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공대사까페 정모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바다의기억 공식 자작 팬까페 cafe.daum.net/enlovestory (제가 만들었고 제가 주인장입니다) 끄적 끄적 게시판을 참조해 주세요. ====================== 안 쪽팔리냐? ======= 응. ======================= 김군의 성공적인 소개팅을 위해 뭉친 김군Love박군 프로젝트 팀. 활동 중 발생한 의외의 수입으로 인해 그간의 결손액 보충을 넘어 추가수입을 달성한다는 쪽으로 목표를 변경하면서 안군은 레스토랑 일일 아르바이트로 빠져나가고 남은 인원 6명. 민아 - 정말 저래도 되요? 연출 - 괜찮아, 원래 안군의 임무는 거기까지였어. 안군의 연주 서비스에서 오는 팁 중 40%는 가게에 환원하고 60%는 일당 대신 받는 조건으로 안군을 레스토랑에 넘기고 온 연출. 물론, 이 과정에서 안군의 의사는 묻지 않았다. 나야 안군이 없는 쪽이 속 편하니 상관없지만.. 최근 그가 너무 조용한 것 같아 오히려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식당에서의 첫 대면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영화관으로 이동했다. 자고로 데이트 땐 만만한 게 영화라고 이들도 그 표준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이곳에서도 연출이 준비한 이벤트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양 - 어느 영화 볼까요? 김군 - =내 친구는 배신쟁이= 어때요? 마지막 반전이 예술이라고 하던데요. 박양 - 음.... 전 왠지 벌써 범인을 알 것 같은데요. 김군 - 그럼 =파리날리=는 어때요? 파리만 날리는 식당들의 눈물겨운 리모델링을 그린 영화라던데... 박양 - 그쪽이 더 재밌을 것 같네요. 전 그런 거 좋아하거든요, 열심히 노력해서 결국 성공하고 마는.... 두 사람이 볼 영화를 결정하자마자 연출과 김양이 기다렸다는 듯 그들에게 접근했다. 연출 - 저... 혹시 두 분 파리날리 보러 오셨나요? 김군 - 예? 아.... 그럴 생각인데요. 연출 - 이거 이제 곧 시작하는 영화표인데요, 저희가 급한 일이 있어서 못 보고 가게 됐는데 시간이 다 돼서 환불이 안 된다고 하네요. 두 분이 보시겠어요? 자리도 좋은 자린데. 김군 - 아..... 예, 그럼 저희야 좋죠. 기다리는 줄도 긴데... 얼마나 드리면 되죠? 연출 - 아녜요, 어차피 못 쓰게 된 걸요. 그냥 드릴게요, 재미있게 보세요. 박양 - 어머나. 곧 연출이 잰걸음으로 사라진 후 김군은 연출로부터 받은 표를 슬쩍 흔들며 박양에게 느끼지수 3750짜리 기름미소를 날렸다. 김군 - 이거 오늘 운이 너무 좋은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박양이 저한텐 행운의 여신 같은 존재인가 봐요. 박양 - 그래요? 김군 - 예. 어쩐지 이런 게 인연 같다는 느낌이네요. 인연이라는 한 마디에 은근히 뺨이 붉어지는 박양.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일행 중 몇몇은 우리가 한 여자의 인생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범죄의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곧 인파 속으로 사라졌던 김양과 연출이 부원들이 숨어있는 장소로 돌아왔다. 연출 - 좋아, 살 땐 7000원 주고 샀으니까 14000원에 샀다고 적으면 차액이 7000원.... 이제 때울 건 3천 원 밖에 안 남은 건가. 민아 - 어머, 어떻게 사셨는데요? 연출 - 금요일에 삐까뻔쩍 카드로 결재하면 50% 할인이거든. 그 때 바로 예매 해뒀지~.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강렬한 의문점은 어떻게 연출이 두 사람이 볼 영화를 미리 캐치해 표를 구했는가 하는 점이었다. 기억 - 그런데 두 사람이 파리날리를 볼 지 어떻게 아셨어요? 연출 - 어차피 지금 최고 흥행 영화는 배신쟁이하고 파리날리니까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지. 결국 확률적인 문제였던 건가. 하지만 그렇다 쳐도 결국 볼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 뿐. 우리 손엔 아직도 두 장의 영화표가 남아있다는 소리다. 기억 - 그럼 남는 표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연출 - 우선 지금 전광판을 보려무나, 기억아. 기억 - 둘 다 매진이네요. 연출 - 당연하지, 현재 최고 흥행영화에 황금 시간대니까. 그렇게 말을 마친 연출은 홀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남 - 어... 매진이네, 다음 시간이 언제지? 여 - 이거 두 시간도 넘는 거잖아. 어떡해? 남 - 아.... 배신쟁이 내 친구 꼭 보고 싶었는데. 매진 표시가 뜬 전광판을 보며 애타게 발을 구르고 있는 연인의 등 뒤로 다가간 연출.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분위기를 살피던 그는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짧게 끊어 말했다. 연출 - 암표 있어요. 구입 가격 2장에 7천원, 암표 판매 가격 1만 7천원. 프로젝트팀의 예산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순간이었다. 김군과 박양이 영화를 보러 들어간 후 우린 뒤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가를 찾았다. 연출 - 이제 비는 돈도 다 채웠으니 당당하게 먹자! 민아 - 아.... 저는.... 입맛이 없어서... 김양 - 나도 속이 영.... 연출 - 응? 왜들 그래? 어깨 - .... 아 진짜 밥 먹으려니까 계속 생각나네. 덩치 - 생각 할 때마다 뱃살이 막 몸속으로 스미는 것 같아. 오후 4시. 다들 배고픔 느낄 법한 시간이었지만 김군의 느끼지수 3750짜리 기름미소와 혓바닥이 720도씩 촥촥 돌아가 감기는 멘트에 팀원들은 이미 식욕을 상실한 후였다. 결국 우린 2시간짜리 영화가 다 끝날 때 까지 근처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저녁 무렵 영화관을 나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함께한 두 사람은 한강 주변을 산책하며 오붓한 분위기를 과시했다. 김군 - 영화 정말 재미있었죠? 박양 - 예, 특히 늘 반항하던 가게 아들이 =이 간판만은 바꿀 수 없어요!= 라고 소리치는 그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김군 - 저도요. 솔직히 눈물이 찔끔 나던데요. 겨울이라 해는 짧았고 주변은 가로등 불빛만 드문드문 빛나며 길 위로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풀밭이 있던 자리에 히끗히끗 남아 겨울 특유의 빛을 내는 눈 더미들은 여름 초원의 귀뚜라미 소리처럼 주변을 감싸며 낭만적인 정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예정된 마지막 이벤트. 덩치 - ..... 그런데 이거 꼭 해야 돼요? 어깨 - 지금도 분위기 충분히 좋은데.... 박군도 이거 하지 말자고 했었잖아요. 위험하다고. 연출 - 어허, 말들이 많다. 기억, 덩치, 어깨로 이루어진 불량집단이 =그림 좋은데?= 라며 시비를 걸다 김군의 손에 무참히 쓰러진다는 70년대 판타지 영화 같은 각본에 출격을 앞둔 일당의 마음이 불안해 졌다. 기억 - .... 제가 생각해도 좀 억지스러운데요. 자칫하면 지금까지 짜고 해온 게 다 뽀록날지도 모르고.... 연출 - 그래서 소품이랑 다 준비 했잖아. 마스크, 장갑, 껌! 이보다 더 완벽한 연출이 어디 있어? 필요 이상으로 이 이벤트에 집착하는 것 같은 연출의 반응에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앞섰지만 엄연히 팀의 리더가 그인 이상 별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연출 - 먼저 한 대씩 까고, 김군이 반격하면 쓰러져. 알았지? 이로써 액션 지도는 끝. 아마 김군이 들은 말도 이와 비슷한 레벨이리라. 실전에 들어가기 전 연극 연습 때 썼던 가짜 각목을 꺼내들고 나름대로 구르는 연습을 좀 해본 우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껌을 씹으며 김군 일행을 향해 어슬렁 어슬렁 접근했다. 기억 - 어유~ 그림 좋은데? 어깨 - 날도 추운 데 참 뜨겁수다? 덩치 - .... 오늘 별로 안 추운데. 어깨 - 칵 씨... 이게 꼭 끼어들어도.... 덩치 - 아 왜 그래.... 맞는 말이잖아. 시작부터 뭔가 크게 휘청거리는 작전. 하지만 의외의 상황에 부딪힌 박양에게 어색함을 눈치챌만한 여유까진 없는 듯 했다. 김군 - 뭐, 뭐야 너희들. 어깨 - 어쭈~ 이게 여자 앞이라고 무게 잡네? 기억 - 빠따 한 번 야무지게 맞아야 쓰겠냐? 어깨 - 언니 이런 놈은 제쳐두고 우리랑 놀지? 백반 사줄게~. 덩치 - 어? 왜 언니야? 누나가 아니고? 어깨 - 아 이 새끼가 아까부터.... 덩치의 거듭된 삽질에 심히 어정쩡해진 분위기. 완벽하게 끊어져버린 흐름으로 인해 누구도 뭐라 말을 꺼내기 힘든 애매한 대치상황이 지속되던 중 김군이 난데없는 기합을 지르며 어깨를 향해 달려들었다. 김군 - 이야아아앗! 어깨 - 음?! 갑작스러운 김군의 돌격에 긴장한 어깨는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각목을 휘둘렀다. 전혀 준비가 안 돼있던 자세에서 어설프게 뻗은 공격은 그것이 실제 몽둥이였다고 해도 크게 아프지 않을 만큼 부실한 것이었지만.... =뻑. 털썩.= 각목에 스치듯 맞은 김군은 그동안의 지독한 반복학습의 결과로 힘없이 바닥에 뻗어 버렸다. 김군 - ... 씨X. 뒤늦게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김군은 짧은 욕설을 뱉으며 상황을 살폈지만 이미 엎어진 물.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깨 - 야! 패! 덩치 - 이야아아아!! 김군 - 크억?! 으악! 맞고 쓰러진 사람이 벌떡 일어나 반격하길 멍하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던 우린 어쩔 수 없이 쓰러진 김군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김군은 전혀 녹슬지 않은 맞는 연기를 선보이며 상황을 더욱 최악으로 몰아붙였다. 어깨 - 커헉?! 그 순간, 김군의 비명 소리 사이로 들려온 어깨의 짧은 단말마. 흠칫 놀라 옆을 돌아본 순간 어깨는 이미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기억 - ?!?! 박양 - X 새끼들아!! 다 덤벼!! 그리고 그 뒤엔...... 두 주먹을 불끈 쥔 박양이 서 있었다.
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2-40화> 그림 좋은데?
4월 8일 토요일.
여의도에서 공대사까페 정모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바다의기억 공식 자작 팬까페 cafe.daum.net/enlovestory
(제가 만들었고 제가 주인장입니다)
끄적 끄적 게시판을 참조해 주세요.
====================== 안 쪽팔리냐? ======= 응. =======================
김군의 성공적인 소개팅을 위해 뭉친
김군Love박군 프로젝트 팀.
활동 중 발생한 의외의 수입으로 인해
그간의 결손액 보충을 넘어
추가수입을 달성한다는 쪽으로 목표를 변경하면서
안군은 레스토랑 일일 아르바이트로 빠져나가고
남은 인원 6명.
민아 - 정말 저래도 되요?
연출 - 괜찮아, 원래 안군의 임무는 거기까지였어.
안군의 연주 서비스에서 오는 팁 중
40%는 가게에 환원하고
60%는 일당 대신 받는 조건으로
안군을 레스토랑에 넘기고 온 연출.
물론, 이 과정에서 안군의 의사는 묻지 않았다.
나야 안군이 없는 쪽이 속 편하니 상관없지만..
최근 그가 너무 조용한 것 같아
오히려 불안한 감도 없지 않아 있다.
식당에서의 첫 대면이 끝난 뒤
두 사람은 영화관으로 이동했다.
자고로 데이트 땐 만만한 게 영화라고
이들도 그 표준을 따라 가는 것이다.
그리고 물론 이곳에서도
연출이 준비한 이벤트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양 - 어느 영화 볼까요?
김군
- =내 친구는 배신쟁이= 어때요?
마지막 반전이 예술이라고 하던데요.
박양 - 음.... 전 왠지 벌써 범인을 알 것 같은데요.
김군
- 그럼 =파리날리=는 어때요?
파리만 날리는 식당들의
눈물겨운 리모델링을 그린 영화라던데...
박양
- 그쪽이 더 재밌을 것 같네요.
전 그런 거 좋아하거든요,
열심히 노력해서 결국 성공하고 마는....
두 사람이 볼 영화를 결정하자마자
연출과 김양이 기다렸다는 듯 그들에게 접근했다.
연출 - 저... 혹시 두 분 파리날리 보러 오셨나요?
김군 - 예? 아.... 그럴 생각인데요.
연출
- 이거 이제 곧 시작하는 영화표인데요,
저희가 급한 일이 있어서 못 보고 가게 됐는데
시간이 다 돼서 환불이 안 된다고 하네요.
두 분이 보시겠어요? 자리도 좋은 자린데.
김군
- 아..... 예, 그럼 저희야 좋죠. 기다리는 줄도 긴데...
얼마나 드리면 되죠?
연출
- 아녜요, 어차피 못 쓰게 된 걸요.
그냥 드릴게요, 재미있게 보세요.
박양 - 어머나.
곧 연출이 잰걸음으로 사라진 후
김군은 연출로부터 받은 표를 슬쩍 흔들며
박양에게 느끼지수 3750짜리 기름미소를 날렸다.
김군
- 이거 오늘 운이 너무 좋은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박양이 저한텐
행운의 여신 같은 존재인가 봐요.
박양 - 그래요?
김군 - 예. 어쩐지 이런 게 인연 같다는 느낌이네요.
인연이라는 한 마디에 은근히 뺨이 붉어지는 박양.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일행 중 몇몇은
우리가 한 여자의 인생을 악의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강렬한 범죄의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곧 인파 속으로 사라졌던 김양과 연출이
부원들이 숨어있는 장소로 돌아왔다.
연출
- 좋아, 살 땐 7000원 주고 샀으니까
14000원에 샀다고 적으면 차액이 7000원....
이제 때울 건 3천 원 밖에 안 남은 건가.
민아 - 어머, 어떻게 사셨는데요?
연출
- 금요일에 삐까뻔쩍 카드로 결재하면 50% 할인이거든.
그 때 바로 예매 해뒀지~.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강렬한 의문점은
어떻게 연출이 두 사람이 볼 영화를
미리 캐치해 표를 구했는가 하는 점이었다.
기억 - 그런데 두 사람이 파리날리를 볼 지 어떻게 아셨어요?
연출
- 어차피 지금 최고 흥행 영화는
배신쟁이하고 파리날리니까
둘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지.
결국 확률적인 문제였던 건가.
하지만 그렇다 쳐도 결국 볼 수 있는 건 둘 중 하나 뿐.
우리 손엔 아직도 두 장의 영화표가 남아있다는 소리다.
기억 - 그럼 남는 표는 어떻게 하시려고요?
연출 - 우선 지금 전광판을 보려무나, 기억아.
기억 - 둘 다 매진이네요.
연출 - 당연하지, 현재 최고 흥행영화에 황금 시간대니까.
그렇게 말을 마친 연출은
홀연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남 - 어... 매진이네, 다음 시간이 언제지?
여 - 이거 두 시간도 넘는 거잖아. 어떡해?
남 - 아.... 배신쟁이 내 친구 꼭 보고 싶었는데.
매진 표시가 뜬 전광판을 보며
애타게 발을 구르고 있는 연인의 등 뒤로 다가간 연출.
잠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분위기를 살피던 그는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짧게 끊어 말했다.
연출 - 암표 있어요.
구입 가격 2장에 7천원,
암표 판매 가격 1만 7천원.
프로젝트팀의 예산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는 순간이었다.
김군과 박양이 영화를 보러 들어간 후
우린 뒤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가를 찾았다.
연출 - 이제 비는 돈도 다 채웠으니 당당하게 먹자!
민아 - 아.... 저는.... 입맛이 없어서...
김양 - 나도 속이 영....
연출 - 응? 왜들 그래?
어깨 - .... 아 진짜 밥 먹으려니까 계속 생각나네.
덩치 - 생각 할 때마다 뱃살이 막 몸속으로 스미는 것 같아.
오후 4시. 다들 배고픔 느낄 법한 시간이었지만
김군의 느끼지수 3750짜리 기름미소와
혓바닥이 720도씩 촥촥 돌아가 감기는 멘트에
팀원들은 이미 식욕을 상실한 후였다.
결국 우린 2시간짜리 영화가 다 끝날 때 까지
근처 피시방에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
저녁 무렵 영화관을 나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함께한 두 사람은
한강 주변을 산책하며 오붓한 분위기를 과시했다.
김군 - 영화 정말 재미있었죠?
박양
- 예, 특히 늘 반항하던 가게 아들이
=이 간판만은 바꿀 수 없어요!=
라고 소리치는 그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김군 - 저도요. 솔직히 눈물이 찔끔 나던데요.
겨울이라 해는 짧았고
주변은 가로등 불빛만 드문드문 빛나며
길 위로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
풀밭이 있던 자리에 히끗히끗 남아
겨울 특유의 빛을 내는 눈 더미들은
여름 초원의 귀뚜라미 소리처럼 주변을 감싸며
낭만적인 정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예정된 마지막 이벤트.
덩치 - ..... 그런데 이거 꼭 해야 돼요?
어깨
- 지금도 분위기 충분히 좋은데....
박군도 이거 하지 말자고 했었잖아요. 위험하다고.
연출 - 어허, 말들이 많다.
기억, 덩치, 어깨로 이루어진 불량집단이
=그림 좋은데?= 라며 시비를 걸다
김군의 손에 무참히 쓰러진다는
70년대 판타지 영화 같은 각본에
출격을 앞둔 일당의 마음이 불안해 졌다.
기억
- .... 제가 생각해도 좀 억지스러운데요.
자칫하면 지금까지 짜고 해온 게
다 뽀록날지도 모르고....
연출
- 그래서 소품이랑 다 준비 했잖아. 마스크, 장갑, 껌!
이보다 더 완벽한 연출이 어디 있어?
필요 이상으로 이 이벤트에 집착하는 것 같은 연출의 반응에
어쩐지 찜찜한 기분이 앞섰지만
엄연히 팀의 리더가 그인 이상
별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연출 - 먼저 한 대씩 까고, 김군이 반격하면 쓰러져. 알았지?
이로써 액션 지도는 끝.
아마 김군이 들은 말도 이와 비슷한 레벨이리라.
실전에 들어가기 전 연극 연습 때 썼던 가짜 각목을 꺼내들고
나름대로 구르는 연습을 좀 해본 우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껌을 씹으며
김군 일행을 향해 어슬렁 어슬렁 접근했다.
기억 - 어유~ 그림 좋은데?
어깨 - 날도 추운 데 참 뜨겁수다?
덩치 - .... 오늘 별로 안 추운데.
어깨 - 칵 씨... 이게 꼭 끼어들어도....
덩치 - 아 왜 그래.... 맞는 말이잖아.
시작부터 뭔가 크게 휘청거리는 작전.
하지만 의외의 상황에 부딪힌 박양에게
어색함을 눈치챌만한 여유까진 없는 듯 했다.
김군 - 뭐, 뭐야 너희들.
어깨 - 어쭈~ 이게 여자 앞이라고 무게 잡네?
기억 - 빠따 한 번 야무지게 맞아야 쓰겠냐?
어깨 - 언니 이런 놈은 제쳐두고 우리랑 놀지? 백반 사줄게~.
덩치 - 어? 왜 언니야? 누나가 아니고?
어깨 - 아 이 새끼가 아까부터....
덩치의 거듭된 삽질에 심히 어정쩡해진 분위기.
완벽하게 끊어져버린 흐름으로 인해
누구도 뭐라 말을 꺼내기 힘든 애매한 대치상황이 지속되던 중
김군이 난데없는 기합을 지르며 어깨를 향해 달려들었다.
김군 - 이야아아앗!
어깨 - 음?!
갑작스러운 김군의 돌격에 긴장한 어깨는
반사적으로 들고 있던 각목을 휘둘렀다.
전혀 준비가 안 돼있던 자세에서 어설프게 뻗은 공격은
그것이 실제 몽둥이였다고 해도
크게 아프지 않을 만큼 부실한 것이었지만....
=뻑. 털썩.=
각목에 스치듯 맞은 김군은
그동안의 지독한 반복학습의 결과로
힘없이 바닥에 뻗어 버렸다.
김군 - ... 씨X.
뒤늦게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김군은
짧은 욕설을 뱉으며 상황을 살폈지만 이미 엎어진 물.
되돌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어깨 - 야! 패!
덩치 - 이야아아아!!
김군 - 크억?! 으악!
맞고 쓰러진 사람이 벌떡 일어나 반격하길
멍하니 기다리고 있을 수 없었던 우린
어쩔 수 없이 쓰러진 김군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김군은 전혀 녹슬지 않은 맞는 연기를 선보이며
상황을 더욱 최악으로 몰아붙였다.
어깨 - 커헉?!
그 순간, 김군의 비명 소리 사이로 들려온
어깨의 짧은 단말마.
흠칫 놀라 옆을 돌아본 순간
어깨는 이미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기억 - ?!?!
박양 - X 새끼들아!! 다 덤벼!!
그리고 그 뒤엔......
두 주먹을 불끈 쥔 박양이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