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의 로맨스 >> - 6

마녀본색200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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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 어느 봄날의 결혼식 > -4


정말 오랜만에 미우와 하다는 하다의 남자친구 “형진”과 함께, 모든 생각을 걷어내고, 즐겁게 맥주를 마시며 웃고 떠들고 있었다. 셋은 대학시절부터 함께 잘 어울리던 사이였다.

미우가 삐뚤어진 시선으로 세상의 사랑이란것을 비난하면, 하다는 충고를, 형진은 유머러스한 농담으로. 조금이나마, 그 시선을 바로 잡아주는 사람들이였다.

유일하게 아무런 적대감없이 대할수 있는 친구들이였다.


“야~~ 이게 정말 얼마만이야? 오빠도, 미우 오랜만이지?”


“그러게... 잘 지냈어?얼음마녀님?”


“치.. 이것보쇼, 형진 오라버니, 그거 나한테 물은 안부가 아닌데? 이 세상의 모든 신혼부부들 저주하느라 좀 바빳어!”


다 털어낸듯, 솔직하게 말하는 모습.. 쿨해보이려고 하는 미우의 모습.. 그러나, 하다와 형진을 잘 알고있었다. 상처를 가릴려고, 붕대로 칭칭 감았을 미우의 모습... 언젠가는 곪아 터질지도 모르게 너무 꽁꽁 묶어버려서...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는 상처를....

하지만, 미우가 내색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진통제가 되어주어야 했다. 우정이란 이름으로.

하다와 형진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맥주잔을 부딪혔다.


“그래, 그래야! 전미우지! 자 마시자,”


“그나저나, 오빠는 미국지사 발령 났다면서? 일년? 이년?”


“응, 2년...”


“흠... 하다가 2년을 기다릴 수 있으려나?”


“어머? 내가 왜? 2년씩이나 기다리니? 더 좋은 남자 생기면, 그 남자에게로 냉큼 가야지..”


그 말에 형진도 맞장구를 쳤다.


“동감이다! 나도, 세련된 아가씨가 넘치는 뉴욕에서 어떻게 될지 모르잖냐?부담스럽게..”


“어머머? 누가, 오빠처럼, 짧은 다리 남자 좋아한대?”


“그럼.. 누가, 너처럼, 촌스런 여자 좋아한데?”


둘의 알콩달콩한 사랑을 보고 있자니, 미우의 가슴이 시려왔다.

저렇게 평범한 사랑.. 그 사랑이 자신에겐 얼마나 어려운건데...

자신도 예전... 아주아주 오래전엔, 사랑하는 걸 꿈꿨고.. 저렇게 티격태격 하는 모습도 상상했었다.

동화처럼, 영화처럼, 순정만화처럼, 로맨스로 둘러친 사랑이 아니더라도.. 평범하고 소박해도..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과, 사랑이란걸 하고 싶었는데..

하지만, 미우는 그런 아쉬움 보다... 지금 잠깐이라도 예전 마음에 미련을 가진 자신의 감성에 저주를 뿌려댔다.


‘에라이. 전미우 죽어라 죽어! 미쳤어? 정신차렷!!!’


속으로 자신을 저주하고나서야, 다시금 그들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도, 딴 생각이 들기전에, 저 사랑싸움을 중단시켜야 했다.


“어이! 사랑싸움은 둘만있을 때, 하시고들... 마셔마셔! 오늘은 먹고 죽자..”


셋은 맥주잔을 기울이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밤이 깊어갔다.

그간의 힘들었던 마음을 다 씻어내듯.. 미우는 이들과의 시간에 열중했다.

하지만, 그들과의 대화가 너무 즐거워서, 미우는 누군가가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도 못 채고 있었다. 아니, 그럴수 있다는것 조차, 애초에 생각도 해보지 않아서 였을수도..


셋다 얼큰~하게 취할때쯤, 권여사가 보낸 경호원이 미우를 찾아 다가왔다.


“그만 가시지요, 회장님께서 기다리십니다.”


“어? 울 뽀디가~드 아저씨다.. ㅎㅎ 아저씨! 딱! 한잔만 더 하고 가요~ 어차피 늦었는데..아니면, 아저씨도 한잔? 내가 눈감아 줄게요~ 헤헤헤~”

이미 많이 취한 미우의 혀는 잔뜩 꼬여있었고,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애교까지 부려가며, 경호원에게 술주정을 해댔다. 그런 미우를 보며 경호원은 별 대꾸없이 딱! 한잔을 마시던 딱! 두잔을 마시던 미우를 데려갈 기세였다. 그게 그 사람의 일이니까.


“일어나세요.. ”


미우는 단호한 경호원의 태도에 입술을 삐쭉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경호원의 단호한 태도보다도, 지금 바로 가지 않으면, 할머니의 불호령이 있을테니까.

미우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자신이 앉았던 테이블 옆으로 넘어졌다.. 경호원은 한숨을 쉬며, 미우를 일으켜 세워 부축해서 밖으로 데려나갔다.

미우는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나가면서도, 하다와 형진에게 작별인사를 하는것을 잊지 않았다.


“하다양, 형진 오라버니~ 그럼, 이몸은 먼저 갑니다~ 우리 또봐용~ 빠이빠이~ ㅎ G”


미우는 둘을 남겨두고, 경호원을 잡고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대기되어있는 차 뒷자석에 넙죽 올라탔다. 그리고, 차가 출발하자, 창문을 내리고, 늦은 밤의 공기를 느끼고 있었다.

늦은 밤인데도 도시의 매연냄새가 많이 남아 있었다. 그래도, 미우는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미우는 스스로 자신을 다스려야 했다....기억하고 싶지않은 일이 일어난지. 한달정도의 시간이 가까스로 흘러.이제 더 이상 떠들어대지 않고 잠잠해 진 것이 너무나 다행일 뿐이였다.

그리고, 미우는 술기운에 젖어, 스르륵 잠이 들었다.

꿈은 행복했다. 마치 미우를 위로하듯, 이제 다 괜찮을거라는 울림이 들려왔다.

이젠, 더 이상의 가십거리는 없겠지...

하지만.. 그건,, 미우의 바람일 뿐이였다.




“이.이... 이런게 어딨어~~~!!! 이런~ 썩을~~ 이런~ 미친~~ 이런 이런....”


미우의 가족들은..  미우의 비명이 터진 현관문 앞으로 나왔다.,

아침식사까지 기분좋게 끝내고, 운동하러 가겠다고 나선 미우의 악에 찬 비명소리에 모두가 놀란 모양이였다.


미우는 씩씩거리며, 양손에 신문을 들고 있었다.


[S그룹 고명딸, 이대로 망가지는가...]


[버림받는 신부의 처절한 몸부림..]


몇일전 미우가 하다와 술 마시며. 웃고 떠들어대던 모습이 고스란히 잡혀있었다.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모습까지... 숨어서 찍었는지, 미우의 얼굴이 확실히 보이진 않았지만, 미우는 아는 사람이면, 그 얼굴을 알아볼 정도는 되었다.


“아아아아아~~~~~~~악~~~~~ 이 신문사들 이거 뭐야?  이 기사 쓴 기자.. 찾아내...더 이상 못참아 ”


미우는 거친 손길로 손에 들고 있던 신문을 내동댕이쳤고, 그녀의 오빠들은.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래,, 오빠들이 어떻게 해볼테니까... 진정 좀 해라... 응?”


“진정? 진정? 오빠는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말도 안되는 기사를 갈겨놨잖아! 내가 연예인도 아니고, 이건 엄연한 사생활 침해야! ”


“그래.. 니맘 다 알아... 우선 진정을 해야지.. 니가 이렇게 길길이 날뛰면, 더 기사거리밖에 더되니?”


“그래 그만 진정해라, 할머니 아시기 전에 내가 잘 정리해볼게,,”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 미우의 비명소리와 악쓰는 소리가, 집을 떠내려가게 하고도 남았으니.. 권여사가 이미 그들 곁으로 걸음을 옮겨온 다음이였다. 권여사는 노한 얼굴로, 미우의 손에 들려진 신문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잠깐의 침묵,,, 권여사는 단 한마디를 남기고, 집안으로 사라졌다.


“이 기자 찾아내서. 매장시켜버려!”


미우의 두 오빠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내 저었다.

권여사의 성격으로 봐선, 능히, 그 기자를 아주 매장을 시켜버리고도 남을 성격이였고, 그 성격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미우역시. 그냥 넘어가면, 일낼 태세였다. 이미, 유학도중 사고를 한번 친 경험이 있는 미우였다. 미우는 믿을 수 없는 얼굴로, 신문을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내뱉었다.


“대체,, 내가 뭘 잘못한 건데? 내가 뭘 잘못했길래, 이런 일을 당해야 하냔 말이야?”


“알았어 알았으니까..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라...”


미우는 순순히 오빠의 말으 받아들이고, 곧장,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이런 기사가 터져버린 후면.. 도, 그렇겠지... 집앞엔 기자들이 와있을거고.. 이 기사로 인해, 온갖 억측이 난무하는 소문들이 떠돌아 다니겠지... .

회사 사보도 아니고, 연예 가십란에, 자신의 얼굴이 오르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고, 그 ‘강유미’란 여자덕에 일반인인 자신에게까지 파파라치란 것이 붙은것에 대해서 경악했다.

다 잊으려고 했는데.. 새삼. 민석과 유미가 저주스러웠다

그 이후, 그 기사를 쓴 기자가 어떻게 됬는지 미우는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다시금 사건은 시간 속에 묻혀서 잠잠해 졌다.이젠 더 이상.. 그 일과 관련된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이젠, 자신을 향해 누가 이 일에 대해서 말으 하면, 가만둘 수 없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