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호라.2006.02.15
조회1,393

안녕하세요, 오호라입니다.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답글을 쓰다가... 느낀게 있어서 이렇게 씁니다...

 

우선, 예전에 어떤 분이 궁금해하시던데, 어찌 그리 주변에 일이 많은지... 그것에 대해 먼저 대답해드릴께요...

 

저는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20년 가까이 살았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동네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옆집에 숟가락이 몇개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저 또한 동네의 영향을 많이 받았나... 어릴때부터 아파트 사는 친구들에게 아줌마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죠...  그리고 그런 동네에는 카리스마로 온동네의 사랑방 노릇을 하는 "대빵" 아줌마가 있습니다... 네, 저희 시어머님이 그 대빵아줌마 이십니다...

 

시어머님의 가게에 가서 30분만 앉아있으면, 온동네 아주머니들이 시간 간격별로 몰려와 각종 고민거리들을 터놓고 갑니다... 시어머님은 한참을 들으시고는 한마디 던져주시죠... 그럼 다들 속이 시원해서 돌아가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참 구질구질한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그저께 갖은 지탄을 받았던, 몸바쳐 결혼하겠다는 그분... 저희 동네에도 있었죠. 게다가 이쁘기까지 했었죠. 돈 많은 남자 만나 결혼했습니다. 정말 억 소리 쉽게 나는 부자였습니다... 결혼 1년만에 애 백일도 안되서 이혼당했습니다.... 남편이 바람폈대요... 고현정인줄 알았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시겠다는 분도 많죠... 엄마가 반대한거 기어코 했다가 결혼 직전에 파토내고 1주일을 식음을 전폐한 언니... 부잣집 막내따님은 친정에서 해준거 신랑이 다 말아먹고 친정집 지하에 살고 있죠...

   과거에 술집에서 일했던거 다 알고 결혼한 남편이 와이프를 팔아버리고는 도망갔습니다... 그언니는 애 둘 뺏기고, 평생을 그리살며 울고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다른 어른들 말씀 다 무시하고 좋아하던 개망나니랑 결혼해서 평생을 맞고 머리에 피멍이 들어 수술도 못하시고 돌아가신 분도 있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누구와 이야기 하는걸 좋아했네요... 별명도 지식검색 네이년, 이고... 공부는 그럭저럭이었지만, 별 시덥지 않은 이야기는 기똥차게 잘 알고... 기억력도 좋아서 누가 말해준건 절대 잊지 않고 상기시켜주곤 했죠... 결혼 준비도 아무의 도움없이 혼자서 찾아내고 발품팔고, 가격비교 노트만 한권일정도로... 그러다보니, 제 주변에도 그런 친구들이 몰리더군요...

 

가난해서 신랑 시계 100만원짜리만 해주고, 나머지는 다 부잣집 시댁에서 해줘서 결혼한 친구... 신데렐라 따로없고, 천사같은 시엄니라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해줬지만, 싸울때면 니가 뭐 해온게 있냐고 화내는 남편보며 죽을것 같다네요...

    사랑만 보고 정을 못끊어 결혼한 언니... 병든 척 연기하시는 시어머니와 여기 많이들 쓰시는 못되 쳐먹은 시누이(이 시누이 얘기하면 3박 4일 걸리네요..), 너무 잘생겨 여자들이 가만 안두는 신랑까지... 그동안 시댁에 버팀목 되어주던 신랑도 자꾸만 이어지는 푸념에 점점 시댁편을 들기 시작합니다...

   그 외에도 칠순 시모를 모셔야 하는 친구 언니, 칠공주 시누이를 거느린 언니, 종교 갈등으로 십자가만 보면 폭파시키고 싶다는 언니... 갖가지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네요...

 

몇몇 분들이 그동안 많은 힘을 주셨었어요. 할말 잘해서 좋다고... 저는 그냥 그렇게 제가 느끼기 때문에 드린 말씀이예요...

 

  여기 많은 분들이 시댁과의 갈등을 느끼시지만, 저는 시어머니와 친모녀라는 소리 듣고 살 정도로 사이가 좋습니다. 하루에 한번은 나갔다 들어오면서 근처 시댁에 가서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 하고 와요. 여기 이야기도 많이 해드렸죠... 한번 이야기가 시작되면 30분이고 1시간이고 흐르죠... 시어머님과 저는 생각의 연령대가 비슷하단 말을 많이 하시더군요...

    아마, 대부분의 분들, 결혼하실 시어머님의 나이대가 50~60대 이시겠죠. 그 나이의 평범한 시어머님과 제가 생각이 맞다보니, 많은 분들이 그렇구나... 말 되는 얘기구나... 생각하셨을거예요...

  
저는 그래서 제가 잘났다 생각했습니다... 아, 내 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는구나... 난 정말 많은걸 아는 대단한 사람이구나... 참 우습죠?

   편협하다는 소리... 처음 들어봤습니다. 내 스스로도, 남들도 모두 제게 개방적이라고 했기에 그런 소리를 들으니 사실, 처음에는 충격이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기에...

   그런데, 제가 쓴 리플들... 몇페이지 넘어가니 이해가 갑니다... 저 참 편협하더군요... 내가 그런 입장이라면... 이라고 전제하고 쓴 글들, 참 가관이 아니더이다...

 

상처받고 나니, 상처받은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사실, 제가 어제 불법주차로 차가 견인되었거든요. 일렬로 세워놓은 라인에 제 차만 조금 삐져나왔단 이유로... 보도에 견인 딱지 붙은거 보면서 비웃고 지나다녔는데... 주차 위반 딱지는 남일인줄 알았더만... 제 이야기더라구요... 우습긴 하지만, 남들에게 일어날 일, 나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내가 충분히 잘못하고 있구나,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모진소리 해대서 상처받았겠구나...

 

죄송합니다... 이렇게라도 남겨드리면 마음이 좀 풀리실까, 올려봤습니다. 암것도 모르고 어디서 주워들어서는 아는척하고 모진소리 해대는 못된 년이었던걸, 사과드리겠습니다...

 

 하지만, 한가지만 알아주세요... 저는 내 입장으로 생각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입장을 바꾸고도 그렇게까지 밖에는 생각이 안되더군요... 그게 문제겠지만요...

 

마지막으로, 결혼 준비 하시는 분들께 몇마디만 드릴께요...

 

 우선, 이 사람이 결혼할 상대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단하나, 나를 위해 자기 가족에게 모진소리 해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결혼하면 불량청소년도 효자가 됩니다. 가정을 가져보니 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거든요... 그러니 남자들은 대부분 효자가 됩니다...

   아무리 효자더라도, 자기 엄마에게 내 편을 들어줄 수 있을 남자가 내 남편입니다... 더불어, 다른거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시고, 아들 부부의 행복만 바라시는 부모님이 내 시부모님입니다... 물론, 가끔 가식을 처바른 예외도 있겠지만요, 지금으로서는 가난해도 이 두조건이 맞는다면, 조금은 그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셨으면 합니다...

 

둘째로, 시댁이라고 해서 항상 남은 아닙니다.. 물론, 며느리는 영원히 딸이 될 수 없죠... 하지만, 친딸은 아니더라도 수양딸이라도 되려고 노력해보세요... 내가 죽을만큼 노력해도 안된다면, 그때는 포기하셔야 하지만요, 처음부터 색안경끼고 시금치는 안돼.. 하신다면, 시댁 입장에서도 반갑지는 않겠죠.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입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내가 시누이였다면, 내가 시엄니였다면, 내가 친구였다면, 내 동생이 이런 상황이라면... 다 생각해 보신 후에 글을 써보세요... 훨씬 객관적인 입장이 되고, 상대의 입장도 이해하실 수 있을겁니다.

 

고해성사의 느낌이네요... 오늘 저를 깨우쳐주셨던 그분께 감사드린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앞으로는 답글은 남기지 않겠습니다... 저부터도 많이 부족한데, 남에게 무슨 충고며 조언을 할 수 있을까요...?

 

그동안 저 이뻐해주셨던, 다리미님을 비롯한 많은 님들께 감사드려요. 다시 돌아올땐 더 용감해져서 돌아올께요. 다시 돌아왔을때, 저 반겨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