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렬한 기세로 타오르는 불을 금세라도 저택을 뒤덮을 듯 하다. 밖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도, 기자들도 어찌 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뒤늦게 도착한 소방 대원들도 순식간에 번져가는 불길에 섣불리 다가서지 못 할뿐이다.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상황은 더욱 끔찍하게 다가온다. “아가씨, 일어나세요-!!!아가씨-!” 여인의 다급한 목소리에 자고 있던 아이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지만 여인의 뒤로 번져가는 불길을 보고는 금새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다. “유모?! 성호아저씨?!” 여인의 옆에 서 있던 남자는 비통한 표정으로 서있을 뿐 아이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말이 없다. “이러실 시간이 없어요. 울 시간도 당황할 시간도 없습니다.” 여인은 아이에게 다부지게 당부하면서 아이를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오게 한다. 아이에게 물을 적신 수건으로 입을 막게 하고는 유모가 아이를 안는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세요- 저는 연희씨가 어디 있는지 찾아 볼 테니-” 성호는 유모에게 아이를 맡기고는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 연기 속에서 겨우 아이를 저택 밖으로 데려온 유모. 입술을 꽉 깨문 그녀는 데리고 나온 아이를 세워두고는 다급하게 말을 꺼낸다. “아가씨,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른 자를, 질투심과 자기 욕심에 못 이겨 어머니를 죽인 그 자를 절대 용서 하시면 안 됩니다. 절대요-! 그자는......아가씨 놀라시면 안돼요. 그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듣고 있던 아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모의 커지는 눈. 그리고 그녀의 소리조차 없는 비명- “유모?!!! 유모 왜 그래-” 갑자기 쓰러지는 여인을 잡고 흔드는 아이는 이제껏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낸다. 여인을 아이에게서 떼어 놓고 하얀 천을 덮어씌우는 구조요원들. 아이는 그곳에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체 눈물만 흘리고 있다. 꺼지지 않을 듯 한 불길은 새벽과 함께 사라졌다. 잔재뿐, 황폐하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저택에는 덩그러니 아이 혼자만 남아있다. 그때 아이의 눈에 들어온 한 남자. 아이는 그자라는 것을 직감한다. 자기도 모르는 어떤 생각에 유모가 말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강인해보이면서도 얼굴에 미소가 서려있는 그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아이를 안아 다독여준다. “살아있었구나, 살아있었어- 다행이다- 돌아가자, 너의 원래 자리로-” 1
赤漏 ( red tears ) - prologue
맹렬한 기세로 타오르는 불을 금세라도 저택을 뒤덮을 듯 하다.
밖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도, 기자들도 어찌 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뒤늦게 도착한 소방 대원들도 순식간에 번져가는 불길에 섣불리 다가서지 못 할뿐이다.
사람들의 비명소리에 상황은 더욱 끔찍하게 다가온다.
“아가씨, 일어나세요-!!!아가씨-!”
여인의 다급한 목소리에 자고 있던 아이는 눈을 비비며 일어나지만 여인의 뒤로 번져가는 불길을
보고는 금새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이다.
“유모?! 성호아저씨?!”
여인의 옆에 서 있던 남자는 비통한 표정으로 서있을 뿐 아이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말이 없다.
“이러실 시간이 없어요. 울 시간도 당황할 시간도 없습니다.”
여인은 아이에게 다부지게 당부하면서 아이를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오게 한다.
아이에게 물을 적신 수건으로 입을 막게 하고는 유모가 아이를 안는다..
“아이를 데리고 나가세요- 저는 연희씨가 어디 있는지 찾아 볼 테니-”
성호는 유모에게 아이를 맡기고는 불길 속으로 사라진다.
연기 속에서 겨우 아이를 저택 밖으로 데려온 유모.
입술을 꽉 깨문 그녀는 데리고 나온 아이를 세워두고는
다급하게 말을 꺼낸다.
“아가씨,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른 자를, 질투심과 자기 욕심에 못 이겨 어머니를 죽인 그 자를
절대 용서 하시면 안 됩니다. 절대요-! 그자는......아가씨 놀라시면 안돼요. 그자는-“
무슨 말인지도 모른 채 듣고 있던 아이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모의 커지는 눈.
그리고 그녀의 소리조차 없는 비명-
“유모?!!! 유모 왜 그래-”
갑자기 쓰러지는 여인을 잡고 흔드는 아이는 이제껏 참아왔던 눈물을 쏟아낸다.
여인을 아이에게서 떼어 놓고 하얀 천을 덮어씌우는 구조요원들.
아이는 그곳에서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른 체 눈물만 흘리고 있다.
꺼지지 않을 듯 한 불길은 새벽과 함께 사라졌다.
잔재뿐, 황폐하게 아무것도 남지 않은 저택에는 덩그러니 아이 혼자만 남아있다.
그때 아이의 눈에 들어온 한 남자. 아이는 그자라는 것을 직감한다.
자기도 모르는 어떤 생각에 유모가 말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한다.
강인해보이면서도 얼굴에 미소가 서려있는 그는 눈에 눈물이 고인 채로 아이를 안아 다독여준다.
“살아있었구나, 살아있었어- 다행이다- 돌아가자, 너의 원래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