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의 연예인 비하 언제까지 할건가

임정익2002.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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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뭘 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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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저녁 방송된 SBS '뷰티풀 선데이'의 '1백인의 천사'(사진)코너는 제작 의도를 의심케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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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제작진은 이 코너를 만들면서 "주인공의 단점을 MC와 심리전문가, 그리고 수호천사가 될 주변인 1백명이 힘을 합쳐 고쳐준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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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단두대'에는 가수 김완선씨가 올랐다. 6년만에 컴백하는 김완선에게 팬들의 사랑을 보여주겠다던 제작진은 그러나 '김완선 깎아내리기'에 혈안이 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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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일반인이 참여하는 가수 흉내내기 대회에 김완선이 게스트로 초대되는 것으로 설정됐다. 물론 김완선은 자신이 속은 줄도 모르고 무대에 섰다. 이어 민망한 일들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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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 춤을 추기 위해 무대에 오른 일반인들은 "언니는 30대 중반이잖아요" "이모, 제가 어렸을 때 좋아했어요"라며 김씨의 나이를 걸고 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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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언니 춤은 어려운 게 별로 없어서 힘들지 않았어요" "(무대의상을 찾는데) 집에서 촌스러운 옷만 모아왔어요"라며 김씨의 과거 춤과 의상을 격하시키는 발언이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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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장무도회'라는 곡을 부른 팀은 "(김완선씨의) 춤에 관한 자료를 찾아봤는데 우리랑 수준이 안맞아요"라고 말해 보는 이를 아연실색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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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련의 상황에 김완선씨는 무척 당황한 표정이었다. 무대 뒤켠에서 몰래 숨어보던 진행자들도 약간은 미안했는지 "(이처럼)실망감을 주는 것은 감동을 극대화하기 위한 표현이죠"라며 연신 둘러대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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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은 김완선씨가 노래를 할때는 썰렁하던 관객들이 초대가수 주얼리가 나오자 열광적으로 반응한 대목이다. 김씨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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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진행자 안선영씨가 느닷없이 나타나 "1백인의 천사였습니다"라고 말하며 감동을 자아내려 애썼다. 멍한채 서있는 김완선에게 "짜고 치는 고스톱이이었죠"라고 설명했다. 한 가수의 인격을 모독해 놓고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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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방송이 나간 이후 시청자 홈페이지에는 팬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황현근씨는 "김완선씨가 오랫 동안 쌓아온 음악세계에 대해 몰상식한 발언으로 본인에게 상처를 줬다"며 제작진이 공식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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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영씨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보이지 않았다"며 통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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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을 위한 1백인의 특별한 서비스.' 김완선씨의 눈물 흘리는 모습 위로 흐른 자막이다. 특별한 서비스는 고사하고 제발 앞으로는 '한사람을 위한 1백인의 특별한 괴롭힘'이 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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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