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유명 까페의 고자세

김은미2007.04.02
조회8,379

삼청동을 간혹 가시는 분이나 맛집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아마도 이 까페를 한 번쯤은 들려보셨거나

 

이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삼청동 거리 중간 쯤에 커피와 와플이 유명한 까페.

 

저는 어제 이 곳을 들르기 전까지 이 까페의 왕 팬임을 자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곳의 와플이 너무 맛있어서 종로나 시청 근처에서 친구를 만날 때면

 

일부러 친구들을 데리고 삼청동까지 와서 이 곳의 와플과 커피를 마셨고

 

누구의 선물을 사기 위해 몇 번을 들러 원두 커피를 포장해간 적도 있었습니다.

 

또 사람이 많아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할 때에도 아무런 불평없이 친구들을 다독여 기다렸을 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이 곳이 정말 맛있다며 입소문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제 미니홈피에도 맛집이라고 소개해놓았을 정도지요)

 

하지만 어제 저는 이 곳에 너무나 실망한 나머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4월 1일, 친구와 함께 삼청동에 갔던 저는 당연하다는 듯 또 이곳을 들렀습니다.

 

이미 단팥죽을 먹고난 뒤였지만

 

'니가 말하는 그 유명한 와플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친구의 성화에 다시 한 번 찾았습니다.

 

황사가 자욱한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 곳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붐볐습니다.

 

옆에 있던 갤러리까지 확장 공사를 해서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와플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친구와 와플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문제는 다음이었습니다.

 

와플에 올라간 생크림 맛이 좀 이상했습니다.

 

탄산 맛이 심하게 나고 신 맛이 나더군요.

 

그래서 다른 쪽에 있는 생크림을 먹었는데 전혀 맛이 달랐습니다.

 

그냥 빼고 먹을까 하다가 기분이 찜찜해서 그걸 들고 아르바이트 직원분에게 가지고 갔습니다.

 

생크림 맛이 이상하다고 하자 그녀는 "생크림 만들때 넣는 재료 때문에 그럴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제가 두 개의 맛이 틀리니까 한 번 먹어보라고 했고 그녀가 먹어보았습니다.

 

맛이 좀 이상했던지 그녀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는데도 불구하고 괜찮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입맛이 이상한 것인가 해서 다시 들고 오려고 하는데 옆에 계시던 안경 쓴 남자분이

 

무슨 일이냐며 그녀에게 묻는 것입니다.

 

그녀 왈, "맛은 똑같은데 한쪽이 탄산 맛이 난다."

 

아니, 한쪽이 탄산 맛이 나는데 어떻게 맛이 똑같습니까?

 

상식적으로 그녀의 말이 이해불능이었지만 그냥 참았습니다.

 

그 안경 쓴 남자분이 관리자이거나 사장으로 보였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이에 대한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만의 착각!

 

그 남자분의 말이 더 결작이었습니다.

 

"재료는 똑같이 썼습니다. 맛이 틀린 일이 없습니다."

 

저는 약간 화가 나서 "아니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되죠...

 

탄산 맛이 있는데 어떻게 그게 이상하지 않단 겁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 약간 무시하는 투로 "그래서 어떻게 해드릴까요? 원하는 게 뭡니까?" 하는 겁니다.

 

제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그냥 "손님 죄송합니다. 생크림을 새로 만들어서 처음에 나온 것이 그랬던 모양입니다."

 

라는 말만 했다면 저는 그냥 알겠습니다하고 그걸 들고와 마저 먹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분의 말은 '와플 하나 먹으면서 왜 그렇게 깐깐하게 구느냐?

 

너 새 거 다시 먹고 싶어서 그러냐? 껀수 잡았다 이거냐?' 뭐 이런 식으로 느껴지는 겁니다.

 

아니 제가 와플 못 먹어서 환장한 것도 아니고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한 것인데

 

이런 모욕을 주다니 정말 황당했습니다.

 

저는 너무 황당해서 "그냥 생크림 빼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분 제게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생크림 빼고 있는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그거 버리지 말고 다시 만들어 드려." 이러는 겁니다.

 

저는 그의 고압적인 태도에 너무 질려서 그냥 테이블로 돌아왔습니다.

 

기분같아서는 그냥 나오고 싶었지만 같이 간 친구가 와플이 맛있다는 말을 연발했기에

 

그냥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좀 지나가 그 아르바이트 직원이 죄송하다며 와플을 가지고 왔습니다.

 

먹기는 했지만 좀 찜찜했습니다.

 

아까 그들의 태도로 봐서는 안에 뭘 넣었을지 가늠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 '서울에서...'라는 단팥죽 집의 친절한 서비스를 받고온 저이기에

 

어찌나 두 곳이 비교가 되던지요.

 

삼청동 유명 와플 까페이 유명하게 된데는 손님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까페를 확장 공사까지하며 넓힌 데에는 다 저 같이 입소문내고

 

자주 방문했던 손님들 덕분 아니었겠습니까?

 

하지만 그들은 저같이 맛있는 와플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생겨 좋다며

 

즐거워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는 그런 작은 손님들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만드는 와플은 달콤할 지 모르나 그들의 행동은 달콤하지 않네요.

 

혹시나 그 곳에서 와플 먹을 때 좀 이상하더라도 따지지 마세요.

 

괜히 마음만 상해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