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 떡칠이가 온다! - 앞

오현정200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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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임진왜란이 끝난 직후,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지고 국어에도 격음화 현상이 일반화되고 사람들은 제 한몸 돌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전쟁통에 가족을 잃은 사람도 많았는데, 여기 한 소년도 난리에 부모 형제를 잃어버려 오갈데 없는 처지가 되었다. 어느날, 배가 너무 고파 한 주막에 가서 주모에게 사정을 하는데 주모는 소년이 너무 안쓰러워 한가지 제안을 하게 되었다. "여기도 마침 바쁘고, 나도 자식을 잃어서 쓸쓸했는데 잘 되었구나. 내 일이나 도우면서 같이 살지 않으련? 섭하게 대하진 않으마." 소년은 너무 고마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손님들에게 국밥을 나르다가 소년은 아주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옆마을에 또 떡칠이가 나타났다지?" "응, 여섯명인가 일곱명이 그자리에서 죽었다던가..." "덩치가 산만하다며?" "힘은 어떻고?" "아뭏든, 그녀석 그림자만 보이면 도망치는게 살길이라더군." "제 기분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아무나 죽인다니까.." 소년은 너무 무서웠다. 손님이 돌아간 후에도 "정말 그런사람이 있을까? 만일 만나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이었다. 그 후로도 여러 손님들은 떡칠이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갔다. 이제 소년은 떡칠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게까지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날, 주모가 장을 보러 나간 사이 소년은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