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

러브테라피200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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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끝내준다, 민지후…”

 

집에 돌아오는 길. 오늘은 맨정신에 혜린과 함께다.

 

“뭐가?”

“복잡한 여자관계의 결정판이었어.”

“…그여자?”

“…? 그언니 몰라?”

“…우리 학교 선배지? 그치?”

“윤서영. 우리보다 1년 선배지.”

 

겨우 1년 선배 주제에… 지후에게 그렇게 굴 수 있다니…

 

“민지후가 처음으로 사귀자고 했던 여자.”

“… 처음으로…?”

“사실… 지후가 여자가 많긴 하지만… 건 어디까지나 따르는 여자가 많은거고…”

“…그럼…?”

“그래~ 그언닌… 지후가 좋아했어.”

 

쿵…!!

뭔가가 발 아래로 떨어지는 느낌이이다. ‘지후를’ 이 아니고… ‘지후가’ …

 

“같은 아파트, 같은 서클, 같은 성당… 부던히 쫒아다닌 끝에 서영언니랑 꽤 친해졌었데.”:

 

쫒아다녀?? 지.후.가.??

더 이상 듣기 싫었다. 배가 아프다. 아마 아이도 싫은거다. 이런 얘기.

 

“나… 배아퍼.”

“또?”

“아무래도 먼저 가야겠어. 전화할께, 혜린아~!!”

 

정말 아팠다… 배가 아니고 가슴이…

사실, 그 이후 얘기도 무지 궁금했는데… 더 들을 용기가 나질 않는다.

 

‘그럼 혼자 그런 표정으로 서있지 마.’

 

우리 그녀석을 아푸게 했다…

 

‘니 눈이 슬픈게 내탓 같아서 싫어.’

 

‘날 좋아하지 마’란 말보다 더 사람을 맥빠지게 하는 말…

슬픔을 참느라 독기마저 서려있던 그녀석의 눈…

밉다. 무조건 밉다, 그여자…

선배고 뭐고… 필요없다, 젠장…

민지후… 그여자의 어디에 끌린걸까??

이뿌긴 하다. 연예인 외모는 아니지만 청순한 매력이 있는 것 도 같고…

젠장, 말은 또 왜케 멋있게 하는거야? 미리 연습했나?

그여자가 미운건지 내 자신이 미운건지… 알수없는 파동이 가슴 저편에서 밀려온다. 쓸쓸타.

 

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너보다 좋은건 이세상엔 없는걸~’

 

집인가…?

핸드폰을 꺼내보고는 숨이 멎는다. 허….ㄱ!! 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그녀석이다^^

 

“여보세요?”

“들어갔냐?”

“거의 다 왔어… 왜?”

 

핸드폰에 그 이름 석자가 떴다는 이유만으로도 내 심장은 방망이질 친다. 왜…?

 

“맥주나 한잔 더할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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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또 무슨 소린가…? 맥주한잔…? 나도 모르게 그날의 기억이…

 

“아, 안돼.”

“뭐?”

“아,아니… 집앞이야. 들어가려던 참이었거든.”

“그쪽으로 갈게. 다시 나와.”

“……”

 

왜? 왜 또 난데?

 

“여보세요?? 듣고있어?”

 

어쩌면… 좋은 기회일지 몰라. 둘이 얘기 할 수 있는…

 

“여보세요?? 야, 이형주!!”

“어, 그래… 알았어. 그치만 빨리 와야돼?!!!”

 

빨리 오라고… 날 데릴러^^ 이거 웬 민망한 멘트냐고…ㅋㅋㅋ

녀석은 무미건조하게 ‘어-’하고는 금새 전화를 끊었다.

그래, 이거야 말로 계시다!! 오늘만큼은 하고 싶었던 말을 다해버리자.

다시금 배를 보듬으며 굳게 결심해본다^^

 

“명재랑 혁재는…?”

 

다시 시내쪽으로 걸으며 첫번째 질문을 던졌다. 본게임을 위한 절차^^

 

“? ..집에 갔지~ 걔넨 왜?”

“술먹고 싶다며… 술 친구 하기는 걔네가 낫지 않아? 난 지금 술도 잘 못 먹는다구.”

 

은근슬쩍 암시를 줘 본다.

 

“벌써부터 위가 그렇게 나빠서 어쩌냐.”

“…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

“물론 술마시긴 걔네가 더 편해. 하지만 너랑 마시고 싶어서.”

“왜-?”

 

자, 첫번째 질문이다. 왜 난데??

 

“왜?? 글쎄~ 그냥 니가 편해서?”

“그러게 그게 왜 난데?”

“……?”

 

녀석이 좀 의아하게 쳐다본다.

 

“혹시…”

“혹시?”

“혹시 내가… 쉬워 보였어?”

 

차마 눈을 보진 못하고… 하지만 꼭 물어보고 싶었다. 내가… 쉬어보여서 였는지…

 

“…뭐?”

“그날도… 그랬던 거야? 내가 쉬워 보여서?”

 

녀석이 갑자기 걸음을 멈춘다. 그러더니…

 

“가라.”

“…뭐?”

“그런 생각 하고 있으면서 오늘은 왜 또 따라왔는데?”

“……”

 

할 말이 없다. 왜 따라 왔냐구…? 그야 니가 좋으니까, 자식아^^

 

“이래서 너랑 마시자고 했어.”

“…?”

“뭔가 오해하고 있을 꺼 같아서. 우리… 할 얘기 있잖아.”

 

꿀꺽. 침이 넘어간다. ‘우리’의 얘기라…너무 빨리 본론으로 들어와 버렸다.

 

“일단 어디 가서 얘기하자. 길에서 투닥거리는거 취미 없어.”

 

녀석은 약간 짜증난 목소리로 주위를 휘 둘러보곤 가까운 맥주집으로 쑥 들어간다.

 

잠시후…

500 한잔씩을 앞에두고 마주 앉은 우리…

 

“이런저런 얘길 떠나서 그냥 술이 마시고도 싶었구…”

 

건배도 없이 꿀꺽꿀꺽 맥주를 넘긴다.

 

“그…언니 땜에?”

 

여지없이 두번째 질문이다. ^^나이스~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

그녀석은 잠시 빤히 날 쳐다본다.

 

“아까 그 언니 말야. 우리 학교 선배였던… 둘이 뭔가 좋지 않은 분위기던데…”

 

내 말에 그엔 피식 웃어버린다.

 

“둘이 무슨일 있었던 거야?”

“너 오늘 무슨 작정하고 나왔냐?”

“…어?”

 

돌연한 질문에 당황^^ 작정이야… 했지^^

 

“꼭 무슨 작정하고 나온 애 같잖아. 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왜..? 궁금하면 안되냐…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

 

어느새 좀 주눅이 들어버렸다. 소심한 이형주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

그앤 어이 없다는 듯 픽 웃어버린다.

 

“둘 사이에 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틈을 놓칠새라 다시한번 묻는데…

 

“무슨일이 있었던건 너하고 나잖아, 이형주.”

 

으잉?? ……

이자식… 갑자기 사람을 꼼짝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딴 사람 갔다 붙이지 말고 너하고 내 얘길 해보자구.”

“……”

“왜 갑자기 말이 없어? 하고 싶은말… 없어?”

“……”

 

여태 질문을 쏘아 붙이던 난 한순간 벙어리가 된다. 할말… 무쟈게 많죠^^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해줄까요, 민지후씨??

 

“……?”

“……”

“많이 놀랐을텐데… 왜 아무렇지 않은 척해?”

 

그녀석도 뻘쭘한가보다. 눈을 바로보지 못하고 맥주잔을 이리저리 기울여보며…묻는다.

 

“……”

“정말 아무렇지 않은거야, 아님 괜찮은척 하는거야?”

 

이번엔 눈을 쳐다보며 조심스레 물어온다.

 

“어때야 하는건데? 다른여자들은 어땠는데?”

 

예상 밖으로… 난 톡 쏘듯 한방을 날렸다. 나도 왜 그런말이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모른다. 그냥… 그간 그녀석에 대한 미움과 원망과 설움에 대한… 복수…?

 

“…뭐?”

 

녀석은 못들을 소리라도 들은 듯 한순간 표정이 굳는다.

 

“내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니? 니가보기엔…?”

“……”

“어때야 하는건데? 어때야 니가 보기에 그럴싸 한건데?”

“…야, 이형주… 난, 지금 널 걱정하고 있는거야… 근데…”

“……”

“…그만두자. 괜찮다면 됐어.”

“괜찮다고 말한적 없어.”

“…투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거야?”

“뭐?”

“… 좋아, 자꾸 그렇게 쏘아 붙이지 말고 제대루 얘길 해봐. 뭐가 문젠거야?”

 

‘너와 나 사이에 아이가 생겨버렸어. 그게 가장 큰 문제야…’

 

“봐, 또 말안하잖아. 나참…”

 

녀석은 멋있는 놈이지만 인내력은 부족한 듯 싶다. 벌써 짜증을 내고 있으니…

 

“나… 잘 먹지도 못해. 자꾸 구역질이 나서… 먹어도 속이 않좋구… 덕분에 신경도 무지 예민해졌다구.”

 

과연… 알아들을까…?

 

“니 위장병이 내 탓이라는 거냐?”

“……”

“…뭐, 그래~ 신경성이란것도 있으니까 내 책임 맞네~”

 

그녀석은 대수롭지 않게 픽 웃는다.

 

“…어떡 할꺼야?”

“…뭘?”

“……”

“내 위장을 떼달란 소리냐?”

 

그녀석 말만 듣고있음… 내가 꼭 억지부리는 떼쟁이 같다.ㅡㅡ;;

 

“위장병이 아니라면…?”

 

나조차 숨을 죽에게 된다. 녀석은 도통 못알아 듣는 눈치다. 이러다 내가 먼저 불어버릴 것 같다. ‘실은 나… 임신했어.’ 라고… 아니다. 그건 싫다.

 

“위장병이 아니라… 니 행동에 책임을 져 달라고 하면, 너… 어떡할꺼냐고…”

 

우회적으로 돌려버렸다. 사랑, 미래, 그리고 ...사랑 (4)

“……”

 

내 표정과 말투가 넘 진지했던지 녀석은 아무말 없이 날 쳐다본다.

 

“물론… (피식) 진짜 책임지라는 건 아니야. 그냥 궁금해서… 한번 그랬다고… 책임 지라고 하면, 너 책임 질 여자 한둘 아니란 것두 알아 ㅎㅎ.”

 

넘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기도 하구…

그냥… 매달리는 여자꼴이 되고 싶지 않아 농담처럼 한 말인데…

 

“…너 지금 뭐라고 지껄이는 거냐?!!”

 

그녀석 어이가 없다는 듯 화를 내고 있다.

 

“?!!!”

“염장지르러 나온거야?? …그래서??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구 충고쯤 해주시려고??”

 

내 생각보다 지나치게 화를 내고 있다. 무섭다…ㅠㅠ

 

“젠장… 왜 기지배들은 하나같이 똑같냐…”

“뭐??!!”

 

그 말이… 이번엔 나를 화나게 한다.

 

“그래, 엄청 미안하다. 인생 막사는 내가 너 같은 애 건드려 놔서 엄청 미안해. 됐냐??!!”

 

그녀석은 씩씩대며 나가버렸다. 젠장… 뭐가 이래…

괜히 눈물이 난다.

나쁜놈… 지가 그렇게 화낼 일이 뭐람…

 

혼자 호프집테이블에 남겨진게 쪽팔리기도 하고…

바로 따라 나가버려야 하는지, 이렇게 몇분간 더 앉아 있어야 하는건지도… 당황스럽다.

 

혼자 돌아오는 길…

외롭고 쓸쓸쓸하다. 이럴려던게 아닌데… 상황은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오지 않는건데… 집앞에서 전화받았을 때… 그냥 벌써 집에 들어와 버렸다고 할걸. 아니, 아예 오늘 모임엔 나오지 않는게 좋을 뻔 했다. 예정대로 수술을 받고…몸조리나 할 것을… 그럼 윤서영 따위도 만나지 않았을 테고… 지후와 이렇게 싸우지도 않았을 텐데…

온통 뒤죽박죽이다. 내일부턴 성적표들고 대학사냥을 해야하는데… 내 인생 이러다가 정말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게 아닐까. 눈앞이 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