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4호선의 추억(이수-서울역)

문정민2006.04.04
조회54,914

톡이 되었군요.

 

롱코트가 끼어서 몇정거장 더간 기억도 있는데

 

혹시 하나밖에 없는 코트 더러워지거나 찢어질까봐 못뺐습니다 ㅎㅎ

 

이런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나는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가 직접 겪은 일이고 제 기준에서 쓴것입니다. 절대 거짓이 아닙니다.

 

광수생각 및 기타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글이라고 오해할만도 하죠.. 그만큼 빈번히 일어나는일이니

 

제가 겪은일을 보고 올린분도 없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믿어주셨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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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을 타고 출퇴근 등하교를 하시는 분들은 항상 익숙하게 어디서 문이 열리는지

 

왼쪽 오른쪽 잘 구분하고 기억하시죠?

 

4호선 사당~서울역......

 

한쪽문만 줄기차게 열리죠 ㅎㅎ

 

좀더 정확하게 하자면 사당하고 서울역은 내리는문이 똑같지만 그 사이 정거장은 반대편이랍니다.

 

그에 관한 에피소드 입니다.

 

제작년봄쯤..

 

회사 선배 아들의 돌잔치가 있어서 토요일 오전근무만 마치고 회사동료들과 함께

 

전철을 타고 가는길이었습니다.

 

목적지가 사당 또는 이수에서 갈아타면 되는곳이었는디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4호선을 타고 사당방향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는데.. 사당역 도착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남자들은 흔히 최단시간의 거리를 선호하는 편이라 서로 논쟁이 벌어진것이죠.

 

동료중 한명은 사당에서 갈아타야 더 빠르다, 다른동료는 이수에서 갈아타야 더 빠르다..

 

결국 사당에서 내렸습니다. 그런데 사당에서 갈아타는게 더 빠르다는 사람이 갑자기 맘을

 

바꾼것입니다. "아니다 이수가 더 빠르겠다"

 

문이 아직 안닫혀있길래 제가 먼저 뛰어가서 문을 잡았습니다.(이러면 안되죠 ^^;)

 

문이 닫히는데 제가 '싸이-새' 포즈처럼 문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 문이 다시 안열리는것입니다.(대부분 열리지 않나요)

 

결국 힘들어서 저만 쏙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에라 난 이수에서 가자!!"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가방이 문밖에 있는것입니다.

 

가방끈만 전철안에 있고 가방몸퉁이는 밖에 있는것입니다. ㅡㅡ;

 

밖에 있는 동료들에게 큰소리로 "가방 잡아당겨!!!"라고 했지만, 그저 멀뚱히 쳐다만보고 있다가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되었는지 자기들끼리 미친듯이 웃는겁니다.

 

전철은 서울역방향으로 출발합니다. "에라 이수에서 갈아타면 되지 모"

 

하며 가방끈을 잡아 당겼습니다.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가방몸뚱아리를 문에 밀착시켜놨죠.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큭큭 거리며 웃습니다.

 

제 옆에 있던 고등학생은 뒤돌아서 움찔움찔하며 웃습니다.

 

근데.... 더 큰일났습니다. 전 이수역에서 내리려고 했는데 이쪽문이 안열리는군요. ㅡㅡ;

 

제 옆에 고등학생 자지러집니다. 주위사람들도 자지러집니다.

 

이수에서 한 꼬마 여자아이와 어머니께서 타십니다.

 

꼬마아이가 창너머로 보이는 제 가방을 보고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 저게 뭐야?"

 

옆의 고등학생 이젠 웁니다.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나나 봅니다.

 

아이의 엄마도 웃음을 참은채 아이를 데리고 다른칸으로 가시더군요.

 

다음역이 동작이던가요? 밝아진 동작역에도 역시 다른문이 열립니다. 자 동작대교 건넙니다.

 

밝은 햇살아래 동작대교에는 시커먼 가방을 단 전철이 서울로 향하고 있습니다.

 

"조성모의 To Heaven" 뮤비를 연상시키듯... 다리위 정체중이던 차량들의 운전자들이

 

멀뚱히 쳐다봅니다.  오늘따라 전철은 참 천천히도 달립니다. 소위말하는 쪽팔림이 밀려옵니다.

 

이제 다시 지하로 들어가는군요. 그나마 덜 쪽팔리네요.. 이제 이촌역이네요.

 

역시 반대편 문이 열립니다. 아 미치겠습니다.

 

다음역 신용산입니다. 역시 반대편문이 열립니다......

 

'오늘 돌잔치는 다 갔군 ㅠㅠ"

 

삼각지 입니다. 역시 반대편문... 숙대입구 입니다. 이쁜처자의 대학생들이 미친듯이 웃어댑니다.

 

'이것들이 토요일은 왜 학교를 가는겐지...ㅡㅡ;"

 

전철안 전광판에 서울역이 드리워지고 열리는 문이... 드디어 왼쪽... 제 가방이 메달려 있는곳..

 

아.. 이제 끝이로구나 생각했는데.. 또다른 반전이 있었습니다.

 

왼쪽문이 열린단 소리는 전철 기다리는 사람곁으로 제 가방이 다가간다는건데 ㅡㅡ;

 

제가 기다리는 승객이었다면 멀찍이서 시커먼 물체가 펄럭펄럭 거리며 오는게

 

눈에 안보일리 없죠 ㅡㅡ;

 

역시나... 서울역 사람 많습디다... 전동차가 멈춰서는 순간에 문밖으로 서있던 사람들의 표정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맞은편에서 전동차가 기다리고 있어서 잽싸게 타서 아무렇지도 않은듯 행동..ㅎㅎ

 

다시금 돌잔치로 향하면서 동료들에게 전화를 해서 화풀이를 했습니다.

 

"아 왜 안잡아당겼어"

 

"당신이 잡아당기라고 하는지 밖에서 내가 알간?"

 

동작대교에서 펄럭이는 제 가방을 보면서...

 

그 비싼 CDP가 날아가진 않을까 걱정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군요.

 

이 사연을 그당시 인기있던 강풀의 일쌍다반사에 제보를 했는데 강풀님께서 바쁘셨는지

 

안만들어 주시더라구요.

 

이 기회를 빌어 그때 웃겨서 눈물까지 흘렸던 고등학생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잊지못할 4호선의 추억(이수-서울역)  언니... 설마 그거 벌써 먹은 건 아니지?잊지못할 4호선의 추억(이수-서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