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사천사2006.02.10
조회1,212

오늘 이곳에 들어와 참 많은 글을 읽었습니다...

참으로 가슴아픈 사연들이 많더라구요...

그렇기에 예전에 겪었던 많은 일들이 새삼스레 한쪽 가슴을 시리게 하네요...

 

제 얘기를 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가진 많은 분들...

그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 한번이라도 될 수 있다면 다행이란 생각으로 글을 남깁니다...

 

지금 너무나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고,

유학 생활 덕에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만 빼면 너무나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놈이 배부른 소리한다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힘들었던 추억을 생각하며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어린 시절, 한 사람을 미친듯이 사랑했습니다.

채 20대가 되기도 전에, 내게 처음으로 좋아해준다 말했던 그 첫사랑을 2년을 기다렸고, 또한 2년을 사랑했습니다.

어찌보면 참 짧은 시간이었지요.

허나 사랑하는 순간부터 너무나 간절히 잊길 원했던 사람이기에,

사랑을 시작했던 순간부터 헤어짐을 준비한 나에게는 2년이란 시간은 마치 지옥과 같았습니다.

그렇게 2년을 기다린 사람은...

매정하게 단 한번도 내게 그 모습조차 보이주지 않았지요...

그렇기에, 사랑을 시작하면서부터 잊길 간절히 원했던 것이고...

 

가끔 내 얘기를 들려주면, 믿지 않는 사람이 절반이고, 믿어도 나를 바보라하는 사람이 절반입니다.

네... 제가 생각해도 그래요.

가끔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너무나 바보같았고, 또한 꿈처럼 느껴집니다.

네...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사람을 2년간 기다렸고, 2년간 사랑했으니까요...

 

그저 인터넷 체팅으로 알게 됐던 그 사람...

몇 개월 간을 그저 마음 터놓는 친구로 지냈는데,

어느날 제게 고백을 하더군요... 사랑한다고...

전 완강히 거절했습니다.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사람을 어떻게 사랑할 수가 있냐고...

허나 사랑하는 데 그런 것이 무슨 문제가 되냐며, 만남은 그 후에 가져도 상관 없는 것이 아니냐며 되지도 않는 말로 저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남자고등학교를 나왔던 제겐 여자를 접할 기회가 없었고 그 흔한 연애는 커녕 이성친구조차 없었지요.

어찌보면 그 여자는 처음으로 연락을 하는 이성이었고, 처음으로 마음을 열게된 이성이었습니다.

얼굴 한번 보지 못했지만, 나도 모르게 끌리는 그런 것이란 어쩔 수 없더군요...

그리고...

그 사람 가끔은 울면서, 제게 말하곤 했지요.

말 할 수 없는 큰 병이 자기를 괴롭히고 있다고...

그 병명이 무엇인 줄 알고서야 마지못해 동정으로 그 사람과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어린 그 아이가 뇌종양이라니...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수능을 마친 직후, 교제를 시작한 것은 대학교 1학년 7월 17일 이었죠...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그 사람을, 그저 동정과 희망으로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100일 간은 참으로 행복하더군요.

나도 여자친구가 있다는 포만감, 서로 지역이 달랐(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었습니다.)지만 100일 째 되던날 만나자는 그 약속...

허나 100일이 지난 후 부터는 모든 것이 악몽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100일 째 되던 날 만나자는 약속은, 그녀의 연락 두절로 지켜질 수가 없었지요.

100일에 참 많은 것을 준비했는데...

결국 그렇게 연락이 두절 된 그날, 학교 수업도 빠진 채 그녀를 만나기 위해 그녀가 사는곳을 찾아갔습니다...

물론, 그녀가 사는 곳은 몰라요. 단지 주소 하나만 적어간 채로 그 넓은 동네를 샅샅히 뒤졌습니다.

아맘도 6시간을 그렇게 돌아다녔던 것 같아요... 주소 하나에 의지한 채...

해가 지고 밤이 되서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제서야 그녀와 연락이 되더군요.

왜 전화를 받지 않았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을 하더군요.

오늘 갑자기 엄마가 병원에 입원을 하랬다고, 그래서 올수가 없었다고...

허나 담당주치의가 데릴러 오는 도중에 사고가 나 병원에도 입원할 수 없었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그 얘기를 듣자 날 감싸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겠더라구요.

어쩌면... 이 사람과는 죽을 때까지 못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

그 때부터였습니다, 불안은 불만으로, 불만은 집착으로 변한 것이...

그 때부터 그녀와의 만남에대한 집착은 거의 병적 수준으로 치달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를 한번 만나기를 간절히 원했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100일의 경우와 비슷한 핑계로 늘 만남을 거부하거나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저 한번의 만남...

그 한번의 만남을 위해 매일같이 울고불며 그녀에게 매달렸고,

그녀 역시 함께 울며, 자기는 아픈 몸이라고, 밖에 나가는 것조차 힘들다며 힘들어했죠.

 

그렇게 1년을 기다렸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매주마다 그녀의 주소를 들고 그녀의 사는 곳을 찾아갔고,

아침 첫차를 타고 가서 반나절을 넘게 기다리고 막차를 돌아오곤 했죠.

그렇게 집 근처까지는 찾았지만, 정확한 집은 못찾겠더라구요...

늘 그렇게 집근처까지 가서 한번만 만나달라고 한번만 나와달라고 매달려도,

그녀는 단 한번도 그림자조차 비춰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렇게 기다렸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얼굴한번 보길 간절히 원하며...

 

1년이 지나고 7월 17일...

1년 째 되는 날 다시 그녀가 사는 곳을 찾아갔지요.

물론 다른 볼 일이 있었기에 간 것이었지만, 그건 그녀를 보기 위해 만든 약속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말했거든요. 그녀의 누나 집에 가기 위해 터미널에 갈 것이라고...

그래서 이번엔 무작정 터미널 입구에서 기다리기만 했어요.

그녀의 얼굴은 며칠 전에 보내준 그녀의 사진 덕분에 알고 있었죠...

키도 크고... 얼마나 예쁘던지...

그렇게 1년이 다 될때 즈음에야 그녀의 모습을 사진으로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허나 그렇게 터미널에서 기다려도...

오지 않더군요...

한참 뒤에 전화를 했더니 그녀가 받았습니다.

 

"오빠야, 지금 어디야?"

"터미널... 왜?"

"터미널 어디?"

"지금 버스 안이야... 막 출발했어..."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녀가 왔는데... 왜 알아보질 못했는지...

알아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그림자만 봐도 알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 때야 알았습니다...

우린 인연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 힘들었어요. 그녀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은, 휴대폰과 가상현실뿐...

그렇기에 매달 30만원씩 나오는 전화세를 감당하기 힘들었고, 그 덕에 가족과도 멀어지고,

대학 2학년에 올라오면서 맡은 동아리 회장직에도 충실할 수가 없었지요.

그 덕에 친했던 동아리 친구들도 나를 비난하며 나를 쓰레기 취급을 했고...

그녀를 단 한번 만나기 위해, 가족과 친구를 잃었습니다.

친구들은 나를 동정하고, 그녀를 욕했지요.

 

그제서야 조금 정신이 들었는지 이제는 정말로 그만두어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 헤어졌다 다시 사귀길 수십번을 했지만, 그제서야 다시 헤어지고,

그녀가 아무리 저를 붙잡아도 다신 허락하지 않았지요.

그래도 그녀를 잊지 못했고 여전히 사랑했기에 항상 곁에 남아 오빠동생으로 지내길 원했습니다.

그녀를 잊는건 너무나 힘들었어요...

매일 혼자 술을 마시고, 피우지 않던 담배도 피우게 되었고,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 싶어 손목을 그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외로움...

이미 그녀를 위해 내 모든 것, 내 성격조차 바꾼 나였기에, 그녀를 잊겠다고 다짐한 후부터 너무나 외로움에 시달리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녀를 잊기 위해 다른 사람을 만났고...

 

그 때부터가 내 인생에 가장 많은 죄를 지었던 순간들 이었습니다.

그녀를 잊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고, 이여자라면 잊을 수 있겠다 생각해서 만나다보면, 결국 그것이 아님을 깨닫고, 한두달 만에 헤어지고...

그렇게 몇명을 만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만난 모두가 나를 정말 많이 사랑해주었지요... 불행하게도...

허나 난 힘들다는 핑계로 그녀들을 데리고 논 것에 불과할 뿐이었습니다.

한사람을 잊기 위해 다른이들의 사랑을 이용하는 것...

마치 그녀에게 받은 상처를 누군가에게 돌려주려 하는 것처럼...

내가 받은 상처를 그대로 누군가에게 준다고 해서 그 상처가 아무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많은 여자를 만나고,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잠자리를 하고...

점점 양심이 없어지고, 제가 짐승처럼 보이더군요...

그렇게 그녀를 잊기 위해 또 1년이란 시간을 죄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입대하기 바로 전이 되서야, 이제는 자신있게 그녀를 잊었다고 말 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네, 비록 몸이 망가지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었지만 결국 잊게 되더라구요...

죽을만큼 힘들긴 했지만...

 

입대를 한 후에야 그녀의 진짜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평소 그녀의 친구들과 온라인 상에서 많이 친했는데, 그 친구들과 연락이 되어 그 친구들을 입대전에 만나게 된 것이었지요.

그 때 모든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꿈이었고 거짓 이었다는 걸...

친구들은 나와 그녀가 사귀는 것조차 몰랐다고 합니다.

그녀는 가장 친한친구조차 속이면서 나를 붙잡아 둔 것이었지요.

또한 아픈 것 역시 거짓이더군요...

입대후 그녀의 친구에게 받은 편지 속에 사진 속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튼튼했습니다... 전에 받아보았던 인터넷 사진과는 정 반대로 생긴...ㅡ.ㅡ;

 

바보지요...

늘 친구들이 옆에서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당장이라도 그만 두라고 옆에서 외쳤어도...

전 듣지도 않았습니다...

사람이라면 그런 거짓말은 할 수 없다고...

사람이라면, 한사람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들 수는 없을거라고...

난 내 사랑을 믿고 사랑하는 사람을 믿는다고...

얼굴한번 보지 못했어도, 내 첫사랑이라고...

그 때 친구들의 충고를 왜 한귀로 흘려보냈나 하는 후회가 들더군요...

 

 

이미 입대 전부터 그녀와의 연락은 끊은 상태였습니다...

잊었으니까... 연락해야할 이유도 없었죠...

그래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만일 잊지 못한 상태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정말 죽고 싶었을 겁니다.

잊고나서 그 사실을 알게 되니 그저 허탈할 뿐이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바보같아서 그저 웃음만 나오게 될 뿐입니다...

허나 아직도 그녀를 미워하진 않고 있어요...

2년간 꾸준히 20~30만원씩 나온 휴대폰비가 아깝긴 하지만,

정말 바보같은 경험이라 너무나 지우고 싶은 기억인데...

한번도 그녀를 원망해 본 적은 없습니다...

이미 오래 전에 그녀를 잊었기에...

또한 남들은 해볼 수 없는 그런 특이한 너무 바보같은 경험이기에...

남들이, 넌 너무 사람말을 잘 믿고 착해... 라는 말을 들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지요...

그래... 너무 착해서, 너무 사람을 잘 믿어서 그런 바보같은 짓을 했던거라고...

그래도 한가지 후회가 드는 것은,

비싸게 나온 휴대폰비도, 제 바보같은 성격도 아닌,

그녀를 잊기위해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그들에게 준 상처입니다...

그 중에는 정말 나를 너무나 사랑해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에게 준 상처를 생각하면 아직도 한쪽 가슴이 시려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제 얘기는 짧게 하고 싶었는데...

오랜만에 떠올린 추억이라...

여기 글 남겨주신 님들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것 없는 상처임에도 말이죠...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시간이 약이라고...

지금 그 사람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아도,

살아가다 보면, 그 사람없이도 잘 살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그래서 오랜 시간 지난 후에 그저 그 추억은 한숨쉬며 내뱉는 술안주에 불과한 것이 될 것이란걸...

 

그 이유는...

시간이 가진 특별한 약효 때문입니다...

시간은 상처를 낫게 해주는 만병통치약은 아니에요...

저는 시간을...

마취약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만병통치약이 아닌, 마취약...

시간은 상처를 치료해주는 게 아니라 점점 무뎌지게 하는 것이라고...

그래서 다 잊었다 생각하는 순간에도 가끔 가슴이 시려오는 것은,

시간이라는 마취약이 잠시 풀렸을 때 뿐이라고...

또한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아 지워지지 않는 것이라고...

 

 

사랑에 아파하시는 분들...

모두 힘내셨으면 합니다...

삶의 의지를 갖고만 계신다면,

시간은 얼마나 걸리든, 당신의 상처를 무뎌지게 만들어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