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과외선생 -69-

쭈야2006.03.28
조회1,705

식탁위에 학교갔다오겠다는 쪽지를 남기고 우울한 기분으로 집을 나섰다.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젠 신경쓸 여력도 없었다.

강의실로 마악 들어가려는데 준서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싸가지라는 이름을 보면서 괜히 눈물이 핑 돌았다.


"응...나야...쉬는시간이야??"

[어..근데 목소리가 왜 그래?]

"뭐..뭐가..?"

[뭐야?? 누가 뭐라 그래?? 형 왔었어??????]


눈치하난 끝장이다...


"어휴....무슨 말을 못하겠다. 아무일도 없다는데 왜 그렇게 흥분해...?"

[정말이야??]

"그래!!"

[기운내서 다녀...너 목소리에 힘이 없으니깐..신경쓰인다..]

"알았어...나 수업 들어가야 하니깐..나중에 전화하자.."

[방학 언제라 그랬지..?]

"이번주 금요일..."

[알았어...들어가...]


녀석의 목소리를 듣고나니..약해졌던 마음에 다시 기운이 솟는듯 했다.

그래...힘들어도 같이 이겨내는 거야..그까이꺼뭐!!

마음을 다잡으며 강의실로 들어서니 저만치 앉아있는 수경이가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은척 옆에 앉아 책을 펴니 흘끗 쳐다보는 수경이..


"왔냐..? 기집애....안올줄 알았는데 많이 용감해졌어~~"

"겁날게 무어냐!! 영계애인이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는데 말야~"

"어제 한말 때문에 삐진거야?"

"니가 어제 뭐라 그랬는데?? 기억에 없는데~~??"

"으이구~ 다 걱정되서 한말이니깐 속 좁게 굴지마.."

"누가 뭐라 그래??"


교수님이 들어오고 수경이는 더이상 날 흘겨볼수가 없었다.

방학이 며칠뒨지라 교수님은 전보다는 농담도 섞어가며 매우 부드럽게 강의를

이끌어나가셔서 오랜만에 기분좋게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요즘 우리학교 학생 얘기가 tv에 자주 나오던데...다들 알고있나?"


강의를 하시던 교수님의 뜬금없는 소리에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교수님의 질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나를 돌아보며 교수님께 나라는걸 고개짓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이 과 학생인가??"


학생들이 시선이 나를 향하자 교수님도 나를 지목하기 시작했다.


"자넨가??"

"............."


강의시간에 이 무슨 망신이던가!!!


"자네가 그 유명한 미모의 여대생이란 말이지?"


여기저기서 웃음이 픽픽 터져 나왔다. 친구인 수경마저 푸훗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줴길~!!!


"어디서 그런 킹카를 낚은겐가?? 결혼한다면서?? 이제 겨우 1학년인데..
뭐 때문에 그렇게 급하게 하려하나..?"


이런~~ 꼭 말속에 뼈가 있는 듯....속도위반이 왠지 말속에 숨어있는듯 했다.


"저...교수님~ 제 개인적인 일입니다. 그냥 계속 강의진행 하셨으면 합니다."


오우~~김연우~~!! 내가 말해놓고도 놀랐다.

준서를 만나다 보니 애 많이 버려놨군....ㅠ.ㅠ


교수님은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으시다 이내 다시 헛기침을 하시며 본론으로

돌아갔다. 그때부터 내내 가시방석이었다.

왜 잘나가시다가 삼천포로 빠지셔가지구선 날 이렇게 곤란하게 만드는건지..

짜증나던 강의도 모두 끝나고 책을 챙기려는데 주위에 여학생들이 몰려들었다.


"진짜야??"

"진짜 시후랑 결혼하는거야? 난 가벼운 스캔들인줄 알았는데...대단한걸??"

"사고친거야??"

"학교는 어떻할꺼야?? 관두는거야??"


여기저기서 질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저것들이 언제부터 친했다고!!


"결혼같은거 안하거든~ 그러니 신경꺼죠!! 가자 수경아~"


엉거주춤 앉아있는 수경이를 무작정 이끌고 웅성거리는 애들속을 빠져나왔다.

가도가도 산만 있는거 같아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교수님 진짜 웃기지 않니?? 갑자기 왜 내 얘기를 꺼내시는건데!!!"

"워낙에 떠들어대니 뭐 그럴수 밖에.."

"아~!!! 짜증나!!!"

"어떻하기로 했어??"

"뭘...?"

"오빠문제 말야..."

"아버지 올라오셨어~"

"뭐어?? 왜?? 방송보시고???"

"그렇지 뭐...세상사람들이 다 떠들고 있는데 아버지라고 몰라겠냐..?
이제 시집은 다갔다고 그냥 오빠한테 시집가랜다~~"

"세상에 세상에~~ 어쩌니,..?"

"대신 오빠보고 연예인 관두래..그러면 바로 시키신대~"

"어머~! 그래서 오빠가 관둔대??"

"그럴껀가봐..."


그 생각을 하니 짜증이 화악 밀려온다~~ 으으으!!!


"어머어머~~ 오빠 너무 멋있는거 아니니?? 그 정도로 널 사랑하는거야??
진짜 대단하다...너무 부러워~~"

"야!!!"

"준서얘기는 아버지께 꺼내지도 못했겠네??"

"말이라구..."


한숨이 절로 나온다...수경이도 내가 한숨을 쉬니 같이 한숨을 쉬며 말이 없다.


"왜 그렇게 힘든 사랑을 하냐..? 이런말 듣기 싫겠지만 말야..."

"이상한 말 할꺼면 하지마...듣기싫어!"

"그냥 내 생각이야...들어봐..."

"뭐야..?"

"너 ...그냥 준서 놔 줘라..."


먼소리야!?????


"무슨말이야? 준서를 왜 놔줘??? 내가 지금 싫다는 준서 억지로 잡고있는거야?"

"그게 아니라..아무리 생각해봐도 너랑 준서는 안되겠어...."

"왜 안돼?? 뭐가 안돼??"

"온 천하에 너랑 오빠랑 결혼한다고 발표한 상태고 더군다나 아버지까지 오케이
하신 마당에 니가 어떻게 준서랑 끝까지 사랑할수 있겠냐구..
거기다 준서는 오빠 동생이잖아..."

"...................."


"더군다나 갠 고 2야...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할려면 1년이나 더 남았구..
대학도 가야하잖아...키워서 사회내보낼려면 아직도 몇년은 더 있어야하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아봐라...뭐라 그러겠니...?
너 욕먹는건 물론이겠거니와 준서가 받을 상처와 피해는 생각해봤어?"

"그럼...지금 내가 잘못하고 있는거야..?"

"서로 사랑하는게 무슨 잘못이겠니...하지만 준서랑은 아니란거야...
어차피 오빠랑 안되겠다면...준서랑도 안되는거야...모르겠어...?"


목이 메어왔다. 수경이의 말이 다 맞는 말인거 같아 아니라고 부정해 볼수가

없었다.


"나 준서 사랑한단 말이야..."

"알아...그렇지만 어쩌겠니...너나 준서를 위해서 니가 준서를 놓아주.."

"못해..."

"잠깐이야...힘들어도 잠깐이야...시간이 다 해결해주니깐...연우야..잘생각해봐.."

"못해...나 준서없으면 죽을지도 몰라..."

"이별한다고 해서 죽는 사람없어...집에 데려다 줄테니깐 잘 생각해봐.."


수경이 차를 타고 오는 동안 준서랑 헤어지는 상상을 해보니..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흘러 견딜수가 없었다.

정말 그래야 하는걸까?? 수경이나 오빠말대로...준서랑 난 안되는걸까?

[띠리리리잉~~~]

눈물을 흐르는거 닦고 있는데 준서에게서 전화가 울렸다.

분명이 내 눈물섞인 목소리를 듣게 되면 흥분하고 난리가 날텐데...

전화는 얼마간 울리다가 끊어져 버린다.


[바뻐..? 전화 안받네? 나 지금 마쳤어...보고싶은데 어디로 가면 볼수있을까?]


그에게서 바로 문자가 왔다.

눈물을 겨우 참으며 통화키를 눌렀다.


[어? 바로 전화했네? 어디야?]

"응..수경이 차안...집에 가는중이야.."

[목소리에 힘없는거 여전하다..왜그래?]

"그냥...좀 피곤해서..."

[집으로 갈께...]

"아..안돼...우리 아버지 와 계셔.."

[그래?? 왜....오신거야...?]

"그냥...딸내미들 잘 있나하구 오셨대..."

[보고싶어...]


보고싶다는 그리움이 가득한 준서의 목소리를 듣는데 또다시 눈물이 났다.

터져나오는 울음소리를 삼켜가며..


"나두.....보고싶어..."

[....................]

"준서야...?"

[아~~ 안되겠어!! 나중에 집앞으로 갈테니깐 잠깐이라도 보자...]

"..............."

[응????]

"알았어.."

[집에가서 옷갈아입고 갈테니깐 출발할때 전화할께..]

"응........"

[아~! 그리고~~]

"뭐..?"

[사랑한다구...]


심장이 발끝까지 내려 앉는다.


[나중에 보자~ 끊는다~]


부끄러운지 대답도 듣지않고 후다닥 끊어버리는 준서..

전화를 끊고나자 내 소리없는 눈물을 통곡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만울어 연우야..."


오빠랑 수경이의 말이 다 맞는거 같다는 생각에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준서는 오빠의 동생이다....

이제껏 생각안하려고 무지하게 둔감해지려고 노력하던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세상사람들이 오빠와 나와 결혼할꺼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그 오빠의 동생을 사랑하고 있다는걸 안다면...


"연우야..."

"........"

"준서..."

"그만해!"

"미안해...내가 참견할 일이 아닌데...괜한말 했어...미안해.."

"됐어...갈께...조심해서 가라.."


집으로 들어가는 마음이 너무 복잡했다.

한쪽에선 사랑으로 모든걸 극복하자 하고..또다른 쪽에선...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생각을 말자...그래...일닺 부딪혀는 보자...그냥 딴사람들의 말만 듣고

포기한다는건 너무 우습다...

이제 겨우 시작한 사랑인데...남들 눈 무서워서...이대로 포기할수 없다..


"다녀왔습니다..."


거실로 들어가자 아버지는 어딜 나가시려는지 거울을 보시며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계셨다.


"왔냐...?"

"어디 나가시게요??"

"내려가야겠다. 니 에미가 혼자서는 식당일 힘들다고 죽는소리를 해대는 통에.."

"그래서 지금 가시게요??"

"그럼 어쩌겠냐..에휴~~"

"이렇게 가실꺼면 뭐하로 오셨어요..괜히 피곤하기만 하시구..."

"아니 그럼..니가 결혼한다고 떠들어 대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겠냐..?"

".................."

"나 갈테니 빈우한테 왔다갔다 그러고...그리고 아무리 그놈과 결혼한다지만
아직 나는 허락한건 아니다 그러니 함부로 집에 들락날락 하게 하지말고!!"

"네...알았어요...제가 역까지 모셔다 드릴께요.."

"아니다..아까 그 녀석이 온다 그랬어..넌 그냥 집에 있어야.."


그녀석...? 오빠...???


"준호오빠요?"

"이름이 준호냐?? tv에서는 시..머라고 그러더니..?"

"오빠가 왜요??"

"아까 집으로 전화가 왔더라..그래서 좀있다 내려간다고 그랬더니..
굳이 역까지 데려다 준다고 그러지 않냐...그래서 오라 그랬다. "

"아버지!!"

"왜?? 곧 사위 될 놈인데 어때서 그래??"


[딩동딩동]


"그녀석인가 보다...열어줘라.."


문은 열니..오빠는 전과는 다르게 말쑥하게 정장을 입고선 점잖이 문앞에 서 있었다.


"오빠..?"

"어..? 집에 있었네...아버님 모시러 왔어...가신다고 하시길래.."

"왜 오빠가 신경쓰고 그래요..? 제가 알아서 할껀데..."


내 말에 대답도 하지않고 무시해버린채 거실로 들어가버렸다.


"준비는 다 돼셨어요 아버님??"

"준비랄께 있나..몸만 왔다갔다 하는데..
근데 그렇게 입고 있으니 딴사람 같네...아침엔 영 못마땅하더니만~"

"아...그땐 죄송합니다..제가 일하다가 잠깐 들린 상태여서 오실줄을 모르고.."

"됐네...그냥 해본 말임세...이제 가세나..."


아버지랑 오빠는 죽이 척척 맞는듯 했다. 오빠는 아버지의 비위를 살살 맞춰가며

전에 없는 세심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었다.


"아버지 저도 역까지 따라 갈께요..."

"괜찮대두.."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가세요.."


뒷자석에는 아버지가 앉고 오빠 옆자리에 앉아 기차역으로 출발했다.

가는내내 오빠랑 아버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난 안중에도 없었다.

역에 도착해서 오빠는 죄송하다며 차안에서만 인사를 하고 아버지를 내려드리고

나는 역까지 가서 아버지를 배웅해드렸다.


"저 녀석...참 괜찮은 녀석이다...내가 따로 얘길 해 뒀으니..조만간 같이 집에 내려오너라"


도대체 무슨 말이 오고간거야..!!! 집까지 오라시구!!


"조심해서 가세요..아버지...나중에 전화드릴께요.."

"그래...들어가라..그녀석 기다린다.."

"네...."


아버지가 가시고 오빠차가 있는데로 다시 돌아왔다.


"오빠...저 여기서 그냥 버스타고 갈께요...오빠는 그냥 일보러 가세요.."

"아냐...시간 좀 있어...집까지 바래다 줄테니깐 타.."

"괜찮은데.."

"빨리 타..."


할수없이 쭈뼛거리며 옆자석에 올라 앉았다.

무슨말을 할줄 알았던 오빠는 아무말 없이 조용히 운전만 하고 있었다.


[지이이이잉~]


호주머니 속에 넣어뒀던 핸드폰을 진동을 했다.

슬쩍 봤더니 준서였다. 받아야 하는데 오빠눈치가 보여서 도저히 받을수가 없었다.

빨리 집에 가야하는데...준서가 올지 모르는데...

어느덧 저만치 우리 아파트가 보이자..


"오빠...걸어서 들어갈께요..이쯤에서 세워주세요.."


여전히 말이 없다...차는 세워주지도 않고 아파트 안으로 무조건 들어가고 있었다.

그냥 집앞에 세워줄려는 모양인지라 말히기를 그만두고 빨리 내릴려고 안전벨트부터

풀어버렸다.

끼이익하며 차는 섰다..



"오늘 고마웠어요...갈께요..."

"그래..전화할께.."


오빠차가 떠나고 난 그차가 사라지는 쪽을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참 괜찮은 사람인데...준서 형만 아니면 너무 좋은 사람인데..


"뭐야 지금???"


차가 사라진쪽을 계속 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굉장히 신경질적인 준서의 목소리를 멍한 정신을 깨게 했다.

얼른 돌아보니 뻥진 얼굴의 준서가 서있었다.


"준...서야,..?"

"왜 그차에서 내려..? 둘이 어디갔다 오는거야?"


앗!! 오해하기 시작하는 얼굴이다...어떡하지...???? 온다고 한걸 깜밖했다..


"준서야...그게.."

"왜 그차에서 내리냐구??"

"아니 그게..."

"아버지 오셨다고 집에 간다면서?? 근데 지금 뭐야??"

"집에 갔었어...갔다가.."

"갔다가 뭐??"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줘야 하지..? 뭐라고 설명을 해야 저 오해를 풀어줄수 있지.?

그치만 아버지와 오빠와 있었던 상황을 말하기에는 오히려 더 불난집에 기름붓는

꼴이 되는건 뻔한 일일텐데...

바보같이 왜 오빠차를 타가지구선...

점점 벌게지는 준서 얼굴을 보자니 가슴이 더 탄다...뭐라고 말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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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굿모닝이 늦었슴다~

인터넷 쇼핑몰에 한참 빠져있느라~ 후후후~ 여의도 과외선생 -69-

사고 싶은건 넘 많은디~

그놈의 돈이 여의도 과외선생 -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