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입니다} 나의 추억담-군바리시절 일화-펌

임수정200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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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병장 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님, 상병이었나...? 하여튼, 그 때 내가 근무하던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다행히 군대 줄 잘서서 어린 나이에 분대장이란 걸 했었다. 근데... 우리 부대는 비행장이라서(무지 부대가 넓었다는 얘기임, 공군이었다는 얘기도 됨) 그런지 부대를 가로지르는 조그만 하천이 있었다. 부대와 민간인이 통행하는 국도와는 긴 담장으로 경계가 되어 있었고, 담장 밖의 그 하천 위에는 왕복 2차선의 국도가 있었다. 평소의 장마 때는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이 하천은 절대로 범람을 하지를 않았었는데, 무려 보름동안이나 계속되는 장대비에 드디어 하천 위의 다리까지 침수가 되었다.
당연히 관할 군청에서는 이 다리를 건너지 못하게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하천과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자리잡은 우리 소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그 때의 공무원들도 벌건 대낮에는 열심히 근무를 하는척 하지만, 늦은 밤이나 지켜보는 사람이 없으면 각자의 집으로, 술집으로 향하는걸 우리는 초병의 보고로 잘 알고 있었다. 대부분의 운전하는 양반들이 그 때를 노리고 목숨을 건 통행을 시도한다. 그 때마다 초명의 보고가 이어진다.
"차량번호 XX-X-XXXX번, XX시 XX분 현재 교량 통과 시도 중...."
보고가 심심치않게 이어지면, 그냥 우리는 그 공무원 아저씨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기록을 해놓는다.
그때, 우리 비상 대기조는 아마 내무반 당직실에서 TV를 보고 있었을 거다...아님 비디오를... 여느 때와 같이 무전기는 켜져 있었고...정해진 시간마다 담담한 초병의 목소리가 울려오고 있었다...."00초소, 현재 근무 중 이상 무!" 아니면, 가끔 "00시 00분 현재, 차량번호 00-0-XXXX번 차량 교량 진입 시도 중...." 우린 그냥 평소와 별다른 일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그 목소리에 무심했다. 잠시 후, 긴박한 목소리가 울려왔다.
"XXXX번 차량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