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존재

미니2006.02.05
조회1,988

 

아내의 존재...


제가 주제원으로 살고 있는 중국이란 지역에선 구정연휴를 참으로 크게 지낸답니다..

이제 만 한달이 된 아이의 출산 때문에 보모를 두었지만

가장 큰 명절인 구정연휴를 가족과 떨어져 보내게 해드릴수 없어 고향에 보내드리자는

아내의 부탁에 저역시 쉬는 기간이라 집사람에게 도움이 될수 있을것 같아 흔쾌히 다녀오시도록

아주머니께 5일간의 휴가를 드렸습니다...

우리 사정을 아시는지라 가시는것을 포기하셨다는데 생각지 않은 휴가에 기뻐하시며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하시며 가시는 아주머니의 뒷모습이 왜이리 행복해 보이던지...

한편으로 은근히 걱정도 되었지만 또 하지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으로 한번 집안일을 도와보기로 했습니다...


휴일첫날아침 모처럼의 늦잠을 기대했지만 큰 아이의 애교섞인 목소리가 저를 일어나게 만들더군요..

“아빠 배고픈데 이모가 없어요” “아빠~”

“그래 조금만 기다려 아빠가 밥차려줄게~”

냉장고를 뒤져 있는 반찬을 꺼내곤 국까지 데워 다 차렸는데... 밥이 없더군요^^...

저를 닮았는지 배고프면 자꾸 보채는 큰아이...

밥이 되는 동안 아내의 먹을것을 준비해봅니다...

불려 삶은 대두콩을 갈아서 미역국과 함께 아내는 먹여보지만 여전히 배고파하는 딸아이

부리나케 준비해보지만 여전히 마음만 바쁜 접니다...

대략 형식을 갖추어 밥을 먹으니 조용해지는 우리식구들...


식구들은 얼마 안되지만 놓여진 그릇들은 왜이리 많은건지 모르겠습니다...

설거지를 마치고 들어와 방청소를 해봅니다...

이불위의 지도도 모자라 익숙한 손놀림으로 가위로 종이를 짤라 이곳저곳에 지도를 만드는 큰아이..

밤새 싸놓은 둘째아이의 똥기져귀를 빨고 있노라니 다리에 쥐가 나더군요...

무슨똥을 이리 많이 내보내는지...

하지만 얼마전 출생후 태변을 보지못해 대수술을 3번이나 했던 아이를 생각하며

그저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그래도 말로만 들어보던 황금똥을 원없이 만져본 하루였습니다..^^

위생상 빨은 빨래를 부엌에 있는 큰 통에 담아 삶고 삶아진 빨래를 다시 세탁기에 돌려봅니다..

툭툭털어 널어보지만 엉켜진 기져귀가 제 손만 바쁘게 하더군요...


한일도 없이 시간은 왜이리 잘가던지....

또다시 밥먹을 시간...

어김없이 울리는 큰아이 배속의 자명종이 다시금 저를 부엌으로 가게 만들었습니다..

똑같은 찬과 국이 올라오는데도 뭐가 그리 시간이 걸리는지...

또다시 설거지후에 둘째아이의 목욕시간이 되었답니다...

서투른 솜씨로 물받아 목욕시키곤 큰아이와 시장을 보러 나갔습니다...

이것저것 고르는 동안 큰아이는 웃음으로 중국인들의 환심을 사서 마냥 얻어 먹습니다..

(참고로 큰아이 사진은 제 프로필에 가시면 보실수 있습니다...)

열심히 차려 먹였건만 먹성이 좋아 항상 어디가면 식사를 안 먹이는 줄로 바라보는 시선이

어찌나 부담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집에 돌아와서 장본 재료로 저녁준비를 해봅니다..

어설픈 솜씨지만 미역국도 된장찌개도 그 외 반찬도 만들어 보는데 왜이리 시간은 오래걸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맛있게 저녁먹은후 또다시 기다리는 설거지를 하곤 쉬려했는데 낮동안 쌓여진 기져귀를 다시

빨아야만 내일 마른걸로 쓸수 있다기에...

또 다시 쭈구려 앉아 손빨래를 했습니다...  삶다가 손도 데었지만^^

큰아이를 씻긴후 겨우 제책상에 앉으니 “하는것 없이 하루가 다 가버렸어요”라고 말하던

아내의 이전했던 말이 되새겨지더군요...

전 그말이 정말인줄 알았는데....

하는게 없는 것이 아니라 늘 반복되는 일상이 특별한 일이 아닌걸로만 제 아내의 인상엔 남아있었나 봅니다..

탈수된 빨래를 널고 방에 들어가니 곤히 잠자는 아내와 아이들이 왜이리 사랑스러워 보이는지...

모두에게 입맞춤을 해 주었습니다...


누군가 제게 그랬습니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의 입장에 서야 한다고요...

하루동안 정신없이 보내면서 아주머니 생각이 절실히 났지만 어느덧 5일의 반복된 생활이

이일에 보람과 재미를 느끼게 만들더군요...

하루일과를 마칠때 아내로부터 “여보 수고했어요” 라고 들을때

제 딸아이로부터 “아빠 맛있어요” 라고 들을때

느끼지 않으려 했던 피로까지 다 잊혀지는 이 기분...

칭찬은 참 사람을 움직이는 큰 힘인가 봅니다...

왜 이런 힘을 잘 사용하지 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점점 더 소중해지고 사랑스러워지는 내 마음안에 있는 아내의 존재 그리고 가족의 존재...

그 존재가 있기에 지금의 제가 있나 봅니다...

요즘 참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낍니다...

하지만 그 경험들이 왜이리 제게 행복으로 다가오는지...

이 행복을 알아가는 전 새해 이미 큰 복을 받은 사람일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