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와 친절한 전철기사 아저씨..

톡이 재밌어..2006.02.14
조회30,332

이틀 연속 톡이 되었네요...

 

아무래도 저.. 중독인거 같습니다.  덜...덜..덜..

 

셤 공부해야되는데...덜..덜..덜...큰일입니다....ㅡ.,ㅡ

 

출근 지하철 탄지가 오래되서 이런저런일 많습니다.  앞으로도 엽기, 황당, 친절, 봉사의 사건 바로 올리겠습니다.

 

즐거운 오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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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1호선에 아직 용산행 직통이 생기지 않았을 때 일입니다.

 

기억나실라는지 몰라도 그때 개봉역서 신도림까지 전철타는 것은 압사를 각오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살인적인 밀착을 피하려 여성들이 여성전용칸에 몰리는 바람에 그 고통은 더욱 심했죠

 

여성들만 있다고 큰 소리 나는 일이 없는 것도 아니어서 예민한 사람들은 밀린게 아니라 밀고 있다고 믿어버리고 소리는 지르는 경우가 많았죠... 그리고 양치 안하거나, 식사를 안하거나, 전날 과음한 여성동지 주변에 밀착되면 아~ 정말 비위 가출해버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날도 만두속같은 전용칸에 발을 들여낫습니다.  뒤에도 사람이 많아서 걍 서있어도 어느 사이에 전철 중간에 있게 되었죠..그날도 역시, 손, 발, 얼굴 무엇하나 움직일수 없는 압사 일보직전의 고통으로 서있었죠...

 

그런데 문이 닫히고 어디선가 아기가 자지러지게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아기 정말 경기 일보직전의 목소리로 울어 댔습니다.  너무 밀착이 심해서 늘상 수다를 떨거나 말을 하는 사람이 없는지라 아기 울음은 대중목욕탕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와 똑같았습니다.

 

아시죠.. 그때 그시절 개봉서 구로 가는 길에 전철이 유난히 느리게 간거여... 심한  날은 이십 분씩 걸리고 안내방송도 안해주고요.. 운좋으면 "앞차와의 간격을 조정하느라..."  "신호대기중이라.."라는 안내를 들을 수 있었던거요..

 

고개를 있는 힘을 다해 돌려 보니 저쪽구석에서 아기엄마가 구식 포대기로 애를 업고 밀착되있었습니다.  

"저러다 애기 기절하는 거아냐?"  "등에 있어서 어떻게 보호도 못하겠구만..." "어머 우째..."

가끔 이런 말이 들려도 누구도 뭘 해줄수가 없었습니다.  의자와 너무 떨어진 한쪽 구석이었고 누구도 일어나서 길을 만들어줄 상황도 아니었죠..

 

그런데 구로에 거의 갔을 때 방송이 나왔습니다. 

 

"맨 뒤칸에 아기 데리고 타신 아주머니....다음역에서 내리세요...!!!"

 

"아...아...후...우......~ ....맨 뒤칸!!!! .아기 데리고 타신 아주머니....다음역에서 내리세요...!!!"

 

아시죠...? 전철 운전하시는 분 목소리 초절정 무감정인거요...

 

무지 화난거 같이 들렸습니다. 

 

여기저기서...."어머.. 어머.."

 

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쫓겨나는거야????  사람없는 한가한 전철 타라고 하는건가.. 이 시간에 없을 텐데...." 

 

구로역에서 문이 열리자 사람들이 고개를 빼고 아기 엄마를 쳐다봤습니다. 

 

아기 엄마 고개를 사람들 사이에 묻고 절대 문쪽을 쳐다보지 않았습니다. 

 

방송 계속 나왔습니다. 

 

" 맨뒤에  !! 아기 데리고 타신 아주머니 내리세요!!!!.."  " 아기 데리고 타신 아주머니 내리세요..!!!"

 

모두 긴장 탔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쫓겨나는건 좀 심햐다 싶었습니다.

 

 아무리 외쳐도 안내리쟈 문이 닫혔습니다.

 

아기.. 계속 울었습니다.  방송 계속 나왔습니다.

 

신도림역에서 바로 옆칸 차장 아저씨 내리셨습니다.  여성칸을 들여다보고 무뚝뚝한 목소리와 손짓으로

 

"아주머니 이리 내리세요..."

 

이젠 안되겠다 싶어서 주변사람들 밖으로 일단 내려서 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기 엄마..... 울먹 울먹하면서  문앞으로 갔습니다.

 

"곧 내릴거에요...T.T  쩜만 가면 되요.."

 

"아.. 아니.. 일단 내려보세요.. 이쪽으로..."

 

차장 아저씨 에스코트자세 취하시더니...

 

운전실에 아기 엄마 태웠습니다.....울고 있던 아기 울음 멈췄습니다.......

 

아기 엄마 운전실 벽쪽에 서있었던 지라 차장 아저씨 듣고 있었던 겁니다. 

 

아저씨 조금만 부드런 목소리로 맨트하셨어도 사람들 그렇게 쫄지 않았을 것입니다.  같이 타고 가자고 좀만 힌트 주셨어도 분위기 얼지 않았을 겁니다....

 

문이 닫히고 콩나물 시루 같은 전철 안에서 가슴이 훈훈 하면서 쪼금 부러웠습니다.

 

다음 영등포역에서 그 아기 엄마 내렸습니다...

 

정말 금방내릴거 였더군여...하지만 한 정거장이라도 편히 가셨으니 된거죠...^^

 

 

아기 엄마와 친절한 전철기사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