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난 수아는 벌떡 일어나 침대에 앉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역시나 언제나 처럼 온 몸이 아프다. 누가 자신의 몸을 빨래 짜듯 쥐어짠 것 같이 욱신거렸다. 땀이 비오 듯 했다. 정신을 차리려고 일어나 아래로 내려갔다. 어? 벌써 일어나셨나? 주방 쪽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그라믄 어떻게 된다요? 꼭 그 합병을 해야 한다요? 불안하담서라? 그라믄 안하믄 쓸 것 아니요”
“그것이 맘대로 안된게 안그랑가. 어디 지금 회사가 내가 사장이라고 내것 이당가? 다 주주들 눈치도 봐야 하고 임직원들이랑 맘이 맞아야 쓰는 것인디 안그란당게. 임자는 너무 걱정 마소. 바깥 일인게 너무 걱정 말고 수아나 신경쓰소.“
수아는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다시 살금살금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 있나보다.
아버지 회사가 많이 안 좋아 진 듯 했다. 자신은 회사 경영이나 이런 문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딱 꼬집어 말 할 순 없지만 아무래도 이상했다. 아침에 엄마에게 물어봐야지..
회사 사무실 안. 석진이 몸을 창밖으로 돌리고 생각에 빠져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문제가
좀 심각 한 것 같았다. 그간 중국 지사에 가있던 연유로 결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서둘러 정리 하고 최 비서를 불러들였다. 최 비서가 가지고 온 정보는 놀랄만 했다.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수아의 아버지 회사인 두올이 좀 위기에 몰린 듯 했다. 매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어떤 회사를 인수해 합병 할 정도 까진 아닌 것 같은데 내부에 균열이 생긴 것
같았다. 중국으로 떠나는 날 같이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의 영석의 씁쓸히 웃던 얼굴이 떠올라 최 비서에게 더 자세히 알아보라고 지시를 했다.
“오메. 그것도 좋것다야. 니가 싸들고 가서 알랑 방구좀 뀌고 온나야. 느그 아부지 아침에
출근 하는디 그 모습 봉께는 맘이 안좋드라야.“
수아가 일어서며 대답 했다.
“그래요 제가 다녀올께요. 지금 씻구 준비 할 테니까 엄마도 바로 준비 해줘요.”
영석의 회사 로비. 일요일이라 그런지 회사는 한산했다. 엘리베이터를 찾아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내려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띵~ 일층입니다.”
수아는 무심결에 발을 뻗다 깜짝 놀랐다. 손전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이 아닌가?
수아는 얼굴이 금새 굳어버렸지만 나름대로 표정을 관리 하느라 애를 썼다.
“오호라. 수아양 아닌가? 어쩐 일이야? 아버지 아니지 사장님 뵈러 온 모양이지?
나날이 이제 성숙미가 넘쳐 가는 군.“
언제봐도 버터에 쑈트링 녹인 것 같은 저 느끼하다 못해 비릿한 표정, 저 말투.
수아는 속이 울렁거렸지만 꾸욱 참으며 웃으며 대꾸 했다.
“이렇게 손 전무님이 주말에도 나와 일해 주시니 회사가 나날이 번창을 하는 가 보군요.
어서 바쁘실 텐데 가던 길 가세요. 그럼 전 이만.“
미소를 띄며 쌀쌀맞게 이야기를 마친 수아는 엘리베이터에 성큼 올라탔다.
“아 그런데 요새 다시 결혼 한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잘 되어가고 있나? 이거 수아양은
내 딸이나 마찬가지라 말이야. 허허허“
손 전무가 다시 라는 말에 힘을 주어 이야기 했다. 비릿한 웃음을 보이며.
수아 또한 역시 웃으며 대답 했다.
“다행히 손 전무님이 신경 써주셔서 그런지 기대에 어긋나지는 않을 것 같군요. 그럼 이만.”
수아는 손 전무를 보고 웃으며 손으로는 닫힘 버튼을 힘껏눌렀다. 어우.. 넘어올라그래
어쩜 저 사람은 저렇게 느끼하다 못해 구역질이 나냐. 아무래도 안좋아.
저사람 너무 느낌이 안 좋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똑똑”
“누구세요? 들어오세요.”
영석은 올 사람이 없다고 느꼈는지 누구냐 물었다.
“아빠 저에요”
수아가 들어가자 영석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수아야. 아침에 너 자는 것만 보고 나왔는디. 어쩐 일이냐 애비 회사까지. 그래
여행은 즐거웠고? 마음 정리는 많이 되앗는가 모르것다.? 어디보자 우리 딸“
수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 하나씩만 물어요. 딸내미 숨 넘어 가겠네. 후훗 엄마가 음식 만들고 계시길래
제가 먼저 아빠한테 오랜만에 점수 따려고 선수 쳤죠 후훗“
수아의 등을 두드리며 영석이 말했다.
“잘했다잉. 오랜만에 우리 딸내미랑 데이트 좀 해 보까? 하하”
영석은 힘들어하는 표정을 딸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사실 무작정 사무실을 나왔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내부에 적이 생긴 것 같았다. 모든 일을 손전무가 알아서 했고 자신은 지금
노인 복지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무료 노인 복지시설을 지어 사회봉사를 할 생각이었다. 이것은 자신이 철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생각을 했었던 것이고 이 결정에 대하여 송 여사도 적극 찬성을 했었다. 그래서 모든 실권을 거의 손 전무에게 넘겨준 상태였고 굵직한 결제가 아니면 모든 게 손 전무 선에 끝이 났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들렀더니 손전무가 집적 결제서류를 가지고 왔다. 회사 합병이었다. 놀랐지만 일단 대충 상황설명을 듣고 일을 보류 했다. 하지만 소문은 일파만파 커져나갔고 암암리에 두올이
한진을 인수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한진은 작은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탄탄한 회사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뭔지 모를 계략으로 지금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 했다. 더더군다나
항간 소문엔 두올 쪽에서 주가 조작으로 인한 합병이라고 수근거리기 까지 했다.
영석은 뭔지 모르게 꺼름찍 했다.
“아빠~ 드시다 말고 무슨 생각 하세요?”
수아가 물었다.
“아니여. 우리딸. 오늘 아빠랑 낚시 하러 가끄나?”
“아빠 요즘 힘드신 일 있으세요? 그런데 아빤 낚시가시면 말씀을 안하시잖아요
그래서 너무 힘들어. 나도 말 못하게 하고“
수아가 입을 삐쭉거리며 대답 했다.
“그라믄 나중에 가자야. 언능 묵어라.”
영석은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수아가 영석의 눈치를 살짝 보고는 말을 꺼냈다.
“아빠 왜 석진씨 이야기 안 물어 보세요?”
“니가 어련히 알아서 잘 했것나 싶다. 애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수아를 믿는다.
그래서 그런 여행도 흔쾌히 보내 준 것이고. 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빠의 기대에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딸이었제. 그러니 아빤 널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결정을 하든 니가
잘 알아서 했으리라고 애비는 생각 헌다.“
수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석진씨랑 서로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다음 주 수요일 쯤 석진씨가 양가 부모님들 뵙자고 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그랬냐? 수아야. 잘했다야. 석진이만한 남자가 어디 또 있겄냐? 남자는 남자가 봐야 하고 여자는 여자가 봐야 하는 것인디 애비가 보기엔 석진이 정도믄 니짝으로 좋다야.”
“아직 결혼까지 생각 한건 아니에요. 그냥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보려구요”
“그래그래 잘 생각 혔다. 너무 성급하게 하지 말고야. 그냥. 니말대로 니 맴이 시키는 대로 한번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까 싶다. 그냥 애비 생각은 그랴”
“네. 알겠어요 아빠.”
“애비는 이렇게 니 엄마 선택한거 후회 안해야. 느그 할아버지가 느그 엄마랑 결혼 할라고 할적에 반대 많이 했었단 야그 들었지? 그란디 아빠는 이사람 아니믄 꼭 죽것다 싶어서
느그 엄마 선택 했고 지금까지도 단 한번도 후회 해 본적 없어야. 그랑께 니도 니 맘이 시키는 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성싶다. 사람 평생 잠깐이더라. 사랑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살아도 세월 금방 가는디 안그라냐?“
영석은 송 여사와 결혼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석이 결혼을 할때 쯤엔 지금 보다 정략결혼이 더욱 심했었고 지금처럼 그걸 거부 할 수
있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송 여사는 고아원에서 자랐고 그때당시만 해도 고아원에서 고등학교 까지 나온다는 것은 생각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송 여사는 주간엔 일을 하고
야간에 공부를 하며 고등학교 까지 졸업을 했다. 그러다 영석을 만났고 사랑을 키웠다.
그러나 영석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딛혀 결국 둘은 맨몸으로 쫒겨나다 시피 했고 그둘은
그렇게 수저 저분하나 없이 시작을 했다. 그리고 수아가 태어나고 둘째를 담고 있던
송 여사는 과로로 인해 유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대로 더 이상의 임신은 불가능 했다.
수아가 초등학교 들어가던 날 입학식에서 영석의 아버지가 오셔서 이만 본가로 들어올 것을
제의 했지만 영석은 거절을 했고 지금껏 왕래는 하고 있지만 자신의 동생인 영식과 작은 아버지와 그의 자식들이 기업체를 물려받아 키워나가고 있었다. 영석은 평생 자신이 발로 뛰어 터를 잡은 자신의 회사를 지켜가고 있었다. 그런 회사가 지금 위기에 몰려있는 것이다.
여긴 언제나 똑같았다. 얼추 10년이 다 되어 간다 지만 여긴 세월도 비켜가는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간 석진은 한결을 찾았다. 짜식 얼마나 변했으려나? 바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석진은 창가 구석에 앉아서 소년인척 사색에 잠긴 한결을 발견하곤 피식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 자식 아직도 니가 18살인줄 아냐?”
“장석진. 이 지식 너 하하하”
“하나도 안변했다 임마.”
한결이 석진의 어깨를 툭치며 대답 했다.
“너도 마찬가지야 임마. 여기만 세월이 비켜간줄 알았더니 너도 비켜갔구나.”
둘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얼마 만이지?”
“너 대학 다닐때 빼곤 처음인 것 같다. 그렇지?”
“그런가? 잘모르겠다 여하튼 반갑다. 하하하”
한결이 석진의 웃는 모습을 보며 한결도 따라서 피식 웃었다.
“짜식. 너 호탕한 웃음 소린 여전 하구나. 그런데 여긴 진짜 안변하지 않아?
너 처음 만났을 때도 여기였는데 아직도 여긴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한결이 지난날을 회상하는 듯 했다.
“그러게 나도 들어오면서 그생각 했다. 우리 였날에 듣던 그 올드 팝을 아직도 틀어주고 있다니 하하. 빠르게 변하기만 한 세상 속에 살다가 여기 오니 시간이 멈춘 듯 싶다.”
달빛그림자(이혼녀길들이기)-[25]니 맘이 시키는 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야
[25]니 맘이 시키는 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 성 싶다야
“헉!”
잠에서 깨어난 수아는 벌떡 일어나 침대에 앉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역시나 언제나 처럼 온 몸이 아프다. 누가 자신의 몸을 빨래 짜듯 쥐어짠 것 같이 욱신거렸다. 땀이 비오 듯 했다. 정신을 차리려고 일어나 아래로 내려갔다. 어? 벌써 일어나셨나? 주방 쪽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가 들렸다.
“그라믄 어떻게 된다요? 꼭 그 합병을 해야 한다요? 불안하담서라? 그라믄 안하믄 쓸 것 아니요”
“그것이 맘대로 안된게 안그랑가. 어디 지금 회사가 내가 사장이라고 내것 이당가? 다 주주들 눈치도 봐야 하고 임직원들이랑 맘이 맞아야 쓰는 것인디 안그란당게. 임자는 너무 걱정 마소. 바깥 일인게 너무 걱정 말고 수아나 신경쓰소.“
수아는 부모님의 대화를 듣고 다시 살금살금 자신의 방으로 올라갔다. 무슨 일이 있나보다.
아버지 회사가 많이 안 좋아 진 듯 했다. 자신은 회사 경영이나 이런 문제를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 딱 꼬집어 말 할 순 없지만 아무래도 이상했다. 아침에 엄마에게 물어봐야지..
회사 사무실 안. 석진이 몸을 창밖으로 돌리고 생각에 빠져있다. 생각했던 것 보다 문제가
좀 심각 한 것 같았다. 그간 중국 지사에 가있던 연유로 결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서둘러 정리 하고 최 비서를 불러들였다. 최 비서가 가지고 온 정보는 놀랄만 했다. 움직임이 심상치 않았다. 수아의 아버지 회사인 두올이 좀 위기에 몰린 듯 했다. 매출은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어떤 회사를 인수해 합병 할 정도 까진 아닌 것 같은데 내부에 균열이 생긴 것
같았다. 중국으로 떠나는 날 같이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의 영석의 씁쓸히 웃던 얼굴이 떠올라 최 비서에게 더 자세히 알아보라고 지시를 했다.
[삐. 사장님. 3번 오 한결씨 라는 분 전화 입니다.]
[연결해 줘요]
무표정히 생각을 하던 석진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여보세요]
[나다 한결이.]
[어 그래. 어디냐? 나 이제 서울 왔으니 봐야지? 얼마만이냐. 하하]
석진이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자식. 이따 저녁에 우리 잘가던 바에서 보자.]
[그래 그러자 출발할 때 전화해 맞추어서 나갈께]
두올 문제가 걸려서 인지 전화를 끊은 석진은 다시 생각에 잠겼다.
“엄마. 냄새 좋다. 무슨 국이에요?”
수아가 주방으로 들어가며 물었다. 자신을 깨우지 않아서 인지 너무 푹잔 것 같다.
자다가 놀라서 눈을 뜨니 시간이 벌써 10시가 막 넘어서고 있었다.
주방에서 분주하게 무언가를 만드는 송 여사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대답 했다.
“느그 아부지 한테 점심 좀 만들어다 줄라고야. 요새 얼굴이 까칠 헌 것이 영 그란다”
수아가 식탁에 앉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 아빠 무슨 일 있으세요? 어제 엄마도 그렇고..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요새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는 하던데..“
송 여사가 주스를 건네며 말했다.
“엄마가 뭣을 알것냐? 그냥 그런개비다 하는것이제.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다만은
손 전무님도 계시고 임직원들도 있고 항께 알아서 하시겄제. 니는 신경 쓰지 마라.
니까지 신경쓸것이 뭐 있다냐? 그란디 참말로 니 석진이랑은 어찌께 되았냐?“
주스를 마시며 이야기를 듣던 수아는 그만 마시던 주스를 내뿜을 뻔 했다.
아... 이거 난감해.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그냥 잘됐다 한마디만 해버려? 후...
수아가 미적 거리며 뜸을 들이자 송여사가 국자를 들고 수아 앞에 앉았다.
“어찌께 되았냔게 대답은 안하고 딴 소리만 하고 있냐?”
수아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 했다.
“수요일쯤 석진씨가 양가 부모님 뵙자고 할꺼 같아요.”
송 여사가 벌떡 일어나며 반색을 했다.
“오메. 그래야? 잘되았다잉. 그랑께 멋한다고 그라고 장서방 속을 썪이냐. 여하튼 잘했다잉.
잘했다야 잘했어“
오랜만에 환한 얼굴로 자신을 칭찬하는 송여사를 보자 머쓱 해진 수아는 화재를 돌렸다.
“엄마 아빠 오늘 일요일인데도 일 나가셨나봐? 오랜만에 내가 음식 들고 아빠찾아 갈까?”
“오메. 그것도 좋것다야. 니가 싸들고 가서 알랑 방구좀 뀌고 온나야. 느그 아부지 아침에
출근 하는디 그 모습 봉께는 맘이 안좋드라야.“
수아가 일어서며 대답 했다.
“그래요 제가 다녀올께요. 지금 씻구 준비 할 테니까 엄마도 바로 준비 해줘요.”
영석의 회사 로비. 일요일이라 그런지 회사는 한산했다. 엘리베이터를 찾아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내려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띵~ 일층입니다.”
수아는 무심결에 발을 뻗다 깜짝 놀랐다. 손전무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것이 아닌가?
수아는 얼굴이 금새 굳어버렸지만 나름대로 표정을 관리 하느라 애를 썼다.
“오호라. 수아양 아닌가? 어쩐 일이야? 아버지 아니지 사장님 뵈러 온 모양이지?
나날이 이제 성숙미가 넘쳐 가는 군.“
언제봐도 버터에 쑈트링 녹인 것 같은 저 느끼하다 못해 비릿한 표정, 저 말투.
수아는 속이 울렁거렸지만 꾸욱 참으며 웃으며 대꾸 했다.
“이렇게 손 전무님이 주말에도 나와 일해 주시니 회사가 나날이 번창을 하는 가 보군요.
어서 바쁘실 텐데 가던 길 가세요. 그럼 전 이만.“
미소를 띄며 쌀쌀맞게 이야기를 마친 수아는 엘리베이터에 성큼 올라탔다.
“아 그런데 요새 다시 결혼 한다는 이야기가 돌던데. 잘 되어가고 있나? 이거 수아양은
내 딸이나 마찬가지라 말이야. 허허허“
손 전무가 다시 라는 말에 힘을 주어 이야기 했다. 비릿한 웃음을 보이며.
수아 또한 역시 웃으며 대답 했다.
“다행히 손 전무님이 신경 써주셔서 그런지 기대에 어긋나지는 않을 것 같군요. 그럼 이만.”
수아는 손 전무를 보고 웃으며 손으로는 닫힘 버튼을 힘껏눌렀다. 어우.. 넘어올라그래
어쩜 저 사람은 저렇게 느끼하다 못해 구역질이 나냐. 아무래도 안좋아.
저사람 너무 느낌이 안 좋아.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똑똑”
“누구세요? 들어오세요.”
영석은 올 사람이 없다고 느꼈는지 누구냐 물었다.
“아빠 저에요”
수아가 들어가자 영석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수아야. 아침에 너 자는 것만 보고 나왔는디. 어쩐 일이냐 애비 회사까지. 그래
여행은 즐거웠고? 마음 정리는 많이 되앗는가 모르것다.? 어디보자 우리 딸“
수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 하나씩만 물어요. 딸내미 숨 넘어 가겠네. 후훗 엄마가 음식 만들고 계시길래
제가 먼저 아빠한테 오랜만에 점수 따려고 선수 쳤죠 후훗“
수아의 등을 두드리며 영석이 말했다.
“잘했다잉. 오랜만에 우리 딸내미랑 데이트 좀 해 보까? 하하”
영석은 힘들어하는 표정을 딸에게 보이지 않기 위해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사실 무작정 사무실을 나왔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내부에 적이 생긴 것 같았다. 모든 일을 손전무가 알아서 했고 자신은 지금
노인 복지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무료 노인 복지시설을 지어 사회봉사를 할 생각이었다. 이것은 자신이 철이 들기 시작했을 때부터 생각을 했었던 것이고 이 결정에 대하여 송 여사도 적극 찬성을 했었다. 그래서 모든 실권을 거의 손 전무에게 넘겨준 상태였고 굵직한 결제가 아니면 모든 게 손 전무 선에 끝이 났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에
들렀더니 손전무가 집적 결제서류를 가지고 왔다. 회사 합병이었다. 놀랐지만 일단 대충 상황설명을 듣고 일을 보류 했다. 하지만 소문은 일파만파 커져나갔고 암암리에 두올이
한진을 인수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한진은 작은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탄탄한 회사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뭔지 모를 계략으로 지금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 했다. 더더군다나
항간 소문엔 두올 쪽에서 주가 조작으로 인한 합병이라고 수근거리기 까지 했다.
영석은 뭔지 모르게 꺼름찍 했다.
“아빠~ 드시다 말고 무슨 생각 하세요?”
수아가 물었다.
“아니여. 우리딸. 오늘 아빠랑 낚시 하러 가끄나?”
“아빠 요즘 힘드신 일 있으세요? 그런데 아빤 낚시가시면 말씀을 안하시잖아요
그래서 너무 힘들어. 나도 말 못하게 하고“
수아가 입을 삐쭉거리며 대답 했다.
“그라믄 나중에 가자야. 언능 묵어라.”
영석은 다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수아가 영석의 눈치를 살짝 보고는 말을 꺼냈다.
“아빠 왜 석진씨 이야기 안 물어 보세요?”
“니가 어련히 알아서 잘 했것나 싶다. 애비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수아를 믿는다.
그래서 그런 여행도 흔쾌히 보내 준 것이고. 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빠의 기대에 한치도 어긋남이 없는 딸이었제. 그러니 아빤 널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어떤 결정을 하든 니가
잘 알아서 했으리라고 애비는 생각 헌다.“
수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석진씨랑 서로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다음 주 수요일 쯤 석진씨가 양가 부모님들 뵙자고 할 것 같은데 어떠세요?”
“그랬냐? 수아야. 잘했다야. 석진이만한 남자가 어디 또 있겄냐? 남자는 남자가 봐야 하고 여자는 여자가 봐야 하는 것인디 애비가 보기엔 석진이 정도믄 니짝으로 좋다야.”
“아직 결혼까지 생각 한건 아니에요. 그냥 제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보려구요”
“그래그래 잘 생각 혔다. 너무 성급하게 하지 말고야. 그냥. 니말대로 니 맴이 시키는 대로 한번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까 싶다. 그냥 애비 생각은 그랴”
“네. 알겠어요 아빠.”
“애비는 이렇게 니 엄마 선택한거 후회 안해야. 느그 할아버지가 느그 엄마랑 결혼 할라고 할적에 반대 많이 했었단 야그 들었지? 그란디 아빠는 이사람 아니믄 꼭 죽것다 싶어서
느그 엄마 선택 했고 지금까지도 단 한번도 후회 해 본적 없어야. 그랑께 니도 니 맘이 시키는 대로 해보는 것도 좋을성싶다. 사람 평생 잠깐이더라. 사랑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듣고 살아도 세월 금방 가는디 안그라냐?“
영석은 송 여사와 결혼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영석이 결혼을 할때 쯤엔 지금 보다 정략결혼이 더욱 심했었고 지금처럼 그걸 거부 할 수
있다는 건 생각도 못했다. 송 여사는 고아원에서 자랐고 그때당시만 해도 고아원에서 고등학교 까지 나온다는 것은 생각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송 여사는 주간엔 일을 하고
야간에 공부를 하며 고등학교 까지 졸업을 했다. 그러다 영석을 만났고 사랑을 키웠다.
그러나 영석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딛혀 결국 둘은 맨몸으로 쫒겨나다 시피 했고 그둘은
그렇게 수저 저분하나 없이 시작을 했다. 그리고 수아가 태어나고 둘째를 담고 있던
송 여사는 과로로 인해 유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대로 더 이상의 임신은 불가능 했다.
수아가 초등학교 들어가던 날 입학식에서 영석의 아버지가 오셔서 이만 본가로 들어올 것을
제의 했지만 영석은 거절을 했고 지금껏 왕래는 하고 있지만 자신의 동생인 영식과 작은 아버지와 그의 자식들이 기업체를 물려받아 키워나가고 있었다. 영석은 평생 자신이 발로 뛰어 터를 잡은 자신의 회사를 지켜가고 있었다. 그런 회사가 지금 위기에 몰려있는 것이다.
여긴 언제나 똑같았다. 얼추 10년이 다 되어 간다 지만 여긴 세월도 비켜가는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들어간 석진은 한결을 찾았다. 짜식 얼마나 변했으려나? 바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석진은 창가 구석에 앉아서 소년인척 사색에 잠긴 한결을 발견하곤 피식 웃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 자식 아직도 니가 18살인줄 아냐?”
“장석진. 이 지식 너 하하하”
“하나도 안변했다 임마.”
한결이 석진의 어깨를 툭치며 대답 했다.
“너도 마찬가지야 임마. 여기만 세월이 비켜간줄 알았더니 너도 비켜갔구나.”
둘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얼마 만이지?”
“너 대학 다닐때 빼곤 처음인 것 같다. 그렇지?”
“그런가? 잘모르겠다 여하튼 반갑다. 하하하”
한결이 석진의 웃는 모습을 보며 한결도 따라서 피식 웃었다.
“짜식. 너 호탕한 웃음 소린 여전 하구나. 그런데 여긴 진짜 안변하지 않아?
너 처음 만났을 때도 여기였는데 아직도 여긴 변하지 않은 것 같다.“
한결이 지난날을 회상하는 듯 했다.
“그러게 나도 들어오면서 그생각 했다. 우리 였날에 듣던 그 올드 팝을 아직도 틀어주고 있다니 하하. 빠르게 변하기만 한 세상 속에 살다가 여기 오니 시간이 멈춘 듯 싶다.”
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석진은 조금은 야윈듯한 한결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내색 하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란 참 좋은 것이다.
오랜만에 만났어도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즐겁고 행복하니 말이다.
======================================================================================
오랫만에 올립니다^^
이제 어느 정도 마음 정리가 되구요.
글쓰는 것도 조금이지만 탄력이 붙은 것 같네요^^
오늘 날씨 진~~~~짜 좋지요?
어디론가 휘리리리링.. 놀러를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네요.
바다를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은
인터넷에서 바다나 찾아봐야 할듯 싶네요^^
로멘스 소설방 여러분들은 오늘 뭐하시나요?
궁금합니다요~ㅎ
즐거운 주말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