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난한 예비신부입니다..

가난한 예비신부2006.03.15
조회4,433

끈기있고 성실하며 자상하기까지한 남편하나만 믿고 아이를 낳고 산지.. 
어언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5년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들땐 울며, 기쁠땐 웃고 하며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지루하지만 지난 5년간의 저의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있을 저의 결혼식에 대해서도 얘기하고자 합니다. 
 
제 나이 스물한살..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며 내고 있을쯔음 친한 친구의 소개로 이 남자를 알게되었습니다. 
키도 크지않고, 눈이 부실정도로 잘생기진 않았지만, 제 눈에는 깔끔한 이미지로 첫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좋은 감정으로 1주일의 시간을 보낸뒤 5개월후엔 입대를 해야했음에도 저흰 사귀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사람이 상병이 되던 첫번째 달.. 
군에 입대한지 꼬옥 1년만입니다. 
한달에 한번 면회갔다왔을때 덜컥 임신이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하고 앞뒤 분간을 못하며 밖에서 힘들어 하고 있을때,  그 사람이 말해주었습니다. 
지금 당장 결혼식은 못하지만, 아이 낳고 멋진 프로포즈도 다시하고 꼭 결혼식 하자면서.. 
나이도 어린 저였고, 더욱이 아이의 아버지마저 군인의 신분으로 집안의 반대로 있었지만, 
그런 믿음직한 남자를 믿고, 제대를 6개월 앞둔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이던 어느날 아이를 낳게 되었습니다.. 
시댁 손윗형님의 따가운 눈총을 받으며 아들을 낳았고, 시부모님께서도 안하시던 형님의 시집살이까지 견디며 신랑없이 
꿋꿋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청천벽력과도 같은 시아버님의 폐암말기 소식을 접하게 되고 소식을 접한지 수개월만에 시아버님께서는 
시어머님과 저..그리고 100일 남짓된 아기를 남겨두시고 하늘나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저에게는 남편없이 입덧으로 힘겨워할때, 철분제며..한겨울에 수박이 먹고싶다하면 마다않고 그 새벽에도 
사다주시던 그런 남편같았던 소중했던 분이셨습니다. 
그러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고.. 자식들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어 주셨던 은혜들이 모두 빚으로 남았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아버님께서 돌아가신지 3개월 후에 남편이 제대를 하였고, 제대를 하자마자 남겨진 빚과 부양해야할 
어머니,처,자식까지.. 그런 큰 부담을 안고 한달도 안되어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제가 어렵고 다들 살기 힘들다고들 하지만, 남편의 형제자매들..너무 하였습니다. 
아버님 살아계실땐 일주일이 멀다하고 찾아봐 새차도 얻어가고..시집갈때 전세금이며,차며,혼수까지 으리으리하게 
해갈땐 언제고 돌아가신후 남겨진 빚더미는 나몰라라 하더이다.. 
지금 살고 있는 빌라..10년도 훌쩍 넘어버린 빌라..남겨진 빚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는 값의 빌라.. 
그 빌라 너희 명의로 해줄테니 남겨진 빚.. 다 갚으랍니다.. 
처음엔 정말 억울했습니다.. 내가 왜.. 하필 내가 왜라며..속으로 울부짖으며..속앓이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러다..어차피 이 사람 처음 만나서 부귀영화까지는 아닐지라도 아기자기하게 살자라고 생각했기에 
빚 모두 떠안으며..혼자 속으로 되뇌었죠..그래.. 집장만은 안해도 되잖아…..라고.. 
그리고 전 직장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남편과 같이 버니까 많이 벌진 못해도 이자내면서 아이키우는 정도는 되더군요.. 
한달에 50만원~60만원정도 저금을 해서 목돈을 만들어 빚도 조금씩 갚고..그래도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모든일들이 계획대로..내 생각대로만 진행된다면 무슨 걱정거리가 있겠습니까.. 
하늘은 내 편이 아닌것만 같았습니다. 
남편의 실직.. 같이 벌땐 몰랐던 당장 생활비로 너무 힘들었죠.. 
하지만 또 기회는 오더군요.. 아는분의 소개로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단, 조건이 있었죠.. 4개월간 무임금으로 교육을 수료한뒤에 계약직으로 채용이 된다고.. 
(어떤 회사인지는 거론치 않겠습니다. 꼭 그렇게 교육을 받아야하는 회사이기에) 
그런 조건들이 싫었지만..그래도 튼튼한 회사였고.. 남편만 열심히 한다면 미래가 보장되어있는 회사였기에.. 
 
이렇게 5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저희 남편 아직 교육중이구요..저도 계속 직장에 다니며, 혼자의 월급으로 어떻게는 쪼개고 다시 대출을 받으며..살고 있습니다. 
멋진 프로포즈며..결혼식..아직 못했습니다.. 못해주는 남편마음을 알기에 묵묵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가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결혼식은 못할꺼 같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처음부터 부모님의 도움을 받으며 살꺼라곤 생각 안했으니까요.. 
저 착한사람 아닙니다. 
너무도 힘들땐 마음속으로 사람들을 욕하고 헐뜯으며 살았습니다. 
그리고 이젠 결혼식도 너무 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딸같이 생각해주시는 시어머님과..자상하고 믿음직한 남편.. 말은 안듣지만 귀염성 많은 우리 아들.. 
행복합니다.. 
우울함을 극복하지 못해 괴로웠던 날들도 많았지만..이제 괜찮습니다.. 
그리고 교육이 끝나는 5월이 지나고.. 돌아오는 12월엔 꼭 결혼식을 하고 싶습니다.. 
마을회관도 좋고..동사무소도 좋고..어디든 어떻게든 좋습니다.. 
돌아오는 12월엔 꼭 결혼식을 하고 싶습니다. 
 
지루했던 제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악플은 제발 삼가해주세요...부탁입니다..

그냥 저의 넋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