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을 죽이고 싶습니다.

힘든 엄마..2006.02.08
조회375

결혼전 다니던 직장에서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직장동료는 아니었고 원장님 후배였습니다.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거의 의사.교수..뭐..그렇습니다)

직원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소탈한 성격이라 여직원들중 몇몇이 관심있어했고

직장내에있는 식당 아주머니들도 다들 좋아하시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나중에야 원장님이 그러시더구요. 절 소개시켜달라고 했었다고...

어느정도 친해진 후에는 제게 사귀자는..아니 결혼해달라는 말을 했습니다.

기가막혔죠.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괜찮은 사람이긴 했지만 전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14살이나 많았고 여행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

해외출장이 잦은것도 썩 내키지 않았기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부모님 충격받으실까봐 겁났고 언니,오빠들 반대할건 불보듯....

그래도 좋은 감정이 생겨나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원장님 만나러올때 잠깐 얼굴보고 인사만 나누면서 2~3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 제 연락처를 알게되면서

아주 가끔 밥도먹고 영화도 보는 그런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1년정도...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별거 아니니 생략...

만난횟수는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습니다.연락은 종종...

그동안에도 그 사람이 결혼하자고 한적있었는데 그때마다 웃어 넘겼습니다

어차피 자주 만나는 사이도 아니었고 깊은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대한 죄책감(?)같은건 없었습니다.

그러다...사건이 터졌습니다.

그 사람과 처음 술을 마시던 날...

날짜도 기억합니다.2월8일....

저녁먹을 시간이 없어 안주로 대충 배를 채우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래도 빈속은 빈속...집에가려고 그 사람차에 타긴탔는데...

따뜻한 차안에 있으니 취기가 오르면서 웬수같은 잠이...

잠과함께 필름이 끊어졌습니다.

고양이앞에 생선던져준셈이 된거죠..

새벽에 정신을 차려보니 집이 아니더군요.

제가 어디 사는지 뻔히 알면서도 데려다주지 않은것이었습니다.

눈을 떴을때의 기억은...

지금도 옴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것같아 생각도하기 싫습니다.

드라마보면 펑펑 울면서 욕하고 때리기도하던데

어찌나 기가막히던지 눈물한방울 안나오더군요.

경찰에 신고할까하다가 뒷감당도 자신없고

제게도 책임이 있는것같아 하지않기로했습니다.

그런데...재수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했던가요??

남자와의 첫날밤을 그런식으로 보내게된 억울함??

걷기도,앉기도 힘들정도의 통증?혐오감??

그런건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진짜 문제는...임신이었죠..

며칠을 고민하다가 전화했더니 안받더군요..

다음날도여전히 불통이었습니다.

출장갔나해서 확인하는대로 연락하라고 메세지를 남겼습니다.

전화..안왔습니다.

집을 아니 집으로 찾아갈까,아버지 전화번호를 아니 전화를 할까..

고민고민하다가 그냥 낳기로 결심했습니다.(애가 무슨 죄??2억정도의 돈이 있었음)

한 열흘쯤 지나 새벽 한시에 전화가왔습니다.

집앞인데 잠깐 들어가도 되겠냐고 묻길래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얼굴보면 얘기하려고요...

그런데 그 사람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끌어안더니 옷부터 벗깁니다.

보고 싶었다면서...안부한마디 묻지않고...짐승같은 인간...

그런 사람에게 코꿰여봤자 좋을게 없을것같아 얘기 안했습니다

그뒤에도 밖에서 만난적있지만 얘기안했습니다.

그 전까지 열번에 아홉번은 그 사람이 먼저 전화했었는데

그런 후에는 전화도 안하고 받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혼자 두달을 더 보내다가 그 아이을 낳을 수 없게 되었습이다.

감기를 달고 사는편이긴 했지만

그렇게 심한 감기는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약을 먹거나 주사를 맞을수도 없어서 열이 떨어지지않는데도

응급실에서는 냉수맛사지밖에 해줄게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저도,아이도 견디지 못했고 수술을 받아야했습니다.

그저 감기인줄로만 알고 저를 병원에 데리고갔던 제 친구...

그 사람찿아가서 개망신준다는걸 겨우 뜯어 말렸습니다.

저 혼자 밥해먹고 빨래하면서 물만져대면 몸상한다고

제 짐도 싸다가 자기 자취방에 갖다놨더군요..

그때서야 눈물이 나데요...ㅠ.ㅠ

그 친구가 몸상하면 저만 손해라면서 

미역국 끓여주고,손 수 머리도 감겨주고,보약도 지어줬습니다.

수술하고 3일째 되던날 근처에 사시는 친척분이

점심먹으러오라고 하셔서 잠깐 들렀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나오랍니다.나갔습니다.

아무렇지도않게 영화보고 저녁도 먹었습니다.

술마시러 가자길래 그 속을 뻔히 알면서도 따라갔습니다.물론 전 안마셨죠.

집에 데려다 달랬더니 묻지도 않고 모텔로 가더군요.

잠자코 따라 들어갔습니다.

또 제 허락없이 옷을 벗기려고 하길래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왜 말안했냐고 묻습니다.

전 말할 기회도 없었고 만정이 떨어져서 말도하기 싫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사람 어이없다는듯이 하는말이..

"이자식..너 미쳤구나?혼자 어쩌려고.."

진짜 어이없는 사람은 가만히 있었구만...

그 사람 혼자 한숨몇번 쉬더니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자는버릇이 있는지

금새 코를 곱니다.그 상황에 잘도 자더이다.나쁜놈..

꼴도 보기 싫어서 혼자  친구집으로 와버렸고 전화 안받았습니다.

그러더니 일주일쯤 지나 얘기좀 하자면서 직장으로 찾아왔더군요.

아기 그렇게된건 유감이지만 결혼은 할 수 없다더군요.

그 이유는 예전부터 다 알고 있었기때문에 저도 제 생각 다 말했습니다.

(요지는 당신과 결혼할 마음없다는...)

그 사람과 그렇게 헤어진 후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참 좋은 사람이고,시부모님도 모두들 부러워할만큼 저와 제 친정에 잘 하십니다.

만난지 두달만에 상견례하고 결혼날짜를 잡았습니다.

장손인데다가 편찮으신 할아버지가 계셔서

(증손주보고 돌아가시는게 마지막 소원이랍니다)  아기부터 가졌습니다.

그런데 날짜잡고 얼마지나지않아

그 사람이 점심이나 먹자며 찾아왔습니다.

결혼한다고 말했더니 며칠 후 밤중에 전화해서 한다는말이...

잡고싶답니다...당연히 거절했죠.

이때까지도 그 사람 원망안했습니다.

그런데 첫아이 임신하고부터가 문제였습니다.

복통과 하혈때문에 집에서 자는 날보다 병원에서 자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제가 결혼전까지 직장을 계속 다녔는데

남편은 임신초기에 잘 못쉬어서 그런것같다고 걱정하더군요.

제가 잘때 뒤척이기만해도 아파서 그러는줄알고 잠도 편히 못잤던 사람입니다.

그렇게 살얼음판을 걷는듣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35주만에 첫아이를 낳았습니다.

남편은 만 9개월도 안되는 그 시간이

자기가 살아온 30년 세월보다 더 길었던것같다고 지금도 얘기합니다.

첫아이가 8개월됐을때 임신했던 둘째아이는 11주만에 유산됐습니다.

그쯤되니 그 사람이 원망스러워지더군요.

그 사람때문에 두번이나 그런일을 겪어야한다는게

억울해 견딜수가 없었습니다.

수술받고 마취도 다 깨기전에 회복실에 누워

그 사람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없이 했습니다. 

그런 끔찍한 생각을 하고있는 제가 너무 무서웠지만

그날 전 그 사람을 마음속에서 수천번도 더 죽였습니다.

아이들만 보면 좋아하는 제 아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싶어도 겁부터납니다.

올 봄에 둘째를 갖자고 말하는 남편에게도(아이를 셋 낳고싶답니다)

더이상 아이갖는게 무섭다고 말하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