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계 진지공사의 추억을 회상하며...

예비군2007.04.06
조회7,012

춘계 진지공사의 추억을 회상하며...

제대한 이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춘계진지공사가 떠오르곤 합니다.

대부분 부대에서는 다음과 같은 연례 행사가 있죠.

봄이면 춘계 진지공사, 여름이면 제초작업...

가을이면 추계 진지공사, 겨울이면 혹한기 훈련.... ^^

중간중간 유격훈련, FTX, 평가, 검열등등이 끼어 군생활을 심심찮게 해줬는데.. ㅋ

 

이등병때 일입니다.

저희 부대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대에서 대략 30km 정도 아래로 내려간 지점에 예비진지라는 곳이 있었죠.

이등병때 저희에게 떨어진 특명은 그 예비진지를 정비하고 차량호를 신설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임무를 위해 중대원 1/3이 투입이 되어 2주간의 기나긴 삽질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날엔 중대원 1/3을 다 수용할 정도로 거대한 천막을 치는 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거대한 천막도 처음 봤을 뿐더러 치는 방법도 어찌나 무식하던지...

게다 비가 올수도 있으니 그 거대한 천막 위에 방수 비닐을 씌워야 한다고 고참들은 이등병이었던 저더러 천막 위로 올라가라고 했습니다.

말 그대로 천막입니다. 천 쪼가리로 만들어진..

덜덜덜 떨며 힘들게 올라가 고참들이 아래에서 던져준 비닐의 끝자락을 잡아 겨우 비닐을 다 씌워갈 무렵이었습니다..

한쪽부분에 비닐이 완전히 씌워지지 않아 그쪽으로 이동하다가 그만 천막이 찢어졌습니다.

워낙 노후한 천막이었던지라.. 저는 천막에 구멍을 뚫고 천막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고참들이 달려 들어와 괜찮냐고 물어봤고.. 이등병이라 긴장한 탓인지 괜찮다고 말하고 일어났습니다...

다음날부터 온몸이 욱신욱신 죽을뻔했지만 그땐 괜찮았습니다...

 

다음날부터 2주간은 삽질과 곡괭이질의 연속이었습니다.

눈뜨고 일어나면 총대신 삽과 곡괭이를 잡고 하루종일 삽질만 했습니다..

밥먹는 시간만 빼곤 하루종일 삽질만 했습니다..

그마저도 외부에 나와있어서 제대로 씻지도 못해 가면 갈수록 텐트 속은 빨래가 쌓여가고 악취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발냄새 심하다고 고참한테 갈굼당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냄새 많이 난나고 출입문쪽에서 자야만 했죠...

이런 곳이 군대구나 생각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래도 재미있었던것 같습니다...

 

군대의 추억... ^^

뭐 물론 다시 가라 그런다면 별로 맘에 내키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그때 당시는 너무 싫었는데, 그 때를 추억으로 회상하고 그리워할 수 있다니...

어느덧 예비군 4년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