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연인(10화)

엔돌핀2006.02.03
조회747

절대 집착하거나 구속하지 말자...절대....절대....절대....절대..................한번만

따르릉....

컬러링이 보고싶다...날??? 설마...

신호음이 길어질수록 심장뛰는 소리가 같이 빨라지는것 같다.

그냥 끊을까...말까...하는 찰나...통화가 됐다.

"저기...여보세요..."
"준.............."
갑자기 말이 없다.

"준이니?? 나야 상미....그냥 심심해서 전화한번 해봤어...어...그게

어 말야...그 수학공식 하나가 생각이 안나서..너 머리 좋잖아...푸하하

바쁘니?? 끊을까???"

"준이 잠깐 화장실 갔어."
"녜?? 그럼 ...누구세요??"
"지훈이야. 오면 전화왔다고 전해줄께"
"어....지훈이니?? 둘이 갔이 있어??"
"응"
"그렇구나...잘 지내니?"
"응"
"다행이네...그래..부모님은 안녕하시구?"
"응"

왠 난데없이 부모님 안부타령이람....

자식 정말 사늘하네...대답은 그냥 응 한마딘데 칼이 들어있어...무섭다.

"그래...끊을께...야 그리고 ...잘지내"

더이상 할말이 없다...아니 뭐라고 말하고 싶지만 더이상 할말을 없게 만들어 버린다.

맥빠지게 전화를 끊고 십분이 지났나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나"
"누구?"
"미용실 단골"
"엥?"
"뭐해?"
"그냥 공부해"
"설마..."
"그래...누워있어.."
"나와"
"어딘데?"
"신촌"
"거기까지 왠일로?"
"지훈이랑 술마셔"
"안갈래?"
"왜?"
"그냥"
"나와라...안나오면 나 바람핀다."
"푸하하하하....펴라...누가 말리던...하여튼 저 왕자병..도끼병..."
"나와...여기 여자들 시선 장난아냐~"
"왜?"
"내가 넘 멋있잖아..."
"그냥 둘이 마셔..."
"재미없어...얼른 나와~~~"
"공부해야 하는데...기달려"
"삼수해..."

"너 죽었어"

"자기 오기만을 기다릴께..."

"웩"

핸드폰을 끊고 나도 모르게 던져버렸다...자기라니...도대체...그 얼굴에 그 등치에 자기라니....

사람은 겉만 보고 평가할수 없는 존재다...절대...

그래도 도복입은 모습만 보다 오늘만큼은 좀 꾸미고 갈까 싶어 애써 치마도 입고...내가 성격은 괄괄해도 여자다..치마도 입고 ...은근히 가슴도 있고...ㅋㅋㅋ 가끔은 이런걸로 남자들을 골탕먹이기도 한다.

꼭 섹시하다는걸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단 자기 어필이라고 생각한다....세상은 넓고 재밌는일은 많으니까...자기만 좀더 부지런하다면....

체크 플레어 치마에 핑크색 하프코트를 입고 앵두색 립클로즈를 바르고 나름대로 깜찍 발랄 여성스러움을 강조함에 힘썼다. 나름대로 거울에 비친 모습은 대 만족이다.

자신을 보며 자신이 만족하는 이 뻔뻔함이 내 무기다.

아니다 다를까 내가 등장하자 마자 나를 보는 뭇 남성들에 시선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 눈을 사로잡는 광경....아니나 다를까...녀석들 옆으로 여자들이 많다.

내가 왔는지도 모른다.

아까는 자기 어치고 저치고 보고싶다 어치고 저치고 온갖 느끼함을 발산하더니...내가 온지도 모른다 그냥 갈까 싶어...돌아설까 하는데 내 뒤에 지훈이가 떡하고 버티고 있다.

깜짝 놀랬다.

"여기 와서 그냥 갈려구?"
왠일이람...말이 길어졌다.

"어??아니 화장실...."
"준이 동아리 선배들 만나서 합석했어...너 올때까지..."
"아니...쭈우욱 합석해도 괜찮은데..."

쭈우욱 난 화가 나겠지만...

"넌...?"
"난 관심없어...잠깐 바람쐬고 온거야"
"그래...잘 지내고 있지??"
"응"
"부모님도 건강하시구?"
"응"
"너두 건강하구?"
"응"

"야..그놈의 응좀 그만해라...무슨 말을 해도 응으으으응....똥싸냐?? 응만 하게??"

아이구...이런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서슴없이 하는 버릇은 아직 고치지 못했다.

그래도 뭐가 좋다고 피식 웃고 만다.

"가자..."
"응"
"하지 말랬지??"
"알았어"

"오늘 응 단어만 나와도 가만 안둘거야?"
"알았어"
그동안 뭐가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했는지 한순간에 그동안 묵은 체증이 쑤우욱 내려가는 기분이다.

자 그럼 저 뭍 여성들에게 파묻힌 바람난 왕자를 구하러 가 볼까나??

그제서야 내가 온걸 눈치챈 녀석...이미 술이 거하게 취한듯 싶다.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 저렇게 술이나 퍼마시고 다니니..우리 경제가 이 모양이지...

"어...자기 왔어??"

'헉'

"우리 자기야....선배...인사해...울 자기?? 귀엽지...꺽"
나를 바라보는 편하지 않는 저 시선들....야려보고 째려보고 돌려보고...내 심이 불편하다.

"안녕하세요....준이 친구에요"
"친구는 무슨...이미 뽀뽀까지 한 사이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뒷감당을 어찌 하려구...이런 어마어마한 말을 하고 있을까??

나도 모르게 지훈이를 먼저 봤다.

그리 편하지 않은 표정이다...

여기저기서 정말 뽀뽀까지 했는지..뽀뽀인지 키스인지...순진하게 생겼는데...아닌데...모든 집중이 나로 쏠리면서 좋은말은 하나도 없다. 슬슬 나도 화가 날려고 한다.

하지만 난 잘 참고 있었는데 지훈이가 먼저 폭발한것 같다.

내 손목을 잡더니 나가자고 한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옆에서 헤벌레 하며 웃으면서 술을 마시는 녀석을 외면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가자"

"어??? 그그그그.....래"

일어설려고 가방을 집는데...내 팔목을 녀석이 잡는다.

"가지마...가지마 상미야!"
지훈이도 내 팔목을 잡고 나가자고 한다.

또한번 뭇 여자 선배들의 시선이 나와 이 두녀석을 번갈아 쳐다본다.

하지만 그 시선이 모두 곱지가 않다는게 문제다.

얼른 이 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이 더 간절하지만 이 녀석을 두고 가기도 맘이 편하지는 않을것 같다.

"가지마...상미야..너 가면 안돼"

"야..이준 상미 가게 나둬...너 지금 술 많이 취했어"
"그래...나 먼저 갈께...솔직히 좀 불편해"
"그냥 가지마...내가 가지말라면 가지마..."
"왜그래?"
"그냥 이유없어...가지마.."

막무가내다 아무런 이유도 없다고 한다. 그냥 가지말라고 하고 지훈이는 가자고 하고...

난감하면서도 화가 난다.

그냥 일어서서 가고 싶다...그냥 이 자리를 피하고 싶다.

"이준 미안해 나 갈래...."

그때였다. 갑자기 앉아있던 녀석이 취한줄만 알았는데 멀쩡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그리고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내게 거칠게 입을 맞췄다. 호프집안이 난리가 아니다.

정확하게 무슨 이유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녀석의 뺨을 때렸다.

내 철주먹을...녀석의 고운 뺨을 내리쳤다.

"뭐든 니 맘대로야...뭐든...내가 그렇게 우스워? 내가 그렇게 쉽냐구?? 장난해??"

생각지도 못했겠지...내가 이렇게 나올지...아니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왔다.

지훈이에 얼굴이 차갑게,차갑게 사늘하게 굳어 있었다.

녀석에 얼굴이 슬프게 슬프게 식어가고 있었다.

호프집이 시끄럽게 시끄럽게 요란스러웠고 어떤 정신 나간 선배들은 이런 분위기를 사진찍고 있었다.

"둘다...연락하지마"

조용히 호프집을 나왔다.

바람이 찼다. 아까운 두 녀석을 모두 잃어버린듯 하다...아..이래서 친구를 좋아하거나 그 이상이 될경우에는 문제가 크다...처음부터 실수한거다.

삼수나 하지 않도록 내일부터 공부에 매진해야겠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지훈이가 달려왔다

"연락할께..."

뭐...라고 할말이 없어서..그냥 웃어버렸다.

 정말 녀석 말대로 날 좋아하는 감정이 있다면 그 앞에서 내 입을 맞추고 그런 말을 하는데도 다 참고 있다면...이 녀석은 순진하고 착한걸까?? 아니면 바보일까?? 모르겠다.

복이 터지다 못해 찢어져버렸으니....엉덩이 밝힘증을 올해가 가기전에 고칠수 밖에..없는 노릇이다.

근데 정말 궁금했다...물어보고 싶었다...왜 아직도 내가 좋은건지...그리고 생각과 동시에 문자가 전송됐다...고질병이다.

바로 답장이 왔다

(너니까...)

골치가 아프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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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그 다음날도 녀석에 전화는 없었다.

체육관도 오지 않았고 그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점점 핸드폰만 멀뚱히 쳐다보는 시간이 늘어나고 학원에서도 어떤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삼수하겠다..정말....울고 싶어진다.

그리고 하루에 한번씩 지훈이가 전화를 했다.

정말 아무렇지 않은듯 전화해서 수학공식을 설명해주고 과학원리를 설명해주고 영어 해석을 해주면서 정말 아무렇지 않은듯 개인교습을 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루 세시간씩 전화로 개인교습을 해주는 덕분에 난 수능을 무사히 치를수 있었지만 아마도 지훈이에 핸드폰요금 고지서는 어찌 감당할까 싶다.

이럴때 지훈이 집이 부자인걸 감사하게 생각한다...덜 미안하니까...

수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아빠가 고생했다며 용돈을 주셨다. 하지만 무얼 사고 싶지도 쓰고 싶지도 않았다. 혼자 영화를 보고 혼자 노래방을 가도 재미가 없었다.

그 녀석 얼굴을 못본지 벌써 한달이 지났다. 더 보고 싶고 더 아른거리고 더 생각이 난다.

핸드폰에 그녀석 번호를 지웠다 다시 등록했다를 반복하고 있다.

수능이 끝나고 지훈이는 가끔 체육관을 방문해서 먹을것을 사다주고 가곤 한다.

최대한 어색하지 않고 최대한 급하지 않게 서서히 다가오려고 한다.

하여튼 별일이다...저렇게 잘생기고 괜찮은 녀석이 나를 좋아한다는 자체가 현미는 서프라이즈라고 했다. 나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 주변에 숱한 팬들을 외면하기도 쉽지는 않을터인데...

12월이 오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먼저 전화해서 화를 내거나 뭐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그랬다. 그게 내가 누굴 좋아할때 쓰는 방식이다.

올망졸망한 초등부 애들이 한바탕 난리법석을 피우고 간 자리엔 고요한 적막이 내리앉았다.

혼자서 스트레칭을 하며 거울을 보며 중얼거리고 있는데...귀에 낮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환청일까??

"상미야!"
설마...하고 뒤돌아봤을때...난 나도 모르게 내 표정을 감출수가 없었다.

심장이 다시 뛰었다. 하지만 생각만큼 몸은 땅바닥에 굳어버린듯 움직일수가 없었다.

"오랫만이야....이준"
"오랫만이야....지상미...삼수안해도 되겠다"
"어?"
"나 머리 감겨줘...가려워"
대뜸 한다는 소리가 머리 감겨줘다.

"안감았어??"
"아니...아까 감았어...근데 여기 오니까 가렵다...감겨줘"
눈물이 나려고 한다...너무 좋아도 눈물이 난다...너무 반가워도 눈물이 난다.

너무 그리워도 눈물이 난다...눈물이 난다.

"어디 있다 온거야?"
"잠깐 어디좀 갔다 왔어"
"어디?"
"어디"
"말하기 싫어?"
"담에 말해줄께...아 가려워...얼릉 감겨줘..."
"추운데..."
"괜찮아..."
"밖에 많이 춥지?"
애써 태연한척 녀석의 두손을 비벼서 볼에 갔다 대었다...차갑다...그럴수록 내 심장이 뜨거워졌다.

나도 모르게 그러다가 녀석을 안아버렸다.

녀석도 두팔을 벌려 나를 안았다...

"미안하다..."
"뭐가?"
"내가 너무 잘생겨서..."
"뭐?"
"니가 날 너무 좋아해버려서..."
"이런...혼자서 장구치고 북치고 있네..."
"그럼 아니야?? 아니란 말야??이거이거...다시 간다"
"가지마...가지마..."
"두고 보겠어..."
밤새 머리를 감겼다...하지만 왠지 모를 슬픔이 녀석 얼굴에 가득하다...눈물이 고여있다.

무슨 일일까?? 무슨일이 있었던걸까?? 이녀석이 감당하기에 힘든 이 슬픔이 무엇일까?

궁금하지만 묻지 않고 기다리기로 했다...기다려주기로 했다.

내 손을 살며시 잡아주는 이 녀석을 믿어보기로 했다.

"야...그만 감겨...나 대머리 되겠다...머리카락 많이 빠지면 어떡할려구 그래?"
"뭐?? 이게...머리카락도 많구만...뭔 걱정이야?"
"안돼...우리 할아버지 대머리란 말야...난 지금부터 조심해야 된다구!"
"걱정도 팔자야...머리심이 시멘트로 발라논것처럼 튼튼해..걱정마"
"상미야...나도 감겨줄께...니가 누워봐...."
"됐다...내가 널 어찌믿고"
"누워봐...나도 잘한단말야...시원하게 감겨줄께..."
"싫어..."
"누워...강제로 눕히기 전에 눕는게 좋을걸...?"
"이게...어디서 이상한것만 배워와서는..."
"감겨줄께 뽀드득....뽀드득 느낌이 얼마나 좋은데..."
"싫어..."
"너...안그럼 이번엔 정말로 키스해버린다...그게 얼마나 무서운건데..."
"알았어...잘해..."
"그럼...나는 원래 못하는게 없는 몸이라구"
"지 잘난척은...하여튼..."

그렇게 서로 머리에 장난을 치면서 시간가는줄을 몰랐다.

어쨌든 다시 이 녀석을 보게 됬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난 가슴이 벅찼다.

그냥 이 녀석 좋아하고 싶은데....그러고 싶은데....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