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나는 나쁜 여자입니다...

rain2006.03.20
조회1,325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일...

남편은 물론 내 가장 친한 친구, 내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고해성사 하는 기분으로 털어 놓습니다.

 

한때는... 그래도 나는 다르다... 이남자 저남자 마구 만나고 죄책감 없이 애 지우는 여자들하고는 다르다라고 스스로 위안을 삼았지만 나도 똑같은... 어쩌면 더 나쁜 여자인지도 모릅니다...

 

열아홉살에 그사람을 처음 만났습니다.

처음 사랑한 사람... 처음 나를 좋아해 준 사람...

참 순수하다 생각했던 첫사랑이였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순수했던거죠...

한 두달 만났을때 갑자기 그에게서 연락이 끊겼고, 일년이 흐른 뒤 다시 연락이 되어 만났습니다.

나는 대학생이 되었고, 그는 여전히 방황을 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었지요...

우연히 만난건 아니고, 내가 수소문 해서 다시 만나게 된거지요...

1년 동안 많이 힘들었고, 혹시라도 그냥 끊기는 전화에 잠 못 이루고, 길 가다 그사람 닮은 사람 보면 무작정 따라 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내 마음을 준 사람이였습니다.

 

1년 뒤...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참 행복했지요...

누구도 허락하지 않은 사랑이였지만... 내 가족, 내 친구까지 만나지 말라고 반대 했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나만 좋으면 된다 생각 했지요...

그리고... 내 몸을 허락한 사람이였습니다...

그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내 모든걸 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람이 원하니까... 쉽게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도 얼마 가지 않더군요...

몇달만에 또다시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 버린 그사람...

저의 힘겨움은 다시 시작됐지요...

참 많이 아팠고, 많은 시간 눈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잊을만 하면 술 마시고 삐삐에 한숨 섞인 음성을 남기던 사람...

간혹 아무말 없이 걸려온 전화에도 숨소리만 듣고 그사람인걸 알았지요...

짧은 만남이였지만 내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던 사람...

그사람 없으면 안될것 같았기에 바닷물에 뛰어 들기도 했지만...

살아질수 밖에 없었고...

다시 일년이 흘렀습니다...

 

대학 2학년이였을때...

그사람의 여동생을 통해 소식을 들을수 있었습니다...

폭행죄로 교도소에 있다는...

너무나 충격이였습니다...

어디선간 잘 살고 있겠지 했는데... 그 말을 들은 순간 저는 다리에 힘이 풀리고 말았지요...

그래도... 그사람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얼굴이라도 한번 보고 싶었습니다...

그사람... 착한 사람이였는데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싸움이 났을뿐... 그사람 잘못은 없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내가 사랑한 사람이... 폭행이나 휘두르고 다니는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편지를 썼고, 면회를 갔습니다...

처음으로 가는 교도소...

면회란걸 처음으로 했습니다...

1*9번이라는 죄수번호를 달고 있는 사람...

나를 보는 순간... 몸을 돌려 다시 들어 가려다가 다시 접견실 의자에 앉더군요...

내내 고개를 못 들던 사람...

저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런 그를 노려 보면서 눈물만 흘렸지요...

한참만에 고개 든 그사람 눈에도 눈물이 흐르더군요...

둘다 울어서... 몇분 안되는 그 면회 시간 동안 몇마디 나누질 못했네요...

옆에 기록 하는 사람이 쳐다만 보고 있고... --;;

겨우 나눈 대화라고는...

그 "방학이라면서?" (여름방학이였죠)

나 "응"

그 "... 편지 잘 받았어"

나 "... **이는(그사람 동생) 왔다 갔어?"

그 "... 지난주에 왔다 갔다"

그리곤 또 침묵...

그사람과 일년만에 재회한 곳은 교도소 접견실이였고, 나눈 대화라곤 고작 그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면회시간이 다 돼서 돌아 나올수 밖에 없었네요...

오는 내내 울었습니다...

내가... 세상 기준으로 나쁜 사람들만 가는곳이라 여겼던 그 교도소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충격이였고, 가슴 아팠습니다...

 

그치만... 나는 그사람을 버릴수 없었습니다...

꾸준히 편지를 했고, 다른 교도소로 이송이 되고, 재판 받을때도 그사람 보러 갔습니다...

그렇게 한 계절이 가고,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오고... 다시 겨울이 가고 봄이 되고...

늦봄... 그사람 출소일이 다 되어 갈때... 전화가 왔더군요...

그사람 동생 핸드폰으로 그사람이 전화를 했더군요...

그사람 엄마와 여동생이 면회를 갔는데

(그때는 소년원에 있었음... 소년원으로 이송 되던 전년도엔 호적상으로 스물한살이여서 그런지 소년원으로 가더군요...)

감독 하는 사람 몰래 나한테 전화를 했더라구요...

그사람 엄마도 나를 다시 만나라 했는지... 얼마 안있음 출소 한다고... 그때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너무 가슴이 떨렸고, 그사람이 나올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나를 많이 힘들게 하고, 기다리게 한 사람이였지만... 다시 찾을수 있다는 사실에 모든걸 얻는듯한 기쁨이였어요...

 

그렇게 그사람 나오고... 우리는 다시 시작했습니다...

참 행복했지요...

바닷가에 살면서도 바다를 좋아해... 나도 덩달아 바다를 좋아하게 만들던 사람...

그사람과 함께 거닐던 바다... 자전거 뒤에 타고 흥얼거리며 노래 부르며 달리던 그 해변도로... 같이 낚시 하던 날들...

짧지만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가을엔... 그사람 군대를 갔습니다...

그런데... 그사람 입대를 한달쯤 남겨 두고.. 임신사실을 알았습니다...

어쩔까 고민도 많이 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하지만... 그사람 해결책도 찾아주지 않고 입대를 하고 말았습니다...

이미 생리 안한지 두달을 넘겨 버리고 말았지요...

낳을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무서웠고, 망설이다 제일 친한친구한테 부탁 해서 함께 병원을 찾았습니다...

3개월이 넘어.. 아기 팔다리도 생겼더군요...

의사선생님의 "웬만하면 낳으라"는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습니다.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의사선생님 앞에서...

한참 내 우는걸 보던 의사 선생님...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하더군요...

아기 지우면 다시는 낳지 못할수도 있다고...

하지만... 저는 그래도 지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안타까운듯 한숨만 쉬시고...

그러고... 초음파를 보는데... 움직이는 아기를 보면서 다시 망설였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맘을 다잡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기가 많이 자라서 그냥 수술을 안된다더군요...

약을 넣고 반나절 있다가 수술해야 한다고...

약을 넣는데... 너무나 아팠습니다...

누워 있는 동안... 그만 하라고... 그냥 낳을거라고 말하고 싶은걸 간신히 참았습니다...

약을 넣고... 몇시간 아파서 뒹굴다가 수술대에 누웠습니다...

마취가 되었고... 깨어나 보니... 나혼자 수술대 위에 그자세 그대로 가려지지도 않은채 누워 있더군요...

너무 아프고 수치스럽고...

그렇게 다시 회복실에서 몸을 추스리고 약을 타서 왔습니다...

참 많이 울었고, 많이 아팠습니다...

남자친구도 원망 하기도 했구요...

너무 무지했던 나 자신도 미웠습니다...

무책임한 나와 그...

아기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죄책감에 많이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애써 잊고 지냈지요...

그렇게 2년이 흐르고, 그사람... 제대를 했습니다...

군대 있는 동안... 매일매일 편지를 썼고, 면회도 가고... 그사람에게 최선을 다 했습니다...

그리고... 제대를 하고...

얼마 안 지나... 또 임신을 하고 말았습니다...

조심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그때 너무 무지했습니다...

또다시... 병원을 찾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그사람과 함께 병원엘 갈수 있었지요...

수술 전에 뭘 먹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아침을 먹고 병원엘 갔습니다...

밥 먹었다니까 전신마취가 안된다더군요...

날짜를 미룰수도 없었고... 맨정신 그대로 수술을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보다는 덜 망설였던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너무 겁났고... 너무 많이 아팠습니다...

떨리는 내 손을... 간호사 언니가 꼭 잡아 주더군요...

무책임하다고... 나쁜 여자라고 속으로 수없이 스스로를 자책했는데...

의사와 간호사가 나를 욕할까봐... 나쁘게 볼까봐 두려웠는데... 간호사가 따뜻하게 손 잡아 줄때... 더 많이 울었습니다...

너무 아파서... 간호사의 손을 놓을수가 없었어요... 더 꼭 잡았습니다...

많이 불안했던 내게 그 따뜻한 손은 많은 위안이 되었고, 아직도 그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듯 하네요...

맨정신으로 하는 수술...

너무 많이 고통스러웠지만... 너무 빨리 끝나더군요...

그 짧은 순간에... 내 속에서 자라던 생명은 죽어 버렸습니다...

너무 빠른 시간 안에서...

그렇게 빨리 끝나는건줄 몰랐습니다...

끝나고... 회복실에 누워 있으면서 정말 펑펑 울었습니다...

그사람... 아파하며 우는 내 손을 잡으며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같이 엉엉 울더군요...

 

그렇게... 저는 생명을 두번이나 보내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그사람은 잃고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그사람도 잃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한 사람...

나를 만나면서도 다른 여자와 연락을 하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 마시고, 연락이 안되던 나날들...

밤새 그사람에게 전화를 하면서, 그리고 뒤늦게 통화를 하면서 늘 울면서 전화를 끊어야 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었기에 나의 힘겨움은 더 컸던것 같습니다..

나를 못 믿는 그사람...

그사람밖에 없었는데... 6년 세월... 내게는 그사람 밖에 없었는데 그사람은 나를 믿지 못했고, 자기는 친구들하고 어울려 다니며 외박하기 일쑤고, 자췻집에 여자 데려와 재우기 일쑤고...

너무 힘겨워서... 결국 헤어짐을 선택 했습니다...

잊어야겠다고... 머리로 다짐을 하면서도... 가슴은 안되던 저...

머리 보다 가슴이 먼저 그에게로 달려 가고 있는 저 스스로를 멈추기 위해... 힘겨운 이별을 선택 했습니다...

그사람 가족들... 나를 참 좋아해 주었지요...

그사람 부모님도... 요즘 세상에 나같은 여자 없다고... 당신 아들에게 나를 놓치지 말라고 하셨다지요...

하지만... 저는... 그만 놓고 싶었습니다...

그사람 없이는 안된다 생각 했는데... 나중엔 그사람이 있어 힘들더군요...

그사람과 함께 한 6년 보다... 더 많은 내 인생이 너무 비참할거 같아... 헤어졌습니다...

 

한사람과 세번의 이별...

두번은 그사람의 일방적인 이별이였지만... 세번째는  제가 그를 떠났습니다...

그때... 그사람... 나를 쉽게 놓아 주더군요...

쉽게 생각 했겠지요...

나는 자기 없으면 안되는줄 알았겠죠...

그래서... 떠나더라도 다시 자기를 찾을줄 알았겠지요...

6년 동안 그랬듯이... 다시 그사람을 찾을줄 알았겠지요...

하지만... 그건 그사람의 착각이였습니다...

저는 그사람을 떠났고... 새로운 사랑을 했으니까요...

나만 사랑해 주고... 그사람과는 너무 다른... 평범한 한 남자를 만났으니까요...

그사람 아니면 안될줄 알았던 저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으니까요...

그사람이 말하더군요...

여자는 참 냉정하다고...

하지만... 저는 말합니다...

내가 냉정해질수 있는건... 그사람을 그렇게 뒤도 안돌아 보고 떠날수 있는건...

그사람을 만날때 최선을 다 했기 때문이라고...

후회 없이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헤어지고 나서 후회 않는거라고...

 

세상 모두가 변해도 나는... 그사람에 대한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거라 생각 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랑이 변해도... 내 사랑은 변하지 않을거라...

그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내 친구조차... "니 사랑은 영원할줄 알았다. 세상 모든 사랑이 변해도... 너는 변하지 않을줄 알았다"라고 했는데...

내 사랑도 변했고, 그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지요...

그사람을 만난거... 후회한적도 없고, 나를 힘들게 한 그사람을 원망하지도 않습니다...

내 첫사랑이니까...

 

하지만... 후회 되는게 있습니다...

그사람 만나 사랑한걸 후회 하는건 아니지만...

그사람 만나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는 후회 합니다...

후회하고 또 후회 합니다...

내 몸을 좀더 소중하게 다루지 못했던것... 너무 무지했던것... 무책임했던것...

너무 쉽게 그사람에게 내 몸을 허락한것...

그러지 않았다면... 아이를 떠나 보내는 일 따위는 없었을테니까요...

 

평생... 죄책감을 느끼겠지요...

내 남편에게도 미안할테고...

 

그사람... 헤어지고 나서... 내가 자기에게 돌아갈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니까 다시 나한테 연락을 하더군요...

한번은 만나서... 다시 시작하자고 애원을 하더군요...

자기가 돌아 오라면 나는 돌아갈거라 생각 했나보더군요...

하지만... 그땐 이미 늦었습니다...

나는 이미 미련도 없이... 그사람에게서 마음이 떠났으니까요...

이젠... 추억이 아닌... 기억 속의 그사람...

원망 하지 않습니다...

그땐... 그사람도 무책임했지만... 나도 똑같이 무책임하고, 무지했으니까요...

 

다시 태어난다면...

내가 다시 여자로 태어난다면... 그땐 내 몸을 좀더 소중하게 다룰거라고 다짐 합니다...

그리고... 내 아이가 자라면... 얘기해 줄겁니다...

딸에게... 네 몸을 소중히 여기라고... 네 몸은 깨어지는 유리와도 같은거라고...

한번 깨어지면... 다시 붙일수 없는 유리와 같은거니까... 소중하게 다루라고...

아들에게... 니가 사랑하는 여자의 몸을 지켜 줄수 있는 멋진 남자가 되라고...

네가 사랑하는 여자라면... 마음은 물론... 몸까지도 수중하게 다뤄 주고, 아껴 줄수 있는... 그런 남자다운 남자라 되라고...

 

저를 욕하실 분... 많으리라 생각 합니다...

네... 저는 나쁜여자입니다... 달게 받겠습니다...

내 가장 친한 친구... 처음 병원 갈때... 따라 갔지만... 두번째의 일은 모릅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내 가슴 아픈 과거... 숨기고 싶은 과거...

고해성사 하듯이... 익명으로 남깁니다...

 

여자분들...

제발... 후회하지 않게...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십시오...

저... 너무 후회 합니다... 너무 가슴이 아프고,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고, 죄스럽습니다...

 

남자분들...

사랑하는 여자라면... 지켜 주십시오...

제발...

지금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 하게 되든... 아니면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되든...

남자들은 자기 여자만큼은 깨끗하고 순결하길 바라죠...

그럼... 지금 옆에 있는 여자를 지켜 주십시오...

사랑 해서... 몸을 나누게 되더라도... 피임을 하세요...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