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힘증. 10 . 쪼그만방의 두 남녀??

핑키핑크2006.03.13
조회1,196

하필 왜 오늘같은 날 가까운 슈퍼에서 두부가 다 떨어졌다는지
난 한블럭 더 위치한 가게서 겨우 두부 한모를 사들고 뛰어 들어왔다


"할머니!!!"


우선 급한마음에 난 할머니를 불러 제꼈다.
그리고 곧바로 뛰듯이 할머님의 부엌으로 뛰어 들어왔다


"왜 이렇게 부르고 날리디야~아?


<헉!>


할머니와 가스렌지 앞에 서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할머니의 옆에서 숟가락을 물고 나를 멍하게 바라보는 저 인간.
난 그자리에 얼어붙어 서 있었다


"머하는감? 두부는 사온기여? 샥씨가 디게 배가 고프다구마!
아~고~오~~! 며칠을 굶었디야 불쌍키도 하지"


<가만 이게 먼소린가?>
난 의아 했다. 어떻게 된일인지...
할머니께서 말씀하시는걸 보면 분명 류가 남자인걸 모르시는거 같은데?


"내가 요즘 눈이 많이 어두워 졌나벼? 통 양념들이 어떤게 어떤건지 &#52287;을수 있으야지....
그래서 샥시가 양념통에 대문짜~악! 만하게 글씨를 써주고 있었어?"

"네?"

"할머니 이정도면 잘 보이시나요?"


류가 베시시 웃으면서 할머니 얼굴가까이 양념통을 들이민다.
어쭈? 어쭈쭈?


"글쎄.... 잘 모르것는디? 으따! 으따따! 보인다 보여
아~효~~! 늙으면 빨리 죽어야지 죽어야 혀"

"할머니 무슨 소릴 하세요 오래 사셔야죠"


저 여우같은 기집애!!! 아..아니 나.쁜.놈!!!
있는 인상 없는 인상 다 찡그린 나를 보며 류가 눈을 찡끗 거린다.
내가 이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거지? 그런거지?

 

 

 

 

 

 

"얼렁 밥묵어! 친구는 저리도 잘먹는데 청하 니는 고렇게 깨작깨작
개미만큼 먹응께 그리 키도 안크고 그랬지?"

"예? 예......."


나는 눈치보랴 밥먹느랴 어쩔줄 모르고 있었는데 저 뻔상
정말로 잘도 쳐먹고 있다


"친구 봐 을매나 훤칠하게 크고 이쁜감?"

"할머니... 제가 더 이뻐요"

"웃기네"


그놈이 밥을 잔득 입에다 쳐넣고 그렇게 비아냥 거렸다.


"근디 샥씨 멀먹구 그래 키가 큰겨?"


내가 밥을 먹다가 화들짝 놀라서 밥수저를 떨어 뜨렸다
그러자 류는 나를 슬끗 돌아보더니 아무렇지도 않은듯 이렇게 말했다


"콩나물 많이먹고 그러다 보니.... 하핫! 그렇죠 뭐?"

"그랴? 청하니는 콩나물좀 팍팍 삶아 묵어!"

"네"


여전히 류를 째려보는 시선을 놓치않고 나는 밥풀을 이빨로 뭉겠다


"그래 이제 샥시는 뭐해먹고 살랑가?"

"음.....저 지금 모델해요"


뭐...? 모델?
하이고~오~~~!!! 트렌스 젠더 모델?


"하긴 직업은 잘 선택한거 같어~ 모델은 키크고 그래야지 하는것이제?"

"그럼요! 청하처럼 키작고, 남자처럼 중성이미지면 죽었다 깨어나도 못하죠"


뭐시라?!!! 저 대단한 이빨과 뻔뻔스런 낮작좀 봐
정말 대단하다 내가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증말


"그래도 키는 샥시보단 작지만 굴곡은 우리 연화가 더 있고마"

"케켁~!!!"


밥먹다 체하는줄 알았다
나는 이상한 곁눈질로 류를 쳐다봤다. 역시 이상하게 웃음으로 일그러져가는
저 표정...... 윽~!!!

 

 

 

 

 


밥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 문을 닫자마자 류가 집이 떠내려가도록 웃어 졌혔다


"왜웃어?!!!"


큰소리로 그렇게 묻자 나를 슬끗 돌아보는 류
그리고 어기적 어기적 내 곁으로 가까이 오더니 나의 안경알에
노크하듯 뚝뚝 뚜들겨 댔다


"여보세요 연화 안에 계세요?"

"뭐야! 이게?"


저표정...... 정말 싸가지다.


"나 쳐다보나 확인한거다. 도데체 눈을 자세히 볼수가 있어야 말이지?
야! 글고 양말좀 잘 빨아 신어라? 빨은건 같은데 때도 안진게 이게 뭐냐?"


툭툭거리는 말투로 자기 나시 가슴께 에서 무얼꺼내더니 내 앞으로 던졌다.
떼구르르 두개의 뭉쳐진 양말 두꾸러미......
저...저게 여자처럼 가슴까지 만들고?


"내 연기 어땠냐? 모델에서 연지자로 전향할까?"


지룰하고 자빠졌네!!!


"넌 그냥 절벽가슴으로 있어도 여자같아 보여!!!"

"뭐?!!!"


그래도 여자라고 하니까 기분나쁜가 보지? 잘 다듬어진 눈섭산이
더욱 더 위로 치켜올라졌다.


"무슨소리야?"

"키큰거 빼놓곤 넌 딱!! 여자야 알았어?"


류가 나를 더욱더 매섭게 노려본다.
어쭈 째려보는거 또한 기집애 처럼 생겼다.


"허~어!!! 그래도 난 너 보단 낳다?"


어? 저건 또 무슨 소리야?


"아무리 꾸며도 여자인 티가 전혀~~ 안나는 너보단 훨~ 낳다고
게다가 그 안경뭐냐? 어디 고려시대 고분에서나 발견될만한 골동품 같은데
그거 쓸수있는건 맞냐?"

"뭐...뭐야?!!!"

"왠만하면 하나사~~ 아무리 집에서 혼자쓰는 안경이라도 그건 너무 정도가 심하잖아?
게다가 아까보니까 두부사러 밖에 나갔다 왔을때도 쓰고 있더만,
그래서 남자친구 하나라도 생기겠어? 여자처럼 잘꾸미고 다녀도
머슴아 처럼생긴 얼굴 때문에 텃구만........"

"뭐?!!!"


지금까지 잊고 살았는데....... 내 남자같은 외모 잊었는데,
3년전 남자랑 헤어지고 나선... 정말로 내 모습 잊고 지우고 살았는데


"너 말 다했어?"

"그래 다했다 어쩔래?"


주먹에 힘이 빠짝 들어갔다. 그리고 전에 헤어졌던 남자가 나한테 한말이 생각났다


"꼭 남자랑 하는거 같아. 니 얼굴을 봐도 그렇고 섹스에 감흥없어하는
시체같은 니 몸을 봐도 그렇고"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누군들 그렇게 생기고 싶어서 그럴까?


"야... 또 우는거야?"


당황한 류의 표정. 어쩜 저리도 금방 표정이 바뀔까?


"이젠 너 가!!"


나의 단호한 어조에 당황하는 류의 모습
입술을 꼭 깨물고 나를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어...어딜?"

"어디긴 니 갈길이지. 이제 난 내가 어제했던 약속 다 지켰어
그러니까 이젠 빨리 나가줬음 좋겠어"


어쩔줄 몰라하며 머리칼을 연신 넘기는 그놈
처음의 난처한 표정이 또 금세 싸늘하게 바꼈다.


"내가 분명히 어제 말했을텐데? 난 여기서 며칠 있어야겠다고"

"농담하니? 너 지금?"

"아...아니! 진담이야.
난 갈곳이 없어 그래서 나 이판사판 이라고
그..그니까 잠시 너한테 신세를 져야겠어"

"너 정말 뻔뻔스럽구나?"


그의 표정도 그걸 인정하는듯 서글프게 바뀐다


"다... 다시한번 얘기하지만 니가 어떤말을 해도 난 안나가 아니 못나가!!
그러니깐 그만 시간 낭비하지말자 더운데 열난다"


류 진 도데체 무슨 저런 얘가 다 있는지 모르겠다
화가 났다 것도 무척이나... 근데........
이상한건 한편으론 그가 여기 나와 있겠다는데 정말 진심으로 싫지 않다는거다

나 정말 미쳤나봐! 아니 오히려 아깐 할머니가 류를 여자인줄 아시니
정말 다행이다 같이 있어도 괜찮겠다 이런 생각까지 들었었다
아무래도 분명 내가 미친거다. 미쳐도 보통미친게 아니다.

 

 

제가 일주일에 한번 올림니다

그러니 기다리시는 분들껜 죄송하구요

이 글이 맘에 드신다면 꼭 추천 부탁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