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무서운 아주머니+할아버지 경험담

김은진2006.03.05
조회523

아래에 어떤 님이 대중교통 노약자 자리 양보에 대해서 쓴 글이 있던데 그 분이 말씀하신 정도는 약과예요;;

 

저 작년 봄에 발목 인대 5개 다쳐서 깁스 했었거든요. 의사 선생님이 오래 서잇으면 안된다고 해서 일반석에 자리가 없을땐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아서 다녔어요.

 

그러던 어느날 개념없는 아주머니 계속 째려보고 아주 난리더라구요.

 

솔직히 노약자 석은 노인 뿐 아니라 임산부라든자 장애인이라든가.. 그때의 저처럼 다쳤다든가.. 신체가 건강하지 않거나 보호가 필요한 사람이 앉아도 되는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신경 안쓰려고 했는데 계속 위 아래로 훑어보려 쭝얼쭝얼..

 

그 때 짜증나서 고개 돌리고 있어서 정확히 무슨 소리인지는 못들엇는데, 내 옆자리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이 학생 다리 다쳤다'고 한 걸 보니 분명 저에대한 나쁜 소리였겠죠?

 

할머니한테 한 소리 듣더니 무안한지 다른 칸으로 이동하신 아주머니;;;

(그렇게 직접적으로 뭐라고 하진 않아도 깁스한 나에게 '얼른 일어나라'레이져를 쏘신분 참 많았음)

 

 

깁스 한지 두 달이 조금 넘엇을 무렵 조금이라도 빨리 나으려고 깁스는 풀고 보조 장치만 달고 한방병원에 이틀에 한 번씩 침치료를 받으러 다녔는데..  

 

그 보조장치가 깁스처럼 거대한것이 아니어서 바지를 입으면 잘 안보이는 거였어요.

 

침을 편하게 놓기위해 깁스는 풀렀지만 깁스했을때보다 더.. 오래 서있으면 안된다기에 또 열쒸미 자리 찾아 앉아 다녔습니다.

 

그랬더니 깁스했을때보다 더 심한 태클이 들어오더군요.

 

그 즈음엔 저도 이력이 붙어서 레이저 쏘는 아줌마들에게 제가 먼저 말을 했습니다. 제가 다리가 아파서 치료차 병원 가는 중이어서 미안하지만 자리를 못비켜 드린다고요.

 

그러던 어느 날 어떤 할아버지..

 

지하철 타자마자 저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군요.

 

젊디젊은것이 노약자 석에 앉아서 자리 안비킨다고.. 그래서 저도 다리를 다쳐서 그런다고 바지까지 걷어서 보여드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구차해서라도 비켜줫을 텐데, 그 땐 저도 어이없어 화나고 오기도 생기고 뭐 그런 복잡한 심경이어서;;)

 

그랫더니 젊은것이 말대답한다고 이젠 지팡이로 바닥을 쿵쿵 치면서 소리지르고.. 지하철 사람들 다 쳐다보고;; 다른 사람이 자리 양보해도 안앉으려고 하고.. 결국 그 자리에 앉아서도 소리지르고;;

 

저 내릴때도 소리지르고;;;

 

정말 기력도 좋으시더이다;;;

 

 

 

그 후로 정말 질려버려서 그 후로는 버스 타고 다녔습니다.

(택시비를 감당하기엔 너무 먼 거리여서;;;)

 

요즘도 지하철 단거리 탈때는 아예 자리에 앉지않고 장거리 가야하면 좌석 버스 탑니다.

 

 

그런데 정말 노약자석은 아줌마, 할아버지, 할머니들만의 것인가요?

 

시집가서 이젠 아기가 둘인 우리 언니랑도 얘기해보니.. 임산부한테도 그러는 분들이 많다더군요. 아주 만삭이 아니면이요.

(근데 아주 만삭이면 잘 안돌아다닙니다. 어중간한 정도일때 이런저런 준비하며  많이 다니지요.)

 

그리고 제 친구의 경우에는 교대로 하루 9시간씩 서서 일하는데 밤근무 마치고 다리 퉁퉁붓고 파김치되어서 집에 돌아오는길에..

 

등산같은거 가려고 나들이 차림으로 나온 아줌마들이 자리 양보하라고 레이져 쏘면 정말 눈물 난다고 하더군요.

 

 

그런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실 일은 별로 없으시겠지만..

 

그래도 말하고 싶습니다.

 

노약자석은 말 그대로 노약자 석이지 노인석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보기에 젊어보이는 사람이 앉아 있을 땐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좀 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어요.

 

또 한가지..

 

보기에 그렇지 않아보인다면 째려보거나.. 궁시렁 궁시렁이 아닌...

 

'대화'를 시도해보시라구요.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것 말고 말 그대로 '대화'요)

 

고대 벽화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라고 씌여 있다죠? 요즘 젊은이들이 마냥 버릇없어 보일수도 잇겠지만.

 

실제로 리서치를 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합니다.

 

저도 그 몸 상태로도 막 힘들어보이시는 할머님 같은 경우는 보자마자 벌떡 일어나서 자리 비켜드렷거든요.

 

대화로 해결되지 않을 일은 없습니다.

 

 

아무튼 저는 작년 다리 다쳣을때의 경험 이후로 자리양보를 강요하는 아주머니, 할아버지들에 질려버렷습니다. 올해는 꼭 면허 따서 무리해서라도 차를 살 계획이고요.

 

아랫님이 쓰신 글을 보고 기억이 나 주절주절 떠들어 보앗습니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