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억울한사연을 꼭 좀 봐주세요~!!

김지원200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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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 원 서



안녕하세요? 저희들은 울산 석유화학공단 안에 있는 주식회사 한주에서 상용직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12월 5일자로 해고된 여직원들입니다.


저희 회사의 전 대표이사님이 카지노 도박빚 때문에 회사자금 300억원 정도를 횡령하고 잠적한 후에 현재의 대표이사님이 취임을 하셨는데, 이 돈을 회사 손해로 처리하면서 회사가 어렵다,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 왔습니다.


저희들 대부분은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입사하여 지난 4~5년 동안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그런데 10월 말부터 아무런 설명도 없이 회사를 나가라는 압력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자직원들이 저희들 주변에 와서 “이제 여직원이 없어질테니 문서 작성법을 배워야겠다”며 일을 배우고, 저희가 하던 업무를 남자직원들에게 넘기고, 심지어 저희가 쓰던 책상이 아니라 회의 테이블에서 근무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가정이 있는 남자보다야 여직원이 나가야 한다” 는 말도 한두번 들은 것이 아닙니다. 상용직 중에서는 여직원들이 저희 뿐이라 하소연할 데도 없었고, 아무도 저희를 보호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급기야 11월 초순경 담당 파트장님과 과장님들이 저희를 한 명씩 따로 불러내어 당장 사표를 쓰라고 하면서 만약 사표를 쓰지 않으면 앞으로 일을 주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습니다. “시끄럽게 하지 말고 조용히 나가라”, “버텨봐야 아무 소용없다”고도 하였습니다. 저희들이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였지만 무시하였고, 일도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 멍하니 앉아있는 저희에게 와서 그날 중에 결재를 올려야 한다며 오전 중에 내라, 오후까지 내라 계속 강요하였습니다. 사직서를 저희에게 직접 주며 보는 앞에서 쓰라고도 하였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모른척할 뿐이었습니다. 결국 저희들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제출하였습니다. 그 날 오후 짐을 챙겨 회사를 떠나면서 저희들은 여자라는 이유로, 어리다는 이유로, 미혼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하루 아침에 회사를 쫓겨나게 된 것이 서러워 눈물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떠난 후 뒤늦게야 저희가 사직서를 낸 것이 법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이 어렵다는 말에 저희들이 흔쾌히 그만둔 것이지 해고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습니다. 이미 10월 말부터 저희의 일을 남자직원들에게 넘기고, 남자보다 여자가 나가야 한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하고, 자기 책상이 아니라 회의테이블에서 근무하게 하고 그러다가 마침내 담당 파트장과 과장이 여직원 한 명씩 배당을 받아서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일을 주지 않겠다며 회사에서 나가라고 계속하여 요구하는 것이 강요가 아니면 뭐란 말입니까?


회사가 정말 어렵다면 고통을 분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고통 분담에도 법이 있고, 기준이 있습니다. 법에서 정하는 엄격한 절차를 피해가기 위해 미혼의 여직원들을 구조조정 1순위로 정하여 담당 파트장과 과장을 총동원하여 강제로 사직서를 받는 방법으로 해고하는 것은 기업을 경영하는 최소한의 윤리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부당한 강요로 원하지도 않는 사직서를 쓰고, 하루 아침에 회사에서  쫓겨난 것이 너무나 억울하여 이렇게 탄원서를 드립니다. 부디 회사의 부당한 해고를 시정하고 저희가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미혼의 여직원이라는 이유로 어떠한 보호막도 없이 회사에서 사라져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부디 도와주십시오.



2006.2.3. 

주식회사 한주에서 해고된 여직원 일동

(서애라, 진세나, 정상연, 우지현, 박윤진, 김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