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하게 살아온 며느리는 싫으시다네요..

휴..2006.02.20
조회60,015

갑자기 메인에 제 글이 떠서.. 놀랬네요.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신거 같은데.. 여기 쓴 내용은.. 게시판 글이기에..

제 입장 얘기하다 보니.. 다 쓴거구요..

제 남편될 그사람은 아버지가 폭력적이셨다는 것과 그래서 집을 나올수 밖에 없었다는 거.

나와서 온갖 고생 다하면서 커왔다는거.. 그정도입니다.

술집얘기 이런거 모르죠.. 짐작은 하고 있겠죠..

여러 유혹 있었을텐데 그래도 바르게 자라서 이렇게 만나서 다행이라고 하는걸 보면..

어머님 또한.. 아버지때문에 집을 나왔고.. 혼자서 고생하면서 공부하고 돈벌고 그랬다는거..

그정도입니다.

학교 아는 선생님도 그러시더군요.. (제 얘기인줄 모르시고..)

사위라면 생활력 강해서 맘에 들지만 여자라면 반대라고..

 

숨겨야 했다는 분들도 계시는데..

집안은 엉망이었으나.. 저희집.. 못사는 집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사업하시는 분이셨는데.. 수완도 좋으셨고.. 밖에서는 성격도 좋은.. 그런 분이셨죠..

그랬기에.. 제가 자존심이 매우 강했고..

그래서 돈 한푼에 몸을 맡기는 그런 여자가 되지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아버지.. 맘만 먹으면 저 찾아내실수 있습니다.

모르죠.. 이미 다 알고 계실지도..

분명 .. 분명 한번은 만나게 될것입니다.

그때 뭐라 해야하나요? 시어머니께.. 뭐라하죠..?

부모님 이혼으로 가출했다는 것도 말이 안되고.. 돌아가셨다는 것도 안되고..

어쩔수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이사람.. 놓치고 싶지않습니다.

너무 따뜻하고 좋은 사람이라..

처음으로 믿을수 있었던 사람이었는데..

 

마지막으로.. 어머님 만나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려합니다.

잘 살 자신 있다고..

좋게 봐달라고..

사랑 베풀며 살겠다고.. 어머님께서 저 사랑해주시면.. 그 몇배로 그사람에게 돌려주며..살겠다고..

많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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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가 없고.. 허무하고.. 힘이 드네요.

힘이 들어도.. 아무리 함들어도.. 이렇게 기운빠지고 허무한 적은 없었는데..

 

1년 조금 넘게 교제해온 사람이 있습니다.

사는게 바빠서.. 남자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겐 사치였죠..

지인의 소개로 만나.. 직업도 같고 성격도 잘 맞아.. 지금의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해에.. 결혼하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께 인사도 드렸구요..

시어머님..아버님.. 모두 좋아하셨고.. 예뻐하셨는데.. 갑자기 결혼 반대하시네요..

 

저10살때.. 저희 어머니.. 집 나가셨습니다.

어머니는 매우 좋으신 분이셨습니다. 여성스럽고 가정적이시고..

문제는 아버지였습니다.. 상습적인 구타.. 시비.. 하루 24시간중 자는 시간만 빼면 엄마를 괴롭혔죠

의처증에.. 폭력에.. 

 

어머니 나가시고.. 그 이후로는 제가 맞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어렸을적부터 맞아왔지만.. 제가 조금씩 크면서..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술도 안마신 맨정신으로.

한번은 얼굴보면 맘 약해진다고.. 얼굴에 뭘 씌워서 때리더군요.
그러다 정신잃으면 물 부어서 또 때리고..

그냥 때리는게 아니라 구석으로 몰아서 발로 밟습니다. 배를 발로 차고.. 주먹으로 명치만 골라치고..

머리채를 잡고 벽에 처박습니다

저 솔직히 아직 처녀입니다만.. 처녀막은 이미 오래전에 없어졌습니다. 정말 많이 맞은.. 어느날 화장실 갔는데 피가 보이더군요.. 어찌나 서럽던지..

 

그러다 고1 봄에.집 ..나왔습니다..
버티고 살아보려고 했는데.. 안되더군요. 자칫하다간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에 나왔습니다

 

나와서.. 만난 친구 아는 언니 집에서 1년여정도 생활했습니다.

그언니도 그랬고.. 그 당시 만났던 친구들은.. 거의가 나이를 속이고 유흥업소에 나간다던가..

하룻밤 자거나.. 놀아주는 댓가로 돈을 벌어오곤 했습니다.

좋은 옷에.. 화장품으로 치장하고 다니는 그애들에 비해.. 전..

교복과... 츄리닝 하나, 티셔츠 두개로 생활하고.. 린스는 커녕 샴푸로 머리 감는게 소원이었습니다.

 저도 쉽게 돈 벌 욕심에 생각해본 적은 있었지만..

자존심 상하고.. 고생만 하신 어머니 생각에.. 차마 그러지 못하겠더군요.

 

언제 만날지.. 만날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혹여 언젠가 만났을때.. 잘나진 못해도 바람직한 반듯한 딸이 되고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쓰레기만도 못한 아버지..
그 사람에게 복수하는 방법은.. 보란듯 제대로 커보이는 거였습니다.
대낮에 교복입고 돌아다니는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던 어른들..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은 되지않겠다고.. 항상 마음 굳게 먹었습니다.

 

1년여 생활하다 사정이 생겨 나왔고 갈 곳이 없어..헤메다.. 고시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스물이 됬습니다..

하루벌어 하루먹고 사는 생활.. 지긋지긋했습니다.... 슬슬 장래도 걱정되고..

고시원 사람들과 실장님 조언으로.. 검정고시를 봤고..

전문대나 야간대를 다닐 생각이었으나 터무니없는 등록금에 포기했습니다.

그러다.. 어차피 포기할거면 도전이라도 해보라며 국립대 가보라고.. 실장님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야간 알바와 수능공부를 병행했습니다.

2년 동안은 수능 원서접수도 못했습니다.. 그러다 3년째 되던 해.. 수능을 봤고..

비록 지방에 있는 곳이긴 했지만.. 합격했습니다.

등록금 80만원에 기숙사 무료제공. 정말 좋은 조건이었죠..

무사히 대학 졸업하고.. 임고보고.. 지금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이렇게 되기까지 참 힘들었습니다.

29년동안 단 하루도 맘 편히 쉬어본적이 없었습니다..

쉽게 돈 벌 유혹.. 뿌리치는 것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요즘 혼전 순결 중요치도 않다던데.. 어차피 처녀도 아닌데.. 어떠나.. 하는 생각에..

그래도 다 이겨내고.. 건전한 아르바이트 하며.. 힘겹게 남 부끄럽지않게 살아왔습니다.

비록 힘들었지만.. 전 제가 자랑스러웠고..

이사람 만나면서.. 처음으로 예쁜옷. 좋은 화장품 사서 꾸며가며..

고생한만큼 지금부터라도 평범하게 이쁘게 살아야지 다짐했었는데..

 

남편 될 그사람은 이런 저에 대해 모두 압니다.

저에 대해 잘 알고 있는데다..여자인 제가 혼자 살고 있으니.. 걱정이 됬던 모양입니다.

어차피 결혼할 사이니.. 먼저 집에 들어와 살면 어떠냐더군요.. 

동생 자취한다고 하니..  방 비우고..그방 쓰라고..

그 일을 계기로.. 그사람.. 어머니께 다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어떻게 컸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워낙에 인자하고 좋으신 분이시고.. 절 친딸처럼 예뻐해주셨기에.. 문제 삼기는 커녕..

안쓰러워서라도.. 잘해주실거라고.. 신경 많이 써주실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나봅니다.

 

저 또한.. 어차피 결혼하면 다 알게되실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어차피 알게 되실 거.. 조금일찍 말한다 생각했습니다

위로를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이해해주시고.. 받아주셨으면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반대하시네요..

 

저.. 고생이란 고생 다 해봤고.. 못볼거 많이 봤습니다.

네.. 저 독합니다. 정말 독합니다..

시어머님은.. 그 점이 싫으신 모양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곱게 자라.. 교양과 지성을 모두 갖춘 그런 평범한 며느리를 원하시나 봅니다.

저처럼 독하고.. 못볼거 다 본 그런 여자말고..

착하고 여성스러운 그런 여자를..

 

그 글을 쓸때까지만 해도.. 전 행복했고.. 제 삶이 자랑스러웠습니다.

세상 원망말라고.. 다 자기하기 나름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자기 마음대로 안되는것도 있네요.. 노력해도 안되는 것도 있군요..

 

현재 그사람이 열심히 설득중이긴 하나..

그사람.. 어머니 뜻 거스를 사람 못됩니다..

어머님 또한 너무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항상 그사람 그점 안타까워했고..

참 좋은 분이신데.. 친 어머니처럼 평생 모시려했는데..

 

제 손 잡고.. 미안하다고.. 사람이란게.. 사람 욕심이란게 그런거라고..

안그래도 고생만 죽도록 하고 자란 아들..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여자 만나서.. 따뜻하고 온화한 여자 만나서..

사랑이 뭔지.. 그사랑 받으면서.. 살아갔으면 한다고.. 미안하다고... 제 손잡고 우시더군요..

그 상황에서.. 눈물조차 안나오는 제가.. 미웠습니다.

독하긴 독한가봅니다..

울면서 하소연하고.. 매달려야 하는데..

눈물 한방울 흘리지않고 남 얘기인 듯.. 가만히 있던 제 모습이 제가 생각해도 정 떨어지네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험하게 살아온 며느리는 싫으시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