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TV를 틀었더니 대구가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제치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사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하면 칼 루이스만 기억하는 내게 육상은 관심 밖의 종목이지만 개최지로 결정되었다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니 나 역시 잠깐 흐뭇해졌다. 그러다가 바로 다음 뉴스를 보고 조금 아연해졌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제 효과가 6000억이라는거다. 또 어떤 기사에는 월드컵과 맞먹는 경제 효과가 있을거라는거다. 여기서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든다. 2002년 월드컵을 치뤄내며 우리는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자축했다. 심지어 재정경제부가 발간한 2002년 경제백서에 따르면 한일 월드컵으로 우리나라가 거둔 경제효과는 26조원을 넘는다. 그런데 다들 2002년 이후로 살림 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집값은 오르고, 월급은 쥐꼬리만 하고. 삶의 질, 여유를 생각하기는 커녕 죽어라 벌어야 겨우 시집 장가 간다. 이것도 일단 취업을 성공하고 나서의 얘기다. 26조원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 26조원이라는 숫자는 투자소비지출 증가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 국가브랜드 홍보,기업이미지 제고, 수출 증가 효과 등을 합친 숫자다. 경기장 건설 등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 43만명은 별도라고 한다. 이런 스포츠 이벤트 개최를 국민들이 염원하고, 그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26조원이라는 돈이, 6000억이라는 돈이 정부와 기업을 돌고 돌아 종국에는 나의 지갑까지 오지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렇게 큰 숫자와는 달리, 경제 전문가의 상당수는 월드컵의 실물경제 효과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경제학자인 스테판 지만스키 교수(스포츠 경제학)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개최를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한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이달 초 월드컵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월드컵 성적과 경제실력은 별무상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다른 전문가 지만스키 교수는 월드컵 개최에 너무 많이 비용이 들고, 관광산업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 대형 스타디움 1개를 짓는 데 수억달러가 들지만 다시 필요한 경우가 드물다. 월드컵으로 인해 대형 스타디움을 짓는 것은 "달랑 한 번 사용할 다리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는 게 자만스키 교수의 지적이다. 우리 나라 역시 서울의 상암 구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구장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 우리에 이어 월드컵을 치룬 독일의 전문가들도 월드컵으로 아디다스나 로열 필립스 일렉트로닉스 같은 다국적 기업들만 주요 시장에서 특수를 누렸을 뿐 개최국인 독일의 월드컵 경제효과는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의 경제적 유발효과의 중복 및 과장 여부는 그렇다하더라도 그 효과가 결코 순이익이나 공짜이득은 아니다. 월드컵의 손익계산은 6월 한 달 동안 얻은 성과와 6년간의 나라와 국민이 바친 자금, 시간,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도 이러한데 6000억이라는 무형의 커다란 숫자로 국민들에게 벌써부터 헛된 기대만 심어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헛된 기대의 부작용을 우리는 이미 겪었다. 저런 숫자놀음 때문에 지난 황우석 교수 사태 때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의 경제 효과가 몇 십조(혹은 몇 백조)다'라는 환상이 그렇게 쉽게 주입된 것 아닐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최를 준비하면서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경제효과 6000억원의 함정
업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TV를 틀었더니
대구가 러시아의 모스크바를 제치고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사실 세상에서 제일 빠른 사람하면 칼 루이스만 기억하는 내게
육상은 관심 밖의 종목이지만 개최지로 결정되었다고
기뻐하는 사람들을 보니 나 역시 잠깐 흐뭇해졌다.
그러다가 바로 다음 뉴스를 보고 조금 아연해졌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경제 효과가 6000억이라는거다.
또 어떤 기사에는 월드컵과 맞먹는 경제 효과가 있을거라는거다.
여기서 조금 이상한 생각이 든다.
2002년 월드컵을 치뤄내며 우리는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자축했다.
심지어 재정경제부가 발간한 2002년 경제백서에 따르면 한일 월드컵으로
우리나라가 거둔 경제효과는 26조원을 넘는다.
그런데 다들 2002년 이후로 살림 좀 나아졌는지 모르겠다.
여전히 집값은 오르고, 월급은 쥐꼬리만 하고.
삶의 질, 여유를 생각하기는 커녕 죽어라 벌어야 겨우 시집 장가 간다.
이것도 일단 취업을 성공하고 나서의 얘기다.
26조원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
26조원이라는 숫자는
투자소비지출 증가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
국가브랜드 홍보,기업이미지 제고, 수출 증가 효과 등을 합친 숫자다.
경기장 건설 등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 43만명은 별도라고 한다.
이런 스포츠 이벤트 개최를 국민들이 염원하고, 그에 적극 협조하는 것은
26조원이라는 돈이, 6000억이라는 돈이
정부와 기업을 돌고 돌아 종국에는 나의 지갑까지 오지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렇게 큰 숫자와는 달리, 경제 전문가의 상당수는
월드컵의 실물경제 효과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경제학자인 스테판 지만스키 교수(스포츠 경제학)는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개최를 통해
장기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한다.
미국계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는 이달 초 월드컵이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월드컵 성적과 경제실력은 별무상관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또다른 전문가 지만스키 교수는
월드컵 개최에 너무 많이 비용이 들고, 관광산업도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고 말했다.
또 대형 스타디움 1개를 짓는 데 수억달러가 들지만 다시 필요한 경우가 드물다.
월드컵으로 인해 대형 스타디움을 짓는 것은
"달랑 한 번 사용할 다리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는 게 자만스키 교수의 지적이다.
우리 나라 역시 서울의 상암 구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구장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
우리에 이어 월드컵을 치룬 독일의 전문가들도
월드컵으로 아디다스나 로열 필립스 일렉트로닉스 같은 다국적 기업들만
주요 시장에서 특수를 누렸을 뿐 개최국인 독일의 월드컵 경제효과는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월드컵의 경제적 유발효과의 중복 및 과장 여부는 그렇다하더라도
그 효과가 결코 순이익이나 공짜이득은 아니다.
월드컵의 손익계산은 6월 한 달 동안 얻은 성과와
6년간의 나라와 국민이 바친 자금, 시간,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도 이러한데
6000억이라는 무형의 커다란 숫자로 국민들에게
벌써부터 헛된 기대만 심어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헛된 기대의 부작용을 우리는 이미 겪었다.
저런 숫자놀음 때문에 지난 황우석 교수 사태 때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연구의 경제 효과가 몇 십조(혹은 몇 백조)다'라는
환상이 그렇게 쉽게 주입된 것 아닐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개최를 준비하면서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