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룡전] 3장. 광안루의 밤

정인^0^2006.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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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느덧 시간은 흘러 춘향이와 약속한 시간이 다가왔다.

 

몽룡은 문을 나섰다. 조금 있으면 그녀를 만나게 된다는 생각에 왠지 모르게 흥분되었다.

 

산너머 해가 저물어 하늘을 붉게 물들었다.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몽룡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벌써 어둑해진 광안루...

 

층계를 올라간 몽룡은 초저녁 달빛에 비취는 여인네의 뒷모습을 보고는 헛기침을 한다.

 

"허험"

 

헛기침 소리에 모습을 보이는 여인은 춘향이 아닌 향단이다.

 

"도련님 오셨습니까."

 

'이아이가... 향단이군.'

 

"춘향이는 왜 없고 너 혼자뿐인것이냐?"

 

"아씨께서는 오지 않으셨습니다."

 

"뭐?"

 

"아씨께서 도련님께 전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몽룡은 겉으로 당황한 표정을 내지 않기 위해 양쪽 입가에 힘을주고 있었다.

 

"그래? 그럼 말해보거라"

 

"남녀칠세부동석이거늘 어찌 단번에 도련님을 만나뵐수 있겠습니까. 무례한줄 아오나 당분간은 제가

 

하고픈말은 향단이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도련님께서도 제게 하실말씀 향단이에게 해주시면

 

소녀 도련님의 말씀 깊이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지금쯤 광안루의 달은 매우 아름답겠지요...

 

소녀 도련님을 뵙게되는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달빛에 뻣뻣하게 굳은 몽룡의 얼굴이 험상굿게 변해있었다.

 

'감히 사대부아녀자도 아닌 천한 퇴기의 딸년이 나를 능멸해'

 

그러나 그것도 잠시... 조금전의 어두운 얼굴표정은 사라지고 몽룡은 긴장된 공기를 깨며 크게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 하하하하"


향단은 몽룡의 갑작스런 웃음소리에 긴장하던 몸이 잠깐 흐트러졌다.

 

그러면서 광안루에 오기전 춘향이가 했던말을 떠올렸다.

 

 

 


 

 

"아씨 나갈 채비 하셔야지요"

 

몽룡을 만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 춘향은 머리도 새로 매만지지도 않고 방에 꼼작안고

 

있었다. 할수없이 답답한 맘에  향단이 먼저 물어본것이다.

 

"향단아 안으로 들어와"

 

"아씨 뭐부터 할까요? 옷은 어떤걸 입으실꺼에요?"

 

"향단아 나는 오늘 안나갈꺼야"

 

"네? 아씨 그럼 오늘 약속은 취소되는거에요?"

 

"아니 너 혼자 나가면돼"

 

"무슨.."

 

"도련님을 만나거든 지금부터 내가 하는말 전해드려"

 

춘향이는 향단이에게 도련님께 전할말을 알려주었다.

 

향단은 당황했지만 우선 춘향이가 일러둔 말을 기억했다.

 

"아씨 정말 저 혼자 가는 거에요? 도련님이 많이 노하실지도.."

 

"각오는 해두는게 좋을꺼야 소문대로라면 따귀 한대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혹시라도 난봉꾼이라면

 

따귀한대론 끝나지 않을지도 몰라..미안하지만 니가 좀 수고해줘"

 

"아씨........."

 

 

 

 

 

 

 

한참동안의 웃음소리가 멈췄다.

 

그리고는 몽룡은 몸을 돌려 향단이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향단은 곧바로 날아올 따귀를 생각하며 눈을 찔끔 감았다.

 

'제발 따귀 한대만'

 

하지만 따귀대신 몽룡의 굵직한 목소리만 들렸다.

 

"그럼 나는 춘향이에게 무엇을 전할꼬..."

 

"네?"

 

"아까 그러지 않았느냐.. 춘향이에게 하고싶은말이 있으면 너에게 하라고!"

 

"네... 그리 말했지요......"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구나. 잠시 산책이라도 하면서 생각해볼까.."

 

"그러면 저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혼자하면 무슨재미냐 너도 같이 가자꾸나."

 

그렇게 말하고는 광안루의 층계를 내려가버린다. 뒤에서 머뭇머뭇거리던 향단은 몽룡을 뒤따라간다.

 

휘엉청 밝은 보름달이 광안루옆 연못에 비춰 시각은 밤이었지만 활동하기가 그리 불편하진않았다.

 

몽룡은 광안루옆 연못가를 따라 계속 걷기만 했고 뒤따르는 향단은 처음엔 불편하였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갈수록 몽룡을 잊어버리고 달빛에 비췬 연못과 나무 그리고 밤공기를 느끼며 그렇게 그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밤에 본 광안루도 참 좋구나’

 

“밤에 본 광안루도 참 좋구나”

 

꼭 향단의 생각을 읽은것처럼 몽룡의 입에선 똑 같은 말이 나왔다.

 

"네"

 

"춘향이에게 가서 전하거라. 오늘밤 이 아름다운 광안루에 함께 있지 못해서 아쉽구나. 사흘뒤

 

이자리에서 또 다시 만나 오늘 못나눈 얘기를 나누고 싶다.

 

나 이몽룡이 성춘향을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말이다."

 

몽룡의 입가엔 엷은 미소가 지어진다.

 

'그날이 기다려지는군'


사흘뒤 또 다시 여기서 만나자는 말만 남기고 몽룡은 자리를 떠났다. 

 

밤길을 걸어 집에 도착한 향단은 몽룡이 남긴 말을 춘향에게 전했다.

 

“아씨 그러니까 그때는 꼭 나가셔야 해요. 몽룡 도련님 같은 양반집 자제분과 하신 약속을 두번이나

 

어기신다면 반드시 그 앙가픔이 있을꺼에요. 그러니……”

 

“흠.. 그건 그렇고 어때 뺨을 괜찮으냐? 아님 더한 것을 당했느냐?”

 

춘향은 향단의 양 볼을 쳐다보며 개구장이처럼 짖궂게 물었다.

 

“뺨을 맞지 않았습니다”

 

“그럼? 어디를?”

 

“아무대도 맞지 않았어요. 그 순간은 많이 화가나신듯 하였지만 금새 풀어지셨어요.”

 

춘향의 얼굴은 놀란듯 웃다가 금새 묘한 미소로 바뀌었다.

 

“보통 양반내들과는 틀린분이군... 아니 조금 더 관찰해봐야......”

 

말끝을 흐리고는 춘향은 향단을 방에서 내보낸다.

 

 

 

돌아온 향단은 자신의 조그만 방을 둘러본다. 자신과 같은방을 쓰는 진주댁은 누가 들어온 것도

 

모른 체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진주댁이 차버린 이불을 덮어주며 자신도 그 옆에 누우며 눈을 감는다.

 

조금 있다 다시 눈을 뜬 향단... 보통 땐 베개에 머리만 닿아도 잠드는 그녀였지만 오늘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피곤이 쌓이거나 힘에 부치는 일이 있던 날이면 가끔 이러기도 하였다.

 

그럴 때 마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주문처럼 맘속으로 속삭인다.

 

 

 

 

‘내일은 오늘보다는 나을 꺼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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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네요~ ㅜ.ㅜ 비오는날은 정말 우울합니다. 기분이 촥~ 가라앉는 ....

모두들 비는 오지만 좋은하루 되시길....    그리고 글 읽어주는분들 모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