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3명 손님과, 삼겹살 3인분과의 미묘한,,ㅠㅜ

스물하나,2006.02.11
조회2,430

매일 톡을 즐기는, 21살 학생입니다,

어느 톡에 알바에 대한 얘기가 나올때마다,

얼마전 제가 경험했던 그 일이 생각났는데,

오늘은 시간도 많고 저도 한번 올려봐요,

 

그 일이 있은지는 불과 1달도 채 안되었죠,

저는 겨울방학을 맞아,

집으로 내려와서 아르바이트를 찾던중,

김치삼겹살 감자탕 뼈다귀해장국 냉면 굴국밥들을 파는,

장사가 매우 잘되는 어느 체인점에서 일을하게 되었습니다,

메뉴가 많은만큼 알바생이 할일이 많아요,

각기 다른 메뉴가 주문되는건 당연하고,

그 메뉴에 따라 저희가 해야할 일이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 시작한 초반엔,

이것저것 사소한것 조차도 겹치니까 많이 헷갈렸어요,

 

가게가 크고 손님이 많기 때문에,

손님 테이블에서 벨을 누르면 그 테이블 숫자가 전광판에 뜨고,

먼저 본 아르바이트생은 그 테이블에 가서,

추가주문을 더 받거나, 필요한걸 가져다 드리거나 합니다,

 

그런데, 아르바이트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실테지만,

벨을 누르지 않고, 지나가는 아르바이트생들을 불러서 주문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저도 평상시엔 식당에 가거나 하면 그런경우가 많았는데,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 해보니까 그게 얼마나 고달픈 일인줄알겠더라구요, ㅠ

 

저희는 손님테이블에 있는 계산서에만 체크하는게 아니라,

주방쪽에 포스시스템에도 입력을 하거든요,

포스는 그냥 계산서가 전자화된거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암튼, 손님이 주문하면 거기서 계산서에 체크하고,

돌아와서 다시 포스에 입력하고 해야해요,

 

그런데 예를들어 21번 테이블에서 주문을 받고 돌아오는데,

17번 손님이 고기굽는 팬을 갈아달라고 하고,

14번 손님이 사라다랑 쌈무우를 더 가져다 달라고 하고,

13번 손님이 고기 다 드시고 냉면을 달라고 하고,

10번 손님이 땡초 있으면 좀 가져다 달라고 하고,

4번 손님이 김치랑 파 겉절이 좀 더 가져다 달라고 하면,

제 머리속은 공황상태에 빠지는겁니다, OTL.

통상, 무언가를 더 갖다달라고 하시면,

저희가 잘못들을수도 있고, 손님이 자신도 모르게 다른걸 말씀하실수도 있기에,

저희는 다시한번 확인을 합니다,

아무리 다시한번 확인흘 하고 정확한 주문을 받아오더라도,

오는동안 많이 불러서 시키시면 그건 섞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손님 많을때, 벨을 눌러서 부르는 손님보다,

직원이 지나갈때 시키는 손님이 훨씬 더 많습니다,

계산서는 거기서 체크하고 그 테이블에 놓고와야 하는데,,ㅠㅜ

 

그래서 숱한 알바생들이 주문을 틀리게 받고

주방에 주문을 이상하게 말하고,

다른테이블과 겹쳐서 일이 뒤죽박죽 되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해서,

사장님께 혼나는 경우도 많았는데,

전,, 그런적이 한번도 없었답니다 으흐흐, -_-; [살짝 지자랑 , -_-ㅋ]

 

암튼, 그날도 그런 공황상태에 빠질만큼 바쁜날이었어요,

여러 주문을 받고 주방쪽으로 향하려는데,

또 누가 저를 붙잡았죠, "학생~"하고 부르는 소리,

테이블도 기억합니다, 16번 테이블의 남자 세분 손님, 

그래서 다시 그쪽으로 돌아갔죠,

그분들은, 모두 파란 카파 츄리닝을 입으셨고,

귀걸이도 하신분이 있는, 중년대의 남성분들이셨습니다,

운동을 하시는 듯한,,

 

제가 그 테이블로 가니, 그분들이 시키시더라구요,

"학생, 김치랑 콩나물이랑, 풋고추랑 삼겹살 3인분만 더 갖다줘."'

 

풋고추랑 삼겹살 3인분,,

 

풋고추랑 삼겹살 3인분,,

 

풋고추랑 삼겹살 3인분,,

 

풋고추랑 삼겹살 3인분,,

 

풋고추랑 삼겹살 3인분,,!!!

 

저는 원래 하던데로 그 주문을 다시 확인했어요,

다시 확인한다고 하긴했는데,,

바빠서 저도 모르게 뭐가 이상하게 섞였나봐요,

제 입에서 나온말은,,

"네 그럼, 김치,콩나물이랑, 고추 3인분 더 갖다드리면 되죠,?"

 

고추 3인분 더 갖다드리면 되죠,?

고추 3인분 더 갖다드리면 되죠,?

고추 3인분 더 갖다드리면 되죠,?

 

ㅠ_ㅜ 정말 , 제 입을 제가 막아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런 저의 말에 맞받아치시는 아저씨 말씀,,

"허이고, 이 아가씨가 나이도 얼마 안되보이는데

고추 좋은건 어떻게 알아가지고,ㅋㅋㅋ

근데 그거 우리한텐 필요없어, 여자손님들한테 주문받아."

...ㅠㅜ

식은땀이 절로 났지만,  아직도 아르바이트얘기만 나오면,

그 생각이 납니다,

히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