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수저 뜨는둥 마는둥 하다가 힘없이 수저를 내려놓는 미우를 보고 하다가 걱정스럽게 물어봤다.
그리고, 슬쩍, 건너편 식탁에서 한참 식사중인 태봉을 보았다.
태봉도 열심히 식사중인것 같았지만. 거의 기계적인 모습이였다.
하다의 걱정을 만류하고, 미우는 먼저 일어나면서 말했다.
“나 먼저 일어날게.. 나, 오후에 외근이거든... 저녁에 집에서 보자.”
원래, 미우가 나갈일은 아니였지만. 미우는 하루종일 태봉과 한 사무실에 있는것이 꽤나 힘들어서였는지, 다른 사람의 외근을 모조리 담당해서. 오후시간을 채우려고했다.
미우가 사무실로가 이것저것 서류를 챙겨들고 사무실을 막 나서려던 때였다.
“전미우씨? 잠깐 얘기좀 하실까요?”
윤호였다. 미우가 아주 강하게 윤호가 건넨 선식을 화분에 쏟아붓고, 협박까지 해가며, 자신에게 관심 끊으란 경고 이후 계속 조용했었다. 애써 미우를 데리어 오지도 않고, 귀찮게 하지도 않았다.
단지, 미우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중이였다. 그 단짝 친구인 하다는 무슨생각인지. 윤호가 물어보는 말에 별다른 대답을 해 주지 않으니, 흥신소라도 연결을 해서, 그녀의 대학시절등의 알수있는 모든 것을 알아내는수 밖에 없었다.
“네... 그래요? 메일은 잘 받았습니다. 네... 계속 수고해 주세요..”
윤호는 약간 만족하는 표정으로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음... 싫어하는 꽃이 해바라기.. 좋아하는 꽃이 후리지아... 드라마를 안보고... 응? 상대방에게 뭔가 다른감정이 생기면. 냉정하게 대한다? 이거 새로운 사실인데? 그럼.,, 미우공주께서 내게 다른 감정이 생겼단 말이 될수도 있겠군...”
흥신소 직원이 보내준 자료에는 그녀가 대학시절. 캠퍼스 생활중. 혹시라도, 마음을 흔드는 상대가 생기면, 아주 표독스럽게도 대했다는 정보가 적혀있었도, 그걸 읽은 윤호는 자신의 인내와 노력이 조금은 효과가 있었다고 착각하는 중이였다. 차마.. 태봉이란 사람때문이란 것을 예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다는 마지막으로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태봉에게 연락해서 다시 두 사람은 집근처 카페에서 만나고 있었다.
“무슨일이세요?”
태봉은 조심스럽게 하다에게 물었다.
하다는 말없이 지갑에서 영화표를 두장 내밀었다.
“이게뭐죠?”
태봉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눈앞에 내밀어진 영화표를 쳐다보며, 궁금한듯. 하다에게 물었다.
하다는 앞에 놓인 쥬스를 서너모금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보다가 보다가. 도저히 답답해서,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도우려구요.”
“..... 하다씨.. 미안한데요.. 미우마음이 너무 꽁꽁 닫혀있어요,,”
“아뇨! 그런척 하는거에요, 미우, 원래 마음이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독하게 굴거든요.. 자 지금부터 내말 똑똑히 들어요. 미우한테. 조절이 안되는 감정이 하나 더 있어요! 질투! 그 질투란 감정. 한번 자극해 보자구요?”
태봉은 하다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자신이 알기로, 둘은 10년이 넘는 친구라고 들었고, 그러니 하다가 하는말이면 신뢰할수 있을것이다.
“자. 이건, 태봉씨와 묘령의 아가씨가 함께 앉아서 볼 영화 티켓이구요.. 이건. 저와 미우거죠.”
하다는 다른 두장의 영화표를 꺼내들어 보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 두 좌석은 앞뒤로 배열되 있어요. 그러니까. 태봉씨가 들고있는 티켓의 좌석이 저와 미우가 앉을 좌석의 바로 앞자리에요..”
“그런데요?”
“그런데요라뇨? 저는 미우 끌고 어떻게든 영화보러 갈거니까. 태봉씨는 누굴 데려오든 여자한명 데리고 와서 우릴 못본척하고 그 앞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보시면 되요. 물론 함께올 여자분과 막 시작하는드한 연인인척 하시는것도 잊지 마시구요..”
태봉은 하다의 말을 이해하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하지만, 과연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가 의문이였고, 문제는.. 그렇게 연기를 가장하고 함께갈 여자가 없다는 것이였다.
“저... 효과가 있을까요?”
“네! 분명히요... 말했잖아요.. 미우. 질투도 많다구요.. ”
“그런데... 데려갈 여자가.. 없어요..”
“아는사람 한명도 없어요?”
“네.... ”
“음.. 그럼 어쩌죠? 이런일 부탁할만큼.. 친한사람이....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고마워서 어쩌죠?”
“어쩌긴요. 미우랑 잘되면, 술이나 사요... 그리고, 태봉씨.. 다시한번 말하지만.. 미우.. 상처가 많아요.. 그러니까.. 태봉씨가 잘 감싸줘야해요?!”
“네...”
태봉은 하다가 건네준 영화티켓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정말로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면.. 그렇다면.. 미우와 함께 시작할수 있겠지..
그 엽기발랄 까칠 공주와.....
하다가 예약한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캐롤과 오색찬란한 트리로 장식되었고, 사람들은 모두가 축제의 분위기에 들떠 거리고 쏟아져나왔다.
미우는 애써 이 분위기에 쓸려 북적거리는 인파에 묻히지 않으려고 했지만. 하다의 적극적인 조름에 못이겨 집을 나섰다.
“추운데.. 꼭! 나가야 겠니?”
“그럼! 이런날 청승맞게 너랑 나랑 tv외화나 보면서 보내야겠니? 너나 나나 집에도 안가니까, 닥히 만날 사람도 없잖아.”
“넌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화이트 크리스마스 타령이냐? 눈오면 길 미끄럽지 교통사고 발생율도 높아지지 거리 지저분해지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여긴 따뜻한 남쪽나라라. 눈이 잘 안온대요~”
“야! 넌 어쩜 그렇게 내뱉는 말마다 그렇게 삭막의 극을 향하는지 원...감성이 매말라도 아주 바닥이 갈라지도록 말랐어!”
“그게! 인생에는 더 도움되네요!”
딱! 잘라서 말하는 미우였지만. 하다는 마음속으로 그런 미우의 말에 절대 동주해주지 않았다.
“치! 기집애! 어디 그렇게 되나 보자~”
극장안은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던 미우는 급기야는 짜증스럽게 대기실의 구석자리로 가서 하다가 예매한 영화의 홍보전단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냉정과 열정사이]
그냥 딱! 봐도 사랑이야기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여자주인공이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이다.
요즘처럼 냉정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러브스토리는 미우에겐 금지되는 항목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하다가 어느새 이 사실을 망각했는지 이걸 보자고 예매를 하다니.. 차라리. 옆관에 걸려있는 [해리포터]가 훨씬 나을텐데...
미우는 짜증스런 표정으로 손에 들었던 전단지를 옆의 쓰레기통으로 던져넣었다.
이미 예매를 한거니. 보러는 가겠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다 몰려 들어갈텐데.. 나올때도? 미우가 이런저런 모든 상황을 생각하며 열심히 신경을 긁고 있을때, 하다는 팝콘과 콜라 셋트를 들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미우의 곁으로 왔다.
“자 받아!”
“장하다! 정말 장해?”
“또, 뭔소리야?”
“이 인산인해를 봐라... 보러 들어갈땐 그렇다 치고.. 나올때도 장난 아닐건데.. 그리고, 하필이면, 왜? 유치한 사랑영화냐? 저기 있는 판타지물이 훨~ 낫겠구만?”
“어머? 넌 그 유명한 소설을 영화로 만든건데. 유치하다고 못박으면 안되지! 얼마나 감동적인건데?”
“내가 말을 말아야지..”
“들어가자.. 우리 입장하면 된다야!”
마침, 입장을 알리는 전광판이 돌아갔고, 미우는 천천히 사람들 사이에 섞여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예상대로 극장안은 거의 한자리도 빠짐없이 꽉 들어차고 있었다.
미우는 영화의 예고편이 시작되자. 손에 든 콜라를 조금씩 마시며,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하기전.. 비어있던 앞자리를 예매한 커플인지. ‘잠시만요. 죄송합니다1’를 말하며,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일순간. 어두운 영화관안에. 한쪽으로 조명이 집중되고있다는 착각을 체험하고 있는 미우였다. 좀전, 늦게 들어와서는 자리를 찾고 있는 앞자리의 커플은 다름아닌. 태봉과.. 낯선 여자였다. 태봉은 미우를 못본듯. 열심히 자리를 찾아 앉았고. 그 자리가. 미우의 바로 앞자리였다.
‘이래서! 사람마음은 장담 못하는거야! 뭐? 변할리가 없어? 그 변할리 없다는 시간이 겨우 일주일이냐?’
미우는 어느새 질투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애서 냉정을 유지하면서 믿을수 없다고 못박아 뒀지만. 막상 다른 여자와 함께 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러온 태봉이 괘씸하게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다는 그런 미우의 변화를 눈치채고는 느긋하게 팝콘을 씹으며 영화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턴.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태봉은 미리 하다와 약속한대로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에 극장안으로 들어섰다. 하다가 급조해준 미우의 질투를 일으킬 하다의 친구까지 동원해서.. 그리고, 자리를 찾아 들어가기 전 미우를 보고는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그리고, 제발.. 효과가 있기를 빌면서..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가 시작되었지만. 태봉은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다.반은 영화에 집중하고, 반은 뒤에 앉은 미우에게 집중하고 있는중이였다.
그리고, 미우도 마찬가지로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수시로, 태봉의 뒷통수를 노려보고있는 중이였다.
‘대체! 저 여자는 누구야? 아니! 내가 왜? 신경을 써? 신경쓸바 없지? 그나저나. 저 여자도 불쌍~하다. 저 자식을 뭘믿고 만나는지.. 일주일 뒤엔 다른여자랑 있을수도 있는데.. 어어? 저것들이.. 공공장소에서 어디!’
방금 여자가 태봉쪽으로 기울며, 귓속말을 하는것을 본 미우의 눈에 불꽃이 튀는듯했다.
공공장소에서 아무리 연인이더라도, 애정행각은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미우와는 달리. 여자는 하다와 미리잔 계획에 대해 읊조리고 있었다.
“있다가.. 제가 어깨에 살짝 기댈거니까. 놀라지 마세요!”
“훗! 네..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이런 그들의 대화였고. 쑥쓰러움에 살짝 웃는 태봉이였지만. 그 사실을 알리 없는 미우는 있는 힘껏 마음속으로 악을 쓰고있었다.
‘저게! 어디서 웃음을 흘리고 난리야? 딱! 바람둥이 변태자식이잖아?’
영화는 잔잔하면서도 아름답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미우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미우의 질투심은 극을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따금씩 다정하게 귓속말을 주고받으며(태봉은 조심스럽게였지만)너무나도 해피한 시간을 생방송으로 지켜보고있는 미우에겐.. 고문에 가까운듯 했다.
그리고, 언뜻언뜻 보이는 태봉의 웃는얼굴에도... 그럴수록. 미우는 팝콘을 요란하게도 씹어댔다.
태봉은 뒤에서 점점 살기가 전해져 옴을 느끼며, 하다의 말이 100% 맞았고, 그 효과가 점점 나타난다고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남녀 주인공의 회상중, 그들의 첫키스 장면이 스크린 가득채울 무렾이였다. 애틋하고 사랑의 풋풋함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을 때..태봉의 옆에 앉은 여자가. 태봉의 어깨에 살짝 기대는것이 아닌가?
미우의 질투에 대한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고, 지금 모든 사물이 미우의 눈에 곱게 보이는건 없었다.
“하하하~ 웃기고 있네!!”
조용한 극장안에 갑자기. 미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주위의 사람들은 미우쪽으로 시선이 모여졌다.
작전모의 중인 세사람도 의외의 반응에 움찔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조용한 극장안에서...
하지만. 그 사실을 망각한 사람은 미우뿐이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든 말았든. 미우는 지금 자신의 뒤틀린 심사를 계속 표현해 댔다.
“키스를 할라믄 하고. 말라믄 말지.. 저게 뭐하는 짓이야? 유치스럽게? 아주 꼴값을 다 떨어요! 실전에서 누가 저렇게 하나? 그냥 확 덮쳐버리고 말지!!!”
“야~ 너 왜그래?”
“뭐가?!”
하다의 만류도 뿌리치고, 미우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한창 영화에 집중하려던 다른 관객들은 미우의 목소리에 짜증이 나서 한마디씩을 내뱉는 중이였다.
“거 조용히좀 합시다!”
“여기 전세 냈어요?”
그리고, 간간히 키득거리는 소리까지...
태봉도 뒤돌아보진 않았지만. 숨죽여 웃느라 고생중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공공장소에서. 역시 ‘전미우’구나 싶었다.
미우가 피운 소란에 태봉의 어깨에 기대었던 여자는 다시 바로 앉아있었지만. 한번 터진 질투의 불길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태봉의 뒷통수가 뚫어져라 쳐다보던 미우는 잠시뒤.. 또다시 주인공들의 키스신이 나올무렾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정말.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댄데.. 신파도 진짜. 유치해서.. 에잇!”
그리고는 사람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극장안을 빠져나갔다. 주위의 사람들은 벙찐 기분으로 이 영화를 볼 기분을 다 망쳤다는 듯이. 궁시렁 거리다가 이내 조용해졌고. 태봉은 재빨리 미우를 뒤따라 일어나 나갔다. 미우와 태봉이 자리를 비우자. 하다와. 이제껏 태봉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자는 시선을 주고받으며 빙긋이 웃었고, 비로소, 영화에 집중할수 있었다.
미우는 아주 씩씩하게 극장문을 박차고 나왔다. 여전히 극장안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미우는 그 틈을 비집고 나갔다. 태봉이 뒤쫒아 나올거란 생각은 차마 하지 못한채..
미우가 나가자 말자. 태봉은 재빨리 따라나왔지만. 수많은 사람의 인파에 묻혀 미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출구쪽으로 미우가 그랬던것 처럼. 사람들을 비집고 나가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익숙한 사람의 뒷모습...
미우는 아주 씩씩하게도 시내와 반대되는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태봉은 재빨리. 미우를 뒤쫒아갔다.
“뭐? 믿어달라고. 웃기고 있네.. 대체, 믿어달란 여자가 몇이나 되는거야? 그여자는 뭐야? 사람 많은 그 자리에서 남자 어깨에 느끼하게 기대기나 하고... 웃기고 있어!”
어느새 미우뒤를 쫒아온 태봉은 근처에 인적이 드문 관계로, 미우의 중얼거림을 모두 들을수 있었다.
“영화는 또! 그게 뭐야? 흥! 영화 끝나면 어디가서. 크리스마스 키스라도 할려고 했나보지? 왜? 키스신 나올 때. 웃겨증말.. 웃음을 실실 흘리고 다니면서.. 내가..아주 그런 바람둥이 변태자식은 상종을 말아야지... 아주! 그렇지.. 그러니까. 착각이지.. 내가 남자보는 눈이 없다가 없다가. 이렇게 없어보긴 또! 첨이네!”
태봉은 그런 미우뒤를 계속 따라 가며. 미우의 중얼거림에 웃음을 참지 못하게 키득거렸다.
역시 얼음장 처럼 차가운 얼굴로 톡톡 쏘아대는 모습은 그녀가 아닐것이다.
지금처럼. 다분히 다혈질이고 엽기발랄한 모습이 바로 그녀일것이다..
너무나 귀엽게도.. 한참을 씩씩거리던 미우는 제법 지쳤는지. 지나던 공원벤취에 앉았다.
태봉은 재빨리 벤취옆 자판기에서 따뜻한 음료를 두캔 뽑아서는 슬며시 미우의 옆에 앉아서는 캔을 미우앞으로 내밀었다.
미우는 툴툴거리다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손을보고 옆을 돌아보았다.
그 자리엔 태봉이 앉아있었고, 자신에게 내민 반대편 손에든 캔음료를 여유롭게 마시고 있었다.
“여기서 뭐해요?”
“그러는 미우씨는 여기서 뭐하는거죠?”
“나야....”
미우는 분명. 그 여자와 극장안에 앉아 있어야할 태봉이 자신의 옆에 와 있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 아까 극장에서 본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언제부터 여기있었어요?”
“미우씨가 여기있던 시간부터 쭈욱~”
“.....”
미우의 멀뚱한 표정에 태봉은 빙긋 웃었다.
“팔아파~ 얼른 받지?”
미우는 엉겁결에 태봉이 내민 캔음료를 받아들었다. 적당히 따뜻한 캔의 온기가 온 손으로 퍼져 들어왔다.
“아까! 극장에 있지 않았어요?”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왜? 있어요?”
“미우씨가 나왔으니까!”
“지금 나랑 장난해요?”
“장난은 미우씨가 하고 있잖아.. 마음 숨기는 장난!”
태봉의 말에 잠시 잊고 있었던 냉정함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쉽게 감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런식으로 자꾸만 부딪히면 안되는데...
“나.. 태봉씨랑 장난할 기분 아니거든요?”
“왜? 내가 다른 여자랑 있으니까. 그렇게 기분이 나빠?”
“누가! 하하! 누가. 태봉씨가 다른 여자랑 있던 말던 내가왜요?”
“날 좋아하니까!”
태봉의 말에 미우는 잠시 찾으려던 냉정을 몽땅 잃어버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발끈해서는 소리를 질렀지만. 태봉은 여유러운 능구렁이처럼. 미우의 말을 받아넘겼다.
“이 아저씨가 정말! 어디 아파요?”
“아저씨라니! 오빠.. 오빠가 딱이네!”
“허허~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변사체로 발견되고 싶나보죠?”
“그래? 그럼 같이 실리겠네? 난 피해자! 넌 가해자!”
“이봐요!”
“보고있어!”
“허!”
너무나도 능청맞은 태봉의 태도에 미우는 자신이 유지해야할 냉정과 함께 할말을 잃어버렸다.
대체 뭘 믿고 이렇게까지 능청스러운건지.. 지난 일주일간. 서로 그렇게 원수대하듯 지내왔는데.. 어제까지만해도 그랬는데.. 하루사이데 대체 왜 이러는지 알수가 없었다.
“저기요! 저랑 장난 그만하시고.. 아까 그 여자분 만나서 잘해보세요.. 잘어울리던데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그 사람 보다는 엽기스러운 미우가 나한테 더 잘어울릴것 같아서.”
“뭐요? 엽기! 정말!”
“정말.. 뭐? 좋아서 그래?”
“이 변태 바람둥이가 어디서 수작이야 수작이!”
“그래도 어떡해? 넌 지금 이 변태 바람둥이 때문에 질투의 화신이 되 있잖아!”
“내가 언제요? 헛소리 그만 하시구. 가던길 쭉! 가세요!”
태봉은 그런 미우를 보고 빙긋이 웃다가. 말을 이었다.
“이제 그만 하자! 너! 나 좋아하잖아.. 그리고,, 나도 너 좋아해.. 그러니까. 서로 힘든 감정싸움 그만하자!”
사뭇 진지해진듯한 태봉의 말투에 미우도 가까스로 조금 냉정을 찾고는 대답했다.
“그만하자는 말.. 내가 하고싶어요.. 이제 지치지 않았어요? 그만 하세요!”
“난 안지쳐... 니가 나한테 올거란거 아니까!”
“......”
“오늘만해도 그래.. 그렇게 내가 다른여자와 있는게 싫어서 극장 뒤집고 나갈정도면. 이제 피하기보단. 니 감정에 솔질할때도 되지 않았니? 니가 걱정하는일... 없다고 했잖아..”
“입에 발린말이에요! 당신 호기심이고 자존심일거라 내가 그랬잖아?”
“아니! 니가 하도 단호하게 말해서 나도 그런가 해서 몇날 몇일을 너무나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니더라! 난.... 진심이야.”
태봉의 말에 미우의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는걸 알수 있었다.
미우는 알수 있었다. 이 사람은 정말.. 진심이란걸..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고.. 이제껏 받은 상처를 치유해줄지도 모를 사람이란걸... 너무나 강하게 전해져오는 느낌으로 알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 로맨스란것이 없다고 믿고있는 미우에겐 언제 깨어질지 모를 감정만 같았다.
미우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말없이 일어났다.
“진심이든 말든. 상관없어요.. 어떻게 해도.. 난 아니니까!”
그리고, 미우는 또박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태봉은 조용히 일어나 미우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내가! 이렇게 까지 말했는데도 못믿겠니? 그럼. 진짜 바보는 너야! 이 세상의 둘도 없는 이 바보야! 아니라고 속이고 속여봐야.. 너만 아프잖아..얼마나 더 괴롭힐건데.. 니 마음 인정하고 나한테 오면.. 그러면 끝날일을.. 왜? 자꾸 외면만해? 거기 서! 너.. 이대로 가면.. 나도 이젠 끝이야!”
미우는 태봉의 입에서 나온 ‘끝’이란 말에 발걸음이 멈칫거렸지만. 이내 다시 앞만보고 걸었다.
태봉은 그런 미우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자기마음 얻을려고, 별 연극을 다했는데.. 저 여자는 여전히 과거에 묶여 현실에서 도망만 치고 있다니!
“그래! 알았어 전미우! 이젠 나도 지쳤어! 니 맘대로 해!”
태봉은 홧김에 그런말을 내뱉어버렸지만. 미우는 아무런 동요없이 멀어져갔다.
태봉은 그런 미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낮게 중얼거렸다.
‘알았어.. 니 말대로 그만한다 내가... 치사해서 그만한다...’
태봉은 힘없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서는 냉장고의 맥주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두캔이나 쉼없이 마셨지만.. 가슴은 트이질 않았다..
태봉은 거칠게 욕실문을 열고 들어가. 샤워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고, 쇼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오늘같은날... 지나간. 외화를 어찌나들 채널마다 많이들 하는지.. 태봉은 거의 기계적으로 리모콘으로 채널을 바꾸며. 앉아있었다.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버린 사랑의 씁쓸함을 씹어대느라... 그리고,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다 되갔다.
[딩동...]
태봉은 이 시간에 집으로 찾아올 사람이라고는 없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는 여전히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다시 잠시뒤...
[딩동...]
“이 시간에 누구야?”
태봉은 귀찮은듯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누구세요?”
“.........”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놀던 어린 녀석들이 장난치는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미우가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서있었다.
태봉은 잠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듯한 모습으로 멀어져 갔던 미우가 눈물로 범벅이 된채 태봉의 집앞에 서 있었다.
“미우씨....”
“약속할수 있어?”
“.................”
“정말.. 약속할수 있어? 변하지 않겠다는말.. 믿어도 된다는말... 약속할수 있어?”
태봉은 가슴속에서부터, 뭔가가 끓어오르는것을 느꼈다.
지금. 미우가 울면서 하고있는 이 말은.. 인정하겠다는 말이다... 어쨌든.. 자신의 감정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다는 말이다.. 태봉은 자신도 모르게 미우를 끌어당겨 품안에 안았다.
<< 내 인생의 로맨스 >> - 39
#10장. < 도망 가지마.. > - 5
온 거리와 세상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 고조되어가고 있었지만, 미우의 사무실은 그렇지 않았다.
항상 엽기발랄하게 사건사고를 마다하지 않았던 미우와. 미우가 일으키는 수맣은 시비의 대상이였던 태봉이 너무나도 조용들 했기 때문이였다.
어쩌면, 무료한 업무중에 잠깐씩 쉴 틈을 준 것일지도 모르는 미우와 태봉의 아웅다웅이 없다 못해, 살벌하고 냉랭한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니, 물어보지는 못해도, 그들의 눈치를 보고있었다.
태봉은 태봉대로, 비겁하게 마음에서 도망가는 미우를 원망하고 있었고, 미우는 애써 자신도 모르게 뜨겁게 뿜어져 나올것 같은 감정을 숨기느라 죽을힘을 다하고 있었다.
태봉의 말이 그의 마음이 진실이겠지만.. 저 사람이 거짓을 말할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미우가 만나서 그녀에게 상처를 줬던 사람들 모두.. 상처를 받기전엔.. 거짓일거라 의심하지 않았으니..
미우의 의심은.. 좀처럼 사그러 들지 않았다.
미우가 잠든줄 알고.. 애틋하게 그녀의 이마를 쓸어내리며. 중얼거린 고백마져도.. 아닐거라고 부정하려니. 미우는 입맛도 잠도 잃은것 같았다.
“그만 먹을려고? 너. 몇일짼줄 알아? 눈밑에 다크써클 생긴거봐!”
몇수저 뜨는둥 마는둥 하다가 힘없이 수저를 내려놓는 미우를 보고 하다가 걱정스럽게 물어봤다.
그리고, 슬쩍, 건너편 식탁에서 한참 식사중인 태봉을 보았다.
태봉도 열심히 식사중인것 같았지만. 거의 기계적인 모습이였다.
하다의 걱정을 만류하고, 미우는 먼저 일어나면서 말했다.
“나 먼저 일어날게.. 나, 오후에 외근이거든... 저녁에 집에서 보자.”
원래, 미우가 나갈일은 아니였지만. 미우는 하루종일 태봉과 한 사무실에 있는것이 꽤나 힘들어서였는지, 다른 사람의 외근을 모조리 담당해서. 오후시간을 채우려고했다.
미우가 사무실로가 이것저것 서류를 챙겨들고 사무실을 막 나서려던 때였다.
“전미우씨? 잠깐 얘기좀 하실까요?”
윤호였다. 미우가 아주 강하게 윤호가 건넨 선식을 화분에 쏟아붓고, 협박까지 해가며, 자신에게 관심 끊으란 경고 이후 계속 조용했었다. 애써 미우를 데리어 오지도 않고, 귀찮게 하지도 않았다.
단지, 미우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중이였다. 그 단짝 친구인 하다는 무슨생각인지. 윤호가 물어보는 말에 별다른 대답을 해 주지 않으니, 흥신소라도 연결을 해서, 그녀의 대학시절등의 알수있는 모든 것을 알아내는수 밖에 없었다.
“네... 그래요? 메일은 잘 받았습니다. 네... 계속 수고해 주세요..”
윤호는 약간 만족하는 표정으로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음... 싫어하는 꽃이 해바라기.. 좋아하는 꽃이 후리지아... 드라마를 안보고... 응? 상대방에게 뭔가 다른감정이 생기면. 냉정하게 대한다? 이거 새로운 사실인데? 그럼.,, 미우공주께서 내게 다른 감정이 생겼단 말이 될수도 있겠군...”
흥신소 직원이 보내준 자료에는 그녀가 대학시절. 캠퍼스 생활중. 혹시라도, 마음을 흔드는 상대가 생기면, 아주 표독스럽게도 대했다는 정보가 적혀있었도, 그걸 읽은 윤호는 자신의 인내와 노력이 조금은 효과가 있었다고 착각하는 중이였다. 차마.. 태봉이란 사람때문이란 것을 예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다는 마지막으로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태봉에게 연락해서 다시 두 사람은 집근처 카페에서 만나고 있었다.
“무슨일이세요?”
태봉은 조심스럽게 하다에게 물었다.
하다는 말없이 지갑에서 영화표를 두장 내밀었다.
“이게뭐죠?”
태봉은 갑작스럽게 자신의 눈앞에 내밀어진 영화표를 쳐다보며, 궁금한듯. 하다에게 물었다.
하다는 앞에 놓인 쥬스를 서너모금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보다가 보다가. 도저히 답답해서,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도우려구요.”
“..... 하다씨.. 미안한데요.. 미우마음이 너무 꽁꽁 닫혀있어요,,”
“아뇨! 그런척 하는거에요, 미우, 원래 마음이 흔들리면 흔들릴수록 독하게 굴거든요.. 자 지금부터 내말 똑똑히 들어요. 미우한테. 조절이 안되는 감정이 하나 더 있어요! 질투! 그 질투란 감정. 한번 자극해 보자구요?”
태봉은 하다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자신이 알기로, 둘은 10년이 넘는 친구라고 들었고, 그러니 하다가 하는말이면 신뢰할수 있을것이다.
“자. 이건, 태봉씨와 묘령의 아가씨가 함께 앉아서 볼 영화 티켓이구요.. 이건. 저와 미우거죠.”
하다는 다른 두장의 영화표를 꺼내들어 보이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 두 좌석은 앞뒤로 배열되 있어요. 그러니까. 태봉씨가 들고있는 티켓의 좌석이 저와 미우가 앉을 좌석의 바로 앞자리에요..”
“그런데요?”
“그런데요라뇨? 저는 미우 끌고 어떻게든 영화보러 갈거니까. 태봉씨는 누굴 데려오든 여자한명 데리고 와서 우릴 못본척하고 그 앞자리에 앉아서 영화를 보시면 되요. 물론 함께올 여자분과 막 시작하는드한 연인인척 하시는것도 잊지 마시구요..”
태봉은 하다의 말을 이해하는데 그리 오랜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하지만, 과연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지가 의문이였고, 문제는.. 그렇게 연기를 가장하고 함께갈 여자가 없다는 것이였다.
“저... 효과가 있을까요?”
“네! 분명히요... 말했잖아요.. 미우. 질투도 많다구요.. ”
“그런데... 데려갈 여자가.. 없어요..”
“아는사람 한명도 없어요?”
“네.... ”
“음.. 그럼 어쩌죠? 이런일 부탁할만큼.. 친한사람이....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고마워서 어쩌죠?”
“어쩌긴요. 미우랑 잘되면, 술이나 사요... 그리고, 태봉씨.. 다시한번 말하지만.. 미우.. 상처가 많아요.. 그러니까.. 태봉씨가 잘 감싸줘야해요?!”
“네...”
태봉은 하다가 건네준 영화티켓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정말로 이 방법이 효과가 있다면.. 그렇다면.. 미우와 함께 시작할수 있겠지..
그 엽기발랄 까칠 공주와.....
하다가 예약한 날은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캐롤과 오색찬란한 트리로 장식되었고, 사람들은 모두가 축제의 분위기에 들떠 거리고 쏟아져나왔다.
미우는 애써 이 분위기에 쓸려 북적거리는 인파에 묻히지 않으려고 했지만. 하다의 적극적인 조름에 못이겨 집을 나섰다.
“추운데.. 꼭! 나가야 겠니?”
“그럼! 이런날 청승맞게 너랑 나랑 tv외화나 보면서 보내야겠니? 너나 나나 집에도 안가니까, 닥히 만날 사람도 없잖아.”
“넌 나이가 몇인데 아직까지 화이트 크리스마스 타령이냐? 눈오면 길 미끄럽지 교통사고 발생율도 높아지지 거리 지저분해지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여긴 따뜻한 남쪽나라라. 눈이 잘 안온대요~”
“야! 넌 어쩜 그렇게 내뱉는 말마다 그렇게 삭막의 극을 향하는지 원...감성이 매말라도 아주 바닥이 갈라지도록 말랐어!”
“그게! 인생에는 더 도움되네요!”
딱! 잘라서 말하는 미우였지만. 하다는 마음속으로 그런 미우의 말에 절대 동주해주지 않았다.
“치! 기집애! 어디 그렇게 되나 보자~”
극장안은 수많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던 미우는 급기야는 짜증스럽게 대기실의 구석자리로 가서 하다가 예매한 영화의 홍보전단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냉정과 열정사이]
그냥 딱! 봐도 사랑이야기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여자주인공이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이다.
요즘처럼 냉정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러브스토리는 미우에겐 금지되는 항목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하다가 어느새 이 사실을 망각했는지 이걸 보자고 예매를 하다니.. 차라리. 옆관에 걸려있는 [해리포터]가 훨씬 나을텐데...
미우는 짜증스런 표정으로 손에 들었던 전단지를 옆의 쓰레기통으로 던져넣었다.
이미 예매를 한거니. 보러는 가겠지만. 이 많은 사람들이 다 몰려 들어갈텐데.. 나올때도? 미우가 이런저런 모든 상황을 생각하며 열심히 신경을 긁고 있을때, 하다는 팝콘과 콜라 셋트를 들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미우의 곁으로 왔다.
“자 받아!”
“장하다! 정말 장해?”
“또, 뭔소리야?”
“이 인산인해를 봐라... 보러 들어갈땐 그렇다 치고.. 나올때도 장난 아닐건데.. 그리고, 하필이면, 왜? 유치한 사랑영화냐? 저기 있는 판타지물이 훨~ 낫겠구만?”
“어머? 넌 그 유명한 소설을 영화로 만든건데. 유치하다고 못박으면 안되지! 얼마나 감동적인건데?”
“내가 말을 말아야지..”
“들어가자.. 우리 입장하면 된다야!”
마침, 입장을 알리는 전광판이 돌아갔고, 미우는 천천히 사람들 사이에 섞여 영화관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예상대로 극장안은 거의 한자리도 빠짐없이 꽉 들어차고 있었다.
미우는 영화의 예고편이 시작되자. 손에 든 콜라를 조금씩 마시며, 스크린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하기전.. 비어있던 앞자리를 예매한 커플인지. ‘잠시만요. 죄송합니다1’를 말하며,자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일순간. 어두운 영화관안에. 한쪽으로 조명이 집중되고있다는 착각을 체험하고 있는 미우였다. 좀전, 늦게 들어와서는 자리를 찾고 있는 앞자리의 커플은 다름아닌. 태봉과.. 낯선 여자였다. 태봉은 미우를 못본듯. 열심히 자리를 찾아 앉았고. 그 자리가. 미우의 바로 앞자리였다.
‘이래서! 사람마음은 장담 못하는거야! 뭐? 변할리가 없어? 그 변할리 없다는 시간이 겨우 일주일이냐?’
미우는 어느새 질투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애서 냉정을 유지하면서 믿을수 없다고 못박아 뒀지만. 막상 다른 여자와 함께 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러온 태봉이 괘씸하게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다는 그런 미우의 변화를 눈치채고는 느긋하게 팝콘을 씹으며 영화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턴. 알아서 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태봉은 미리 하다와 약속한대로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에 극장안으로 들어섰다. 하다가 급조해준 미우의 질투를 일으킬 하다의 친구까지 동원해서.. 그리고, 자리를 찾아 들어가기 전 미우를 보고는 표정관리를 해야했다. 그리고, 제발.. 효과가 있기를 빌면서..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가 시작되었지만. 태봉은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다.반은 영화에 집중하고, 반은 뒤에 앉은 미우에게 집중하고 있는중이였다.
그리고, 미우도 마찬가지로 영화에 집중하지 못하고, 수시로, 태봉의 뒷통수를 노려보고있는 중이였다.
‘대체! 저 여자는 누구야? 아니! 내가 왜? 신경을 써? 신경쓸바 없지? 그나저나. 저 여자도 불쌍~하다. 저 자식을 뭘믿고 만나는지.. 일주일 뒤엔 다른여자랑 있을수도 있는데.. 어어? 저것들이.. 공공장소에서 어디!’
방금 여자가 태봉쪽으로 기울며, 귓속말을 하는것을 본 미우의 눈에 불꽃이 튀는듯했다.
공공장소에서 아무리 연인이더라도, 애정행각은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미우와는 달리. 여자는 하다와 미리잔 계획에 대해 읊조리고 있었다.
“있다가.. 제가 어깨에 살짝 기댈거니까. 놀라지 마세요!”
“훗! 네..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이런 그들의 대화였고. 쑥쓰러움에 살짝 웃는 태봉이였지만. 그 사실을 알리 없는 미우는 있는 힘껏 마음속으로 악을 쓰고있었다.
‘저게! 어디서 웃음을 흘리고 난리야? 딱! 바람둥이 변태자식이잖아?’
영화는 잔잔하면서도 아름답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미우는 영화가 진행될수록 미우의 질투심은 극을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이따금씩 다정하게 귓속말을 주고받으며(태봉은 조심스럽게였지만)너무나도 해피한 시간을 생방송으로 지켜보고있는 미우에겐.. 고문에 가까운듯 했다.
그리고, 언뜻언뜻 보이는 태봉의 웃는얼굴에도... 그럴수록. 미우는 팝콘을 요란하게도 씹어댔다.
태봉은 뒤에서 점점 살기가 전해져 옴을 느끼며, 하다의 말이 100% 맞았고, 그 효과가 점점 나타난다고 생각하며 빙그레 미소가 떠올랐다.
그리고....
남녀 주인공의 회상중, 그들의 첫키스 장면이 스크린 가득채울 무렾이였다. 애틋하고 사랑의 풋풋함을 그대로 그려내고 있을 때..태봉의 옆에 앉은 여자가. 태봉의 어깨에 살짝 기대는것이 아닌가?
미우의 질투에 대한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고, 지금 모든 사물이 미우의 눈에 곱게 보이는건 없었다.
“하하하~ 웃기고 있네!!”
조용한 극장안에 갑자기. 미우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고, 주위의 사람들은 미우쪽으로 시선이 모여졌다.
작전모의 중인 세사람도 의외의 반응에 움찔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조용한 극장안에서...
하지만. 그 사실을 망각한 사람은 미우뿐이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든 말았든. 미우는 지금 자신의 뒤틀린 심사를 계속 표현해 댔다.
“키스를 할라믄 하고. 말라믄 말지.. 저게 뭐하는 짓이야? 유치스럽게? 아주 꼴값을 다 떨어요! 실전에서 누가 저렇게 하나? 그냥 확 덮쳐버리고 말지!!!”
“야~ 너 왜그래?”
“뭐가?!”
하다의 만류도 뿌리치고, 미우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리고, 한창 영화에 집중하려던 다른 관객들은 미우의 목소리에 짜증이 나서 한마디씩을 내뱉는 중이였다.
“거 조용히좀 합시다!”
“여기 전세 냈어요?”
그리고, 간간히 키득거리는 소리까지...
태봉도 뒤돌아보진 않았지만. 숨죽여 웃느라 고생중이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런 공공장소에서. 역시 ‘전미우’구나 싶었다.
미우가 피운 소란에 태봉의 어깨에 기대었던 여자는 다시 바로 앉아있었지만. 한번 터진 질투의 불길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다. 태봉의 뒷통수가 뚫어져라 쳐다보던 미우는 잠시뒤.. 또다시 주인공들의 키스신이 나올무렾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아~ 정말.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댄데.. 신파도 진짜. 유치해서.. 에잇!”
그리고는 사람들을 제치고 당당하게 극장안을 빠져나갔다. 주위의 사람들은 벙찐 기분으로 이 영화를 볼 기분을 다 망쳤다는 듯이. 궁시렁 거리다가 이내 조용해졌고. 태봉은 재빨리 미우를 뒤따라 일어나 나갔다. 미우와 태봉이 자리를 비우자. 하다와. 이제껏 태봉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여자는 시선을 주고받으며 빙긋이 웃었고, 비로소, 영화에 집중할수 있었다.
미우는 아주 씩씩하게 극장문을 박차고 나왔다. 여전히 극장안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미우는 그 틈을 비집고 나갔다. 태봉이 뒤쫒아 나올거란 생각은 차마 하지 못한채..
미우가 나가자 말자. 태봉은 재빨리 따라나왔지만. 수많은 사람의 인파에 묻혀 미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수 없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출구쪽으로 미우가 그랬던것 처럼. 사람들을 비집고 나가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익숙한 사람의 뒷모습...
미우는 아주 씩씩하게도 시내와 반대되는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태봉은 재빨리. 미우를 뒤쫒아갔다.
“뭐? 믿어달라고. 웃기고 있네.. 대체, 믿어달란 여자가 몇이나 되는거야? 그여자는 뭐야? 사람 많은 그 자리에서 남자 어깨에 느끼하게 기대기나 하고... 웃기고 있어!”
어느새 미우뒤를 쫒아온 태봉은 근처에 인적이 드문 관계로, 미우의 중얼거림을 모두 들을수 있었다.
“영화는 또! 그게 뭐야? 흥! 영화 끝나면 어디가서. 크리스마스 키스라도 할려고 했나보지? 왜? 키스신 나올 때. 웃겨증말.. 웃음을 실실 흘리고 다니면서.. 내가..아주 그런 바람둥이 변태자식은 상종을 말아야지... 아주! 그렇지.. 그러니까. 착각이지.. 내가 남자보는 눈이 없다가 없다가. 이렇게 없어보긴 또! 첨이네!”
태봉은 그런 미우뒤를 계속 따라 가며. 미우의 중얼거림에 웃음을 참지 못하게 키득거렸다.
역시 얼음장 처럼 차가운 얼굴로 톡톡 쏘아대는 모습은 그녀가 아닐것이다.
지금처럼. 다분히 다혈질이고 엽기발랄한 모습이 바로 그녀일것이다..
너무나 귀엽게도.. 한참을 씩씩거리던 미우는 제법 지쳤는지. 지나던 공원벤취에 앉았다.
태봉은 재빨리 벤취옆 자판기에서 따뜻한 음료를 두캔 뽑아서는 슬며시 미우의 옆에 앉아서는 캔을 미우앞으로 내밀었다.
미우는 툴툴거리다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손을보고 옆을 돌아보았다.
그 자리엔 태봉이 앉아있었고, 자신에게 내민 반대편 손에든 캔음료를 여유롭게 마시고 있었다.
“여기서 뭐해요?”
“그러는 미우씨는 여기서 뭐하는거죠?”
“나야....”
미우는 분명. 그 여자와 극장안에 앉아 있어야할 태봉이 자신의 옆에 와 있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 아까 극장에서 본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언제부터 여기있었어요?”
“미우씨가 여기있던 시간부터 쭈욱~”
“.....”
미우의 멀뚱한 표정에 태봉은 빙긋 웃었다.
“팔아파~ 얼른 받지?”
미우는 엉겁결에 태봉이 내민 캔음료를 받아들었다. 적당히 따뜻한 캔의 온기가 온 손으로 퍼져 들어왔다.
“아까! 극장에 있지 않았어요?”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왜? 있어요?”
“미우씨가 나왔으니까!”
“지금 나랑 장난해요?”
“장난은 미우씨가 하고 있잖아.. 마음 숨기는 장난!”
태봉의 말에 잠시 잊고 있었던 냉정함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쉽게 감정이 잡히지 않았다.
이런식으로 자꾸만 부딪히면 안되는데...
“나.. 태봉씨랑 장난할 기분 아니거든요?”
“왜? 내가 다른 여자랑 있으니까. 그렇게 기분이 나빠?”
“누가! 하하! 누가. 태봉씨가 다른 여자랑 있던 말던 내가왜요?”
“날 좋아하니까!”
태봉의 말에 미우는 잠시 찾으려던 냉정을 몽땅 잃어버리고는 자신도 모르게 발끈해서는 소리를 질렀지만. 태봉은 여유러운 능구렁이처럼. 미우의 말을 받아넘겼다.
“이 아저씨가 정말! 어디 아파요?”
“아저씨라니! 오빠.. 오빠가 딱이네!”
“허허~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변사체로 발견되고 싶나보죠?”
“그래? 그럼 같이 실리겠네? 난 피해자! 넌 가해자!”
“이봐요!”
“보고있어!”
“허!”
너무나도 능청맞은 태봉의 태도에 미우는 자신이 유지해야할 냉정과 함께 할말을 잃어버렸다.
대체 뭘 믿고 이렇게까지 능청스러운건지.. 지난 일주일간. 서로 그렇게 원수대하듯 지내왔는데.. 어제까지만해도 그랬는데.. 하루사이데 대체 왜 이러는지 알수가 없었다.
“저기요! 저랑 장난 그만하시고.. 아까 그 여자분 만나서 잘해보세요.. 잘어울리던데요?”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런데.. 그 사람 보다는 엽기스러운 미우가 나한테 더 잘어울릴것 같아서.”
“뭐요? 엽기! 정말!”
“정말.. 뭐? 좋아서 그래?”
“이 변태 바람둥이가 어디서 수작이야 수작이!”
“그래도 어떡해? 넌 지금 이 변태 바람둥이 때문에 질투의 화신이 되 있잖아!”
“내가 언제요? 헛소리 그만 하시구. 가던길 쭉! 가세요!”
태봉은 그런 미우를 보고 빙긋이 웃다가. 말을 이었다.
“이제 그만 하자! 너! 나 좋아하잖아.. 그리고,, 나도 너 좋아해.. 그러니까. 서로 힘든 감정싸움 그만하자!”
사뭇 진지해진듯한 태봉의 말투에 미우도 가까스로 조금 냉정을 찾고는 대답했다.
“그만하자는 말.. 내가 하고싶어요.. 이제 지치지 않았어요? 그만 하세요!”
“난 안지쳐... 니가 나한테 올거란거 아니까!”
“......”
“오늘만해도 그래.. 그렇게 내가 다른여자와 있는게 싫어서 극장 뒤집고 나갈정도면. 이제 피하기보단. 니 감정에 솔질할때도 되지 않았니? 니가 걱정하는일... 없다고 했잖아..”
“입에 발린말이에요! 당신 호기심이고 자존심일거라 내가 그랬잖아?”
“아니! 니가 하도 단호하게 말해서 나도 그런가 해서 몇날 몇일을 너무나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니더라! 난.... 진심이야.”
태봉의 말에 미우의 마음이 심하게 흔들리는걸 알수 있었다.
미우는 알수 있었다. 이 사람은 정말.. 진심이란걸..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고.. 이제껏 받은 상처를 치유해줄지도 모를 사람이란걸... 너무나 강하게 전해져오는 느낌으로 알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인생에 로맨스란것이 없다고 믿고있는 미우에겐 언제 깨어질지 모를 감정만 같았다.
미우는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말없이 일어났다.
“진심이든 말든. 상관없어요.. 어떻게 해도.. 난 아니니까!”
그리고, 미우는 또박거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태봉은 조용히 일어나 미우쪽으로 몸을 돌리고는 큰소리로 말했다.
“내가! 이렇게 까지 말했는데도 못믿겠니? 그럼. 진짜 바보는 너야! 이 세상의 둘도 없는 이 바보야! 아니라고 속이고 속여봐야.. 너만 아프잖아..얼마나 더 괴롭힐건데.. 니 마음 인정하고 나한테 오면.. 그러면 끝날일을.. 왜? 자꾸 외면만해? 거기 서! 너.. 이대로 가면.. 나도 이젠 끝이야!”
미우는 태봉의 입에서 나온 ‘끝’이란 말에 발걸음이 멈칫거렸지만. 이내 다시 앞만보고 걸었다.
태봉은 그런 미우를 원망스럽게 쳐다보았다. 자기마음 얻을려고, 별 연극을 다했는데.. 저 여자는 여전히 과거에 묶여 현실에서 도망만 치고 있다니!
“그래! 알았어 전미우! 이젠 나도 지쳤어! 니 맘대로 해!”
태봉은 홧김에 그런말을 내뱉어버렸지만. 미우는 아무런 동요없이 멀어져갔다.
태봉은 그런 미우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낮게 중얼거렸다.
‘알았어.. 니 말대로 그만한다 내가... 치사해서 그만한다...’
태봉은 힘없이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서는 냉장고의 맥주를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두캔이나 쉼없이 마셨지만.. 가슴은 트이질 않았다..
태봉은 거칠게 욕실문을 열고 들어가. 샤워를 하고는 옷을 갈아입고, 쇼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오늘같은날... 지나간. 외화를 어찌나들 채널마다 많이들 하는지.. 태봉은 거의 기계적으로 리모콘으로 채널을 바꾸며. 앉아있었다.
시작도 못해보고 끝나버린 사랑의 씁쓸함을 씹어대느라... 그리고, 어느덧. 시간은 12시가 다 되갔다.
[딩동...]
태봉은 이 시간에 집으로 찾아올 사람이라고는 없으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는 여전히 TV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다시 잠시뒤...
[딩동...]
“이 시간에 누구야?”
태봉은 귀찮은듯 일어나 현관으로 나갔다.
“누구세요?”
“.........”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놀던 어린 녀석들이 장난치는 것인가를 생각하다가. 현관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미우가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서있었다.
태봉은 잠깐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불과 몇시간 전만해도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듯한 모습으로 멀어져 갔던 미우가 눈물로 범벅이 된채 태봉의 집앞에 서 있었다.
“미우씨....”
“약속할수 있어?”
“.................”
“정말.. 약속할수 있어? 변하지 않겠다는말.. 믿어도 된다는말... 약속할수 있어?”
태봉은 가슴속에서부터, 뭔가가 끓어오르는것을 느꼈다.
지금. 미우가 울면서 하고있는 이 말은.. 인정하겠다는 말이다... 어쨌든.. 자신의 감정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겠다는 말이다.. 태봉은 자신도 모르게 미우를 끌어당겨 품안에 안았다.
미우는 태봉의 손에 이끌려 품안으로 안기면서, 열려있던 현관문은 미우뒤로 ‘쾅’소리를 내며 닫혔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미우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약속해... ”
그리고, 태봉은 미우를 꼬~옥 끌어안았고. 미우도 그런 태봉에게 기대서 마음놓고 울었다.
이제껏 꾹꾹 눌러담은 감정이 밀고올라와.. 한참동안은 태봉에게 앉겨 눈물을 쏟아내었다.
윤호는 저녁내내 통화가 되지 않는 미우의 집앞에서 두시간 전부터 죽치고 있다가. 미우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는 얼른 뒤따랐지만. 미우가탄 엘리베이터는 어느새 문이 닫혔다.
하는수 없이 윤호는 엘리베이터가 다시 내려오기를 기다렸다가 재빨리 올라갔다.
윤호의 손에는 노란 후리지아 다발과 케잌상자가 들려져 있었고, 윤호는 성큼성큼 걸어서 미우의 집 초인종을 눌렀지만.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하다였다.
“어... 권상무님..이 시간에 어쩐일이세요?”
“미우씨.. 안에 있습니까? 방금 올라오는거 봤는데..”
“미우요?”
하다는 재빠르게 계산을 해야했다.
방금 윤호가 본 사람이 미우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극장에서 큰소리를 떵떵치고는 나가서 아직 소식없는 미우가 태봉과 함께 있는지도 모른다.. 괜히 어떻게 된지도 모를일을 말할수는 없었다.
“잘못보셨나보네요.. 미우. 아까전에 저랑 들어와서, 좀전에 잠들었는데..어쩌죠?”
“방금...”
“잘못 보셨나봐요...”
“그래요.. 어쩔수 없네요,, 그럼 이건 가져 온거니까... 미우씨랑 함께 드세요.. ”
윤호는 준비해온 꽃다발과 케잌을 하다에게 건네고 돌아섰다.
하다는 미안한듯. 윤호의 손에서 받아들고 현관문을 닫았다.
윤호는 자신의 등뒤에서 닫히는 현관문 소리를 듣고 잠시 뒤를 돌아봤다가. 걸음을 옮겼다.
자신이 잠시 걸음을 멈춘곳이. 태봉의 집앞이란것도.. 그 문 하나를 놔두고, 미우가 태보에게 안겨 울고있다는 것도.. 모른채.. 씁쓸하게 발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굉장히... 서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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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만에 겨우 올리게 됩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대로... 그 치과에서의 세시간 반이 넘는 치료로...흑흑!!
의사 선생님께서 아주 고생하시더라구요... 저도 무지 아팠구요..
지난번 댓글남겨주신 님의 말을 믿었지만.. 제가 엄살이 심한가 봐요..^^;
마취풀리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더라구요... 그런데다가.. 꽃샘 추위까지..
원래 겨울 안좋아하거든요... 겨울이 꽃피는 봄을 샘내선 안되는거 아닌가요? ^^;
이제, 드뎌.. 몇몇분들이 바라던 미우와 태봉의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다가왔습니다. ^^
아직 한고비 더 남았지만요..
계속 열심히 쓸테니까.. 읽어주시면..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