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이 놈의 괴기한 일을 조사하다가 허비한 것이 생각나자, 찝찝한 생각도 들었다. 내일은 이 모든 것을 잊고 학교에 나가서 공부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지금 은미를 도와 줄 방법은 없을 것 같았다.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사진 속의 그 아이를 물리칠 수도 없고, 은미를 납득시킬 수 없을 것 같았다. 단지 최선생님이 시간나는 대로 은미를 봐주겠다고 했으니 거기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위하고 내일 부터는 내 생활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집에 돌아와서 잠자리에 들었지만, 밤새 악몽에 시달렸다. 그 아이의 소름끼치는 얼굴하고, 버려진 건물에 목메단 세 가족의 모습, 한승이형이 사진을 겹쳐 보여주던 그 끔찍한 얼굴들이 계속 생각났다. 그런 악몽에 시달리면서 새벽녘에야 간신히 잠이 들었다. 책상 위에서 드르륵 하는 소리가 계속나서 잠에서 깨어났다. 전날 밤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피곤하고, 온몸이 개운하지 못했다. 시계를 보니 어느새 오전 11시가 다 되가고 있었다. 드르륵하는 소리는 삐삐의 진동소리였다. 아직 잠이 덜깬 상태에서 삐삐를 보았다. 5개의 메시지와 번호가 들어와 있었다. 번호를 보니 모두 최선생님의 번호였다. 그 번호를 보니 갑자기 잠이 확 깼다. 8282라고 계속 찍혀있는 것을 보니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았다. 은미 생각이 났다. 온갖 불길한 생각이 머리 속을 맴돌았지만, 애써 그 생각들을 지우며 떨리는 손으로 수화기를 들었다. 메시지를 확인하려다 먼저 직접 최선생님에게 전화를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메모리) 펌- 공포의 스티커 사진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