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고객 서비스를 줄이는 대신, 회사에 당당히 요구하라.

*200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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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는 은행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업무량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음을 밝혀둔다.

사실상 창구업무가 끝나고 나서 은행업무가 시작된다는 것도 들어서 알고 있다.

내 주변에는 은행에 일하고 있는 사람 중에 정말 몸이 축나서 큰일나겠다며

올해는 휴직이라도 신청해야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배부른 소리 하지 말라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매일 야근에 휴일근무까지 해야 하는 근무환경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휴일에라도 쉬는 너희는 감사하며 일해라 라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그것은 은행원들에게 따질 일이 아니라, 

그렇게 과중한 업무를 맡기는 자신의 회사에 따질 일이다.

다같이 불편한 상황을 개선해나가면서 발전해 나가야지,

배부른 소리 말라는 말은 다같이 죽도 밥도 되지 말자는 말과 다름 없다.

 

그렇지만 나는 창구업무를 1시간 단축시키겠다는 금융노조의 요구에 화가 난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금융노조 정책실장이 인터뷰했다는 것을 보고 나니,

금융노조가 고객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어 더 화가 난다.

 

현재 창구업무는 4시 30분에 끝나지만 그 외에도 과중한 업무가 많으니

그것을 줄여보겠다는 거다.

그러면서 금융노조 정책실장은 창구를 이용하는 고객이 전체 22%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요새는 거의 창구로 가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인터넷 뱅킹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용하는 상품에 따라 이체 수수료도 없고,

은행에 가서 직접 입금하지 않으니 편리하다고 아무리 이용방법에 대해서 가르쳐 드려도

우리 어머니는 잘 모르겠다며 창구에 직접가서 입금을 하거나 간단한 조회서비스는 폰뱅킹을 이용한다.

즉, 대출 등을 제외한 용무라 하더라도 꼭 창구를 이용해야 하는 고객이 22%라는 거지,

그 22%라는 숫자가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라는거다.

그 22%의 고객은 당장 창구업무가 줄어든다면 크나큰 불편을 느낄 고객들이다.

 

게다가 금융노조 정책실장은 파급력이라는 단어를 썼다.

파급력.

'파급력'이라는 말을 뒤집어 보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 시키기 위해서

혹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 고객들을 이용한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

실제로 주변의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창구업무가 1시간 줄어든다고 해서 실제 퇴근 시간이 앞당겨질지는 의아해하고 있다.

 

이것이 나의 의심에 그친다 하더라도,

업무량을 줄이기 위해 회사 측에 캠페인이나 영업 할당량을 줄여달라고 요구하거나,

인원 증원을 요구하는 대신, 고객 서비스를 줄이겠다고 하는 금융노조의 발상은

은행이 서비스업인 것을 생각한다면 상당히 불순한 것이 아닌가.

 

은행은 서비스업이 전부다.

금융노조는 자신들의 본업인 고객의 서비스를 외면하지 말고,

창구업무를 한 시간 줄이겠다고 한 것처럼,

회사에 당당히 인원 증원이나 업무량 감축을 요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