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조그만 방앗간이 있다. 떡을 직접 빚어 판다. 막 해놓은 떡을 보면 군침이 절로 도는데 특히 하이얀 가래떡을 보면 참지 못하고 산다. 그런데 집에 와서 먹고는 이내 실망한다. 이 맛이 아니다. 전분을 넣지 않았다고 하는데 분명 전분 냄새가 난다. 쌀도 수입한 가공용 쌀 같다. 가래떡만 그런 것이 아니다. 부재료가 들어가는 여러 떡의 원료들, 콩이나 팥 등도 질 낮은 수입품일 가능성이 열에 아홉이다. 그러니 맛이 안 난다.
물론 좋은 쌀로 빚은 맛있는 떡을 파는 곳이 있다. 그것도 궁중 떡이니 뭐니 하면서 화려하게 멋을 낸 떡이다. 그러나 이 맛을 보자면 그만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유명 제과점 케익 가격보다 비싼 게 예사다.
아주 맛있는 떡을 발견했다. 그것도 엄청 싼 값이다.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은 깊은 산골에 있어 일부러 찾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혹시 강원도로 피서 가면 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양양에서 한계령을 넘기 위해 오르는 길목에 왼쪽으로 '송천 떡마을' 가는 길이란 표지가 나오는데 이 길로 5분 정도 가면 진짜 맛있는 떡을 먹을 수 있다.
가보면 알겠지만 송천 마을은 깊은 골에 있어 붙여먹을 만한 논밭이 없다. 따라서 예전에 무척 가난한 마을이었다. 이 동네 아낙들은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떡을 해 광주리에 이고 팔러 나갔는데 그 주요 고객은 설악산과 오색약수, 낙산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이었다. 떡 재료는 대부분 직접 농사를 지은 농산물을 썼다. 기계를 살 돈이 없으니 일일이 손으로 떡을 빚었다. 그러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
송천마을 떡이 맛있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떡마을이란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6년 전 마을 부녀회원들이 모여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마을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떡을 만들어 팔자고 의견을 모았다.
송천마을 입구에 가면 송천리 부녀회 떡 판매장이 있다. 그 옆에는 역시 마을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개인들이 만들어 파는 떡도 있다. 내가 먹어본 것은 부녀회의 떡이다.
떡에서 쌀알이 씹힌다! 이런 일은 아주 어릴 때 집에서 해먹었던 떡에서나 경험하던 것이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그런 까닭에 찹쌀떡인데도 부드럽다. 기계로 빚은 '질긴 쫀득함'과는 달리 '부드럽게 입에서 스르르 녹는 쫄깃함'이다. 콩고물은 정성껏 볶아 가루를 내 고소함이 깊다. 팥은 화~ 하면서 입 안 가득 향을 뿜어내고 호박은 은근하게 떡 맛을 감싼다. 쑥향은 깊은 산골의 투명한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하다. 이만한 떡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맛이다. (평소 맛칼럼과 달리 '오버'하는 것 아니냐고요? 제가 언변이 없어 더 이상 단어를 찾지 못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게다가 가격에도 놀랐다. 동해고속도로가 확장돼 편하다지만 송천마을 떡 맛 하나 본다는 것만으로도 한계령으로 둘러갈 만하지 않을까 싶다.
떡 먹고 싶네요..
우리 동네에 조그만 방앗간이 있다. 떡을 직접 빚어 판다. 막 해놓은 떡을 보면 군침이 절로 도는데 특히 하이얀 가래떡을 보면 참지 못하고 산다. 그런데 집에 와서 먹고는 이내 실망한다. 이 맛이 아니다. 전분을 넣지 않았다고 하는데 분명 전분 냄새가 난다. 쌀도 수입한 가공용 쌀 같다. 가래떡만 그런 것이 아니다. 부재료가 들어가는 여러 떡의 원료들, 콩이나 팥 등도 질 낮은 수입품일 가능성이 열에 아홉이다. 그러니 맛이 안 난다.
물론 좋은 쌀로 빚은 맛있는 떡을 파는 곳이 있다. 그것도 궁중 떡이니 뭐니 하면서 화려하게 멋을 낸 떡이다. 그러나 이 맛을 보자면 그만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유명 제과점 케익 가격보다 비싼 게 예사다.
아주 맛있는 떡을 발견했다. 그것도 엄청 싼 값이다.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은 깊은 산골에 있어 일부러 찾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혹시 강원도로 피서 가면 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양양에서 한계령을 넘기 위해 오르는 길목에 왼쪽으로 '송천 떡마을' 가는 길이란 표지가 나오는데 이 길로 5분 정도 가면 진짜 맛있는 떡을 먹을 수 있다.
가보면 알겠지만 송천 마을은 깊은 골에 있어 붙여먹을 만한 논밭이 없다. 따라서 예전에 무척 가난한 마을이었다. 이 동네 아낙들은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떡을 해 광주리에 이고 팔러 나갔는데 그 주요 고객은 설악산과 오색약수, 낙산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들이었다. 떡 재료는 대부분 직접 농사를 지은 농산물을 썼다. 기계를 살 돈이 없으니 일일이 손으로 떡을 빚었다. 그러니 맛이 없을 리가 없다.
송천마을 떡이 맛있다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떡마을이란 이름을 얻기 시작했다. 여러 차례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6년 전 마을 부녀회원들이 모여 기왕 이렇게 된 바에야 마을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떡을 만들어 팔자고 의견을 모았다.
송천마을 입구에 가면 송천리 부녀회 떡 판매장이 있다. 그 옆에는 역시 마을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개인들이 만들어 파는 떡도 있다. 내가 먹어본 것은 부녀회의 떡이다.
떡에서 쌀알이 씹힌다! 이런 일은 아주 어릴 때 집에서 해먹었던 떡에서나 경험하던 것이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증거이다. 그런 까닭에 찹쌀떡인데도 부드럽다. 기계로 빚은 '질긴 쫀득함'과는 달리 '부드럽게 입에서 스르르 녹는 쫄깃함'이다. 콩고물은 정성껏 볶아 가루를 내 고소함이 깊다. 팥은 화~ 하면서 입 안 가득 향을 뿜어내고 호박은 은근하게 떡 맛을 감싼다. 쑥향은 깊은 산골의 투명한 자연을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하다. 이만한 떡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하는 맛이다. (평소 맛칼럼과 달리 '오버'하는 것 아니냐고요? 제가 언변이 없어 더 이상 단어를 찾지 못해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게다가 가격에도 놀랐다.
동해고속도로가 확장돼 편하다지만 송천마을 떡 맛 하나 본다는 것만으로도 한계령으로 둘러갈 만하지 않을까 싶다.
뉴스메이커 <황교익(맛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