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딸아이에게 화가난것이 아니었는데 ..

.....2006.03.03
조회1,172

정말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엄마인 내 자신이

너무 너무 한심해서 견딜수가 없다.

 

이제 겨우 24개월된 딸아이 앞에서

눈물을 뚝 뚝 흘리며 울고있으니

손수건을 가져와서 눈물을 딱아주는 딸

 

내가 지금 힘든건 아이때문이 아닌데도

자꾸만 자꾸만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있는 못난 내 모습 ..

어쩌나 ... 이를 어쩌나 ... 미칠꺼 같다

 

남편은 전화가 안된다.

어딜간걸까.

안받다가 꺼져있다가. 또 안받다가... 뭐하는 중일까.

 

시무룩하다 못해 쇼파와 일체가 되어있는 내옆에서

어떻게든 와서 부비적 거리면서 하필 집에없는 귤을 달란다.

멍..하게 앉아서 속으로 지금 없는데 .. 하고 생각하는데 아이가 떨어졌다.

너무 놀란 아이가 서럽게 우는데 ..

나는 더욱 서럽게 울어 .. 아이와 함께 울음바다를 만들었다.

한참을 울고 나서 .. 겨우 진정이 되었다.

 

둘다 기운이 빠져 아이는 내 품에 .. 나는 그 작은 아이에게 기대어 

가만히 .. 있었다.

너무 미안하다.. 왜 하필 우리같은 부모를 만나 .. 너무 미안하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내 감정을 숨기고 아이에게 최선을 다할수가 없다

 

불쌍하고 가여운 내 아이 ... 너무 안쓰러워

물끄러미 보고 있는데도 또 눈물이 난다...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고

아이 얼굴을 보면서 또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 미안해 ,, 엄마가 너무 너무 미안해 ..

 그리고 사랑해 .. 아프지 말고 ... "  까지 말하는데

아이도 다시 울기 시작한다.

 

그 작은 손으로 자기 눈물 딱으랴 .. 엄마 눈물 딱으랴 ..

겨우 24개월에 철이 들어버린 딸 ...

안아달라고 했다가도 " 엄마 힘들어 ..  ? " 하고 물어보고 .. 포기하고  

그 작고 작은 손으로 엄마 얼굴 쓰다듬으면서 " 엄마 좋아 .. " 하던

예쁜짓만 하는 딸에게 나는 왜 이렇게 약한 모습만 보여주는지 ..

 

그냥 평범하게 남들처럼 사소한걸로 티격태격하면서

아이와 함께 그렇게 살고 싶은데 ..

내가 너무 욕심이 많은가.

평소엔 스스로 감정 조절을 잘하다가도 ..

가끔 .... 너무 힘들다. 힘들어 죽을꺼 같다. 정말 꼭 죽을만큼 힘들다.

 

내일 남편생일인데 ..

시어머니에게 전화 했더니 남편생일인지도 모르셨다가

아침에 상을 잘 차려주라고 하신다.

생일날 아침에 밥을 못먹으면 일년동안 먹을복이 없다고.

나도 ... 제발 생일날 아침이라도 밥좀 먹어줬으면 좋겠다.
 

저번주 일요일도 미역국 끓여서.. 오늘 아침까지 먹었다.

라면 두개 겨우 끓일수있는 작은 냄비에 끓여서

몇날 몇일을 아기와 둘이서 지겹도록.. 먹었는데

그것도 아침에 먹다가 버렸는데 .. 냉장고에 들락 날락 하다 결국 버렸다.

 

내일 남편은 먹지도 않을 미역국을 또 끓일생각을 하니 속이 메스껍다.
내가 왜 ,, 이렇게 살아야 하나 ..

그리고 내 딸은 또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나의 우울한 기분에 함께 동요해서
울먹이면서 잠들던 아이는 아마 자면서도 나처럼 슬픈꿈을 꾸겠지

유난히 말이 빠르고 마음이 여린 딸아이는
자면서 악몽을 꾸는지 울면서 일어날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 너무너무 무서웠어.. 하고 내품을 파고든다.
자면서도 내 얼굴에 손을 꼭 ... 얹고 자야 곤히 잠을 자는
아이의 자는 모습만 봐도 눈물이 자꾸 자꾸 난다..

 

하루 하루 겨우 살아가게 해주는 내딸 ..

그아이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 ..
나의 깊은 한숨과 함께 사라져버린 희망 ..
언제까지 .. 이렇게 살아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