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으로 가는 길. 겨우 생각을 정리해본다. 이 모든일이 세 시간 남짓한 시간에 일어났다. 오늘 아침까지도 방세를 구하지못해 쩔쩔매던 그가 아닌가. 갑자기 굴러들어온 호박은 분명 그를 구해주었다. 하지만.... 에라~모르겠다. 뭐 룸메이트일 뿐이다. 집주인과 하숙생이라고 생각하자. 맘편히 먹고 허름한 고시원 계단을 올라간다. 6평방안에 책상과 옷걸이가 전부인 방. 그는 책꽂이 위에 올려두었던 짐가방을 꺼내 되는대로 책과 옷가지를 집어넣는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짐싸기가 끝났다. 이제 이 좁은방을 벗어나자. 또 나처럼 돈없는 복학생이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잠시 거쳐가겠지.. 시원섭섭한 동욱이다. 겨울에 제대해서 등록금만은 자신의 손으로 마련하려 무작정 올라와서 처음 묵었던 곳이다. ------------------------------------------------------------------ 다시 돌아온 오피스텔에선 분주히 짐들이 정리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니 더욱더 맘에 드는 곳이다. 양옆으로 침실칸막이가 있고 그 가운데로 공동의 공간이 있다. 커다란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동욱은 이삿짐을 옮기는 사람들 틈에서 그녀를 봤다. 그러고보니 이름도 물어보지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같이 산다고 했으니..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하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그러고 보니 우리 이름도 모르네요.저는 한동욱이라고 합니다.” 손을 내민다. 그녀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의 얼굴을 본다. “전 신희주라고 해요.”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을 잡는다. 어디선가 들리는 전화소리. 희주의 핸드폰이다. 손을 빼곤 “잠시만요.” 동욱도 돌아가서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여보세요? 응. 왔어. 아주왔어.그래...아직 짐정리를 못했어. 밖에서 보자.” 잠시 머뭇거리다 “나해는? 나해도 나 온거아니?” -------------- ------------------------------------------ 기수는 퇴근을 서두른다. 한쪽 어깨에 전화를 끼고 책상을 정리하고 있다. “그럼~내가 아까 연락했지. 너오면 제일먼저 봐야된다고 내가 벌써 얘기했어. 거기서 보자. 우리 잘가던 거기....” 옛생각이 나는지 기수는 잠시 손을 멈춘다. “그래 끊자. 늦지말고 와.” 전화를 끊고 더 신이 났는지 기수가 직원들을 향해 말한다. “저 퇴근합니다.~” 직원들의 인사를 듣는지 기수는 걷듯이 뛰어나간다. -------------------------------------------------------- 어느정도 정리된 오피스텔이다. 동욱은 자신의 짐정리를 끝냈다. 정리할 것도 없는 짐이었다. 옷은 침대옆 작은 옷장에 다 차지도 않았으니까.. “제가 뭐 좀 도와드릴까요?” 동욱의 목소리에 희주가 허리를 펴고 동욱을 본다. 목장갑을 벗으며 말한다. “없어요. 괜찮아요.” 군더더기 없는 대답에 무안해진다. “저는 밖에 나가봐야 될거 같아요. 대충 바닥만 정리하면 오늘밤 자는덴 지장이 없을거 같아요.” “예...” 달리 할 말이 없다. 맞는 말이다. “그럼 다녀오세요.” 희주도 뻘쭘한지 동욱을 지나쳐 화장실로 들어간다. 같이사는 내내 이런 냉랭한 분위기라면 곤란하다. 동욱은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Betray one's emotion-2
고시원으로 가는 길. 겨우 생각을 정리해본다.
이 모든일이 세 시간 남짓한 시간에 일어났다.
오늘 아침까지도 방세를 구하지못해 쩔쩔매던 그가 아닌가.
갑자기 굴러들어온 호박은 분명 그를 구해주었다. 하지만....
에라~모르겠다. 뭐 룸메이트일 뿐이다. 집주인과 하숙생이라고 생각하자.
맘편히 먹고 허름한 고시원 계단을 올라간다.
6평방안에 책상과 옷걸이가 전부인 방.
그는 책꽂이 위에 올려두었던 짐가방을 꺼내 되는대로 책과 옷가지를 집어넣는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짐싸기가 끝났다.
이제 이 좁은방을 벗어나자. 또 나처럼 돈없는 복학생이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잠시 거쳐가겠지..
시원섭섭한 동욱이다. 겨울에 제대해서 등록금만은 자신의 손으로 마련하려 무작정 올라와서
처음 묵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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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오피스텔에선 분주히 짐들이 정리되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자세히 보니 더욱더 맘에 드는 곳이다.
양옆으로 침실칸막이가 있고 그 가운데로 공동의 공간이 있다.
커다란 창으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동욱은 이삿짐을 옮기는 사람들 틈에서 그녀를 봤다.
그러고보니 이름도 물어보지 않았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과 같이 산다고 했으니..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하다.
그녀에게 다가갔다.
“저..그러고 보니 우리 이름도 모르네요.저는 한동욱이라고 합니다.”
손을 내민다. 그녀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의 얼굴을 본다.
“전 신희주라고 해요.”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을 잡는다.
손을 빼곤 “잠시만요.”
동욱도 돌아가서 자신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여보세요? 응. 왔어. 아주왔어.그래...아직 짐정리를 못했어. 밖에서 보자.”
잠시 머뭇거리다 “나해는? 나해도 나 온거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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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는 퇴근을 서두른다. 한쪽 어깨에 전화를 끼고 책상을 정리하고 있다.
“그럼~내가 아까 연락했지. 너오면 제일먼저 봐야된다고 내가 벌써 얘기했어.
거기서 보자. 우리 잘가던 거기....”
옛생각이 나는지 기수는 잠시 손을 멈춘다.
“그래 끊자. 늦지말고 와.” 전화를 끊고 더 신이 났는지 기수가 직원들을 향해 말한다.
“저 퇴근합니다.~” 직원들의 인사를 듣는지 기수는 걷듯이 뛰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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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정도 정리된 오피스텔이다. 동욱은 자신의 짐정리를 끝냈다.
정리할 것도 없는 짐이었다.
옷은 침대옆 작은 옷장에 다 차지도 않았으니까..
“제가 뭐 좀 도와드릴까요?”
동욱의 목소리에 희주가 허리를 펴고 동욱을 본다.
목장갑을 벗으며 말한다.
“없어요. 괜찮아요.”
군더더기 없는 대답에 무안해진다.
“저는 밖에 나가봐야 될거 같아요. 대충 바닥만 정리하면 오늘밤 자는덴 지장이 없을거 같아요.”
“예...” 달리 할 말이 없다. 맞는 말이다.
“그럼 다녀오세요.” 희주도 뻘쭘한지 동욱을 지나쳐 화장실로 들어간다.
같이사는 내내 이런 냉랭한 분위기라면 곤란하다. 동욱은 머리를 갸우뚱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