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일도 내심이 따라 다니니...

길자2005.12.20
조회270

지난 주 금요일이었습니다.

퇴근하는 길인데 너무나도 멀끔하게 차려입으신 분이 말을 걸더라구요.

술냄새가 좀 심하게 나긴 했지만, 참 멀쩡해 보이신 분이었어여..

 

그분 말씀이 광주에서 그날 서울(여긴 서울)에 회사일때문에 올라오셨는데,

그 일이라는게 몇개월전 부터 준비한 프로젝트였다는거에요.

근데 그날이 PT하고 발표날이었는데 체택이 되지 않아서 속이 많이 상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많이 마셨는데, 술을 마시고 나와서 여기저기 거리를 배회하다

문뜩 정신을 차려보니 지갑도 없고, 휴대폰도 없더라는거에요.

서울엔 연고지도 없고 집에 내려가야 하는데 지갑을 잃어버려 차비도 없다며..

정말 부끄럽고 챙피한데 돈을 빌려 달라는거죠...

 

금방이라도 울것같아 보인 아저씨가 어찌나 불쌍해 보이던지..

저도 모르게 선뜩 지갑에서 돈을 꺼내 드렸죠 뭐..

지갑에 있던돈은 단돈 25,000 원과 몇백원...

그래서 25,000원을 다 드렸죠..

광주까지 내려가는데 차비쯤은 될꺼라는 생각에 드렸습니다.

연락처를 알려 달라시는데 펜도 종이도 없기에 그냥 명함 하나 드렸구요.

사실 그러면서도 돈을 돌려 받을꺼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조금 힘든분 약간 도와주고 제가 기분이 좋으면 그만이니까요..

사실 기분도 좋았습니다.

참 별거없는 저지만 그래도 지금당장 누군가 도와줄수 있다는게.. 좋았지요.

 

친구들에게 얘기 했더니, 순진하네.. 속았네.. 그아저씨 선수라네...

참 얘기가 많았습니다. 당했다며.... ㅠ.,ㅠ

순수하게 도와줬던 제맘을 무참히 짓 밟더라구요..

그래서 전 말했죠. 전화 올거라고.. 꼭 돈을 돌려줘서가 아니라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그럴꺼라고 전 굳게 믿었죠..

 

하지만.. 몇일이 지난 지금까지 연락은 없습니다..^^;;;

내심... 그 아저씨가 전화해줘서.. 덕분에 잘 도착했다고...

참 고마웠다고.. 서울에서 많이 곤란했는데 도와줘서 고맙다고... 이렇게 말해주기를....

내심... 을 버리는 못하는 제가 좀 웃기기도 하고..

전화 없는 그아저씨도.. 참.. 섭섭하기도 하고....

그 아저씨.. 잘 들어가셨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