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여배우 극장가 점령 "꽃미남, 저리가"

임정익200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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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여성이 몰려온다.

상반기 한국영화들이 꽃미남의 미소로 관객을 사로잡았다면 하반기에는 터프한 여배우들이 나선다. 올가을 여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은 ‘굳세어라 금순아’(현남섭 감독, 아인스 필름·PMC프로덕션 공동제작),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이무영 감독·에그필름 제작),‘YMCA 야구단’(김현석 감독·명필름 제작),‘클래식’(곽재용 감독·에그필름 제작),‘동갑내기 과외하기’(김경형 감독·코리아엔터테인먼트 제작) 등등.

오는 18일 개봉하는 ‘굳세어라 금순아’에서 배두나는 룸살롱에 갇힌 남편을 구하는 열혈 아줌마로 등장해 아줌마의 힘을 발휘한다. 특히 극 중 ‘금순이’는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으로 스파이크가 위력적이다. 배두나는 이번 영화를 촬영하기 전인 지난 4월 현대건설 배구단에서 10일간 합숙 훈련을 받기도 했다. 영화 촬영을 하면서도 배두나는 틈틈이 현대건설 배구단 감독으로부터 강훈련을 받았다.

사실상 ‘굳세어라 금순아’서 배두나가 배구하는 장면은 그다지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단 한 컷을 위해서도 몇 달 간의 훈련을 마다하지 않았다. 워낙 강훈련이라 훈련 중 어깨도 다쳤지만 이제 스파이크는 배구선수 수준이다.

강한 여배우 극장가 점령 "꽃미남, 저리가"오는 12월에 개봉하는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에서는 공효진의 거침없는 무술 실력이 발휘된다. 공효진은 극 중에서 태권도 사범 ‘황금숙’으로 분해 태권도의 다양한 액션을 선보인다.

공효진은 지난 5월 영화 촬영이 시작되기 약 한 달 전부터 신림동에 있는 한 체육관에서 태권도 교습을 받았다. 신재명 무술감독으로부터 특별훈련을 받은 공효진은 현재 웬만한 발차기는 수준급이 됐다.

조선 최초 야구단의 이야기를 그린 ‘YMCA 야구단’에서 김혜수도 최초의 여성 야구 감독으로 등장해 당당함을 과시한다. YMCA에서 교사로 활동하다가 야구팀을 꾸려나가는 미모의 신여성 ‘민정림’역을 맡은 김혜수는 야구 영화를 촬영하는 만큼 야구의 여러 가지를 몸소 배워야 했다.

강한 여배우 극장가 점령 "꽃미남, 저리가"‘엽기적인 그녀’를 만든 곽재용 감독의 새로운 멜로 ‘클래식’의 주연인 손예진 또한 극 중에서 태권도 선수로 등장해 격투하는 장면이 많아 태권도 특별과외를 받았다. 신림동의 한 체육관에서 태권도 기초단계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격투 장면 때문에 강훈련을 받고 있는 손예진은 고난도의 기법까지도 습득하고 있다.

권상우-김하늘 커플의 새콤달콤한 이야기를 그린 ‘동갑내기 과외하기’(내년 설날 개봉 예정)에서도 김하늘의 터프한 연기가 돋보인다. 왈가닥으로 등장하는 김하늘은 액션이 거칠게 묘사돼 태권도의 기본기를 배워야 했다. 김하늘도 신재명 무술감독에게 무술을 지도받고 있다.

하반기에 개봉되거나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중 상당수가 여배우들의 터프함을 과시하는 영화다. 하지만 지난해 선보인 ‘엽기적인 그녀’ ‘조폭 마누라’에서 드러난 공격적이고 남성적인 면이 아니라 여성미를 최대한 살리면서 거친 행동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차이점이다.

이전의 여성들은 외적으로 강해 보이면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남성에게 의지하려는 성향이 있었지만 최근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다르다.

오히려 남성을 위기에서 구하고 남성에게 힘을 부여하는 구실을 담당한다.

이에 대해 난타 제작자인 PMC 프로덕션의 송승환 대표는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와 사회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면서 여성이 스스로를 강하게 다듬고 있다. 결국 생존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영화에서 드러난 강한 여성의 실체는 생존에 안간힘을 쓰는 대다수 실제 여성의 삶과는 유리된 ‘위장된 페미니즘’이거나 남성에 의해 조건화하는 수동적인 삶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 여성의 현실이나 정체성으로 보면 이같은 작품의 흥행요소에는 ‘여성성’보다는 ‘가치전복’이나 ‘코미디’ 같은 요소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새롭고 특이한 오락거리로서 남성의 눈에 보이는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스포츠서울