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가 되었습니다.

음...2007.03.23
조회16,730

30대도 꺽였습니다.

대졸후 한번의 이직을 거쳐 지금의 회사에 둥지를 튼지도 벌써 7년이 넘었습니다.

이 회사에 있으면서 부인도 만났도 또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습니다.

직무에 숙련되어서 일감이 늘어나고 야근도 밥먹듯 하면서 그래도 먹여살려야 할 가족들 생각하며 이 악물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더이상 이 곳에서 버틸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은 IT업계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최소 6개월에서 길면 1년까지도 가는 프로젝트들을 여럿 뛰었습니다.

연봉도 괜찮고 처우도 괜찮았지만 워낙 급변하는 바닥인지라 이 바닥에서 제 머릿속에 있는 것들은 한계를 맞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문제해결 능력도 상실하고 문제해결 방법도 상실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무섭게 치고올라오는 젊은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따라가기도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도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 분야에 들어왔으면 PM이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밑바닥에서 전전긍긍하다보니 너무 버티기 힘들었습니다..

 

지난해 말 대학원 시험에 합격을 했습니다..

모 대학의 IT전문 대학원입니다.

이 곳에서 조금 더 공부하고 배워서 제 몸값을, 능력을.. 세상이 저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겠습니다.

앞으로 2년여의 시간이 힘들겠지만...

더 나은 삶의 발판이라 생각하고 백수가 되었습니다.

아니.. 백수만도 못한 학생이군요...

돈을 벌지는 못할망정 써야 할 입장이니...

하지만 이바닥에서 눈치보여 구차한 삶을 연명하느니 화려한 재기를 바라보며 새로운 길로 접어듭니다..

그래도 아직은 늦지 않았다는 자기 위안과 함께 말이죠....

 

저와 비슷한 상황이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뭐 저처럼 하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듯..

회사에서 어느정도 자리잡고 있었지만, 아래에서 치이고 윗자리에 올라가기에 부족한 나 자신을 발견했을 때..

계속해서 그 자리 지키며 위태위태 있을 바예야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것도 그나마 남은 젊음으로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랫만에 돌아온 캠퍼스... 봄이 너무 아름답군요...

인생의 봄을 꿈꾸며 오늘도 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