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제발 한은 되지 마세요...

가슴앓이2006.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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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들어와서 시집에 대한... 남편과의 사이에서 속상한일... 여러가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기도

하고 또 님들의 사연을 읽으며 같이 분노를 하기도 했는데... 제가 이런글을 쓰게 될줄은...몰랐네요... 오늘이 저희 외할머니 제사거든요... 엄마가 외동딸이고 저희엄마 시집오시고 나서 홀로 계시다 돌아가신지라 외가가 남아 있지도 않은지라 딱히 음식장만을 해서 제사를 지내지는 못해요.. 그냥 엄마와 같이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외할머니 산소에 찾아가 준비한 음식을 풀어놓구 인사드리고 오는 정도지요... 항상 제맘속엔 엄마에 대한 안쓰러움과 존경함이 동시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오늘따라 님들의 사연을 읽고 있자니... 막연하게 이야기 보따리 하나 풀어놓고 싶어지네요...

 

  저는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그렇게도 미울수가 없었어요...

유치원에 들어가기전인 나이에 할아버지가 저한테 했던 일들이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을만큼 너무너무 싫었거든요...

나한테 왜 이러실까... 내가 뭘 잘못했나... 솔직히 아직까지도 그 의문이 확실하게는 풀리지 않았지만...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고 더불어 작은엄마, 작은아빠에 대한 막연한 원망스러움(?)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저희 엄마는 스물넷에 이웃마을에 사는 저희아빠와 선을 보고 결혼을 하셨어요 말이 선이지... 사진한장씩 교환하시고 대면도 하지 못하신 체 결혼하는 날 두분이 처음으로 만났다고 하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천생연분이셔서 백년해로 하고 계신가보다 싶지만요...

저희엄마가 외동딸로 커서 형제많은 집이 좋아보여 4남2녀중 맏아들인 저희 아빠한테 시집오는걸 결심하셨다고하는데요...그것이.. 저희엄마를 그렇게 힘들게 할줄이야...

 

  그렇게 엄마의 고된 시집살이와 험난한 인생이 시작되었지요 시집와서 무엇이 문제인지 할머니 할아버지는 엄마 아빠에게 호의적이지 않으셨다고해요... 동네 어른분들이 다 한입을 모아 말씀하실정도로 저희 엄마의 시집살이는 그누가 따라올까 나날이 고되지기만 했다고해요...

저희 엄마는 시집와서 첫아들을 낳았는데... 그때 엄마몸이 많이 쇠약해져 있었나봐요... 그래도 아이는 세살때까지 동네 어른들께 신동소리 들으며 잘 커갔는데... 갑자기 병을 앓다가 죽었다고해요.. 그이어 둘째도 아들을 낳으셨는데 그아들까지 잃으셨대요.. 제가 이사실을 언제 알았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엄마가 겪었을 어떠한 고통과 시련보다 힘드셨을 것 같아요... 부모가 되어서 제일 한이 되는 일이 자식을 먼저 보내는 일이라고 하는데..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그리 보내셨으니.. 저희 엄마는 지금도 텔레비젼에서 그런류의 이야기나 친정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방영되면 한없이 우신답니다...ㅠㅠ

 

  이런 저희 엄마에게 큰고모가 비수를 꽂으셨다고해요.. 저희 엄마가 그때쯤 결핵을 앓으셨었는데 그것때문에 자식들이 죽은거라고... 저는 그래서 지금도 저희고모들 인간으로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해요.. 남들보다 못한 대접 받으면서 엄마아빠는 죽으라고 일만 하셨대요 하지만 저희 할머니 어이없게도 저한테 그러십니다 아빠가 일을 안하려고 했다고 그런식으로 말씀을 하세요... 아무리 그래도 자식인 저한테...

엄마가 아무리 죽으라고 일을해도 표도 안나고... 앞으로 자식들 태어나는 것도 걱정이고 안되겠다 싶어 할머니께 말씀을 드리고 남의집에 일을 하러 다니며 쌈지돈을 모았나봐요.. 그런데 어느날 화장품 장사하는 사람이 왔는데 할머니가 고모 화장품을 사주면서 엄마한테 엄마가 모아놓은 돈을 달라고 하더래요.. 쓰고 나중에 주신다고.. 옆에서 고모가 엄마도 화장품 하나 사주라니까 들은척도 안하시더래요.. 당연히 돈도 못받았지요...

 

  어쩌다가 외할머니께서 시집간 딸이 보고싶거나 걱정되어 오면.. 만나러도 못나가게 하셨대요.. 그이후로 외할머니 동구밖에 서있다가 동네분이 지나가면 엄마에게 전하여 만나시고 그랬다네요...

 저희언니와 제가 태어났을때 그리고 제동생이 태어났을때 없는 모아서 외할머니 노릇하신다고 엄마에게 이것저것 사들려 보냈대요.. 당연히 친할머니는 아무것도 없었지요...

 

  그리 사시다가 저희엄마가 분가를 결심하신건 저희언니 임신하고나서인가 낳고 나서인가 그랬대요.. 아무래도 자식둘을 그리 보내셨으니 겁도 나실만 하지요... 못나가게 하시는걸 엄마와 아빠가 스스로 집알아보고 동네분들 도움 받아가며 할아버지 집에서는 젓가락하나 안들고 맨몸으로 엄마가 조금 모아 놓은 돈으로 무작정 나오셨다고해요...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그이후에도 무슨일만 있으면 엄마아빠를 찾아와 도움을 청하시고... 심지어 저희 엄마는 그래도 아빠가 받아들이니 그노릇은 해야겠다 싶어 아빠 바로밑에 동생.. 그러니까 저의 작은아빠 결혼식때는 엄마가 가지고 있는 페물을 팔아 보탰다고해요... 그렇게... 그렇게 분가하셔서 엄마아빠는 남의집 하우스일, 막노동, 소일거리... 가리지 않고 일을 하셨대요... 그동안도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보태주시기는 커녕 무슨일이나 있음 연락을 하셨다지요.. 고향분들이 고추장이며 반찬이며... 마련해 갖다주셔서 그나마 굶지 않고 지내셨다고해요... 엄마아빠는 정말 악착같이 일하셨대요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아빠는 운전업에 일하시면서 힘들게 돈을 버시고.. 엄마는 여전히 남의집 일을 다니시는 동안... 저희언니밑으로 제가 태어났고.. 저희를 데리고 다니시면서 하우스일을 하셨어요... 저도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일하시는 동안 하우스 바닥이나 아줌마 아저씨들이 쉬는곳에서 놀면서 혼자 지냈던 일도 있었고...그렇게 저렇게 하루일이 끝나고 저희를 업고 안고 그 얼마 안되는 버스비를 아끼시겠다고 몇리길을 걸어서 집으로 오시곤 했었지요... 그런지라.. 저희 언니가 초등학교 들어가고 난후부터는 엄마가 조금은 힘들 더셨어요... 언니가 저를 돌보고 뒤이어 태어난 제 남동생도 돌보고.. 저희 언니는 초등학교때부터 엄마대신 살림을 하면서 학교를 다녔어요...언니가 학교에 가있는 동안 저는 동네 어른분들 손에 맡겨져 이집저집 다니며 지냈어요.. 그래도 동네어른분들이 어여삐.. 그리고 가엾이 여기셔서 기꺼이 봐주셨다고해요... 그나마 몇장 안되는 어릴적 제사진을 보면 한손에는 꼭 동생손을 잡고있는 사진뿐입니다.. 그정도로 제가 크는 동안은 언니가.. 동생이 크는 동안은 제가 서로서로를 돌봐야 했어요.. 저는 그게 당연한 건줄알았어요...

 

  언니가 어렸을 적 엄마가 한번은 언니를 업고 동네 작은 구멍가게를 지나가는데 언니가 그러더래요.. 엄마 저과자는 아빠가 돈을 벌어와야 먹을 수 있는거지?? 그때 언니나이가 유치원도 체 들어가기 전이었다는데.. 전 그얘기를 듣고 웃음이 나기도 했지만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그렇게 못먹고 못입고 자란덕에 저는 초등학교 다닐때도 사탕하나 생기면 저혼자 먹으면 정말 누구한테 잡혀 가는 줄 알았어요.. 꼭 집에가서 언니랑 동생이랑 나누어 먹어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후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 할아버지가 병을 앓으시다가 돌아가셨지만 저는 눈물한방울 흘리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안나오더군요...

이글을 쓰는 지금도 복받혀 오르는 설움을 주체할 길이 없네요...

 

  그렇게 유년시절 사춘기시절을 보내고 드디어 제가 중학교 2학년때 엄마아빠는 저희집을 마련하셨어요... 빛을 지고 엊은 집이었지만.. 정말 너무나 좋았답니다... 그리고 또 한동안을 그빛을 갚기위해, 또 저희학비를 벌기위해 저희 엄마아빠는 뼈빠지게 일을 하셨어야 했어요...

현재 제나이가 스물일곱이네요... 지금은 그빛도 다 갚으셨고 언니도 보란듯이 대학원까지 졸업시켰고 저는 제 선택으로 실업고를 나와 취업을 하였고 제남동생은 얼마전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교 2학년에 복학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친가쪽 형제지간에 불화가 있을때마다 저희엄마아빠는 맘편하게 보내시질 못하셨어요... 어렸을 적이야 뭣몰라서 그랬다지만 다큰 저희앞에서도 저희엄마아빠를 막대하는 고모들 작은아빠를 보니.. 기가 막히고 한만 쌓이더이다... 지금은 그사람들 사람으로 생각도 하지 않아요...

 

  지금 저희아빠는 평생 버스기사로 일하시다가 이번달말에 정년퇴직을 하세요... 그일을 하시는동안 쉬시는 날이 일정치 않아 가족들과 어디한번 놀러다니시지도 못하고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남들다 잘시간에 퇴근하시며 힘들게 살아오셨는데.. 이젠 조금 맘편히 쉬실만도 한데.. 아직도 대학재학중인 막내아들 학비가 걱정이신가봐요....

 

  저희엄마는 평생을 그리 힘들게 고된일만 하셨는데 지금도 어느 용역업체에서 청소일을 하고 계십니다.. 그쪽이 특수지역인데 엄마가 그곳이 설립되실때부터 건물짓는 일부터 시작하셔서 지금도 그곳에서 일을 하시는데요.. 그곳이 여러가지 분야들이 들어와 있는 곳이라 저도 그쪽에서 근무를 해보았기에 엄마가 하시는 일이 어떤일인지.. 얼마나 힘든일인지... 너무나 적나라하게 알고 있거든요...그만두셨으면 좋겠는데... 엄마도 아직 공부를 못마친 막내가 걱정이신가봐요... 아무리 언니와 제가 걱정하지 마시고 그만두시라고 해도 집에 있으면 병만 생기신다면서 고집을 부리시네요... 아빠의 건강도 그렇지만 엄마가 여기저기 많이 아프신데.. 지금보다 건강이 안좋아 지실까봐 너무 걱정이에요...

저희 엄마아빠 너무 대단하지 않으세요??

 

  제가 시집와서 이런일 저런일 겪으며 지금은 한아이의 엄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저도 저이지만 엄마아빠의 가슴이 한이 너무 많이 남으신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네요... 남들보다는 아니더라도 자식먼저 보내고 부모사랑 제대로 못받고 그런일들은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저희 엄마아빠는 아직도 자식들 걱정뿐입니다.. 모든 부모가 그렇겠지만.. 이젠 좀 걱정이란것은 접어두시고 맘편히 지내셨으면 좋겠어요...

글이 참 길었지요.. 그냥 속에 담아두고 있자니.. 더 큰 한으로 남을까 걱정도 되고.. 넋두리 삼아 풀어놓았네요... 끝까지 읽지 않으셔도 되요^^;;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