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결혼생활이 다 이런건가요?

써니 2006.02.03
조회1,855

시친결에 오랫만에 들렸네요. 

날씨도 많이 풀리고...은근히 봄이 기다려집니다.  지난번에 이곳에 글을 올린 후에도 참 많은 일이 있었네요.  나이는 마흔살이나 먹고 정신연령은 저희 딸하고 맞먹은 신랑이랑 같이 살려니...정말 힘든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물론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가끔은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먼 이국땅에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나'라는 생각도 많이 합니다.

툭하면 서로 안맞는다며 이혼하자고 징징거리던 신랑때문에 글을 올렸던 적도 있었죠.  그 이후로 신랑이 노력을 하고 있는것 같기는 한데 아직도 가끔 싸우면 그말을 합니다.   이제는 뭐 그런 소리를 하도 많이 들어서 나름 대처법이 생겼습니다. 신랑이 이혼하자고 하면 "그래 그럼 당신이 지금 당장 우리 부모님한테 전화해서 얘기해. 나랑 이혼하겠다고. 내가 전화 걸어줄까?" 내지는 속으로 '그래 너는 짖어라 나는 내 할일 할란다' 뭐 이렇게 생각하곤 듣지도 않고 아기랑 놀거나 컴퓨터를 하지요.  저희 신랑 혼자 구시렁 거리다가 잘때되면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

"사랑해 자기야...난 자기 없으면 못살아"완전 가식이 따로 없습니다..

"당신 싸이코지? 싸이코가 아니고서야 아침엔 이혼하자고 징징거리고 밤엔 사랑한다 그러고 한입으로 두말을 입에 침도 안바르고 할수 있겠어?"-.-솔직히 요즘엔 남편말은 그냥 반은 듣고 반은 흘립니다.

 

 저희 신랑의 안좋은 버릇중에 또 하나는 돈을 물쓰듯이 쓰는 겁니다.  자기 주머니에 돈 있는 꼴 못봅니다.  돈이 없으면 쓰질 말아야 하는데 없으면 빚져서 씁니다.  그리고 나몰라라 합니다.  그럼 그 뒷처리 제가 다 합니다.  한번은 신랑이 친구에게 돈을 빌렸는데 1년이 지나도 연락이 없자 친구 부인이 저에게 전화가 왔더군요.  자기네도 급한데 신랑이 전화를 안받아서 집으로 했다고...저보고 어떻게 해줄수 없냐고...이런 친구가 한 셋은 되는거 같습니다.  액수나 적으면 말을 안하지요...신랑이 하는일이 건축쪽이라 많이 벌때는 또 많이 벌지만 통장은 항상 마이너스입니다.  저에게 월급 한번 줘본적 없고 항상 자기가 쓰고 남은 돈 제가 몰래 빼서 빚갚고 그렇게 삽니다. 아기도 점점 크고 학교도 보내야 하는데 저축 안할꺼냐고 물으면 무조건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답니다.  저축의 '저'자도 모르는 인간이 뭘 어떻게 알아서 하겠다는건지...대책이 안섭니다.

 

입은 또 얼마나 거친지...십원짜리 욕이 안붙을때가 없습니다.  전엔 자기 형이 입이 드럽다고 욕하더니 신랑은 더합니다.  저희 딸한테까지 욕하는거 보고 저 눈뒤집어 졌습니다. '이런 사람하고 평생 같이 살아야 하나'의심이 드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이런 사람하고 한 2년을 살맞대고 살다보니 안그러고 싶어도 말투가 그렇게 변하더군요.  이 사람 욕 한마디 하면 전 두마디 합니다.  그러니까  교회다니면서 입이 지져분하대나요..."내가 교회나 다니면서 마음 다스리고 사니까 이정도야.  알어? 교회 안나갔으면 우리집은 벌써 콩가루 집안 됐어"라고 하니까 아무말 못하더군요.  오죽하면 제가 누구 닮아서 성질이 그렇게 드럽냐고 물어봤을 정도니까요...

 

툭하면 이혼하자고 하고 입만 열면 십원짜리 욕에 빚더미에...거기다가 성질까지 드러우니 사랑만으로 모든것을 포용하기엔 한계를 느낄때가 많더군요.  제 사랑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것일수도 있지만...행복하자고 한 결혼인데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니...

마침 최진실이 나오는 '장밋빛 인생'을 신랑과 함께 보다가 눈물이 왈칵 났습니다. 신랑이 왠 청승이냐고 하길래 "자기 몸 간수하나 못하고 먹고 싶은거 못먹고 사고 싶은거 못사고 지지리 궁상 떨면서 살면 뭐해...저렇게 살다 갈껄...남편한테 잘해줘봤자 소용없다니까..."  그 드라마 보면서 정말 많이 울었네요. 

교회 집사님들은 이런 말씀들을 하시지요.  "아유 새댁, 우리도 다 그러고 살았어.  그래도 새댁은 편한거야.  시집살이도 안하잖아.  그리고 남자들 다 그래.  그놈이 그놈이라니까...다른 남자 만나면 문제 없을꺼 같지?  남자들 다 거기서 거기야. 새댁 마음 고생하는거 알아주면 고마운거고 몰라도 어쩔수 없어. 신랑이 속썪여도 없는것보단 있는게 낫다니까." 

그래도 운전면허를 딴 덕분에 가끔 신랑에게 투정부려서 차타고 아기랑 같이 바람도 쐬고 윈도우 쇼핑도 하고...집안에만 갖혀살던때보다는 훨씬 좋아졌지요.  덕분에 제 잔소리도 많이 줄었습니다. 

 

집사님들 말씀이 맞는걸까요?  남자들 다 거기서 거길까요?  다른 남자를 만났더라면 적어도 저런 문제는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서도...또 시친결 게시판에 글들을 읽어보면 완벽한 가정은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 사람과 결혼을 선택한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 않았다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후회해도 어쩔수 없지요.  내 발등 내가 찍었으니...항상 2% 부족한 결혼생활이지만 살다 보면 언젠간 좋은 날도 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