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직 3개월차, 모든 직장이 이러한가?

ㄷㄷㄷ2007.04.11
조회1,038

군대 제대하고 나서 복학하기 전까지 학비나 좀 벌어볼까 일자리를 알아봤다.

그리고 자그마한 사무실 사무보조로 6개월 계약하고 3개월차에 접어들고 있다.

지금 퇴근시간이 다가오는데...

오늘 한일이라고는 자판기 커피 6잔 뽑아오기, 워드문서 1개(A4 반장분량) 작성, 복사 3부...

어제는 더 가관이다. 팩스 1부 보내기, 워드문서 1개.. 끝....

나름대로 사람들은 다들 분주하게 자기 일들을 하는데..

그 속에서 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책상에 PC까지 설치해주고서 시키는 일은 저게 전부다.

 

말단이라 출입문 바로 옆에 자리가 있어서 눈치보여 웹서핑같은 것도 잘 못한다.

또 딴짓 하다가 그거 하려고 여기 온건 아니지 않냐는 직원의 지적에 딴짓도 잘 하지도 못한다.

멍청하게 하루종일 앉아있다 이따금 일거리 주어지면 감사하게 일을 한다.

그냥 이어폰 연결해서 한쪽 귀에 꼽고 노래나 듣고...

이생각 저생각 공상에나 빠져있고...

 

처음에는 참 좋았다.

전역하고 2주만에 쉬지않고 바로 돈벌려고 일자리 구해서 얻은 직장이었다.

게다 시키는 일까지 없으니 처음엔 신났다.

일이 없다보니 문자질 자주하고 네이트온 접속해서 친구들과 쪽지나 주고받고..

이따금 문서 작성하는 일 해주고 딴시간엔 톡톡들어가서 글이나 읽고..

나도 몇자 써보고... 판에도 들어와서 글도 보고... 써보기도 하고...

 

지금은 고문같다.

하루종이 바보처럼 앉아 이러고 있는게 과연 사람이 할짓인가 싶다.

세달이 되었지만 아직 사무실 사람들 이름도 잘 모른다.

알 기회도 없었고 알아봐야 도움 될만한 것도 없었다.

월급은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나온다.

한달 75만원에 이것저것 떼고 나면은 70만원 조금 안되는 돈을 손에 거머쥔다.

하지만 일하는 것에 비해서 75만원씩이나 받는다는 것은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하긴.. 이렇게 앉아있는 고문을 매일 당하니 받을만한지도 모르겠다.

 

게다 이 회사는 주 6일이다.

토요일같은 경우 아침에 와서 커피심부름이나 하고 그냥 멍하게 세시간 앉아있다 집에 온다.

점점 바보가 되어가는 것 같다.

설마 모든 직장들이 혹은 파견직이 이런 삶을 사는진 모르겠지만..

난 이 회사에서 별 존재감이 없다.

존재감 있고싶지도 않지만 너무 방치한다.

일거리도 없고...

일하는 곳이 종로라서.. 가끔 답답하면 종로 거리 한 한시간 휘젓고 돌아와도 아무도 모른다~

딱 한번.. 나가있는데 일거리가 생겨서 그 일을 맡기려 했는데 없었다고 한소리 들은적은 있지만...

 

배부른소리 한다고 짜증내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건 내 나름대로 고충이고 고민이다...

일이 너무 없어도.. 이거 바보되는 것 같고..

오죽하면 군대가 점점 그리워지려고 한다...... ㅠㅠ

 

회사에서 하는 말이라고는 출근해서 안녕하세요, 퇴근할때 수고하세요.. 이게 전부니..

오늘도 그 말 빼고 단 한마디도 안했.. 아니 못했다....

이게 회사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