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펌- 공포의 스티커 사진 [6-3]

김선욱200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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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사진 속의 그 애였어요. 얼굴은 칼로 긁힌듯한 것 처럼 끔찍한 상처가 나 있었어요. 그 쾡한 눈으로 빤히 나를 보고 있었어요. 무서워 죽을 것만 같았아요. 눈을 감고 차라리 안 보고 싶었지만, 눈도 내 맘대로 감을 수 없었어요. 그 애는 내게 다가와 자기가 쓰던 것을 내밀며, 그 기분나쁜 목소리로 또 중얼거렸어요. '자... 이게 너 유서야... 이제 죽어야지.... 살아서 뭐하니... 네 인생 얘기 해 줄까.... 너희 아빠는 곧 회사에서 해고되고, 퇴직금은 사기당하게 되고, 술주정뱅이가 되고... 너희 엄마는 돈을 벌기 위해 파출부로 다니다가 교통사고 당하고... 너는 성적도 떨어지고, 가난하다고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고... 아마 밤마다 술에 취한 아빠에게 몽둥이로 얻아 맞을껄.... 그런 삶을 살아 뭐하니... 죽어... 나를 따라와....' 너무 겁났어요. 하지만 이상한 것은 그 애의 말이 전부 사실처럼 들온 것이예요. 모두 그 애 말처럼 될 것 같고, 그런 삶이라면 차라리 죽는 것이 좋을 것 같았아요. 거기다 그 애는 소름끼치는 한마디 덧붙였어요. '지금 안 죽는다고 끝날 것 같니? 나는 네가 죽을때까지 계속 따라다닐텐데.... 죽는 것이 좋아... 자 가자.... 친구들도 기다리고 있어...' 밤마다 그 애를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때는 정말 귀신에 홀린 것 같았어요.. 나는 아무런 저항감없이 그 애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아파트 옥상이었어요. 정미와 미경이도 와 있었어요.다들 손에 무슨 종이를 하나씩 들고 있었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그 종이들은 유서였어요. 그 애는 우리를 난간으로 데리고 갔어요. 우리는 아무런 생각 없이 난간에 섰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