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으면 자살해요, 황박사님

은하철도 200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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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으면 자살해요. 황박사님,



좀 과격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빚에 몰리거나 양심의 가책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도 많은데, 황박사는 참 질기게도 끌어오다가 드디어 만천하에 사기꾼으로 공표되었다. 나도 얼마나 황박사를 믿으려 했는지 모른다. PD수첩에 한 방 얻어맞은 후로 비실비실 대면서 떳떳이 나서지도 못하고 뒷전에서 맴돌다가, 수세에 몰리자 기껏 줄기세포가 바꿔치기 당했으니 검찰이 수사를 해 달라는 말을 던졌는데, 그때 이미 감이 이상했었다. “검찰이 봉이냐?” 정말 웃기는 일이다. 검사들은 실소하지 않을까, 정작 수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가 제 발로 기어들어왔으니 어이가 없을 것이다.


어떤 요술마술 같은 기술이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과학을 가지고 마술을 부린 죄가 크다. 마술은 눈속임이다. 다 눈속임인 줄 알고 즐기는 것이 마술이다. 그런데 첨단과학의 이름으로 수많은 불치의 환자들, 순진한 국민들, 심지어는 외국의 유명 과학지까지 농락하였으니, 대통령도 헷갈렸고, 사회의 저명인사, 언론계, 종교지도자, 그렇게 어찌어찌 하다가 세상 모르고 살던 나까지 헷갈렸다. MBC에서 황박사를 깔 때에 남 잘 되는 꼴을 못 봐서 그러냐고 나도 앞장섰다. 설마하니 사기를 칠 리야,


상황을 조작하여 그릇된 판결문을 작성하면 그 판사는 죽은 자보다 못하다. 송장은 사기라도 안 치지, 살아 있는 죄가 크다. 기사로 말하는 언론이 진실을 왜곡해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논문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과학자가 논문을 조작했다면 끝장이다.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황박사의 나머지 기술이라도 붙잡고 늘어지려는 마음씨 좋은 사람들, 그들의 가슴은 무겁다. 그 동안에 거품을 물며 황박사를 지지해 왔던 체면도 문제다. 개띠 해라서 그런가, 스피너라는 개는 진짜 복제품이라고 한다. 그 나마의 기술이 어딘가, 그래서 황박사를 비판적으로 지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황박사는 기술문제가 아니다. 과학자로서의 윤리와 그 인격이 문제다. 한국최고의 명문대학교 교수로서 지켜야 할 진리를 왜곡한 부도덕성을 따지는 것이다. 아무리 철면피라도 이런 지경까지 오면, 나 같으면 벌써 자살했을 것이다. 강남의 부잣집 동네에 살면서, 또한 100억대의 부동산을 소유하면서도 연구원에게는 라면을 먹이고, 가난한 과학자라고 책까지 써 냈던 인간, 지구를 사기 친 사람, 그 사람을 복제하는 기술이 제발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정말 실망했다. 통탄한다.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