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기말고사가 끝난 겨울 .. 학교에 너무 가기싫어서 지하철 역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닫고 변기뚜껑 닫은채로 앉아서 학교에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늘 있는 상황이었죠, 대부분 이미 가취업나간 친구집에 놀러가긴했지만.. 앉아서 골똘히 '이번에 빠지면 결석이 몇번이지..' 하고 계산하고있는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것입니다. 아주머니들이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내는듯한.. 궁금한 마음에 문을열어보았더니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들어와계시더라구요. 화를 내는 아주머니들을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계셨는데, 그때까지 눈에 보이는 상황으로만 판단했던 저는 젊은사람노인 상관없이 남자가 들어와 있다는것 자체에 화가나서 '아주머니들 화이팅' 이라고 속으로 외치고있었죠. 그냥 별일아니려니 하고 밖으로 나가려다가 할아버지가 서있는 화장실문 안을 우연히 본 순간. 정말 울컥했습니다. 정말 창피하게 그자리에서 울뻔했져.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할머니가 앉아계셨던것 입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혼자 화장실에 가실수 없어서 함께 들어와 거들어 주신것같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주머니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아직 일이 안끝났으니 조금만 이해해달라..' '할머니께서 몸이 불편해서 그런거니 내가 도와줄수밖에 없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아주머니들이 할아버지를 비난하는것을 그만두고, 또 아주 조금이라도 미안해할줄 알았습니다. 아주머니들은 어쩔수 없다는듯이 거울을보고 손을씻으며 관심끊은척을 하시더군요/ 그런데 아시잖아요, 자기들끼리 들으라는듯이 한마디씩 궁시렁 거리는거.. 그때 한 아주머니가 내던진 말 한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나이먹고 몸 불편하면 집에나 있을것이지." 라고 하시더군요. 그걸 들으신 할아버지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자신때문에 한참 나이어린 아주머니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는 할아버지를 보며 할머니는 얼마나 슬퍼하셨을까요. 전 할아버지가 호통치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안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거들어 주시더라구요. 저는 그때 문앞에 서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못했습니다. 그냥 그순간엔 저도 머릿속에서 안타깝다는 생각뿐, 내가 무언가를 해야한다는것도 알아채지 못했구요. 아직도 제가 다시 그 상황에 놓인다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 그 할아버지의 미안한 표정과, 불만가득한 아주머니들의 표정. 그리고 문앞에 서서 속으로 할아버지가 화라도 내길 바라는것 밖에 하지않았던 저와. 사실 전 결혼서약같은거 믿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20대 여성이 그런것으로 알고있구요. 워낙 요즘 이혼률이 높다보니,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라는게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번씩 그때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떠오르면, 인생의 동반자 라는게 그런거구나 싶어요.. 그분들의 자세한 속사정은 누구도 알수없으나, 제가 본 모습만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노트북에서 같은시간 같은장소에서 함께 눈감은 노아와 엘리가 그분들 같았을거라 믿고싶습니다. 그냥 오늘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힘겹게 걸어나오시던 할머니를 보고, 그때 생각이나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좀 길군요. 다들 바라만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사람이 병들어도 사랑할 자신있는 그런 연인을 만나기 바랍니다~
고3때,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고3 기말고사가 끝난 겨울 ..
학교에 너무 가기싫어서 지하철 역 화장실에 들어가 문을닫고 변기뚜껑 닫은채로 앉아서
학교에 갈까말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늘 있는 상황이었죠, 대부분 이미 가취업나간 친구집에 놀러가긴했지만..
앉아서 골똘히 '이번에 빠지면 결석이 몇번이지..' 하고 계산하고있는데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는것입니다.
아주머니들이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내는듯한..
궁금한 마음에 문을열어보았더니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께서 들어와계시더라구요.
화를 내는 아주머니들을 굉장히 미안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계셨는데,
그때까지 눈에 보이는 상황으로만 판단했던 저는 젊은사람노인 상관없이 남자가 들어와 있다는것
자체에 화가나서 '아주머니들 화이팅' 이라고 속으로 외치고있었죠.
그냥 별일아니려니 하고 밖으로 나가려다가 할아버지가 서있는 화장실문 안을 우연히 본 순간.
정말 울컥했습니다. 정말 창피하게 그자리에서 울뻔했져.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할머니가 앉아계셨던것 입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혼자 화장실에 가실수 없어서 함께 들어와 거들어 주신것같았습니다.
할아버지는 아주머니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아직 일이 안끝났으니 조금만 이해해달라..'
'할머니께서 몸이 불편해서 그런거니 내가 도와줄수밖에 없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아주머니들이 할아버지를 비난하는것을 그만두고, 또 아주 조금이라도 미안해할줄 알았습니다.
아주머니들은 어쩔수 없다는듯이 거울을보고 손을씻으며 관심끊은척을 하시더군요/
그런데 아시잖아요, 자기들끼리 들으라는듯이 한마디씩 궁시렁 거리는거..
그때 한 아주머니가 내던진 말 한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나이먹고 몸 불편하면 집에나 있을것이지." 라고 하시더군요.
그걸 들으신 할아버지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자신때문에 한참 나이어린 아주머니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는 할아버지를 보며 할머니는 얼마나 슬퍼하셨을까요.
전 할아버지가 호통치길 바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미안한 표정으로 할머니를 거들어 주시더라구요.
저는 그때 문앞에 서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하지못했습니다.
그냥 그순간엔 저도 머릿속에서 안타깝다는 생각뿐, 내가 무언가를 해야한다는것도 알아채지 못했구요.
아직도 제가 다시 그 상황에 놓인다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 그 할아버지의 미안한 표정과, 불만가득한 아주머니들의 표정.
그리고 문앞에 서서 속으로 할아버지가 화라도 내길 바라는것 밖에 하지않았던 저와.
사실 전 결혼서약같은거 믿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20대 여성이 그런것으로 알고있구요.
워낙 요즘 이혼률이 높다보니, 성공적인 결혼생활이라는게 무엇을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한번씩 그때 그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떠오르면, 인생의 동반자 라는게 그런거구나 싶어요..
그분들의 자세한 속사정은 누구도 알수없으나, 제가 본 모습만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영화 노트북에서 같은시간 같은장소에서 함께 눈감은 노아와 엘리가 그분들 같았을거라 믿고싶습니다.
그냥 오늘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힘겹게 걸어나오시던 할머니를 보고,
그때 생각이나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좀 길군요.
다들 바라만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사람이 병들어도 사랑할 자신있는 그런 연인을 만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