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 실수였다

앙드레곤드레김2006.03.01
조회155

지방에 아주 조그마한 대학에 재학중인 여학생입니다.

저는 전공이 의상디자인이어서 패션쪽으로 아주 관심이 많고 많은 신경을 씁니다. 물론, 우리과 다른 친구들 또한 아주 멋쟁이구요~

하지만 유독 멋을 안부리는 남학생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를 보고 찌질이라고 부르지요

그 남학생의 패션을 잠깐 집고 넘어가자면.. 아빠 기지바지에, 위에는 박스티를 입고, 죤스포츠 가방(잔스포츠 짜가)를 메고 학교를 등교하지요. 거의 이 패션이 일주일 갑니다.

하도 그런지라 교수님께서도

"너의 패션감각을 숨기지말고 표현하라~그것이 너의 과제이고 공부인거샤~!!"

하시며 당부할정도니깐 왠만큼심각한거지요~

그런후 겨울방학을 몇일 앞두고 여지없이 학교수업을 갔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한곳을보며,입을 쫙 벌리고 경악을 하는것이었습니다.

뭐야뭐야~하면서달려가 봤더니.... 그 구질구질 찌질이가 멋을 부리고 온것이었습니다.

하아얀 나이키 목폴라 티셔츠, 그위에 가죽잠바... 그리고 레비스엔진 청바지... 어찌보면 평범할수있겠지만도 찌질이에게는 상상도 못하는 그런 차림이었습니다.

모두들 "찌질이 용됬다~ 찌질이 이제서야 사람됬다~찌질이 로또됬냐?" 며 난리법석이었습니다.

교수님까지도 오셔서 "거봐~! 공부 열심히 하니깐 그세 달라지자나~!!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

하시며 너무너무 흡족해 하셨습니다.

찌질이 자신도 주위 반응에 놀랐는지 으쓱하며 "내가 꾸미면 이정도야~" 하는것이었습니다.

그런후 어느덧 모든 수업이 끝이 나고 하교할때였습니다.

저희 학교는 산을 깎아서 만든지라 경사가 아주 심합니다. 또한 저의 강의실이 맨 꼭대기에 있은지라 매시간마다 정문까지가는 통학버스가 운행하지요. 그날따라 눈이 와서 우리과 모두는 버스를 타고 정문까지 가야겠다며 모두 탔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어떤 아이들은 서서가기도 했습니다. 그 서서가는 학생들 중에는 저와 찌질이도 포함 되어있었습니다. 찌질이는 제옆 손잡이를잡고 다른 남학생과 대화에 심취해있었고 저 또한 제친구와 대화중이었습니다. 저는 머리에 눈을 맞은지라 신경 쓰여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려는 순간...

사건은 이때부터였습니다. 운전기사아저씨께서 무슨일이신지 급정거를 하시는것이었습니다. 가뜩이나 경사가 심한지라 아주 심하게 급정거를 하셨습니다. 저는 그 순간 아무 대책도 없은지라 당황한 나머지 옆에있는 찌질이 가죽잠바를 잡았습니다. 정말 앞이 안보였습니다. 찌질이 가죽잠바는 똑딱이 단추로 채워져있은지라 제가 잡고 넘어지는 순간 하나씩 " 똑딱 " 하면서 풀러지는것이었습니다. 결국 다 풀려진채로 저는 꿋꿋이 찌질이 가죽잠바를 잡고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입니까?

찌질이의 가죽잠바가 개봉되는순간 찌질이의 젖꼭지와 배꼽이 보이는것이었습니다. 찌질이 목폴라는 목만 있는 천원짜리 목보호대라 해야하나? 암튼 그런것이었습니다.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저는 " 안춥냐? " 라고 한마디 건네봤지만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찌질이의 얼굴은 더욱더 암흑해져만 갔습니다. 저는 교문에서 얼른 내리고 찌질이 없는 곳으로 뒤도 안돌아보고 뛰어갔습니다. 정말 미안했습니다.

그때당시 똑딱이 단추가 아닌 지퍼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또한 찌질이가 안에 뭐라도 입었던라도 이렇게까지 미안하진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잠도 못잤습니다.

그 이후 찌질이는 학교에서 보기 힘들었고 저를 피해다닌다는 소문까지 들렸습니다.

얼마전에는 휴학했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정말 미안했습니다. 저때문에...

찌질이한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하고도 싶은데 용기도 안나고 어쩌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