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펌- 공포의 스티커 사진 [12-1]

김선욱2002.03.18
조회134
화면에 비친 내 어께 너머로 그 아이의 얼굴이 언뜻 보였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은미의 사진에 나왔던 그 얼굴에 그 표정이었다. 온 몸에 전기가 통하는 것 같은 전율이 느껴지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역시 아무것도 없었다. 자꾸 은미의 얘기와 그 아주머니가 들려주었던 얘기가 생각나서인지 뒤가 불안한 것 같았다. 한숨을 내쉬며 다시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게 웬일인가. "시간 초과입니다. 배경을 다시 선택해 주십시오..." 라는 기계음이 들리며, 그 문제의 배경은 화면에서 사라졌다. 다시 찾아보았지만, 이번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더 찾아볼까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불안해졌고, 사실 그 배경이 나온다 하더라도 사진 찍을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무서운 곳에 더 이상 있기가 싫어졌다. 나는 도망치듯 장막을 헤치고 그 스티커 사진기를 빠져나왔다. 누군가가 내 뒷덜미를 잡을 것 같아, 나도 모르게 뛰게 되었다. 그 불길한 건물과 사진기로 부터 멀어져서야 걸음을 멈추었다. 선선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 몸이 땀으로 흠뻑졌었다. 도망치듯 나온 내가 부끄럽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도 내쉬게 되었다. 어떻게 생각하면, 평범한 자판기 기계인데 너무 무서워 한 것도 같았다. 하지만, 은미의 얘기하며, 조작이 아니라고 밝혀진 사진, 그리고 그 건물에서 자살한 일가의 얘기 등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알 수 없는 일이 관련되어 있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