시간이 끝나서 아쉬운 만남을 뒤로 하고 눈물만 계속 흘리며 돌아 왔네요...

그사람... 다른 교도소로 이송되는 동안... 편지를 계속 하고, 면회도 한두번 더 가고...

그러고 지냈어요...

내가 찾아 가는게 그사람에게 부담이 될까 걱정 하면서...

그렇게... 그사람 교도소에서 나와 우린 다시 시작했네요..

그사람 가족들도 나를 많이 좋아해 주었고...

그사람 아버지... 내가 회를 좋아한다고 아침 첫배가 들어 오면 나가셨다가 오셔서 회를 떠 주신곤 하셨어요...

나를 기다리셨다가...

같이 바다 낚시도 가서 회 떠서 먹고, 매운탕도 끓여 먹고... (그사람.. 바닷가 살았거든요...)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은건...

바닷가를 자전거 타고 달리던거예요...

바닷바람 맞으며 콧노래 흥얼거리던 그사람...

바닷가에 살면서도 바다를 좋아했던 그사람...

덩달아 나도 바다를 좋아하게 만들던 그사람...

그때 그  기억 만큼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내가 추억이 아닌 기억으로 말하는건... 그사람은 이제 추억이 아닌... 기억속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추억과 기억음 엄연히 다른거거든요...

그사람... 군대 있을때도 면회도 가고, 매일 편지 썼죠...

소대원들꺼까지 다 챙겨 소포도 보내곤 했고...

그사람 부대에서 나를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였죠...

그 시간들.. 후회는 안돼요...

그사람과 헤어지고... 그사람 원망하고 나혼자 힘들었던 시간이라 생각했지만...

이젠... 힘들었던것 보다는 좋았던 기억만 남기려구요...

생각해 보니... 그렇게 그사람이 나쁜 사람은 아닌거 같아요...

힘든 기억도 많았지만... 지금 생각 하니 좋은 기억도 많네요...

특히 바닷가에서..

 

그사람 여동생. 결혼해서 아들 낳고 잘 살고 있다는 소식 들었어요..

좋은 언니가 되고 싶었는데 못 되어 준거 같아 미안하고,

그사람 부모님께도 죄송하네요...

그사람 떠나서 그사람 가족과도 좋은 인연이였거든요...

지금은... 저.. 좋은 사람 만나 결혼 해서 이쁜 아이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남자는 첫사랑 못 잊는다 하죠...

여자는 마지막 남자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그사람이 했던 말이 생각 나네요...

여자는 참 냉정하다고...

한번 돌아서면 냉정하게 돌아선다고...

맞아요... 왜냐면.... 여자는 한 사람을 사랑하는 그 순간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므로...

나도 내가 이렇게 그사람 아닌 다른 사람 만나 잘 살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그사람 만날땐 그사람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내 남편이 전부예요...

여자란.. 그런거 같아요...

그 순간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사랑했으므로 뒤늦은 후회 없다는거...

그사람이 말했던것 처럼 냉정해질수 있는거...

그사람.. 나와 헤어지고 몇번 나한테 메일 보내고, 문자 보내고 했어요...

그렇지만... 그사람은 이미 내 과거의 남자인걸요...

간혹 잘 지내는지 궁금하지만 그걸로 끝인... 아련한 첫사랑이에요...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나고 보니 좋았던 기억도 많은... 그런 첫사랑...

그저.. 내게도 첫사랑이 있었다고 말할수 있는...

내게 좋은 기억 심어 준 그사람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내게 사랑이란걸 알려준 그사람...

처음엔... 꼭 나처럼 힘들어 하길 바랬는데 이제는 행복하길 바랍니다...

나 못잊고, 나 놓친거 후회하길 바랬던적이 있어요..

그래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사람도 알테니까...

하지만... 이제 그 모든걸 떠나서... 그사람이 잘 지내길 바랍니다...

 

여자에게 첫사랑이란...

추억이 아닌... 기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