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출신 대학생입니다. 학교에 와보니 다른 과와는 달리 저희 과에 나이먹고 학교 들어온 남학생은 저 하나 뿐이더군요-_- 정말 운도 억세게 없는 놈이였지요 헐...
대학교 처음 와서 학기 초, 저한테 관심보이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남학생 b와 사귀고 저를 찼던 여학생 a는 저희과 수석이었고 예쁘고 예의바른 이미지의 소유자였습니다. b는 학기초 a와 친하게 지내는 절 무척이나 싫어하다가 급기야는 동갑의 남자동기들 포섭해서 저를 갈구기 시작했었지요. 저는 그때 a와 사귀든 안사귀든 저보다 나이어린 남자동기들관 친하게 지내고픈 마음이 컸었기 때문에 알몸벗고 샤워를 하면서 b에게 이런저런 마음을 털어놓았더랬습니다.-_- 바로 그 다음 다음날 b는 그 털어놓은 이야기를 이용해서 a와 사귀는데 성공하게 되었지요. 정말 화가 많이 났었지만 그래도 a의 의사를 존중했고 b와도 친하게 지내려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b는 처음부터 부담스러워 했던 a와 그리 좋게 지내지 못했던 모양이었고, 저와도 사람들 있을 때에만 친한 척 할 뿐 둘만 있을 때는 아무리 친하게 대해줘도 무시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실망이 참 컸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다른과 남자선배 c께서 이런 사정을 모르는 저의 기숙사방에 오셔서 a양에게 관심있으니 도울 거 있으면 알아서 좀 도와 달라고 말하고 가셨더랬지요. 그 전후로 a와 b는 공식적으로 깨진 상태였구요.
그런데, a의 태도가 정말 점입가경이었습니다. 아마도 남자선배 c를 차면서 변명으로 저와 사귄다고 말한 모양입니다. 선배는 그 뒤로 한동안 기숙사 방 안에서 허탈해 하며 지내셨지요. 그래도, b와는 달리 남자더군요. 어느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너하고는 한잔하고 털어버릴 일이 있지?' 하시며 술한잔 따라주시고는 다시 씩씩하게 지내시더랍니다. 뭐라고 말해 드리고는 싶었는데 먼저 말 안꺼내시는 걸 괜히 아는 척 하기도 면구스러워서 그냥 가만히 있었지요. 그리고 a에게 정말 빈정이 상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가 차버렸던 남자의 프라이버시를 이용해서 다른 남자를 차는데 써먹다니요... 그래서 저도 이 예쁘기만 하고 타인에 대한 경우가 너무나도 없는 꼬맹이에게 복수해 주기로 했지요. 저도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는 비슷한 방법을 썼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나 예전에 a를 무지 좋아했었다고 말하고 다닌 것입니다. 어느날은 교수님까지 계신 술자리에서 토로한 것이지요.
a의 반응은 정말 웃겼습니다. 제가 c선배와의 일을 모를거라고 생각하는 이 꼬맹이는 '부탁인데 앞으론 제 이름 다시는 거론 안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라며 매몰차게 쏘아 붙였습니다. 속으로 '그럼 너는 왜 내 이름 팔아먹어서 이용하는데?' 하며 주먹을 꽉 쥐었지만, 교수님 까지 계신 자리인지라 똑같이 쏘아부칠 수가 없어서 그냥' 애절한 순정파'로 남아 있었습니다.
문제는 b였습니다.
남자라면 한번 헤어진 인연에게 깔끔하게 미련갖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기에 a,b가 사귈때에도 둘이 잘 되든 못 되든 일절 신경 안쓰고 다른 사업들에 골몰했었습니다. 그건 저에게 술을 따라 주셨던 c선배도 마찬가지였구요. (c선배 입장에서 보면 저를 뒷통수 친 비겁자라고 오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술 한잔 따라주고 깔끔하게 잊더군요. 후에 저와 a가 사실은 아무 관계 아니라는 걸 아신 이후에 얼마나 분개해 하셨는지 모릅니다 이 선배...-_-)
그런데 b는 아직 나이 덜 먹은 소인배인지라, 그런 개념이 없었습니다. 친구들 몰아서 부담스러워 하는 a와 사귀었었듯이 이번에도 액션이 먼저 나오더군요.
형이 술이 너무 취한것 같다며 바람쐬러 나가자고 하길래 같이 따라나갔지요. 친구 한 명 더 대동하구서요. 저는 이 아이에게 한 번 속마음 털어놓았다가 뒷통수 채였던지라 그 이후로 무난하게 지내기는 해도 신용하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대 막 제대하신 과 선배 중 한 분인 d께서 '너 스스로 친해지려고 노력해 봤는지 먼저 반성해 보고 필요하면 자존심이라도 굽히라' 고 충고해 주신지라, '그래, 한 번 더 노력해 보자'는 생각에 따라나서며 제 심각한 속 사정(사실 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수험우울증이었지요)을 털어 놓고 그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오해를 사고 민폐를 끼친게 많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잘 들어 주는 척 하던 이놈의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사실 제 이 치명적인 비밀을 학교다닐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고 지냈었는데 K라는 동아리에서 우연히 제 잃어버린 가방을 주워 보관하던 중 그 속에 들어 있던 약봉다리를 발견하고 전화를 걸어 본 모양입니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 받는다니까 제일 먼저 저에게 적대적으로 굴던 b를 압박했던 모양이구요. 어떻게 보면 저 때문에 피해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지라 니탓 아니라고 말도 해 줄 겸 털어 놓았던 것입니다.
b는 이 이야기 다 확인 하고 나서, '내가 a 얼마나 좋아했었는 줄 아냐는 둥 우울증? 웃기고 있네 라는 둥 ...' -_-^ 한 판 붙자고 하더군요. 같이 따라 나온 녀석은 일단 일 생기면 말리려고 나온 놈이긴 한데, '형이 그동안 특별히 잘못했다기 보다는 우리들 기분나쁜게 쌓이고 쌓여서 터지는 거라'며 자기한테 대신 무릎꿇고 빌라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따라나온 녀석은 b하고 정말 싸움이 날까봐 'b와 나는 친구','b는 내가 아는앤데 왠만해선 이러지 않는 아이' 라는 둥 일방적으로 b편을 들어줘서 달램으로서 싸움을 비켜가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까지 파악이 되자 '필요하면 자존심도 굽히라' 던 d선배의 말이 귓전을 울렸습니다. 솔직히 저보다 덩치도 큰 d하고 싸워서 이길 자신도 없었지만, 2달 후 군대 가는 판국에 큰 일 내고 싶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저도 정신질환 혼자 감당하느라 주위사람들한테 말하지 않고 민폐끼친게 많았던게 사실이었던 지라 조용히 넘어가야만 했습니다. 따라나온 놈 말 따라서 무릎 꿇고 '그동안 민폐끼친 거 많아서 미안했다' 고 했습니다. b는 기세 등등해져 가지고서는 그런 절 발로 턱턱 차면서 유쾌해 하더군요. 정말 자존심 많이 상했었지요.
설상가상으로, b놈은 술자리가 끝난 뒤 곧바로 K에 가서 뭐라고 주저리주저리 해 대더랍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K에서 절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는군요.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해 놓은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물어볼수도없고...-_-;;
b는 a양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동갑내기 과 동기들을 자기 주위에 포섭함으로서 일을 무마시키려 하는군요. 언제나 죄 진 다음에는 이러더랍니다. -_-;;
단지 이번에는 증인(따라나온 아이)이 한 명 있었던지라 노골적으로 어쩌진 못하고 그냥 이렇게 매듭지어지는군요. 제가, 재수 삼수 안하고 현역으로 학교 왔어도 이 정도로 핀치에 몰렸을까 하는 서글픔이 들더랍니다.
뻔뻔스러운 a는 이 상황에서도 안면몰수를 하는군요. 술이 취한데다 너무나 경황이 없어서 자기변호를 잘 못한 제 탓이 크겠지만, 솔직히 이런 일 터질 때 마다 자기 변호를 하기란 나이든 입장에서 너무나도 구차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변호해 줄 친한 친구가 그래서 필요한 거죠.)
'친구'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사이를 뜻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또래친구들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는 저희 과 남자동기들은 저에게 침묵을 요구할 뿐 이야기를 들어주진 않지요. 즉, 동기들은 엄밀히 따져서 제 친구들은 아니란 얘깁니다. (물론, 이해심 넓어서 이야기 들어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한테 죄 지었을 때 b는 바로 이런 아이들만 집중적으로 포섭해서 달래지요.) 동기들도 '나이 더 많은 형이면 혼자 감당해야지 동생들한테 말할게 뭐가 있어요' 라는 사고가 젖어 있는 판국에 이런 일 터지면 평소 친분있던 친구편으로 분위기가 쏠리지 형 편을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애초에 재수를 넘어 삼수를 하게 되었을 때 동갑내기 친구들을 포기하고 고독한 수험생활을 선택한 댓가가 이렇게나 큽니다. 그나마 목표성공이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탓에 최악의 삼수생활을 보냈더랍니다. 대학생활도 거기에 이어 지금처럼 GG로군요...-_-;;
그래서 지금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군대 가서 더 씩씩한 남자가 되서 돌아올 때 쯤이면 저 스스로의 문제도 제 주위의 문제도 많이 일소되어 있겠지요. 그래서 떠납니다. 군대로.
남의 프라이버시 중시하자는게 제 생각이었던지라 자기변호 하는데 c선배를 들먹이는것도 정말 죄스러워 대놓고 밝히기도 힘들더군요. 이래저래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Pay back'. '다른 사람한테 무조건 신의 지킬 필요 없다, 받은대로 돌려주면 된다, 안그러면 니가 피곤해진다'. 대학교는 저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는군요. ㅉㅉㅉ
삼수생 출신 대학생의 비애
삼수 출신 대학생입니다. 학교에 와보니 다른 과와는 달리 저희 과에 나이먹고 학교 들어온 남학생은 저 하나 뿐이더군요-_- 정말 운도 억세게 없는 놈이였지요 헐...
대학교 처음 와서 학기 초, 저한테 관심보이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른 남학생 b와 사귀고 저를 찼던 여학생 a는 저희과 수석이었고 예쁘고 예의바른 이미지의 소유자였습니다. b는 학기초 a와 친하게 지내는 절 무척이나 싫어하다가 급기야는 동갑의 남자동기들 포섭해서 저를 갈구기 시작했었지요. 저는 그때 a와 사귀든 안사귀든 저보다 나이어린 남자동기들관 친하게 지내고픈 마음이 컸었기 때문에 알몸벗고 샤워를 하면서 b에게 이런저런 마음을 털어놓았더랬습니다.-_- 바로 그 다음 다음날 b는 그 털어놓은 이야기를 이용해서 a와 사귀는데 성공하게 되었지요. 정말 화가 많이 났었지만 그래도 a의 의사를 존중했고 b와도 친하게 지내려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b는 처음부터 부담스러워 했던 a와 그리 좋게 지내지 못했던 모양이었고, 저와도 사람들 있을 때에만 친한 척 할 뿐 둘만 있을 때는 아무리 친하게 대해줘도 무시하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실망이 참 컸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다른과 남자선배 c께서 이런 사정을 모르는 저의 기숙사방에 오셔서 a양에게 관심있으니 도울 거 있으면 알아서 좀 도와 달라고 말하고 가셨더랬지요. 그 전후로 a와 b는 공식적으로 깨진 상태였구요.
그런데, a의 태도가 정말 점입가경이었습니다. 아마도 남자선배 c를 차면서 변명으로 저와 사귄다고 말한 모양입니다. 선배는 그 뒤로 한동안 기숙사 방 안에서 허탈해 하며 지내셨지요. 그래도, b와는 달리 남자더군요. 어느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너하고는 한잔하고 털어버릴 일이 있지?' 하시며 술한잔 따라주시고는 다시 씩씩하게 지내시더랍니다. 뭐라고 말해 드리고는 싶었는데 먼저 말 안꺼내시는 걸 괜히 아는 척 하기도 면구스러워서 그냥 가만히 있었지요. 그리고 a에게 정말 빈정이 상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자기가 차버렸던 남자의 프라이버시를 이용해서 다른 남자를 차는데 써먹다니요... 그래서 저도 이 예쁘기만 하고 타인에 대한 경우가 너무나도 없는 꼬맹이에게 복수해 주기로 했지요. 저도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지 않는 비슷한 방법을 썼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나 예전에 a를 무지 좋아했었다고 말하고 다닌 것입니다. 어느날은 교수님까지 계신 술자리에서 토로한 것이지요.
a의 반응은 정말 웃겼습니다. 제가 c선배와의 일을 모를거라고 생각하는 이 꼬맹이는 '부탁인데 앞으론 제 이름 다시는 거론 안해주셨으면 좋겠는데요?' 라며 매몰차게 쏘아 붙였습니다. 속으로 '그럼 너는 왜 내 이름 팔아먹어서 이용하는데?' 하며 주먹을 꽉 쥐었지만, 교수님 까지 계신 자리인지라 똑같이 쏘아부칠 수가 없어서 그냥' 애절한 순정파'로 남아 있었습니다.
문제는 b였습니다.
남자라면 한번 헤어진 인연에게 깔끔하게 미련갖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했기에 a,b가 사귈때에도 둘이 잘 되든 못 되든 일절 신경 안쓰고 다른 사업들에 골몰했었습니다. 그건 저에게 술을 따라 주셨던 c선배도 마찬가지였구요. (c선배 입장에서 보면 저를 뒷통수 친 비겁자라고 오해할 수도 있었을 텐데 술 한잔 따라주고 깔끔하게 잊더군요. 후에 저와 a가 사실은 아무 관계 아니라는 걸 아신 이후에 얼마나 분개해 하셨는지 모릅니다 이 선배...-_-)
그런데 b는 아직 나이 덜 먹은 소인배인지라, 그런 개념이 없었습니다. 친구들 몰아서 부담스러워 하는 a와 사귀었었듯이 이번에도 액션이 먼저 나오더군요.
형이 술이 너무 취한것 같다며 바람쐬러 나가자고 하길래 같이 따라나갔지요. 친구 한 명 더 대동하구서요. 저는 이 아이에게 한 번 속마음 털어놓았다가 뒷통수 채였던지라 그 이후로 무난하게 지내기는 해도 신용하지는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대 막 제대하신 과 선배 중 한 분인 d께서 '너 스스로 친해지려고 노력해 봤는지 먼저 반성해 보고 필요하면 자존심이라도 굽히라' 고 충고해 주신지라, '그래, 한 번 더 노력해 보자'는 생각에 따라나서며 제 심각한 속 사정(사실 전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수험우울증이었지요)을 털어 놓고 그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여러가지 오해를 사고 민폐를 끼친게 많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잘 들어 주는 척 하던 이놈의 속셈은 따로 있었습니다. 사실 제 이 치명적인 비밀을 학교다닐 동안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끙끙 앓고 지냈었는데 K라는 동아리에서 우연히 제 잃어버린 가방을 주워 보관하던 중 그 속에 들어 있던 약봉다리를 발견하고 전화를 걸어 본 모양입니다. 그리고 정신과 치료 받는다니까 제일 먼저 저에게 적대적으로 굴던 b를 압박했던 모양이구요. 어떻게 보면 저 때문에 피해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 지라 니탓 아니라고 말도 해 줄 겸 털어 놓았던 것입니다.
b는 이 이야기 다 확인 하고 나서, '내가 a 얼마나 좋아했었는 줄 아냐는 둥 우울증? 웃기고 있네 라는 둥 ...' -_-^ 한 판 붙자고 하더군요. 같이 따라 나온 녀석은 일단 일 생기면 말리려고 나온 놈이긴 한데, '형이 그동안 특별히 잘못했다기 보다는 우리들 기분나쁜게 쌓이고 쌓여서 터지는 거라'며 자기한테 대신 무릎꿇고 빌라는 것입니다. 어이가 없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구요. 따라나온 녀석은 b하고 정말 싸움이 날까봐 'b와 나는 친구','b는 내가 아는앤데 왠만해선 이러지 않는 아이' 라는 둥 일방적으로 b편을 들어줘서 달램으로서 싸움을 비켜가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까지 파악이 되자 '필요하면 자존심도 굽히라' 던 d선배의 말이 귓전을 울렸습니다. 솔직히 저보다 덩치도 큰 d하고 싸워서 이길 자신도 없었지만, 2달 후 군대 가는 판국에 큰 일 내고 싶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저도 정신질환 혼자 감당하느라 주위사람들한테 말하지 않고 민폐끼친게 많았던게 사실이었던 지라 조용히 넘어가야만 했습니다. 따라나온 놈 말 따라서 무릎 꿇고 '그동안 민폐끼친 거 많아서 미안했다' 고 했습니다. b는 기세 등등해져 가지고서는 그런 절 발로 턱턱 차면서 유쾌해 하더군요. 정말 자존심 많이 상했었지요.
설상가상으로, b놈은 술자리가 끝난 뒤 곧바로 K에 가서 뭐라고 주저리주저리 해 대더랍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K에서 절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는군요. 도대체 뭐라고 말을 해 놓은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물어볼수도없고...-_-;;
b는 a양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동갑내기 과 동기들을 자기 주위에 포섭함으로서 일을 무마시키려 하는군요. 언제나 죄 진 다음에는 이러더랍니다. -_-;;
단지 이번에는 증인(따라나온 아이)이 한 명 있었던지라 노골적으로 어쩌진 못하고 그냥 이렇게 매듭지어지는군요. 제가, 재수 삼수 안하고 현역으로 학교 왔어도 이 정도로 핀치에 몰렸을까 하는 서글픔이 들더랍니다.
뻔뻔스러운 a는 이 상황에서도 안면몰수를 하는군요. 술이 취한데다 너무나 경황이 없어서 자기변호를 잘 못한 제 탓이 크겠지만, 솔직히 이런 일 터질 때 마다 자기 변호를 하기란 나이든 입장에서 너무나도 구차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변호해 줄 친한 친구가 그래서 필요한 거죠.)
'친구'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 있는 사이를 뜻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또래친구들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는 저희 과 남자동기들은 저에게 침묵을 요구할 뿐 이야기를 들어주진 않지요. 즉, 동기들은 엄밀히 따져서 제 친구들은 아니란 얘깁니다. (물론, 이해심 넓어서 이야기 들어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저한테 죄 지었을 때 b는 바로 이런 아이들만 집중적으로 포섭해서 달래지요.) 동기들도 '나이 더 많은 형이면 혼자 감당해야지 동생들한테 말할게 뭐가 있어요' 라는 사고가 젖어 있는 판국에 이런 일 터지면 평소 친분있던 친구편으로 분위기가 쏠리지 형 편을 들어주지 못하는 것이지요.
애초에 재수를 넘어 삼수를 하게 되었을 때 동갑내기 친구들을 포기하고 고독한 수험생활을 선택한 댓가가 이렇게나 큽니다. 그나마 목표성공이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스트레스성 정신질환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탓에 최악의 삼수생활을 보냈더랍니다. 대학생활도 거기에 이어 지금처럼 GG로군요...-_-;;
그래서 지금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군대 가서 더 씩씩한 남자가 되서 돌아올 때 쯤이면 저 스스로의 문제도 제 주위의 문제도 많이 일소되어 있겠지요. 그래서 떠납니다. 군대로.
남의 프라이버시 중시하자는게 제 생각이었던지라 자기변호 하는데 c선배를 들먹이는것도 정말 죄스러워 대놓고 밝히기도 힘들더군요. 이래저래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주저리 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Pay back'. '다른 사람한테 무조건 신의 지킬 필요 없다, 받은대로 돌려주면 된다, 안그러면 니가 피곤해진다'. 대학교는 저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는군요.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