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에..(4)

2002.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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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탄이다.

 

 

축구공과 나는 4개월만 다시 재회를 하게 된 것이다.

 

커피숍 문을 열고 들어서서 예전에 처음 만났던 자리쪽으로 걸어갔다.

 

축구공이 거기에 떡하니 있었다.

 

감격의 눈물이 날라고 했다.

 

눈물이 목구멍까지 차고,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난 미쳤다. 미친것이다.

주책스럽게 이 상황에 눈물이 나다뉘..우씨..

 

눈물을 훔치고 자리에 앉았다.

 

축구공이 날 보고 씨~익 웃었다.

 

나도 멋적게 웃었다.

 

축구공 말대로 축구공의 면상은 반이 수염으로 덮여 있었다.(좀 오바)

 

거무칙칙한게 목욕도 몇일 안한거 같았다.

 

그래도 반갑고 좋았다.

 

한편 이별했던 날의 기억이 떠올라 씁쓸했다.

 

축구공: 잘 지냈냐?

 

나: 어..잘 지냈지.

 

축구공: 그래..그런거 같다.. 근데, 예전보다 살이 좀 찐거 같다..(그래 이눔아

니가 애먹여서 나 날이면 날마다 술만 펐다.)

학교 들어가서 좋은가부다?

 

나: 어...그래..좋지~ 너무 좋다.^^

 

축구공: 내 생각 많이 했냐?

 

나: 어?...머..글치....머.....

 

축구공: 한번 만나고 싶었다.

 

나: 어..그랬구나.....

 

축구공: 니가 나한테 연락줄거라곤 생각도 안했다.

나 나쁜 넘이잖아..

 

나: 그래. 너 나쁜 넘이지.^^;;;

 

축구공: ^^ 남자친구 있냐?

 

나: ...없어......

 

축구공: 너...

 

나: 어...

 

축구공: 나랑 잘 되고 싶냐?

 

나: 어?..

 

축구공: 난 너랑 잘될거 같지가 않다.

그냥 나 잊어버려라.

 

 

그래.. 그렇다..

 

내가 왜 이넘한테 연락을 했던가.

 

또다시 이렇게 확인하고 상처를 들쑤실라구 연락을 했던가.

 

내가 잠깐 미쳤던거다.

 

얼굴이 화끈 달아 올랐다.

 

 

축구공: 미안하다...

 

나: 그 미안하단 소리 그만 좀 해라.. 알았으니까....

 

축구공:................

 

나: 그만 가자.

 

축구공: 어.그래....

 

 

우리는 커피숍을 나왔다.

 

비가 아직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축구공은 예전처럼 나에게 5천원짜리 지폐도 쥐어주지 않았다.

(그럼, 쥐어줄줄 알았냐. 바부팅..)

 

 

축구공: 저쪽으로 가면 되지?

 

나: 어...

 

축구공: 그래.. 잘가라.. 잘 지내구....

 

나: 그래.....잘가.....

 

돌아서서 걸었다.

 

하염없이 걸었다.

 

걷다가 그냥 멈춰서서는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멍했다.

 

아득했다.

 

슬펐다.

 

울고 싶었다.

 

내리는 비에.. 비처럼 나도 울고 싶었다.

 

집에 가는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집에는 친구들 2명이 와 있었다.

 

다음날이 MT날인데, 이 친구들은 집이 좀 멀어서 우리집에서

자고 다음날 모임장소로 가기로 했었다.

 

친구들이 꼬치꼬치 캐 묻는다.

 

어찌됐냐고 자꾸 묻는다.

 

이것들아! 내 인상보면 모르겄나!!

 

친구들이랑 맥주 6캔 사다가 한명당 2캔씩 깔라고 했으나

내가 4캔을 까부렀다.

 

그 후로 난 모른다.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그때만해도 난 술에 약했다,.아닌가??? 암튼..)

 

다음날 MT를 갔다.

 

MT장소를 이동하는 차안에서 친구들이랑 수다떨기에 바빴다.

 

삐리릭~

(삐삐 호출 소리다.)

 

삐삐를 확인해보니 축구공이다.

 

근데, 음성이다.

 

와.. 궁금해 미치기 일보직전이다.

 

어여 휴게소에 내리기만을 아기다리 고기다리 기다렸다.

 

휴게소에 도착!

 

똥꼬에 불 붙은듯 공중전화 박스로 달려갔다.

 

번호를 누르는 내 손이 떨렸다.(미친것..)

 

음성 비밀번호를 누르고, 축구공이 남긴 메시지를 들었다.

 

축구공: XX야.. 어제 만난거 정말 반가웠다.. 나같이 나쁜넘 기억해줘서 고맙다.

그리고, 미안하다.. 잘 지내는거 같아서 보기 좋더라..

 

뚝.(메시지 끊긴 소리)

 

거기서 메시지는 끝이었다.

 

분명 뒤에 뭔가 더 말했던거 같은데, 메시지를 잘라 먹은거 같았다.

 

메시지를 장기보존 버튼으로 장기보존 시켰다.

 

이 넘의 삐삐 음성 녹음시간은 왜 이케 짧은 것이야!! 우씨........

 

그래도 마음이 좀 나아졌다.

 

축구공의 메시지로 기분이 좀 나아졌다.

 

2박 3일의 MT를 끝내고 돌아왔다.

 

집에는 3박 4일이랑 뻥치고 1박은 친구들이랑 놀았다.

 

뭐하고 놀았냐공?

 

술먹고 놀았다.

 

소주 마셨다.

 

소주 마시는데, 또 그 넘의 축구공이 생각났다.

 

울고 싶었다.

 

그래서 울었다.

 

옆에서 친구들은 떠들면서 술마시는데, 혼자서 심각한 척

고개 떨구면 술만 들이켰다.

 

옆에 있던 내 친구 왈, 이하 이 친구를 시트콤이라 하겠다.

 

왜 시트콤인지는 시트콤 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알거이다.

 

시트콤: 야! 왜 그르냐.... 어? 어???

 

나: 몰라....

 

시트콤: 또 그 넘의 축구공땜시 그러냐???!!!!

 

나: 몰라........

 

시트콤: 야! 전화번호 대바!!! 내가 전화해서 말해주께. 어서 대바. 어?

 

나: 됐다. 전화해서 뭘 얘기해 준다고...됐다. 술이나 머거라.(제발 전화해주라~~)

 

시트콤: 이씨... 대보라니까.

 

나: 정말?

 

시트콤: 그랴.

 

나: 0$%-#@!-0000

 

시트콤이 내 손을 붙들고 자릴 뜬다.

 

공중전화 앞으로 같이 갔다.

 

시트콤: 다시 불러바.

 

나: 0$%-#@!-0000

 

번호대로 시트콤이 전화기 버튼을 누른다.

 

심장이 뛴다. 볶이는 콩마냥 콩콩 뛴다.

 

시트콤: 이보셔~저 XX친구 시트콤인데,

댁이 그케 잘났수??!! 같잖케시리..울 친구 왜 울리냐고요.

이런 애 모른척하믄 벌 받아여. 아라여?????

(시트콤은 그 날 술빨 된다면 무쟈게 많이 마셨던터다.)

 

뚝.

 

나: 야..그게 머니....넘 심한거 같다.....

 

시트콤: 머가. 심하냐. 조차나~ 멋지자나~

 

나: 실수한거 아닌가 모르겠다.

나한테 좋게 반가웠다고 미안하다고 잘 살라고 그랬는데....

내가 괜히 그 애 괴롭히는거 같다.....

 

시트콤: 됐다. 머.

 

우리는 다시 부어라 마셔라하면 술을 들이켰다.

 

축구공한테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2시간이 지났을까..

 

 

삐리릭~(삐삐오는 소리)

 

축구공한테서 온 음성메시지 였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메시지 확인하러 갔다.

 

손도 떨리고 심장도 떨리고, 머리가 어질했다.

 

축구공: 야!! 내가 너한테 머라 그랬냐!!

왜 니 친구가 나한테 난리냐!!

나는 니한테 머하나 잘못한것도 없고, 받은것도 없다!!

이런식으로 하지마라!!

 

뚝.

 

 

허거걱.....................

 

엉엉 울었다.

 

잘못한게 없다고?

 

받은게 없다고?

 

받은게 왜 없냐.

 

내 마음을 받지않았더냐.

 

잘못한게 왜 없냐.

 

내 마음을 밟아 뭉개지 않았더냐.

 

흐흑.....

우앙아앙~~~~~~~~~~~~~~

 

자리로 돌아온 나를 보면 시트콤이 눈이 휘둥그래져서 묻는다.

 

시트콤: 왜 거래??

 

나: 몰라~~아~~~!!!!! 엉어엉ㅇ~~~~~~

 

시트콤: 그래.. 우러라~ 우러~~~ 이구...........

 

 

우리는 도저히 안되서 술집을 빠져 나와서 여관으로 갔다.

 

원래는 술로써 날밤을 까자고 했으나, 나 때문에 그럴수 없었다.

 

여관 이름은 아젤리아.

(왜 이 이름은 까먹어지지도 않는 거시야.)

 

여관에 들어서자마자 난 뻗어서 잤다.

 

베개가 더 젖도록 울면서 잠이 들었다고 하더군.

 

다음 날,

 

친구들 각자 집으로 해산했다.

 

잊어야지.

 

어쩌겠나.

 

잊어야한다.

 

이제 그 넘 씅질도 건드려 놨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사태까지 온거다.

(난 정말 미쳤다. 그런 또 어케 해보려 했었다 말이더냐. 미친X)

 

새롭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일본어 학원도 다녔다.

 

그것도 새벽반으로 끊어서 바지런을 떨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고 있었다.

 

.

.

.

.

 

4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나는 졸업하고 취직해서 서 머시기 도시로 (아마도 울나라 수도라고들 하지)

상경 하기에 이르렀다.

 

 

 

 

4편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