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에 귀신이 있습니다

만땅2006.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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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자면... 어언 5년전의 일이다.

 

그때 나는 2002 월드컵 무렵 군생활을 하고 있었던 참이다.

 

참고로 나는 20사단 XX여단 무전병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그땐 병장 2개월차... 

 

새벽 두시쯤 근무를 마치고 본부로 복귀할 무렵이었다.

 

그때는 날씨도 후덥지근한 여름의 끝자락이었고 그날따라 기분도 찝찝한 그런 날이었다.

 

사실 군부대에는 가로등이 별로 없다.

 

아니, 우리부대에는 가로등이 본부막사에 달랑 하나가 있었고 나머지는 달빛에 의존하여 근무를 왔다 갔다 해야하는 처지였다.

 

온통 산으로 둘러쌓이고 들짐승들이 많은 그런 곳이다.

 

참으로 으시시한 부대였다.

 

뭐, 다른 부대들도 별다를바 없겠지만 2인 1조로 근무서는 날과는 다르게 혼자 무전실에 근무하러 올라갈때쯤이면 총하나 달랑메고 새벽에 그 산길을 헤메며 올라갔다...

 

달이 구름에 가려 히미해진 밤길에는 그나마 앞이 보이지가 않아 늘 다니던 길이라 감으로 의존해 갔지만, 달이 훤히 밝은 날은 더 무섭다.

 

바로앞의 나무에도 꿈쩍꿈쩍 놀라고...  평소 다니던 길에 보이지 않던 물건들이 보일땐 귀신처럼 보일때도 있다.

 

특성상 무선/유선 이 통신과에 포함된지라... 유선쪽 일도 거의 꽤뚫고 있었고 그날 근무서는 병사가 누군지도 알고있을 찰나...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담당 부사관에게 후임병과 함께 근무복귀 신고를하고 자러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날 담당 부사관은 장난이 이루 말하기도 벅찬...

 

그유명한 통신과 무선반장님... 나이도 삼십대 중반이다.

 

여기서 그분은 평소 말안듣는 짬밥들을 라이타와 가정용 살충제만을 들고 온 내무실을 휘젓고 다니며 병장들만 골라서 엉덩이를 강타하는 그런 분이다.

 

 

 

나: "결전 !! 병장 XX외 1명 근무복귀했습니다..."

 

무선반장: "어.. 그래 복귀했냐... 그런데 내가 배가고픈데 간부식당에 가서 라면하나만 들고와라."

 

나: "예? 이 새벽에 말입니까?"

 

무선반장: "가져와..." 

 

나: " 네 알겠습니다."

 

 

 

후임병은 본부로 보내고 나혼자 간부식당을 향해 갔다.

 

부대에는 간부식당과 사병식당이 있다...

 

말그대로 간부식당은 간부전용 식당이다.

 

그곳은 산밑이라 낯에도 어두컴컴하여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곳이고 점심때만 북적인다.

 

평소 전해내려오는 귀신이야기도 많은곳이고 실제로 복무중에 낮에 그곳에서 할아버지 귀신을 봤다는 사람도 서너명 있었다. 

 

물론 밤중에는 사람 코빼기도 없는 그런곳이다.

 

혼자 가기가 꺼림칙했지만 그래도 군발이때에는 군복하나에 전투화 하나만 신고 있어도 무섭지않은 그런때였으니까...

 

라면을 가지러 그곳에 갔다.

 

나오려는 찰나 전화기 한대가 보였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 나...

 

그곳에서 유선실에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 찰칵"

 

유선병: "통신보안 유선실 일병XX입니다."

 

나: ............ ....... .....

 

유선병: " 말씀하십시오. 유선실 일병XX입니다."

 

나: ..... ..... ... ...............

 

유선병: "딸깍"

 

전화가 끊겼다.

 

사실 간부식당 전화번호는 유선실에서 발신자 표시 번호가 다 뜬다.

 

지금 이곳에 전화가 왔다는것도 그곳에서 알것이다.

 

또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리~ 찰칵"

 

유선병: "통신보안 유선실 일병XX입니다."

 

나: ............ ....... ..... ...........으 흐흐흐흐흐흐흑......

 

유선병: " 누구십니까? 유선실 일병XX입니다."

 

나: ..... ..... ... ...............으으으............흐흐흐흐흐흑.....

 

유선병: "딸깍"

 

 

 

또 전화를 걸었다....

 

몇번은 또 아무말도 하지않고 있었더니 그냥 끊더라.

 

이번엔 또 다르게

 

 

"띠리리리~ 띠리리리~ 찰칵"

 

유선병: "통신보안 유선실 일병XX입니다."

 

나: ............ ....... ..... .........우어어어,,,,,,,,,, 어어어어어어 끄으윽.....

 

유선병: " 누구십니까? 유선실 일병XX입니다."

 

나: ..... ..... ... ...............사...사알려어~~~줘~~~~.............................

 

유선병: "헉...~!"

 

"뚜~ 뚜~"

 

그 다음부터는 여기서 거는 전화가 불통되었다.

 

아마도 그쪽에서 전화선을 막은듯. 

 

상대방이 놀라는 소리까지 들렸다.

 

실제 사람음성같은것이 들렸으니까.

 

그 새벽에 사람이 있을리 만무한 건물에서 전화가 왔는데 그것도 다죽어가는 신음소리.

 

나는 재빨리 라면을 들고 본부로 튀었다.

 

왜냐... 곧 유선병들이 근무복귀할 시간이었으니까.

 

아무렇지 않은듯... 무선반장님에게 복귀신고를 하고 방금 식당갔다왔던 이야기는 절대 유선병들에게 하지말라고 본부당직에게 당부를 했다.

 

담요를 뒤집어쓰고 잠시후...

 

"근무복귀했습니다... 충성..!! 일병XX외 1명 근무복귀했습니다."

 

유선병들이 내무실로 들어왔다.

 

갑자기 조용조용 수군거리는 유선병들.

 

유선병1 : "아니 글쎄 내가 귀신목소리 들었다니까!"

 

유선병2 : "XX일병님, 진짜 예전 그 할아버지 귀신의 음성 맞습니까?" 

 

유선병1: "거봐 내가 뭐랬어 저번부터 이야기 했던 귀신이야기가 맞다니까...."

 

유선병2 : "아... 그럼 앞으로 어떡합니까... 이사실을 당장 무선반장님에게 알려야 되지 않을까요."

 

유선병1 : "빙신아, 그걸 말한다고 믿어줄것 같냐... 으이구....~!!"

 

 

 

나는 한참 담요을 뒤집어쓰고 킥킥거리며 나오는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다음날 아침무렵...

 

 

 

나: "XX일병아 너 혹시 어제 유선실로 당직부사관님이 찾아가셨냐?"

 

유선병1: "제가 근무설땐 아무도 안왔는데 말입니다... 왜그러십니까?"

 

나: "거참 이상하네... 내가 어제 근무복귀하는데 멀리 간부식당쪽에서 너희들이 근무하고있는 유선실쪽으로 누가 들어가더라고... 그래서 근무순찰인가 해서 한번 물어봤어... 아니다, 내가 잘못봤나봐^^"

 

 

 

갑자기 그 후임병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소문은 빠른속도로 온 부대안을 떠돌았으며 심지어 그곳은 귀신출몰의 온상으로까지 뻥튀기 되어있었다.

 

몇달뒤 나는 제대를 했지만 아직도 그 생각만하면 추억이 아련하다. 

 

한술 더떠서 그날뒤 비밀은 무선반장님과 당직사병... 그리고 나만이 아는 부대의 귀신일화중 한가지로 남게 되었고.

 

지금 제대후 후임병들을 만나 군대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여기서 한가지....

 

[여자들이 제일싫어하는 이야기 세가지]

 

첫번째는 군대이야기.

 

두번째는 축구이야기.

 

세번째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다들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