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도전과 안전한 정착. 둘 중 어느쪽을 택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모쪼록..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 또 뭔 일을 낸 거냐 ================================ =휙.= 피카츄 - 즈르르르를..... =휘익!= 피카츄 - 뷁뷁뷁!!! 살짝 연 문틈으로 아까 먹다 남은 돈가스 조각을 던져 봐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현관 앞을 버티고 있는 피카츄. 녀석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그 틈을 이용해 현관 안으로 진입할 수 있을 지만 궁리하는 듯 했다. 돈가스를 먹는 건 나를 죽인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이건가.... 결국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난 나중에 다시 기회를 노리자는 생각에 집안으로 들어와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 설거지나 마저 할까. 쥐죽은 듯 조용한 주방에서 혼자 달그락달그락 그릇을 씻으며 내 신세도 참 기구하단 생각이 들었다. 대체 저 녀석은 나랑 무슨 원수를 졌기에.... 잠시 후. 설거지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보니 녀석은 현관문에 바짝 붙어서 잠들어 있었다. 문이 밖으로 열도록 되어있는 탓에 녀석을 밀어내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방도가 없어 보였다. 기억 - ...... 하아. 그녀를 깨워서 해결해볼까 고심하던 난 결국 집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기억 - 예, 어머니. 접니다. 오늘 아무래도 집에 들어가기가 좀.... 아뇨, 그런 일이 아니라... 개가 한 마리.... 에.. 지금 당장 위험하진 않습니다만. 뭐라 설명하기도 황당한 상황에 말하는 도중 피식 웃음까지 나왔다. 저걸 진짜 개 잡듯 패버릴 수도 없고... 아직 잠을 자기엔 이른 시간. 무슨 일을 할까 궁리하던 난 썰렁한 분위기를 달랠 겸 거실에 있는 오디오를 켰다. -I'm~ dreaming of a white~ ch..... X-mas~. 으~으~음~ 음~음, 음 to know~. Where~으음~ 음음~ 빠라밤~ 아직 크리스마스 까진 시간이 제법 남아 있었지만 은은한 캐롤송이 흘러나오는 오디오. 적적하니 운치 있는 분위기에 난 아까 마시던 와인을 한 잔 더 가져다 들고 길쭉한 소파에 푹 기대앉았다. 기억 - 하아.... ...민아는 계속 맘에 담아두고 있었구나. 그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게 옳은 걸까? 대체 그때 내가 뭐라고 말했던 거지? 본래 술기운이 약간 올라 있던 차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앉아있자니 잠이 솔솔 밀려오는 게 느껴졌다.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자긴 그렇고 그냥 여기 누워서 잘까? 지금 마시는 잔이 비는 데로 적당히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때 뒤에서 사박..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기억 - 응? 민아 - ....... 언제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잠옷차림에 이불까지 들고 있는 그녀. 잠기운에 반쯤 감긴 눈으로 날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뭔가 결심한 듯 쪼르르 곁으로 다가왔다. 민아 - ....옆으로, 옆으로. 기억 - 응? 여전히 잠에 취한 모습으로 소파위로 올라와 나를 가장자리로 밀어낸 그녀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곤 풀썩 무릎베개를 하고 누웠다. 민아 - ....... 곧 내가 뭐라 할 틈도 없이 새근새근 잠들어 버린 그녀. 확실히 취하면 대책이 없는 스타일인 것 같다. (남 얘기 하고 있네..) 난 당황 반, 두근거림 반으로 그녀를 내려보다 흐트러진 머릿결을 손으로 빗어 넘겨주었다. 희미한 물기가 느껴지는 사붓한 촉감이 기분 좋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쏟아지는 졸음에 하품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입을 달짝거리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아 - ........니야. 기억 - ....응? 민아 - ...... 가 아니야. 기억 - ...... 민아 - 난.... 누나가 아니야..... 곱게 감긴 그녀의 눈가에선 어느덧 촉촉한 눈물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난 이불을 덮은 채 소파에 누워 있었다. 어제 그녀가 둘둘 말아서 들고 왔던 그 이불.... 그런데 민아는? 민아 - 일어났어? 불쑥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기억 - 아...... 응. 민아 - 아침 준비 다 됐거든? 얼른 씻고 같이 먹자. 또 다시 평소 모습을 되찾은 그녀. 어제 일을 기억하긴 하는 걸까? 잠시 후 샌드위치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식탁에 마주앉은 우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기억 - 아니, 어제 집에 가려고 봤더니 피카츄가 현관 앞에 떡 버티고 있더라고. 민아 - 아~ 그래서 못 나갔구나. 기억 - 나가면 바로 물 기세던데. 민아 - 설마... 자주 오는 사람들은 거의 알아보는 걸... 기억 - 저 녀석이랑 나랑은 뭔가 안 맞는 것 같아. 역시 목줄을 바꾸는 게 낫지 싶어. 난 녀석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한 안전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생각에 목줄을 바꿀 것을 건의했지만 그녀는 피카츄를 봉인하는 게 불안한지 다소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그렇게 잠시 대화가 중단되자 난 적당히 분위기를 살핀 뒤 결심했던 데로 화두를 돌렸다. 기억 - 그리고.... 어제.... 누나 이야기 말인데... 민아 - 음? 아, 아냐 그건.... 신경 안 써도 돼. 그냥 취해서 그랬던 것뿐인 걸...그것보다... 기억 - 아니, 계속 마음에 담아두기 보단 그냥 속 시원히 털어놓는 쪽이 좋을 것 같아. 민아 - ....... 무거운 침묵이 주변을 감쌌다. 식탁 위에 올려진 판도라의 상자. 열 것인가, 영원히 묻어둘 것인가..... 그녀가 계속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는 게 싫었는지 그저 내가 편하기 위해선지 정확하진 않았지만 난 상자의 뚜껑을 열기로 했다. 기억 - 그러니까.... 시작부터 얘기 하자면... 내가 중학생일 때 이야기인데.... 잠시 뜸을 들이며 앞으로 할 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그녀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끊고 들어왔다. 민아 - ....잠깐만. 기억 - 응? 민아 - 그 사람... 기억이가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했지? 기억 - ..... 응. 민아 -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 만약 ..... 만약 만약 만약에... 그 사람이 지금 돌아온다면..... 기억이는.... 그 사람한테 갈 거야? 그녀는 두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내 대답을 기다렸다. 그것이 그녀가 그토록 불안해했던 이유일까? 기억 -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누난... 이미.... 내 생일이.... 그 사람 기일이었는걸. 민아 - 알아, 그래도.... 온다면. 기억 - 응? 민아 - 만약 지금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그래서 기억이 앞에 찾아왔다면... 그 땐 어떻게 할 거야? 난 그제야 질문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녀가 지금 내게 묻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 지금 나에게 있어 그 사람의 비중... 자신과 그 사람의 위치.... 그것이 그녀가 알고자 했던 또 다른 판도라상자의 내용이었다. 기억 - ......... 솔직히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사람이 떠난 후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고 다시 만난다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까. 하지만....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지금 그 사람이 돌아온다면? 그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 기억 - 어? 갑자기 눈앞이 부옇게 흐려지는 느낌에 난 눈가를 쓱 비볐다. 그때 손등에 느껴지는 낯선 물기는... ....... 눈물? 전혀 예상 못한 사태에 깜짝 놀란 난 소매를 당겨 거듭 눈가를 훔치며 당혹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민아 - ........ 그녀의 잔잔하지만 지독하게 서러운 미소....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기억 - 아...... 미안, 그런 경우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러니까.... 만약.... 그렇다면.... 민아 - ..... 그게..... 생각이 필요한 일이었어? 연못에 던진 돌멩이에 물방울이 튀어 오르듯 그녀의 눈에서 갑작스레 떨어진 눈물 두 방울이 내 가슴 한 쪽에 꽂혔다. 민아 - 미안. 이만 돌아가 줘.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까지 열어주는 그녀. 피카츄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어딘가 숨어 보이지 않았다. 난 그렇게...... 문을 나서고 말았다.
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2-16화> If
불안한 도전과 안전한 정착.
둘 중 어느쪽을 택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모쪼록..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 또 뭔 일을 낸 거냐 ================================
=휙.=
피카츄 - 즈르르르를.....
=휘익!=
피카츄 - 뷁뷁뷁!!!
살짝 연 문틈으로
아까 먹다 남은 돈가스 조각을 던져 봐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현관 앞을 버티고 있는 피카츄.
녀석은 오히려 어떻게 하면 그 틈을 이용해
현관 안으로 진입할 수 있을 지만 궁리하는 듯 했다.
돈가스를 먹는 건 나를 죽인 뒤에 해도
늦지 않는다, 이건가....
결국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난
나중에 다시 기회를 노리자는 생각에
집안으로 들어와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 설거지나 마저 할까.
쥐죽은 듯 조용한 주방에서
혼자 달그락달그락 그릇을 씻으며
내 신세도 참 기구하단 생각이 들었다.
대체 저 녀석은 나랑 무슨 원수를 졌기에....
잠시 후.
설거지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보니
녀석은 현관문에 바짝 붙어서 잠들어 있었다.
문이 밖으로 열도록 되어있는 탓에
녀석을 밀어내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방도가 없어 보였다.
기억 - ...... 하아.
그녀를 깨워서 해결해볼까 고심하던 난
결국 집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기억
- 예, 어머니. 접니다.
오늘 아무래도 집에 들어가기가 좀....
아뇨, 그런 일이 아니라... 개가 한 마리....
에.. 지금 당장 위험하진 않습니다만.
뭐라 설명하기도 황당한 상황에
말하는 도중 피식 웃음까지 나왔다.
저걸 진짜 개 잡듯 패버릴 수도 없고...
아직 잠을 자기엔 이른 시간.
무슨 일을 할까 궁리하던 난
썰렁한 분위기를 달랠 겸 거실에 있는 오디오를 켰다.
-I'm~ dreaming of a white~ ch..... X-mas~.
으~으~음~ 음~음, 음 to know~.
Where~으음~ 음음~ 빠라밤~
아직 크리스마스 까진 시간이 제법 남아 있었지만
은은한 캐롤송이 흘러나오는 오디오.
적적하니 운치 있는 분위기에
난 아까 마시던 와인을 한 잔 더 가져다 들고
길쭉한 소파에 푹 기대앉았다.
기억 - 하아....
...민아는 계속 맘에 담아두고 있었구나.
그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게 옳은 걸까?
대체 그때 내가 뭐라고 말했던 거지?
본래 술기운이 약간 올라 있던 차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앉아있자니
잠이 솔솔 밀려오는 게 느껴졌다.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자긴 그렇고
그냥 여기 누워서 잘까?
지금 마시는 잔이 비는 데로
적당히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때
뒤에서 사박..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기억 - 응?
민아 - .......
언제 일어났는지는 몰라도
잠옷차림에 이불까지 들고 있는 그녀.
잠기운에 반쯤 감긴 눈으로 날 바라보던 그녀는
이내 뭔가 결심한 듯 쪼르르 곁으로 다가왔다.
민아 - ....옆으로, 옆으로.
기억 - 응?
여전히 잠에 취한 모습으로 소파위로 올라와
나를 가장자리로 밀어낸 그녀는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곤
풀썩 무릎베개를 하고 누웠다.
민아 - .......
곧 내가 뭐라 할 틈도 없이
새근새근 잠들어 버린 그녀.
확실히 취하면 대책이 없는 스타일인 것 같다.
(남 얘기 하고 있네..)
난 당황 반, 두근거림 반으로 그녀를 내려보다
흐트러진 머릿결을 손으로 빗어 넘겨주었다.
희미한 물기가 느껴지는 사붓한 촉감이 기분 좋다.
그렇게 한참동안 그녀의 머리를 쓸어내리며
쏟아지는 졸음에 하품을 하고 있을 때
그녀가 입을 달짝거리며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민아 - ........니야.
기억 - ....응?
민아 - ...... 가 아니야.
기억 - ......
민아 - 난.... 누나가 아니야.....
곱게 감긴 그녀의 눈가에선
어느덧 촉촉한 눈물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난 이불을 덮은 채 소파에 누워 있었다.
어제 그녀가 둘둘 말아서 들고 왔던 그 이불....
그런데 민아는?
민아 - 일어났어?
불쑥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자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기억 - 아...... 응.
민아 - 아침 준비 다 됐거든? 얼른 씻고 같이 먹자.
또 다시 평소 모습을 되찾은 그녀.
어제 일을 기억하긴 하는 걸까?
잠시 후 샌드위치 몇 개를 사이에 두고
식탁에 마주앉은 우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기억
- 아니, 어제 집에 가려고 봤더니
피카츄가 현관 앞에 떡 버티고 있더라고.
민아 - 아~ 그래서 못 나갔구나.
기억 - 나가면 바로 물 기세던데.
민아 - 설마... 자주 오는 사람들은 거의 알아보는 걸...
기억
- 저 녀석이랑 나랑은 뭔가 안 맞는 것 같아.
역시 목줄을 바꾸는 게 낫지 싶어.
난 녀석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한
안전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생각에
목줄을 바꿀 것을 건의했지만
그녀는 피카츄를 봉인하는 게 불안한지
다소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그렇게 잠시 대화가 중단되자
난 적당히 분위기를 살핀 뒤
결심했던 데로 화두를 돌렸다.
기억 - 그리고.... 어제.... 누나 이야기 말인데...
민아
- 음? 아, 아냐 그건.... 신경 안 써도 돼.
그냥 취해서 그랬던 것뿐인 걸...그것보다...
기억
- 아니, 계속 마음에 담아두기 보단
그냥 속 시원히 털어놓는 쪽이 좋을 것 같아.
민아 - .......
무거운 침묵이 주변을 감쌌다.
식탁 위에 올려진 판도라의 상자.
열 것인가, 영원히 묻어둘 것인가.....
그녀가 계속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는 게 싫었는지
그저 내가 편하기 위해선지 정확하진 않았지만
난 상자의 뚜껑을 열기로 했다.
기억
- 그러니까.... 시작부터 얘기 하자면...
내가 중학생일 때 이야기인데....
잠시 뜸을 들이며
앞으로 할 말을 정리하고 있을 때
그녀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끊고 들어왔다.
민아 - ....잠깐만.
기억 - 응?
민아 - 그 사람... 기억이가 좋아했던 사람이라고 했지?
기억 - ..... 응.
민아
- 그럼 하나만 물어볼게.
만약 ..... 만약 만약 만약에...
그 사람이 지금 돌아온다면.....
기억이는.... 그 사람한테 갈 거야?
그녀는 두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내 대답을 기다렸다.
그것이 그녀가 그토록 불안해했던 이유일까?
기억
- 그건.... 걱정 안 해도 돼. 누난... 이미....
내 생일이.... 그 사람 기일이었는걸.
민아 - 알아, 그래도.... 온다면.
기억 - 응?
민아
- 만약 지금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그래서 기억이 앞에 찾아왔다면...
그 땐 어떻게 할 거야?
난 그제야 질문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녀가 지금 내게 묻는 것은
내가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
지금 나에게 있어 그 사람의 비중...
자신과 그 사람의 위치....
그것이 그녀가 알고자 했던
또 다른 판도라상자의 내용이었다.
기억 - .........
솔직히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사람이 떠난 후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고
다시 만난다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까.
하지만....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지금 그 사람이 돌아온다면?
그 사람이.... 내 곁에 있다면?
.........
기억 - 어?
갑자기 눈앞이 부옇게 흐려지는 느낌에
난 눈가를 쓱 비볐다.
그때 손등에 느껴지는 낯선 물기는...
....... 눈물?
전혀 예상 못한 사태에 깜짝 놀란 난
소매를 당겨 거듭 눈가를 훔치며
당혹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돌아봤다.
민아 - ........
그녀의 잔잔하지만 지독하게 서러운 미소....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기억
- 아...... 미안, 그런 경우는
전혀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러니까.... 만약.... 그렇다면....
민아 - ..... 그게..... 생각이 필요한 일이었어?
연못에 던진 돌멩이에 물방울이 튀어 오르듯
그녀의 눈에서 갑작스레 떨어진 눈물 두 방울이
내 가슴 한 쪽에 꽂혔다.
민아 - 미안. 이만 돌아가 줘.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까지 열어주는 그녀.
피카츄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어딘가 숨어 보이지 않았다.
난 그렇게...... 문을 나서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