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왕자님… 넌 쳐다보지마!

임정익2002.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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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왕자님… 넌 쳐다보지마!
‘왕자님은 내거야.’

최근 해외 왕실의 미혼 귀족들을 좋아하는 홈페이지가 등장하는 등 국내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왕자열기가 높아지면서 기존팬들과 새 팬들 간의 때아닌 ‘왕자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다.

왕자 사이트들은 주로 유럽 왕실과 정계의 아들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모나코의 안드레아 왕자,영국의 윌리엄 왕자,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의 아들 유안 블레어가 대표적인 인기 귀족.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에서도 일본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아들 고타로의 팬사이트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안드레아 왕자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어서 다음 카페에만 10여개가 활동 중이고 회원수는 4만 5,000여명이나 된다. 가장 많은 2만5,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팬 카페 ‘프린스 안드레아’는 작년 6월에 처음 문을 연 뒤 안드레아 왕자의 다양한 사진과 모나코 왕실 소식은 물론 다른 유럽 왕자들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

뒤를 잇는 윌리엄 왕자의 경우도 전체 팬 클럽의 총 회원수가 1만여명이 넘는다. 또 이들의 여동생들인 공주 팬 클럽도 아울러 인기를 모으고 있다.

네티즌들이 왕자를 비롯,총리 등 각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자녀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선 이들이 모두 잘생긴 꽃미남이라는 점. 모나코의 안드레아 왕자는 훤칠한 키에 잘 빠진 몸매,오뚝한 코와 우수에 젖은 듯한 눈,금발의 긴 생머리와 뛰어난 패션감각까지 갖춰 동화 속 왕자님의 전형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또 왕실이라는 낭만적인 무대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과 높은 사회적 지위와 명예,그리고 지성과 매너까지 갖추고 있으니 더 바랄 것 없는 상상 속의 연인인 셈이다. 어린 여학생부터 20대 여성들로 구성된 다양한 팬층은 안드레아를 비롯한 외국 왕자들을 마음의 연인으로 삼고 자신도 공주가 된 듯한 꿈을 꾸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문제는 최근 다음카페를 비롯,각종 커뮤니티에서 우후죽순처럼 팬들이 늘면서 원조를 자처하는 기존 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 것. 이들은 게시판에 “초창기부터 왕자님을 좋아해 왔는데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요즘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속상하다”며 ‘나만의 왕자님’의 가치가 떨어질까 우려하는 글을 남기고 있다. 왕자들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 소수에 머물면서 자신들끼리만 공유하고 만족하기를 바라는 것.

하지만 새로운 팬들은 “만인의 왕자님인데 단지 먼저 좋아했다는 이유만으로 독점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편 맹목적인 왕자 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 네티즌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아들 유안은 10대임에도 불구,여러 차례 음주단속에 적발되는 등 팬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완벽한 지성과 매너의 소유자가 아니다”라며 “외국 왕실이나 정계의 아들이라 해서 멋진 외모만으로 무조건 좋게 보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